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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자동차는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신기루가 보이는 차 다섯 대.

UpdatedOn May 29, 2015

BMW i8

BMW i8을 처음 본 건 모터쇼가 아니었다. 영화였다. 그것도 블록버스터. 톰 크루즈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알린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였다. i8은 턱시도 입은 톰 크루즈보다 더 말쑥하게 등장해 화면을 장악했다. 빌딩을 타던 톰 크루즈만큼 화제가 됐다. 신 스틸러로 손색없었다. 그렇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몇 해가 지났다. 그 사이 콘셉트카가, 다시 양산차가 공개됐다.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양산차가 모터쇼에 등장했을 때, BMW의 저력에 새삼 혀를 내둘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라는 첨단 기술 용어를 절로 연상시키는 외관이 대중을 사로잡았다. 압도적 외관만큼 성능도 압도적이다.

누가 전기차를 영혼 없는 자동차라 불렀나. 미래의 한 지점을 현재로 불러온 이질감은 BMW가 추구하는 전기차 콘셉트를 강조하기에 충분하다. 타는 순간, 다른 세계로 빠져든다. 이건 꼭 은유만은 아니다. 가격은 1억9천9백90만원.

LAND ROVER Discovery Sport

자동차는 기계지만 감성적인 기계다. 어떤 차는 운전석에 앉으면 기분을 변화시킨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에 앉으면, 느긋한 산책이 떠오른다. 우선 높고 트인 시야가 상쾌하다. 부드러운 핸들 가죽 느낌은 기분을 차분하게 정리한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는다. 조급하지도, 굼뜨지도 않은 동작으로 한 걸음 내딛는다. 초반부터 핸들을 꽉 쥐게 하는 박력은 적다. 느긋한 산책에 초반부터 전력 질주할 필요는 없으니까 괜찮다.

대신 천천히 가속해 경치를 즐기다 보면 금세 도로 제한 속도에 걸린다. 다시, 여유를 찾는다. 도로를 포용하는 서스펜션은 더욱 느긋하게 긴장을 풀어버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변하지 않는다. 도로나 험로나 역시 마찬가지다. 한결같이 느긋한 산책길을 열어주는 차. 이미지일 뿐이라고? 이런 이미지를 만들기까지 수많은 기술이 담보한 결과다. 가격은 5천9백60만원부터.






AUDI S3

저속과 고속. 자동차의 성질을 알 수 있는 두 가지 조건이다. 저속에선 감춰진 성격이 고속에선 양각처럼 드러나기도 한다. 물론 그 반대도 있고. S3는 A3 세단의 고성능 버전이다. 고성능답게 저속보단 고속에서 봉인이 해제된다. 차체가 작기에 다소 불안할 줄 알았다. 누구의 잘잘못도 아니다. 단지 물리적인 법칙일 뿐이다.

S3는 그 법칙 이상의 능력을 뽑아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한계를 깨버린다. 이 정도면 슬슬 속도가 더디게 오르겠지, 하면 상식을 비웃듯 속도를 더 뽑아낸다. 대신 올라가는 속도만큼 사륜구동 콰트로가 지면을 더 꽉 움켜쥔다. 덕분에 핸들을 잡은 손에 땀이 덜 난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게 되는 건 다소 문제 아닌 문제. 운전자의 호승심을 건드리는 짓궂은 차다. S3를 타고 엔진 회전수를 높인다. 도로가 계속 이어지길 빌고 또 빈다. 가격은 6천3백50만원.





TOYOTA Camry Hybrid XLE

하이브리드, 하면 토요타가 떠오른다. 프리우스 덕분이다. 하나가 성공하면 하나의 본이 된다. 유럽 자동차가 디젤로 대중을 사로잡아도 끝까지 하이브리드로 맞선다. 고집이 느껴진다. 누가 뭐라 해도 이것 하나로 승부를 보겠다는 집념. 그동안 멈추지 않고 거듭 발전하기도 했다. 뭐로 가든 서울만 가면 된다. 가다 서다 반복하는 도심에선 하이브리드가 빛난다. 조용하고 효율적이다.

프리우스가 대표 선수지만 기술력은 각 모델에 골고루 전파됐다. 패밀리 세단인 캠리에도 하이브리드는 유용하다. 하이브리드는 조용하다. 반듯한 차에 조용한 품성은, 잘생겼는데 옷도 잘 입는 것 같은 조합이다. 자동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이 조합은 통했다. 작년 컨슈머 리포트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주행 품질, 유지비, 잔존 가치 등을 따진 조사였다. 시동을 켜고 모터 돌아가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모범생이 된 기분이다. 가격은 4천3백만원.





Mercedes-Benz C250 Bluetec

메르세데스-벤츠의 C클래스는 어떤 기준을 제시했다. C세그먼트의 지향점이랄까. 경쟁 모델 중 가장 최근에 출시한 만큼 최신 감각을 유지한다. 기대하는 그 지점 이상을 수용한다. 멀리서 다가올 때면 S클래스가 연상된다. 보통 C세그먼트는 좀 작지 않나, 하는 우려 섞인 시선이 있다. C클래스는 멀리서부터 그런 우려를 지워버린다.

또 C세그먼트는 인테리어가 좀 소박하지, 하는 푸념도 듣는다. 역시 C클래스는 화려하게 뽑아낸 인테리어로 푸념조차 삼키게 한다. 트집을 잡기 전에 감탄부터 하게 한다.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은 후에도 포만감은 이어진다. 주행 모드에 따라 안락한 패밀리카에서 스포티한 쿠페까지 섭렵한다.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이 품이 넓다. 주차장에서 차를 바라보는 순간부터 목적지에 도착해 차문을 잠그기까지, 일련의 만족도가 높다. ‘그냥 세단’의 가치 이상을 품는다. 가격은 6천3백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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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기성율
Assistant 권승훈
Editor 김종훈

2015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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