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STAR

STAR

이태곤의 귀환

빈틈없는 외모에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 배우 이태곤이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On October 03, 2021

3 / 10
/upload/woman/article/202109/thumb/49165-467161-sample.jpg

 


아내와 딸밖에 모르는 한 남자가 있다. 한없이 가정적인 이 남자는 뚜렷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완벽한 비주얼에 유능한 신경정신과 의사로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결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 남자는 알고 보면 앞뒤가 다른 두 얼굴의 소유자다. 아내가 아닌 20대 여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아내에게만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던 로맨틱한 모습을 다른 여자에게 여과 없이 드러낸다.

이는 임성한 작가가 집필한 TV조선 화제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2>(이하 <결사곡 2>) '신유신'(이태곤 분)의 이야기다. <결사곡 2>는 임성한 작가가 절필을 선언한 지 6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작품으로 30~50대 각각 세 부부의 불협화음을 다뤘다. 외적으로 안정적이고 행복해 보이던 부부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면서 그들의 일상이 파국으로 치닫는 내용이 극 전반을 아우른다.

극 중 겉으로 보기에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며 남몰래 외도를 저지르는 40대 남성 신유신. 천하의 둘도 없는 몹쓸 인간이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만 배우 이태곤이 연기한 신유신에게는 어딘가 모르게 애잔함이 느껴진다. 어린 시절 친형을 잃고 엄격한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채 성장한 그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스펙을 갖췄음에도 자신이 가진 결핍으로 인해 행복하지 못한 인생을 산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 신유신은 이태곤의 분석과 담담한 연기를 통해 미워만 할 수 없는 캐릭터로 태어났다. <결사곡 2> 종영 이후 서면으로 만난 이태곤은 가정을 불화로 이끈 자신의 캐릭터를 시청자가 납득할 만한 인물로 표현해내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이태곤이 아닌 다른 배우의 신유신을 상상할 수 없다는 시청자의 반응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결사곡> 시즌 1, 2가 큰 사랑을 받았어요(<결사곡 2> 마지막 회는 닐슨 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16.6%를 기록하면서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 TV조선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제작 발표회 당시 최고 시청률 15%를 돌파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는데 그보다 높은 기록을 달성해서 기쁜 마음이에요. 오랜만에 출연을 결정한 드라마인데다가 처음으로 맡은 악역이라 시청자에게 잘 가닿지 못할까 봐 걱정했거든요. 그리고 임성한 작가님의 복귀작이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시즌 2까지 쉼 없이 달려오면서 힘든 때도 있었는데 의미 있는 시청률로 보답을 받은 거 같아 뿌듯합니다.

<결사곡> 시즌 2 결말을 두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는데 마지막 회 대본을 받았을 때 놀라진 않았나요?(지난 8월 8일 종영한 <결사곡 2> 마지막 회에서 신유신의 아내 '사피영'(박주미 분)은 '서동마'(부배 분)와 결혼하고, 신유신의 내연녀 '아미'(송지인 분)는 '판사현'(성훈 분)과 결혼식장에 손을 잡고 입장한다. 판사현의 내연녀이자 아이까지 출산한 '송원'(이민영 분)은 사피영을 짝사랑하던 '서반'(문성호)과 결혼해 충격을 안겼다) 아이러니했죠.(웃음) 마지막 대본이 전달되기까지 어떤 결말을 맺을지 몰랐고, 결말 부분에 제가 출연하지 않아서 내용을 전해 들었는데 믿을 수 없었어요.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을 거라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임성한 작가님다운 결말이지 않았나 싶어요. 다음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듣진 못했지만 작가님이 <결사곡> 시리즈를 이어간다면 시청자가 납득할 만한 서사로 결말의 뒷부분을 완성할 거란 기대가 있어요.

<결사곡> 시즌 3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데 주연배우로서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아직까지 시즌 3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가 없어요. 임성한 작가님에게 맡겨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요. 다만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시즌 2보다 더 재미있을 거란 확신이 있어요.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야기가 탄탄해졌잖아요? 그리고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작가님의 스타일이 반영된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기대하는 바가 굉장히 커요.

/upload/woman/article/202109/thumb/49165-467162-sample.jpg

골프를 치고 있던 중 제작진으로부터 섭외 연락을 받았는데 구체적인 설명 없이 "무조건 출연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임성한 작가님과의 의리와 믿음으로 흔쾌히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어요.

극 중 신유신은 아내 사피영을 속이고 외도를 저지른 데 이어 아내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긴 것을 직감하고 미행까지 일삼는 못난 남자죠.(웃음)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캐릭터는 맞지만 신유신의 과거를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신유신을 연기하는 제가 그 배역을 이해하지 못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작가님께 질문하면서 답을 찾았고 촬영을 거듭하면서 점차 신유신에게 빠져들었어요. 물론 신유신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죄를 저지르지만 어린 시절 친형과 친어머니를 잃고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면서 성장한 안쓰러운 과거를 지닌 남자로 바라봤어요. 신경정신과 의사인 유신의 대사 중에 "정신이 불안한 환자들 앞에서 매일 웃어주는 게 힘들다"는 말이 있는데 일상에 지쳐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삶의 돌파구가 필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신유신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골프를 치고 있던 중 제작진으로부터 섭외 연락을 받았어요. 구체적인 설명 없이 "임성한 작가님 작품이고 무조건 출연해야 한다"고 하셨죠. 임성한 작가님은 저를 데뷔시켜준 분이에요. 지난 2005년에 출연했던 <하늘이시여>부터 <보석비빔밥>까지 제가 연기자로 자리 잡기까지 큰 도움을 주셨죠. 그래서 임성한 작가님과의 의리와 믿음을 바탕으로 흔쾌히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어요. 사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는 '욕 많이 먹겠는데?'라는 촉이 왔어요.(웃음) 그리고 왜 하필 신유신 역을 맡기셨는지 이유가 궁금해졌죠. 극 중 신유신과 비교했을 때 저의 실제 성격이나 생각하는 게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신유신의 과거요. 드라마에는 과거 회상 장면없이 유신의 대사로 과거를 유추하는 게 전부라 시청자가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 걱정을 했어요. 연기하면서 첫사랑인 새어머니, 완벽한 아내, 새로운 여자인 아미까지 세 명의 여자와 얽히게 된 서사가 억지스럽게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외적으로는 매력이 넘치는 완벽한 남자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겪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로 잘 표현해내는 게 관건이었어요.

그래서인지 극 중 신유신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반응이 비난과 안타까움으로 나뉘어요. 맞아요. 아내를 두고 뻔뻔하게 바람을 피우는 신유신을 향해 원성을 높이는 분들이 많아요. 시즌 1 방송 때 가족들이 "왜 이렇게 바람을 피우냐"고 질책해 드라마일 뿐이라고 설명했던 게 생각나네요.(웃음) 반면에 유신이 어릴 때 받았던 상처와 트라우마를 바탕으로 극에 몰입하는 분들도 있어요. 시청자 반응 중에 "신유신은 미운데 이태곤은 안 밉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시청자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유신의 진심이 잘 전달된 거 같아서요. 본방송을 놓치면 넷플릭스로 꼭 챙겨보는 편이에요. 촬영 현장에서 제 연기를 확인하는 것과 방송본으로 보는 느낌이 달라요. 넷플릭스로도 방송을 볼 수 있어서 해외 팬이 많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됐어요.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해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죠.

극 중 아내로 호흡을 맞춘 배우 박주미와 70분 동안 대화로만 채워진 신이 화제였어요(<결사곡 2> 12회에서는 신유신과 사피영의 대화로만 70분이 전개된다. 남편 신유신의 외도를 알게 된 사피영이 진위 여부를 추궁하고 신유신이 해명을 이어간다). 촬영 전에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70분 분량의 대사를 외워 한 회를 채우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심지어 한창 바쁜 시기라서 대사를 외우고 준비에 매진할 시간이 없었어요. 막상 대본을 읽어보니 극의 전개에 꼭 필요한 대사로 채워졌더라고요. 휴대전화에 녹음해 노래를 듣고 가사를 외우듯 대사를 암기했던 기억이 나요. 총 135페이지에 달하는 대본이었는데 한 번 촬영할 때 30페이지씩 연기했어요. 주미 씨도 고생이 많았어요. 장담컨대 전 세계적으로 배우 두 사람이 대화로 70분을 이끄는 드라마는 없을 거예요. 의미 있는 장면이고 연기 생활을 하는 데 있어 다시 올 기회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찍으라고 하면 못 할 거 같아요.(웃음)

앞서 배우 전노민은 인터뷰에서 "극 중 이태곤이 연기한 신유신이 제일 나쁘다"고 말했는데 이태곤이 생각했을 때 가장 납득할 수 없는 캐릭터는 누구인지 궁금해요. 같은 생각이에요.(웃음) 비슷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제가 맡은 배역이 가장 나쁘다고 말해요. 하지만 <결사곡>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좋은 역과 나쁜 역을 분명하게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해요. 30~50대를 살아가는 각각 세 남자의 불륜이 드라마의 전반을 관통하지만 인간의 욕망과 그릇된 선택이라는 큰 의미를 담고 있어요. 간혹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외도를 저지르고 뻔뻔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upload/woman/article/202109/thumb/49165-467160-sample.jpg
/upload/woman/article/202109/thumb/49165-467163-sample.jpg

실제로 바람을 피우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연예할 때는 한 사람에게 충실한 스타일이에요. 그렇다고 지고지순한 타입은 아니고 츤데레라는 말을 종종 들어요.(웃음)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와 외도…말도 안 돼"

'임성한의 남자'라는 수식어를 갖는 이태곤. 그는 데뷔작인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2005)부터 MBC 드라마 <보석비빔밥>(2009), 드라마 <결사곡> 시리즈까지 총 세 작품을 임성한 작가와 함께했다. 이태곤은 임성한 작가를 언급할 때마다 '믿음'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냈다. 배우의 역량을 믿고 배역을 맡기는 작가, 뚜렷한 디렉팅 없이도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이태곤과 임성한이 만나 일으키는 시너지는 드라마의 흥행으로 이어진다.


'임성한 사단'을 대표하는 배우입니다. 작가님의 작품으로 시청자를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작가님의 작품이라면 어떤 캐릭터라도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언제나 그렇듯 저에게 잘 어울리는 배역을 만나게 해주실 거란 믿음이 있어요. <결사곡 2>까지 세 번째 호흡을 맞추면서 '임성한 작가님의 작품을 할 때 가장 편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대본을 읽으면 각 에피소드에 담긴 의도, 작가님이 말씀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조금씩 보여요. 또 작가님의 시원한 글이 저의 성향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임성한 작가에게 어떤 조언을 들었나요? 임성한 작가님은 제가 신인일 때부터 연기에 대한 조언이나 대사 전달 방법에 대해 디렉팅을 하지 않으셨어요. 스스로 연기 스타일을 찾아나가는 걸 지켜보실 뿐이었죠. 연기자에 대한 작가님의 배려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믿음이 쌓인 거 같아요. 작가님과 여러 번 호흡을 맞췄다고 해서 캐스팅을 해주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매번 감사하고, 배우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이죠.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극 중 바람둥이인 신유신과의 실제 싱크로율은 어떻게 되나요?(웃음) 절대 바람을 안 피웠을 거예요. 사피영처럼 완벽한 아내를 두고 왜 바람을 피우는지 이해가 안 돼요. 이 자리를 빌려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는데 사람 이태곤과 드라마의 이태곤은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웃음)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딸과 아름다운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를 쳐다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실제로는 미혼이라 부부의 관계에 대해 잘 알 수 없지만 신유신처럼 갖고 있는 걸 놓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있어요.

실제 연애 스타일이 궁금해지네요. 스스로 연애 스타일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상대방에게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요. 이번에 맡은 배역처럼 바람을 피우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죠. 마음이 식으면 이별을 고하는 게 수순 아닐까요? 사람 마음에 상처를 주면 안 돼죠. 그리고 한 사람에게 충실한 스타일이에요. 지고지순한 타입은 아니고 츤데레라는 말을 종종 들었어요. 잘해주지 않을 거 같은데 다 해준다고요.

'꽃중년'의 표본으로 꼽히는 이태곤의 외모도 화제입니다. 평소 외모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요. 꽃중년이라니…. 뻔한 말로 들릴 수 있지만 평소 외모에 신경 쓰고 관리하는 편이 아니에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때문에 즐기던 운동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죠. 나이가 들면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바로 변한다는 걸 알게 돼서 헬스클럽에는 꾸준히 출석하고 있어요. 또 최근에 낚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보니까 피부가 많이 거칠어져 기초적인 스킨케어를 빼먹지 않고, 가끔씩 피부과에 가는 정도의 관리만 해요. 말하고 보니 더 별게 없네요.(웃음)

채널A 예능 <도시어부>에서 보여주는 인간적인 모습도 화제입니다. 재미있게 임하고 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드라마와 달리 저의 솔직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아요. 평소 캠핑이나 여행, 낚시를 좋아하는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더 좋아졌어요. 시청자를 쉴 새 없이 웃겨야 하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잘해내지 못했을 텐데 물고기를 기다리고 낚는 과정을 담은 자연스러운 프로그램이라 부담이 적어요. 때로는 방송이라는 걸 잊을 만큼 낚시에 몰입해요. 말을 해야 방송분이 생기는데 모두가 낚시에 진지하게 임하다 보니까 한마디도 안 하는 거죠. 이마저도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가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만나보고 싶은 캐릭터, 연기하고 싶은 장르는 무엇인가요? 저의 실제 모습과 맞닿아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장르와 상관없이 제 모습을 그대로 녹여낼 수 있는 배역을 맡으면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의에 살고 정의에 죽는 캐릭터를 만나면 좋겠어요. 스스로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말하긴 쑥스럽지만 행동하는 데 있어 거침없거든요. 직진하는 스타일의 모습과 정의로움이 만나면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솔직하고 화끈해서 더 매력적인 이태곤. 중후함을 자랑하는 외모와 달리 꾸밈없는 말, 같은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건 그만이 가진 매력이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사진
지담미디어
2021년 10월호

2021년 10월호

에디터
김연주
사진
지담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