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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나는 살며시 웃었다

On January 12, 2018 0

작품마다, 맡은 역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넘치지 않는다. 묘하다. 때 묻지 않은 백지여서일까, 아니면 이미 너무 많은 걸 알고 있기 때문일까. 박유나는 그렇게 살며시, 사람을 끌어당긴다.

 

노란색 벨벳 원피스는 럭키슈에뜨,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배우를 하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 수 있지 않나? 경찰이 될 수도 있고 제빵사가 될 수도 있다. 아예 다른 성격으로 살 수도 있고. 이런 점에 끌렸다.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배우는 완전히 내 의지대로 결정한 첫 선택이다.”



흰색 원피스는 일로, 반지는 해수엘,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날씨가 춥다. 겨울 좋아하나?
겨울보다 여름이 좋다. 더위는 견딜 만한데, 추위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미 감기에 걸린 상태다.

촬영 내내 말수가 적고 참해서 정적인 겨울을 좋아할 줄 알았다.
조용히 집에 있는 것도 좋아하고 밖에 나가 친구들 만나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한다. 반반이다.

스물둘이면 친구들과 한창 술 마실 때 아닌가?
술 좋아하는데, 여드름 때문에 관리하는 중이라 자제하고 있다.

여드름? 아직도 사춘기를 겪고 있는 건가?
하하하. 그럴지도? 사실 얼마 전에 갑자기 피부가 뒤집어졌다.

집에선 주로 뭘 하나?
강아지랑 노는 걸 좋아한다. 데려온 지 얼마 안 돼서 훈련 중이다. 그리고 촬영을 시작하면 바쁘니까 집에서만큼은 혼자 조용히 있고 싶다. 잔잔한 음악 들으면서 쉬는 게 좋다. 오늘 촬영장에서 나온 검정치마 노래도 평소에 자주 듣는다.

하필 오늘이 새롭게 들어간 드라마 〈모두의 연애〉 첫 방송 날이다.
떨린다. 첫 주연이고 첫 로맨스니까. 캐스팅이 됐을 당시에는 무작정 좋았는데, 막상 촬영 들어갈 때쯤 되니까 걱정이 많아지더라. 과연 내가 파트너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까? 스스로 의심스러워졌다.

그래서 돌이켜보면 잘 맞춘 거 같나?
음…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더 패키지〉에서 류승수 선배님도 그랬고 〈비밀의 숲〉에서 조승우 선배님도, 이번 〈모두의 연애〉에서 변우석 선배님도 우선 편안하게 날 대해주셨다. 모르고 이해 안 가는 게 있으면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즐거운 분위기로 이끌어주셔서, 첫 로맨스였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

〈모두의 연애〉를 ‘현실 공감 토크 드라마’라고 하던데, 설명 부탁한다.

설정상 성시경, 신동엽, 마이크로닷 세 선배님이 드라마 속 ‘모두 바’의 바텐더다. 주연들이 그곳에 가서 연애 고민을 털어놓으면 세 바텐더가 상담해주는 식이다. 굉장히 현실적인 연애 고민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현실 공감 토크 드라마라고 한다.

〈모두의 연애〉의 인물 박유나 소개를 보면 생활이나 연애 모든 면에서 성격과 행동이 직진인 대기업 사원이라고 나오던데, 실제 연애할 때도 그런가?
〈모두의 연애〉 미팅할 때 감독님과 작가님께 내 성격과 연애 스타일을 말했는데, 드라마 속 내 배역과 매우 유사했다. 그래서 작가님이 배역에 살을 붙여 내 성격을 살려주셨다.

미팅에서 성격과 연애 스타일에 대해 뭐라고 말했나?
‘밀당’을 못하고 직진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먼저 다가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018년, 스물두 살이다. 한창 연애할 나이인데, 다른 인터뷰에서 연기와 연애 중이라고 하더라. 연기와 연애는 성공적인 것 같나?
아직은 성공이라 할 수 없다. 많이 부족하니까. 나중에 성공하면 말해주겠다.

어떻게 말해줄 건가?

귀띔을 해주겠다.

성공적인 연기란 뭘까?
잘 모르겠다. 나는 이제 시작해서 알아가는 단계니까 앞으로 차근차근 배우겠지?

좋아하는 배우가 있나?
전지현 선배님.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배역이 마치 자기 옷을 입은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였고 멋있었다. 나도 나한테 맞는 옷을 연기하고 싶다. 그런 날이 오겠지?

 

“개그 코드가 맞는 사람이 이상형이다. 내가 몸 개그를 좋아하거든. 외모로 보자면 강아지상을 좋아한다. 웃을 때 환해지는? 그리고 손이 예쁜 남자가 좋더라.”

 

검은색 크롭트 셔츠는 카프리슈, 이어링은 밀튼아티카,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검은색 크롭트 셔츠는 카프리슈, 이어링은 밀튼아티카,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검은색 크롭트 셔츠는 카프리슈, 이어링은 밀튼아티카,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고 사는 날이 올 거다. 그래야 하지 않을까?
하하하. 맞다. 2018년은 다들 잘됐으면 좋겠다.

〈비밀의 숲〉의 ‘김가영’과 〈더 패키지〉의 ‘나현’은 전혀 다른 사람이더라. 오늘 촬영하면서도 느낀 건데 다양한 얼굴을 가진 것 같다.
가끔씩 그런 얘기를 듣는다. 그래서인지 친한 언니가 내 첫인상이 굉장히 묘하다고 했다.

본인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처음에는 낯을 가리는 편인데, 지내다 보면 털털하고 장난기가 많다. 또 남의 고민을 잘 들어준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거든.

남 고민을 들어주는 게 좋다고? ‘아, 이 사람도 이렇게 힘들게 사는구나. 이만하면 나는 괜찮은 거야’ 이런 건가?
아니다. 누군가 나에게 고민을 얘기한다는 건 둘만의 비밀을 만드는 일이다. 유대감이랄까. 어떤 해결책을 건네지 못해도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나나 마음이 편해진다. 또 타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간접 경험도 많이 하게 된다.

그럼 자신의 고민은 어떻게 해결하나? 열아홉에 〈발칙하게 고고〉로 데뷔했으니, 나름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한 편이라 고민이 많았을 텐데.

상대방 얘기 듣는 건 좋아하는데, 정작 나는 털어놓는 스타일이 아니다. 자기 전에 왜 힘든지 생각하다 보면 굳이 이렇게까지 힘들어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금방 털고 넘어가는 성격인 거다. 이것도 내 장점 중 하나다.

예고 출신에 실용무용학을 전공했고 한때는 가수 지망생이었으며, 어릴 적에는 가야금을 연주했다. 다른 인터뷰에서 남들이 이끌어주는 대로 살다 보니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연기도 누군가에게 이끌려 시작한 건가?
〈발칙하게 고고〉 찍고 연기가 너무 좋아졌다. TV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좋았고, 부모님도 행복해하셨다. 또 배우를 하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 수 있지 않나? 경찰이 될 수도 있고 제빵사가 될 수도 있다. 아예 다른 성격으로 살 수도 있고. 이런 점에 끌렸다.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배우는 완전히 내 의지대로 결정한 첫 선택이다.

천직을 찾은 거네? 축하한다.
〈더 패키지〉 촬영할 때 ‘나현’이란 역할에 몰입된 채 지냈는데, 당시에 아빠가 왜 이렇게 나현이처럼 구냐고 하시더라. 이번 〈모두의 연애〉도 마찬가지다. 워낙 본래 나와 비슷한 배역이라 그런지 계속 몰입한 채 지낸다.

예고를 갈 정도로 어릴 적부터 연예계 쪽을 꿈꾼 이유가 있나?
남들 앞에 서는 게, 박수받고 사랑받는 느낌이 좋았다. 중학교 축제에서 공연한 뒤에는 가수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2년간 연습생 생활을 했고 지금의 소속사 대표님을 만나 배우가 된 거다.

‘연기와 연애’ 말고 진짜 연애는 할 생각 없나? 이상형이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 했다.
나와 개그 코드가 맞는 사람이 이상형이다. 내가 몸 개그를 좋아하거든. 외모로 보자면 강아지상을 좋아한다. 웃을 때 환해지는? 그리고 손이 예쁜 남자가 좋더라.

연인이 서로 마주 보며 몸 개그를 하면 남들이 보기에 참 이상할 거다.
하하하. 진짜 이상하겠다. 그래도 내가 워낙 남 시선을 신경 쓰지 않으니 괜찮을 거다. 아닌가? 하하하.

새해다. 이맘때면 누구나 바람을 갖기 마련이다.
2018년에는 연말 시상식에 참여하고 싶다. 수상까지 바라는 건 아니다. 그곳에 있으면 내 길을 잘 가고 있구나 싶을 거다.

작품마다, 맡은 역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넘치지 않는다. 묘하다. 때 묻지 않은 백지여서일까, 아니면 이미 너무 많은 걸 알고 있기 때문일까. 박유나는 그렇게 살며시, 사람을 끌어당긴다.

Credit Info

GUEST EDITOR
김민수
PHOTOGRAPHY
오태진
STYLIST
이경, 이채
HAIR
임안나
MAKE-UP
서아름

2018년 01월호

이달의 목차
GUEST EDITOR
김민수
PHOTOGRAPHY
오태진
STYLIST
이경, 이채
HAIR
임안나
MAKE-UP
서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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