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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비혼

나에게 집중하는 인생, 김완선

말로만 듣던 비혼의 일상, 그 누구보다 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On November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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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던 시절부터 아티스트 김완선(53세)은 자신의 인생에 결혼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마도 공개적으로 비혼을 언급한 건 여자 연예인 가운데 그녀가 최초일 것이다. 때가 되면 결혼해야 한다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기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고, 김완선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자유’를 놓고 싶지 않았다. 1986년 ‘오늘밤’으로 데뷔해 1990년대 초반 가요계를 휩쓴 영원한 디바. 3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자신의 색채를 드러내는 음악으로 대중과 만나는 아티스트 김완선. 온전히 나로서 살아가는 삶을 완성한 그녀의 이야기.

데뷔 36년 동안 공백기 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삶에서 일을 가장 사랑해요. 오늘날까지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면서 지내죠. 지난 10년 동안 신곡을 꾸준하게 발표하고 있는데, 저의 음악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크게 개의치 않아요. 제가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니까요. 음악 활동에 중심을 두고 지내서인지 일 말고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을 정도예요.(웃음) 활동을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슬퍼져요. 그만큼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죠.

꾸준한 활동이 젊게 사는 비결과도 연관이 있을 거 같아요. 100% 맞는 말이에요. 일단 음악을 만들고 활동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많아요. 다양한 연령층, 각기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내면을 갈고닦죠. 저만의 사고에 빠지지 않는 게 또래 사람들에 비해 젊게 사는 비결인 거 같아요.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회 활동을 오래 하는 분들을 보면 나이에 비해 굉장히 젊어 보이는데 아마도 스스로를 끊임없이 가꾸기 때문인 거 같아요. 의식적으로 젊게 살려고 노력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젊은 감각이 유지되고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죠.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데 평상시 어떻게 지내나요? 일단 반려묘 6마리를 책임지고 있어요. 고양이들의 식사를 챙기고, 귀 청소도 하고 할 일이 많죠. 저만의 시간에는 그림을 그려요. 음악을 듣거나 OTT 서비스로 영화와 드라마를 챙겨 보기도 하고요. 하고 싶은 것들로 시간을 채우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요. 혼자 살다 보니 자유와 재미를 추구하기가 한결 편하고 가벼워요. 혼자 살면 적적하거나 심심할 거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 같아요.

비혼의 삶을 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인생에서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치는 자유예요. 자유가 없으면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죠. 함께 사는 식구가 있었다면 그들을 신경 쓰느라 제 뜻에 따라 선택하고 실행하면서 살기 어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돌볼 사람이 저 자신밖에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사랑할 시간과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었어요. 잠이 오면 자고,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먹는 것부터 마음껏 취미를 즐기는 것까지 전부 저의 의지고 선택이에요. 외부 요인 때문에 하고 싶은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아요.

비혼임을 밝혔을 때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사실 “절대 결혼은 안 할 거야”라고 비혼을 선언한 적은 없어요. 통상 결혼을 많이 하는 시기인 30대 초반에는 저 또한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결론적으로 결혼을 고려할 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는데 돌이켜보면 본능적인 이유로 가정을 꾸려야 한다고 마음먹은 거 같아요. 저와 잘 맞는 사람이 아니면 굳이 결혼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데 말이죠. 무엇보다 혼자였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하지 않고 살았다고 생각해요.

싱글 라이프는 만족스럽나요?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 행사 일정을 소화하면서 매번 다른 환경에 노출되고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다 보니 혼자서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죠. 오롯이 저만의 시간을 만들어 스스로를 돌아보고 제가 하는 일, 했던 일에 대해 정리해요. 성장 환경이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 거 같아요. 그렇게 재충전하고 나면 사람들을 만날 때 더 반갑고 즐겁게 느껴져요.

혼자 살기 때문에 느끼는 힘든 부분도 있을 거 같아요.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은 곳이 생겼을 때요. 최근 집 근처에 있는 동산에 빠져 시간이 날 때 산책하고 싶은데 혼자 갈 만한 데는 아니라 자주 가지 못하고 있어요. 친구와는 시간을 맞춰야 하고, 가까이에 있는 동생은 거절하더라고요.(웃음)

외롭거나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나요? 그렇죠.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는 법이니까요. 외로움이나 쓸쓸함을 자주 느끼진 않는데 종종 그런 감정에 사로잡힐 땐 제 마음을 더 들여다보려고 해요. 애써 잊으려고 하기보다 일기를 쓰면서 마음을 정리하고 쓸쓸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를 찾아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취미가 필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맞아요. 취미는 무조건 있어야 해요. 저는 그림을 그리는 취미가 있어서 방 하나를 작은 화실로 만들었어요. 일과 휴식 사이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게 취미라고 생각해요. 취미를 통해 인생을 더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삶의 질도 높아져요.

자기애가 굉장히 강한 거 같아요. 그런가요?(웃음)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특히 혼자 사는 이들에겐 필수라고 생각해요. 싱글 라이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스스로에게 관대해져야 한다는 거예요. 스스로에게 “그 정도면 잘한 거야”라고 위로해주는 거죠. 살아보니 그런 마인드가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주위에 응원하고 위로해줄 사람이 없으니 그 부분을 스스로 채워야 해요. 또 남들이 바라는 모습으로 살면 언젠가는 지치게 돼 있어요. 반면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데 목표를 두고 살면 지치거나 쉽게 무너지지 않죠.

처음부터 스스로를 사랑했나요? 저 또한 시행착오를 거쳤던 시기가 있어요. 스스로를 사랑하고 믿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젊은 날에는 단점을 숨기고 싶고 부족한 부분을 미워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혔어요. 나쁘게만 생각하다 보니 내가 잘해도 미워하게 되더라고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는데 말이죠. 그래서 독서를 통해 마음 정리를 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완벽함에 대한 강박을 버렸어요.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한 거죠. 지금은 누구보다 마음이 단단해요. 아무도 저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더 집중하고 있어요.

자기애를 형성할 수 있는 본인만의 팁이 있나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혼자 극복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주위에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나 상담받을 수 있는 곳을 통해 마음을 정돈하면 어떨까 싶어요.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는 손을 내미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해요. 본인의 힘으로 해답을 찾을 수도 있지만 같이 이겨내면 빨리 극복할 수 있으니까요.

매년 비혼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고 합니다. 자유의지도 있지만, 결혼 제도에 대한 불만 같은 사회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해요. 충분히 이해돼요. 부부간에 가사 노동 분담이 잘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여성의 손길이 더 필요한 부분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임신과 출산, 육아가 있죠. 맞벌이하는 상황까지 고려해보면 비혼을 선택하는 여성의 심정이 이해가 돼요. 커리어를 쌓고 싶은 마음은 여성이나 남성이나 다 같은데 여성의 경우 포기할 부분이 생기니까요.

비혼 여성에게 꼭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스스로를 사랑하고 예뻐할 수 있는 마음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아가 자신에게만큼은 너그러울 수 있어야 하고요. 일상에서는 취미가 필요한 거 같아요. 좋은 취미를 갖고 있으면 외롭거나 쓸쓸할 시간이 없어요.(웃음) 친구와 함께 해도 좋고 혼자할 수 있는 취미도 좋아요. 내가 좋아하는 일이면 되죠. 마지막으로 꼽자면 친구요. 보통 비혼이라고 하면 ‘혼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혼자 사는 건 맞지만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에요. 그래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함께 외출도 하고 시간 맞춰 여행도 다니면 더할 나위 없죠.

끝으로 비혼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지켜봐야 해요. 그리고 비혼을 선택했다고 마음을 완전히 닫지 않길 바라요. 당장 혼자 있는 게 좋아도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몰라요. 인생이란 게 그래요. 현재를 즐기되 마음을 열어놓고 좋은 사람인 것 같으면 만나보고 아니면 다시 내 인생에 집중하는 거죠. 사고를 더 유연하게 가졌으면 좋겠어요.
 

김완선이 꼽은 비혼 여성에게 필요한 3가지

  • 자기애

    타인에게 사랑받기를 바라기 전,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혼자 살기로 결정한 이들에게 자기애는 필수 덕목이나 마찬가지. 삶의 목표를 타인이 아닌 나에게 맞춰 더 나은 삶을 그리면서 살아야 한다.

  • 취미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활동인 취미. 일과 휴식 사이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는 데 효과적이다.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 친구

    혼자 살기로 했지만,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게 세상이다. 그렇기에 기쁜 일과 슬픈 일을 나눌 친구가 필요한 법.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자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아졌지만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하는 것들도 여전히 많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사진
서울문화사 DB, 각 연예인 SNS
2021년 11월호

2021년 11월호

에디터
김연주
사진
서울문화사 DB, 각 연예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