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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著)

천금과도 같은 봄밤, 미닫이문을 살짝 열고 들어가고픈 일식 주점 `하시`.<br><br>[2007년 4월호]

UpdatedOn March 21, 2007

Photography 기성율 Editor 김민정

일어로 젓가락을 뜻하는 하시는 캐주얼한 일식과 전통주를 판매하는 곳이다. 동경의 후미진 뒷골목을 걷다가 우연찮게 마주한 선술집 풍경이다. 실제로도 ‘이런 곳에 이런 술집이!’ 할 만큼 의외의 장소에 있다. 사실 이 보물 같은 곳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 빛을 잃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굳이 이렇게 소개하는 건 순전히 나의 오지랖 때문이다. 분명 직접 가본다면 당신도 백번 공감하게 될 것이다.
위치 강남구청역에서 선릉역 방향으로 가다가 중간에서 경복 아파트 방향으로 우회전, 오른쪽 화천장어 골목으로 들어가면 왼쪽 편의점 옆 건물.
영업시간 평일 11:30~13:30, 17:30~03:00, 주말에는 오후에만 영업.
문의 02-540-8007


미각 만족 지수 90%
입 안을 세심하게 자극하는 일본의 맛이다. 기본 반찬으로 연두부나 날치알 샐러드 등이 매일 2가지씩 새로운 모습으로 서비스된다. 이곳은 사케와 돼지고기 숙주볶음이 유명하다. 돼지고기 숙주볶음은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이 좋다. 가쓰오부시를 푸짐하게 얹고 샐러드를 색깔별로 담아 내놓는데, 젊은 사장 내외의 아기자기한 정성이 엿보인다. 삼겹살 김치말이나 삼겹살 돈가스 같은 퓨전 요리도 있다. 어마어마한 종류에 놀라고 그걸 다 만들어내는 일본 주방장의 솜씨에 한 번 더 감탄하게 된다. 조금 짜다고 느껴지는 ‘안주’거리들을 향나무 향 그윽한 사케와 먹으니 찰떡궁합이 따로 없다.

주변 만족 지수 30%
이곳을 단번에 찾기란 쉽지 않다. 김정호의 자손으로 인간 내비게이션이라 불리던 나도 몇 번이나 헤맨 끝에 겨우 찾아냈다. 별것 없는 동네에 ‘별것’으로 빛나고 있는 곳이다. 그래도 하시 하나만으로 주변을 동경의 뒷골목처럼 만들어버린다.

안락 만족 지수 100%
결혼을 앞둔 연인이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공간은 소꿉장난을 하듯, 신접살림을 마련하듯 정성스레 꾸며졌다. 8개의 나무 테이블이 놓인 정겨운 홀과 창호지 문으로 분리된 3개의 룸이 있다. 전체적으로 아담하고 따뜻하다. 벽면에 장식된 덤덤한 사케병이라든지 나무 상자에 잔을 놓고 술을 따르는 방식이라든지, 단지 이 장소에 있다는 것만으로 상대방에게 할 말이 많아진다. 모두들 그렇게 많은 말을 하고 있을 텐데, 홀은 번잡스럽지 않다.

흡연 만족 지수 50%
전석에서 흡연 가능하다. 나쁜 짓은 같이 해야 즐겁다.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그런데 왠지 조용한 이곳에서 술 마시고 소리 지르고 담배를 쉴 새 없이 물어대는 방정맞은 짓은 하기 싫어진다. 그냥 조용히 술 마시고 싶은 곳이다.

지갑 만족 지수 60%
메로 간장구이나 문어튀김, 굴튀김 같은 안주류는 2만원대, 다코야키나 데리야키류는 1만2천원대다. 그 밖에 식사 대용 단품은 6천원 정도면 먹을 수 있다. 이곳은 특히 술 종류가 다양하다. 일본 소주(잔당 5천원, 병당 5만원 정도)부터 과실주(병당 7만원), 다양한 사케까지. 특히 조야사케는 4천원이면 마스케스 잔이 찰랑찰랑 넘치도록 담아주니 두 잔 같은 한 잔이다. 종류가 많은 것은 만족스럽지만 고급 사케의 경우 거의 병 단위로 판매하므로 가격(13만~30만원대) 이 부담스럽다. 물론 그 양도.

주차 만족 지수 100%
100% 밸릿파킹, 100% 무료 주차다. 일방통행 천국인 이 미로 같은 동네에서 하시를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불법행위를 했던가. 무료 주차 아니면 서운할 뻔했다.

서비스 만족 지수 90%
선남선녀 커플과 뒤태만 봐도 일본인 같은 주방장이 운영한다. 커플이 하다 보니 모든 것이 정성스럽다. 손님에게 단순히 음식을 서빙하는 게 아니라 짧게라도 한두 마디 오갈 수 있는(그래서 덤으로 안주도 얻어먹을 수 있는) 정이 가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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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기성율
Editor 김민정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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