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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8의 관상

아우디의 R8 V10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그 잘생긴 얼굴부터 꼼꼼히 해부했다.<br><br>

UpdatedOn October 26, 2009

눈, 코, 입의 모양과 위치가 삶을 결정짓는 관상의 가늠자가 되어온 것은 이제 옛날이야기다. 손금은 바꾸지 못할지언정, 관상은 마음먹은 대로 적당히 고칠 수 있는 세상이다.

자동차라고 이야기가 다르지 않다. 자동차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동물의 얼굴과 모양새를 밑그림으로 정한다. 고양이를 닮은 푸조, 개구리를 떠오르게 하는 포르쉐, 돌고래를 닮은 BMW Z4, 성난 황소 이미지의 닷지 다코타, 그리고 딱정벌레를 닮은 폭스바겐 뉴 비틀까지….

이런 디자인은 오래도록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는다. 계속 봐도 질리지 않고, 비슷비슷한 무리 속에서 뚜렷한 개성으로 눈길을 잡아끈다. 이러한 자동차 디자인 가운데 전면부인 얼굴은 차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 포인트다. 관상이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듯, 자동차의 전면 디자인도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

비슷비슷한 디자인 속에서 각각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어려운 요즘, 아우디는 가장 뚜렷하게 브랜드 정체성을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 고성능 미드십 슈퍼카 R8가 있다. 지난 10월 등장한 R8 V10 5.2 FSI는 최고 출력 525마력, 최대 토크 54.1kg·m에 힘입어 0→시속 100km 가속을 고작 3.9초에 끝내고, 이를 시작으로 최고 속도는 물경 시속 315km까지 밀어붙인다.

아우디의 고성능 아이콘 R8를 두고 칼럼니스트, 오너와 사진작가 등이 우리가 몰랐던 매력을 캐내주었다. 심지어 십수 년 사람 얼굴만 따져보며 관상을 봐온 역술인에게 R8의 관상까지 물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가 말하길

+ 박영준

현존하는 아우디 가운데 가장 진보한 모델이다. 그럼에도 속내는 가장 전통적인 아우디와 닮아 있다. 모티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랠리를 휩쓸었던 ‘시가’ 모양의 아우토 유니온 그랑프리 카다. 그것은 어느 시대에나 아우디가 고성능을 그려낼 때 밑그림으로 등장했다. 1991년 콘셉트카 ‘아부스’가 그랬고 뒤이어 선보인 ‘로제마이어’ 콘셉트 역시 같은 맥이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2000년대 초 선보인 ‘르망’ 콘셉트. 아우디의 21세기적 고성능을 상징하는 콘셉트로 R8의 모태이기도 하다.

고성능 미드십 슈퍼카이지만 같은 구성을 지닌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와 확연히 다른 이미지를 지니는 것은 앞모습 덕이다. 달리면서 공기를 찌르듯 날카로운 노즈를 지닌 경쟁 모델과 달리 두툼한 싱글 프레임 그릴이 앞을 막아선다. 그럼에도 전혀 둔해 보이지 않는 것은 천만 다행스러운 일. 아우디의 양산 라인업 가운데 4개의 원 엠블럼이 싱글 프레임 그릴을 벗어나 보닛으로 올라간 유일한 모델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디에 세워도, 누가 봐도 한눈에 아우디임을 알아챌 수 있는 모습 속에는 디자이너의 처연한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진작가가 말하길

+ 강연희

앞모습은 보통 자동차가 지닐 수 있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그 속에 담긴 모든 것들이 범상치 않다. 일반적으로 조명의 각도와 높이에 따라 피사체가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조명 위치를 어디로 바꿔도 R8의 인상은 바뀌지 않는다. 다만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차는 완전히 딴판이 된다. 옆으로 한 걸음만 옮기거나 물러서기만 해도 전혀 다른 차가 된다는 뜻이다. 안쪽을 예리하게 파고든 헤드램프는 처음엔 날카로워 보였고 나중엔 졸린 눈으로 보였으나 요즘은 무표정처럼 보인다. 특히 중앙의 싱글 프레임 그릴을 중심으로 헤드램프가 안쪽으로 꺾여 들어가 있다. 차를 바라보다 한 걸음만 옆으로 옮겨도 반대편 램프가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든다.

차 앞에 쪼그리고 앉아 얼굴을 마주 보면 순간 괴기스러운 표정에 서늘해지기까지 한다. 이런 느낌은 LED 타입의 램프를 켰을 때 절정에 달한다. 보면 볼수록 새로운 모습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오너가 말하길

+ 노상욱

1년 가까이 옆에 두고 있지만 이 차체는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가슴팍을 짓누른다.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비슷한 차체지만 전면부의 아우디 그릴과 날카로운 헤드램프 때문에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 특히 시동을 걸면 하루 종일 켜져 있는 ‘데이타임 램프’는 경쟁차가 따라올 수 없는,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주변의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물론 R8의 이미지에서 가장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꽤 강렬한 앞모습을 지녔지만 뒷모습은 의외로 차분한 편이다. 앞뒤 디자인에 통일성이 없다고들 하지만 적당한 무게감이 실려 있으면서 모던함도 풍기는 뒷모습이 꽤 만족스럽다.

실제로 보면 차선을 꽉 채우는 덩치가 사진보다 압도적이다. 그러나 계속 운전을 하다 보면 그 크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는다. 처음 R8를 운전하면서 느꼈던 슈퍼카라는 부담감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면 날렵한 앞모습만큼 경쾌하고 민첩하게 다룰 수 있다.

역술인이 말하길

+윤장원

자동차에게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겠지만 작고 가느다란 눈매는 사람으로 따지면 굳은 의지를 의미한다. 재주가 많고 끈기가 있는 데다 뛰어난 지구력과 체력을 동반하는 관상이다. 다만 판단력이 예리하되 무언가를 결정지을 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타입이다.

두툼하고 커다란 입술(싱글 프레임 그릴)은 성실함을 의미한다. 다만 개성이 너무 강하고 비협조적일 때가 많아 대인 관계는 깊이가 있되 폭넓게 형성하지는 못한다. 주변에 의지력이 강한 친구가 많고 심지 굳은 삶의 동반자가 꼭 있게 마련이다. 이렇듯 눈매와 입술이 양옆으로 넓게 퍼지면 복이 많고 잔병(?)이 없는 관상이다. 사람이야 나이가 들면서 또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서 관상이 바뀌게 마련이지만, 한평생 이런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복 중에 복’일 수밖에.

넓은 이마에 해당하는 보닛은 대범함을 뜻한다. 사회적인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나 총명하고 명석하며 재치 있는 사람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관상이다. 자동차에게 우스운 이야기겠지만 이런 인상은 자식복(?)은 없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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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박지호
WORDS 김준형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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