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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진이형의 아슬아슬 SNS

정용진 부회장의 SNS가 연일 화제다. 점점 아슬아슬해진다.

On July 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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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SNS가 연일 화제다. 당초 야구단 인수 후 SNS에 도발적인 글을 남길 때만 해도 '신선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을 잇따라 게재하면서 평가는 나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신세계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은 정용진 부회장을 옹호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이를 노린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분석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오너의 SNS가 기업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대다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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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오너의 노이즈 마케팅인가. 연일 화제가 되는 정 부회장의 SNS 사진들.

MZ세대에겐 톱스타 용진이 형

시작은 긍정적이었다. 2019년 12월, 방송인 백종원 씨가 TV 예능 프로그램 촬영 중 '키다리 아저씨'라며 전화를 걸어 농수산물 대량 구매를 부탁할 때마다 선뜻 이에 응하며 '멋진 대기업 총수' 이미지를 얻게 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평소 SNS에 활발히 글을 올리던 그는 백종원 씨의 부탁으로 못난이 감자 30톤 구매를 수락한 뒤, 자택에서 직접 못난이 감자로 감자 옹심이를 만들어 먹었다는 내용을 SNS에 올렸다. 이에 소비자들은 화답했다. 판매가 이뤄지지 않던 못난이 감자 30톤은 전국의 이마트에서 3일 만에 완판됐다.

대기업 총수의 인맥과 SNS가 기업의 이미지와 실적 모두에 이바지한 긍정적인 사례였다. 자연스레 정용진 부회장은 더 적극적으로 SNS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올해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SNS는 마케팅 수단이 됐다. SSG 랜더스의 구단주가 된 그는 프로야구단을 이마트의 새로운 콘텐츠로 삼겠다고 판단, 구단주 마케팅에 나섰다. 야구단을 인수한 후 지난 3월 음성 SNS인 '클럽하우스'에서 "우리는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야구에 연결시킬 것"이라고 언급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용진이형 상'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포상하고, 인스타그램에 랜더스벅 상품을 공개하거나 SSG 랜더스필드 매장을 소개하는 등 홍보에 나섰다.

MZ(1980~2000년대생)세대는 이에 화답했다. MZ세대는 인스타그램과 클럽하우스 등 SNS를 통해 유쾌한 대화를 이어가며 정용진 부회장을 '용진이 형'이라고 부르면서 친근감을 드러냈다.

자신감을 얻은 정 부회장은 최근에는 신세계푸드의 캐릭터 '제이릴라'를 비난하는 글을 본인이 직접 SNS에 올리기도 했다. 재밌는 점은 이 캐릭터는 정 부회장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것인데, 이에 정 부회장은 "진짜 나랑 하나도 안 닮았다. 내가 싫어하는 고릴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비난하듯 화제를 끄는 마케팅을 시도한 셈이다.

종종 자신과 관련된 기사를 직접 언급하기도 한다. 지난 6월 4일 서울경제신문은 '정용Jean 나온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정 부회장이 즐겨 입어 화제가 된 청바지 패션과 점퍼 등 캐주얼 아이템을 위주로 한 정용진 컬렉션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보통의 대기업 오너라면 회사 차원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는 방식으로 대응했겠지만 정용진 부회장은 달랐다.

직접 자신의 인스타그램(yj_loves)에 "금시초문 쏘리(Sorry).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은 듯 이 기사 보고 사업 아이디어 얻음 땡큐(thank you)"라며 해당 기사를 갈무리한 사진을 첨부했다. 기사 부제 옆에는 "뭐 어쩌라고"라는 문구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의 캐리커처가 도장처럼 찍혔다. 정 부회장은 종종 자신과 관련된 기사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하고 "기사 났어요"라며 '관종'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대체로 인간적이고 친근한 모습이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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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은 자신과 관련된 기사가 보도되면 자신의 SNS에 업로드를 한다.

선 넘는 표현들

하지만 마냥 긍정적인 이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을 넘는' 표현은 계속 존재했다.
올해 SSG 랜더스 야구단을 창단할 때도 롯데그룹을 향한 도발적인 발언들이 문제가 됐다. 정용진 부회장은 롯데와 유통에 이어 야구에서도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을 시사하며 음성 SNS 클럽하우스에서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롯데와 신세계 라이벌 구도를 만들며 잇따라 야구장을 찾은 것이 화제가 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6년 만에 야구장을 찾은 것을 두고 "내가 롯데를 도발했기 때문에 동빈이 형이 야구장에 왔다, 동빈이 형은 야구 안 좋아하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대목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아무리 경쟁사라고 하지만 대기업 오너들끼리는 서로 암묵적으로 지키는 선이라는 게 있는데, 공개적인 자리에서 '형'이라고 하면서 대놓고 저격한 것은 도가 지나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정 부회장은 "용진이 형. 롯데를 싫어하게 되신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라는 댓글에 직접 "(롯데를) 싫어한 적 한 번도 없어용"이라고 답글을 달면서 논란을 무마해야만 했다. 결국 큰판(야구)의 전체적인 부흥을 위한 마케팅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후에 제대로 터졌다. 정용진 부회장의 SNS 글이 논란을 넘어 오너 리스크로 번졌다.

시작은 우럭 사진 한 장이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25일, 자신의 SNS에 우럭 요리 사진을 올리고 "잘 가라 우럭아. 니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표현했다. 또 다음 날에는 랍스터 요리 사진을 올리면서 "가재야, 잘 가라.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었다. 이어 다금바리(무늬바리) 생선 요리 사진을 게재하면서는 영어로 'sorry and thank you'라고 쓰기도 했다. 논란이 더 커졌다. 해당 문구(미안하다. 고맙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세월호 분향소 방명록에 써 논란이 된 적이 있기 때문. 정 부회장이 잇따라 동일한 문구를 사용하자, 문 대통령의 발언을 비꼰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고 여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정 부회장의 발언을 문제 삼는 여론이 생겼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멈추지 않았다. 논란이 제기된 후인 지난 6월 7일에도 사망한 반려견을 추모하는 사진과 글을 올리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의 실비 우리 집에 많은 사랑을 가져다주었어 실비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썼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측에서는 "지나친 억측이다" 등으로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정치권에서조차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미안하다 고맙다' 표현을 놓고 '일베'라고 규정짓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9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재벌 오너가 아니라 신세계 음식부문장 정도였으면 해고됐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과 박원순 전 시장의 '미안하고 고맙다'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촛불의 정신이 돼줘서 고맙다고 읽는 것이 정상이다, 재벌이 일베를 하면 그냥 일베"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자연스레 이마트 불매운동 선언이 등장하는 등 회사 경영에 독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정 부회장의 SNS를 지지하는 글도 있다. "애국의 마음으로 매수한다" "미안하고 고맙다"는 지지 의견도 적지 않다. 억측이라는 반응도 다수다. 하지만 "제발 가만있어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홍보업계 "우리 회사 회장님이었으면 당혹스러웠을 것"

결국 지난 6월 9일, 정 부회장도 자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안경 사진과 함께 안경 쓰는 습관을 설명하며 "길고 편해서 가운데 손가락으로 안경을 쓸어 올린다"며 "근데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 하지 말라고 하니 50년 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이제 제일 짧은 손가락으로 올릴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앞으로 의도와는 다르게 논란이 될 만한 글을 쓰지 않겠다는 취지를 우회적으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정용진 부회장을 미국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비교한다.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관련 글을 트위터에 잇따라 올렸다가 폭등과 급락의 시발점이 된 일론 머스크는 이미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SNS 활동에 경고 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 가상화폐 지지자 단체로부터 "머스크는 트윗을 중단하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국제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 역시 일론 머스크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올해 초 1,0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던 테슬라 주가는 잇따르는 악재로 600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정 부회장의 SNS 홀릭이 기업에 '리스크' 수준이라는 분석과 함께 한국의 일론 머스크라는 평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기업 홍보 담당자는 "우리 회사 오너가 정용진 부회장이라면 오너의 적극적인 마케팅 욕심이 도움이 될 때도 있겠지만, 저렇게 논란을 만들었을 때 수습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라며 "특히 기업이 정치적 이슈에 먼저 가담해 논란을 빚는 것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인데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은 기업 홍보 담당자 입장에서 실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
사진
일요신문 제공, 정용진 인스타그램
2021년 07월호

2021년 07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
사진
일요신문 제공, 정용진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