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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멋있어

키가 작거나 몸이 커도 괜찮다. 자신에게 솔직해져라. 인생은 둘 중 하나다. 중간은 없다. 남녀평등 시대에 주눅 들 이유는 없다. 조세호가 알려주는 섹시해지는 방법이다.

UpdatedOn May 18, 2015

올리브색 수트는 아르코발레노, 줄무늬 셔츠는 브루넬로 쿠치넬리, 버건디 서스펜더와 행커치프는 모두 까발리에니

이제는 양배추가 떠오르지 않는다.
나를 알리려면 성격 강한 이름이 필요했다. 이름 덕분에 활동이 적은 시기에도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었다. 공익근무 하면서 본명을 쓸 것인지, 양배추라 할 것인지 고민했다. 본명을 쓰고 싶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과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조세호가 더 자연스럽다.

양배추와 조세호는 매우 다르다. 양배추는 쉬워 보이는데, 조세호는 수트를 입고 단정하게 꾸민다.
전략이었는데, 다행히 잘된 것 같다. 인생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어떤 건 잘되지만, 잘 안 되는 것들도 많다.

공익근무가 적절한 쉼표이자 터닝 포인트였던 것 같다.
공익근무 다녀와서 부끄럽지만, 남자는 군복무를 해야 생각이 바뀌는 것 같다. 입대 전에는 군대 가야 하는데 열심히 해봤자 뭐하나? 하는 생각이 컸다.

군복무를 마치니 30대가 되었다. 그리고 30대부터 일이 풀렸다.
어떡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근데 나한테 남창희라는 친구가 있다. 창희도 일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의기투합해서 팀을 해보기로 했다.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우리만의 팀 이름도 있고, 활동도 하고 있다. 팀 이름이 뭔가?
레오라고….

<코미디빅리그>에서 본 것 같다.
맞다. 이전에는 잘될 방법을 고민했다면, 이제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 곁에 좋은 친구가 있으니까.

마음이 가벼워진 건가?
무대에서 어떻게 웃길지가 아닌 꾸며내지 않은 내 본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한다.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고민이지.

업계 사람들이 유독 조세호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한다. 형들이 왜 그렇게 예뻐하는 걸까?
모르겠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열심히 했다. 어디서든 굴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다. 그 점이 좋게 보였나 보다. 그리고 그냥 내가 재미있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관둘 법한데 관두지 않고, 끊임없이 등장하니까.


감색 수트는 아르코발레노, 체크 셔츠는 브룩스 브라더스, 꽃무늬 행커치프는 S.T.듀퐁 파리스, 호핑볼은 짐

열심히 하는 모습이 슬퍼 보일 때가 있다. <시간탐험대>에서 한겨울 얼음물에 얼굴을 담갔을 때, “내가 이러려고 태어난 게 아닌데…” 라고 말했었다. 기억나나?
그 방송에서는 내 본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싶었다. TV에서 작위적으로 착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닌 것 같고, 내 성격이 그렇지 않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리액션이 나왔었다. 그 말을 사람들이 많이 기억해주더라.

고생은 출연자들이 했지, 시청자는 재미있었다.
우리도 재미있었다. 철저하게 그 시대에 살아야 해서 재미있지만 몸이 힘들었다. 사람인지라 짜증이 날 때도 있었다. 그래도 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예전에는 이런 역할이라도 해보고 싶어서 기다렸었다. 그때는 아무리 해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었다.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남들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자신감이 있었는데, 위축된 내 모습이 보이니까 속상하기도 했다.

개그맨은 자신감 없으면 티가 많이 난다.
그때는 내가 왜 이 일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찾았었다. 일을 하다 보니 그런 고민은 자연스럽게 해결이 됐다. 지금은 또 다른 스트레스가 있다.

무엇이 조세호를 괴롭히나?
욕심인데, 지금 모습에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까? 아니면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게 맞는 것일까? 환경이 좋아지다 보니, 욕심이 생긴다.

조세호가 수트를 고집하기 전까지는, 수트는 키 크고 늘씬한 사람만이 입는 전유물인 줄 알았다.
개그맨도 옷을 잘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무리하게 쇼핑을 했고, 일이 없을 때는 옷이라도 잘 입어야 남들에게 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유치하지만 사실이다.

옷이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이었다는 건가?
자격지심이었다. 내가 잘나간다고 보일 수 있는 방법이 옷 잘 입는 것밖에 없더라. 왜냐하면 그때 나는 정말 일이 없었거든.

근데 왜 하필 수트였나?
키가 작고, 몸이 좋은 것도 아니다. 내 외모를 보완하기 위해 옷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렇다고 옷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맞는 것을 찾다 보니 수트가 나왔다. 남자로서 깔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기업 행사에 초대받았을 때 깔끔하게 보일 수 있는 옷매무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 있는 남자는 섹시하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까?
결과를 책임질 수 있다면, 저지르는 게 좋다. 전유성 교수님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다. 그러니까 교수님이 ‘하기 싫으면 관둬’라고 하더라. 하긴 해야 한다고 말하니까 ‘그럼 해 어차피 둘 중 하나 아니야’라며 ‘뭔 말이 많아 남자 새끼가. 그냥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지’라고 했다.


파란색 체크 수트는 바톤 권오수, 분홍색 줄무늬 셔츠는 랄프 로렌, 갈색 행커치프는 까발리에니 by 오프너샵

성대모사하는 건가?.
전유성 교수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셨다. 인생 자체가 그렇더라. 둘 중 하나다. 중간이 없다. 타협이 어디 있나? 하고 싶으면 저지르고, 책임 지면 된다. 도전과 모험이 인생을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룸메이트>에서 나나와의 관계는 콘셉트인가?.
아니다.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오랫동안 촬영을 하면, 사람이니까 미묘한 감정이 생긴다. 촬영장에서 내가 나나를 좋게 보는 모습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나쁘지만은 않았나 보다. 젊은 남녀 간의 미묘한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 친구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고, 나나의 생각은 모르지만. 어쨌든 우리의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던 것 같다.

키 큰 여자 만나면 주눅 들지 않나?.
그럴 필요 없다. 요즘 남녀평등 시대 아닌가? 여자가 남자보다 키 크면 어떤가? 그냥 큰 거지. 잘못한 게 없는데 주눅 들 필요 없다.

조세호는 콩트에서 볼 때 더 재미있다. 동의하나?.
아이디어 회의할 때 재미있는 상상을 많이 한다. 마피아들도 알바를 할까? 알바를 한다면 어떻게 다가갈까? 이런 상상들을 하다가 콩트가 나온다. 게을러져서 한동안 아이디어 회의를 안 했는데, 다시 열심히 하려고 한다.

남창희와 한 팀이다. 서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까?.
우리는 이미 그런 관계를 뛰어넘었다. 부부처럼 지내거든. 책임감보다는 당연함이 있다. 당연히 오래가는 친구다. 내가 잘나간다고 창희를 챙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부담을 안 주기로 처음부터 약속했다. 남창희는 자기가 못하는 것을 억지로 시켜서 돕지 말라고 하더라. 그럼 서로 힘들어진다고. 남창희가 돈 있으면 사고, 내가 돈 있으면 내가 산다. 우리는 이런 관계다.

쿨하다. .
워낙 많이 싸워서 쿨해진 것 같다. 밥값 계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엄청 싸웠다. 이제는 서로 뭐 사줘도 고맙다는 말도 안 한다.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게 친구지..
맞다. 그게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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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박승갑
Stylist 하늘
Hair&Make-up 채현석
Cooperation 더 셜록 타바코 그룹, 짐닉

2015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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