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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보다 비싼 중고

리셀이 핫하다. 누군가 쓰던 물건이라는 거리낌도 이제 거의 사라졌고, 친환경적인 가치 소비의 새로운 대안이자 재테크 수단으로까지 등극했다.

On May 1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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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중고 의류 장터인 디팝.

영국의 중고 의류 장터인 디팝.

얼마 전, 인터넷에서 놀라운 아비규환의 현장이 화제가 된 적 있다. 바로 한정판 스니커즈를 사기 위해 백화점이 문을 열자마자 허겁지겁 매장을 향해 뛰어가는 이들의 모습이 마치 좀비 영화의 실사판처럼 보였던 것. 명품 리커머스를 중심으로 리셀이 새로운 소비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최신 소식은 스와치가 오메가와 함께 선보인 ‘문스와치(MoonSwatch)’였다. 발매 첫날인 지난 3월 26일, 서울 명동 매장은 물론이고 스위스, 이탈리아, 홍콩,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오픈 전 새벽부터 줄을 서는 광경이 펼쳐졌다. 그도 그럴 것이 최초 판매가 33만 1,000원이던 문스와치는 한정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곧 100만~300만원대까지 중고가가 치솟았다. 11개의 행성 모델 중 ‘우라노스(Uranus, 천왕성)’ 모델은 580만원까지 올라왔다. 이런 이유로 명동 스와치 매장에 새벽부터 줄을 선 이들 중 본인이 실제로 착용하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나이키 등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으로 시작한 크림.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은 최근  럭셔리 브랜드까지 확장하고 있다.

나이키 등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으로 시작한 크림.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은 최근 럭셔리 브랜드까지 확장하고 있다.

나이키 등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으로 시작한 크림.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은 최근 럭셔리 브랜드까지 확장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시작

중고 시장 성장세를 주도한 것은 MZ세대. 영국의 중고 의류 장터인 디팝(Depop)의 유저 중 90%가 26세 미만이다. 기성세대가 중고 제품 사용을 꺼렸던 것에 비해 MZ세대는 중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거의 없다. 이들은 옷을 잘 입기 위해 굳이 새 제품이나 신제품을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값진 중고 물품을 찾아내는 스릴을 즐긴다. 중고지만 태그를 떼지 않은 제품도 많다. BNWT(Bought New With Tags)라는, 태그가 부착된 채로 새로 구매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도 있을 정도니까. 환경적인 측면도 MZ세대가 리셀 플랫폼을 선호하는 이유다. 각종 물건이 대량으로 만들어진 뒤 쉽게 버려지는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되는 모습에 반감을 갖게 됐고, 중고 거래가 친환경적인 ‘가치 소비’로 각광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중고 제품을 구매할 경우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비해 쓰레기 1kg, 물 3,040L, 이산화탄소 22kg을 절약하거나 줄일 수 있다.  

거대화되는 전 세계 리셀 플랫폼

전문화된 리셀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중고 제품에 대한 불신과 거래의 불편함이 줄어든 것도 리셀이 활발해지는 요인이다. 해외에서는 스레드업(thredUP), 스탁엑스(StockX), 베스티에르 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 더리얼리얼(TheRealReal), 휴이(HEWI), 컬렉터 스퀘어(Collector Square) 등이 유명하다. 미국의 스레드업은 ‘중고 의류업계의 아마존’이라 불리며, 스탁엑스와 더리얼리얼은 각각 650만 명, 2,4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거대 리셀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의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유럽에서 독보적인 리세일 플랫폼으로 전 세계 1,1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포쉬마크(Poshmark), 디팝(Depop), 트레데시(Tradesy)처럼 중고 패션 아이템을 소비자끼리 직접 사고파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와 달리 스레드업이나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같은 리셀 플랫폼은 제품 검수부터 배송까지 맡아주기 때문에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는 경우에도 좀 더 안전하게 느낄 수 있다.

기존 쇼핑몰도 빠르게 리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네타포르테는 리세일 기술 제공 업체인 리플라운트(Reflaunt)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파페치는 럭셔리 중고 리세일 플랫폼 룩스클루시프(Luxclusif)를 인수하며 리셀 플랫폼을 론칭했다. 네타포르테와 파페치는 중고 제품을 내놓는 고객에게 쇼핑몰에서 사용이 가능한 크레디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디올의 새들러 백은  디팝에서 인기가 높다.

디올의 새들러 백은 디팝에서 인기가 높다.

디올의 새들러 백은 디팝에서 인기가 높다.

 디팝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Y2K 트렌드 아이템.

디팝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Y2K 트렌드 아이템.

디팝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Y2K 트렌드 아이템.

인기 제품과 브랜드는?

현재 중고 패션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것은 주로 1990년대 제품이다. X세대가 내놓은 빈티지 제품을 MZ세대가 구매함으로써 세대에 걸쳐 클로젯 스와프를 이끄는 경향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1990년대에 출시된 루이 비통 멀티컬러 백, 펜디 바게트 백, 프라다 코트, 비비안 웨스트우드 뷔스티에, 티파니 팔찌의 인기가 높다. 모든 연령대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브랜드는 구찌이며, 프라다와 루이 비통이 뒤를 잇는다. 리셀할 때 가격 상승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나이키, 롤렉스, 보테가 베네타, 크롬하츠, 에르메스 등이다. 이처럼 시대를 초월한 타임리스 럭셔리 제품들이 가치를 인정받는 반면 토리버치, 마이클 코어스, 케이트 스페이드 등 컨템퍼러리 브랜드는 인기가 시들하다.

 스와치가 오메가와 함께 선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오픈런 열풍을 일으킨 문스와치.

스와치가 오메가와 함께 선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오픈런 열풍을 일으킨 문스와치.

스와치가 오메가와 함께 선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오픈런 열풍을 일으킨 문스와치.

 1990년대를 대표하는 펜디  바게트 백 역시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의 인기 빈티지템.

1990년대를 대표하는 펜디 바게트 백 역시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의 인기 빈티지템.

1990년대를 대표하는 펜디 바게트 백 역시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의 인기 빈티지템.

 더리얼리얼에서 거래되는  빈티지 레이디 디올 백.

더리얼리얼에서 거래되는 빈티지 레이디 디올 백.

더리얼리얼에서 거래되는 빈티지 레이디 디올 백.

명품 브랜드의 리셀 참전!

명품 브랜드도 속속 리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구찌는 리셀 플랫폼 더리얼리얼과 파트너십을 맺어 재고 제품을 제공하고, 더리얼리얼에서 구찌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나무 한 그루씩 심는 ‘원 트리 플랜티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한 구찌는 플랫폼 볼트(Vault)를 론칭해 개인과 경매 회사로부터 구입한 구찌 빈티지 제품을 구찌 장인이 직접 수선해 판매하고 있다. 버버리는 이미 2019년부터 더리얼리얼과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으며, 렌털 및 리세일 플랫폼인 마이 워드로브 HQ(My Wardrobe HQ)와도 손잡고 리셀을 확대하며 렌털 사업까지 진출했다. 발렌티노는 2021년 10월부터 고객의 옷장에 잠들어 있는 발렌티노의 과거 컬렉션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뉴욕, 밀라노, 도쿄, LA의 빈티지 숍과 제휴해 검증된 발렌티노의 빈티지 제품을 위탁 판매하는 한편 웹사이트를 통해 개인 소장 발렌티노 중고 의류 판매 신청을 받고 있다. 알렉산더 맥퀸 역시 고객으로부터 중고 제품을 매입해 크레디트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장 폴 고티에는 홈페이지에 빈티지 제품을 판매하는 카테고리를 신설했으며 고객들에게 옷을 대여하는 아카이브 렌털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프라다 역시 리셀 시장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구찌를 소유한 케어링 그룹은 이미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명품 시계로 유명한 리치몬드 그룹은 영국의 시계 전문 리세일 플랫폼 워치파인더(Watchfinder)를 인수하는 등 상위 명품 그룹 3사가 리셀 시장에 진입했거나 진입할 예정이다. 물론 모든 명품 브랜드가 리셀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LVMH, 샤넬, 에르메스는 리셀 시장에 뛰어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전망

중고 리셀 플랫폼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더욱더 활발해지고 있다. 스타엑스는 아시아에서 호주, 일본, 홍콩에 이어 네 번째로 2021년 9월 한국에 공식 론칭했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역시 작년에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했으며 올 상반기 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네이버에서 만든 중고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크림은 원래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3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 비통& 샤넬)’까지 입점하는 등 럭셔리 영역까지 확장해 종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문하경
명수진(패션 칼럼니스트)
사진
각 플랫폼 및 브랜드 제공
자료제공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더리얼리얼 ‘2022 럭셔리 컨사인먼트 리포트(Luxury Consignment Report)’
2022년 05월호

2022년 05월호

에디터
문하경
명수진(패션 칼럼니스트)
사진
각 플랫폼 및 브랜드 제공
자료제공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더리얼리얼 ‘2022 럭셔리 컨사인먼트 리포트(Luxury Consignment 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