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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사랑하는 배우, 강하늘

호불호 없이 모두가 사랑하는 배우 강하늘이 신작을 들고 돌아왔다. 드라마 ‘동백꽃’의 동식이는 잊어라.

On May 3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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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물> <쎄시봉> <동주> <재심> <청년경찰>과 ‘황용식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는 강하늘이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4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돼준 ‘영호(강하늘 분)’와 ‘소희(천우희 분)’가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하고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강하늘은 극 중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지, 하는 일을 좋아해야 할지’를 고민하며 지루한 삼수 생활을 이어나가는 보통의 20대 청년 영호로 분해 또 다른 로맨스 연기를 선보인다. 상대역은 연기파 배우 천우희다.

“감성적인 영화에 갈증이 있었다”는 그는 20대 초반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 상대방의 문자메시지를 기다리며 설레었던 자신의 모습을 캐릭터에 투영하며 진정성을 끌어올렸다. 연출을 맡은 조진모 감독은 “영호는 명확하게 규정된 캐릭터가 아니었다. 강하늘이 연기하는 순간 모든 게 안심이 됐다”며 그의 연기에 믿음을 보냈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 출연한 계기는? 시나리오를 펴자마자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 시나리오가 흡입력 있게 짜이고 기다림과 만남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돼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려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영호’라는 인물을 통해 누군가를 순수하게 좋아했던 때가 떠올랐다. 덧붙이자면 잔잔한 감성의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단순히 잔잔한 멜로가 아닌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접속>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런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에 함께하게 됐다.

극 중 캐릭터 영호를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 영호는 내가 뭘 해야 할지, 앞으로 내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항상 고민하는 요즘 사람들과 비슷한 인물이다. ‘소희’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장면이 많았는데 신마다 차이를 둬야 했다. 긴장한 모습, 만나기 직전 흥분된 모습, 걱정하는 모습 등 설렘을 표현하기 위해 나의 20대를 많이 떠올렸다. ‘내가 저 때 어땠지?’를 먼저 고민했다. 감독님과 대화하며 나의 20대 초반의 모습을 많이 반영했고 시나리오에 있는 인물보다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영호라는 캐릭터에 공백이 많아 스스로 많이 채웠다고 들었다. 영호에게 투영된 강하늘은 몇 퍼센트인가? 작가님도 감독님도 영호가 강하늘스럽기를 바랐다. 음, 77.6%?(웃음) 다른 점이라면 영호는 애매모호한 성격이 있는데 나는 확실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영호는 순간순간의 디테일한 모습이 중요한 캐릭터다. 대사가 아니라 소소한 표정, 행동 등을 반영했다.

영화 <좋아해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등 ‘강하늘표 로맨스’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강하늘표’ 로맨스라기보다는 ‘감독님표’ 로맨스다.(웃음) 결국 감독님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게 배우의 역할이다. 차별점? 작품마다 대본이 다르고 감독님이 달라서 결국 다를 수밖에 없다. 표현하는 게 나라서 어느 정도 한계가 있겠지만 결국 다르다. 이번 영화는 쉽게 표현하면 잔잔함, 다르게 표현하면 겉보다 안에 가까운 감성이다.

스스로 로맨스 연기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나? 사실 연기의 기반은 다 똑같다. 대본에 적힌 텍스트를 많은 관객에게 잘 설명하기 위해 연기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로맨스,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연기가 딱히 다르다고 느끼지 않는다. 연기하면서도 다르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특히 애정이 가는 장르가 있나? 작품을 선택할 땐 대본을 우선적으로 본다. 대본을 끝까지 흥미롭게 읽으면 장르와는 상관없이 그 작품을 선택한다. 재미있는 장르? 코미디 장르가 아닐까?(웃음)

이번 영화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촬영하면서 첫사랑 생각도 났을 것 같다. 극 중 주인공들도 그렇지만 실제로 나도 어릴 때 편지를 자주 썼다. 명언도 슬쩍 한 줄 넣고….(웃음) 싸이월드 시절에 다들 그러지 않았나. 손 편지를 우체통에 넣어서 보낸 건 아니지만, 설레면서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난다. 연기하면서 공감이 많이 됐다.

함께 출연한 천우희와의 호흡은 어땠나? 천우희 배우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나만 잘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믿음이 갔다. 편지로 대화하는 장면이 많아서 서로의 내레이션을 들으면서 촬영했는데, 편지를 쓰고 있으면 그 사람이 어떻게 읽을지 상상되는 것처럼 내레이션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상상하며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게 연기적으로 큰 울림을 줬다. 개인적으로 다른 작품에서 ‘티키타카’ 하는 역할로 만나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영호와 소희가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고 영화가 끝이 난다. 이 전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감독님께 엔딩을 바꿀 의향이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덧붙여 바꾸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내가 최근에 본 대부분의 작품은 기승전결,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모두 확실한 작품들이었다. 많은 영화 사이에서 우리 영화가 잔잔한 엔딩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갈증과 바람이 있었다.

<미생>에서 호흡을 맞췄던 강소라 배우가 특별 출연했다. 소라와는 드라마 <미생> 때 만나서 친구가 됐다. 군대에 있을 때도 문자메시지를 보내준 친구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현장에서 너무 재미있었다. 수다를 많이 떨어 촬영장에서 민폐를 끼쳤을지도 모른다.(웃음) 소라는 <미생> 때도 느꼈지만 배울 게 많은 친구다. 매 신을 치열하게 준비해 오고, 또 준비해 온 걸 여유롭게 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배우다. 이번 촬영 때도 매 신을 고민해 온 점이 좋았다. 설득력이 있었고, 열심히 해 온 게 느껴졌다. 게다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연기나 현장에서 더 유연해진 것 같았다.

조진모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첫 미팅 자리에서부터 믿음이 갔다. 감독님의 생각이 확실해 내가 생각하는 영호의 모습을 감독님과 함께 발전시켜나가면 되겠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믿음이 있었다. 감독님이 많이 믿어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내가 가진 생각들을 쉽게 나눌 수 있었다. 촬영 현장도 부드럽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셔서 즐겁고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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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연기 철학은 아니지만 제 캐릭터가 작품보다 잘 보이는 걸 지양해요. 그래서 연기할 때 행여 내 표현이 선을 넘었나 하는 경계를 늘 하죠. 또한 역할보다 강하늘이라는 사람이 보이는 것도 싫어요. 이 모든 게 부드럽게 연결됐으면 좋겠어요.

 

배경이 과거이기도 하고, 그 과거에서도 10년 가까운 시간에 걸쳐 영호의 모습을 표현해야 했는데 힘들지는 않았나? 영호를 나라고 생각하고 다가갔다. 영화상 지금의 모습은 ‘나’로 표현하고, 어릴 적 모습은 나의 고등학생 때와 20살 때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 호흡, 목소리 톤 등으로 시간을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는데 관객들이 그걸 잘 느낄지 모르겠다.(웃음)

극 중 소희 외에도 ‘수진’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 관계는 어떻게 해석했나? 수진, 영호, 소희의 감정을 단편적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확실한 표현 말고 애매한 상황과 감정을 나도 겪었던 적이 있다. ‘내가 저 사람을 좋아하나?’ 확실하지 않은 그 기분을 영화에서도 표현하고 싶었다.

극 중 영호처럼 실제로 좋아하는 일과 하고 있는 일 사이에서 고민한 적이 있나? 당연히 있다. 하지만 나를 보면 알겠지만, 어릴 때부터 잘 웃고 다니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그다지 깊은 고민에 빠져본 적은 없다. 나이가 들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느낀 건, 일단 시도가 중요하다는 거다. 둘 중에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뭐든 하는 게 중요하다. 어차피 과거의 선택을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과거에도 옳은 선택을 했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옳은 선택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영화 속에서 ‘12월 31일’과 ‘비 오는 날’에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연말을 어떻게 지냈나? 연말엔 시상식에 참석해 종소리를 들었다. 비 오는 날에 대한 기억은 많다. 창문 열고 빗소리 듣는 걸 좋아한다. 실제로 비 오는 날 창문을 열고 잠을 잤다가 방에 물난리가 난 적이 있다. 카펫을 전부 세탁했었다.(웃음)

강하늘이라는 배우를 말할 때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나는 ‘청춘’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잘 모른다. 정의를 내릴 수 있는 표현인지도 잘 모르겠다.(웃음) 계속 작품을 해나가는데 자연스레 청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더라. 대본을 읽고 재미있으면 선택하는데, 그게 우연치 않게 청춘과 관련된 영화가 꽤 있었던 것 같다.

‘미담 제조기’라는 수식어도 있다. 착하고 선한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없나? 이미지에 갇혀 지내는 성격이 아니다. 나답게, 강하늘스럽게 산다.

미담들을 들어보면 평소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나랑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얼굴 찌푸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나와 함께한 시간이 즐거운 시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지난해 <환상동화>로 연극 무대에도 섰다. 그야말로 전방위다. 무대는 언제나 열려 있다. 라이브라 긴장감이 크고, 현장이 주는 에너지가 크다. 관객에게 줄 수 있는 ‘느낌’을 위주로 연습한다. 영화는 내가 고민한 것들을 표현하는 순간적인 캐치 능력이 있어야 한다. 순간의 집중이 필요한데 그게 영화의 매력이다. 반면 드라마는 한 역할을 길게 끌고 가야 한다. 이 또한 매력적이다.

최근에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미담 자판기’란 수식어를 만들어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세 번째 출연이다. 김구라 선배님, 김국진 선배님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늘 감사드린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호흡을 맞춘 아역 배우 강훈이와 함께 출연했는데, 개인적으로 강훈이라는 이름보다 필구가 더 편하다. 오랜만에 만났더니 쑥쑥 자라고 있더라.

나름의 연기 철학도 궁금하다. 내 캐릭터가 작품보다 잘 보이는 걸 지양한다. 원칙이다. 나는 내가 맡은 역할이 작품 안에 녹아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연기할 때 행여 내 표현이 선을 넘었나 하는 경계를 늘 한다. 또한 역할보다 강하늘이라는 사람이 보이는 것도 싫다. 이 모든 게 부드럽게 연결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차기작이 쭉 이어질 텐데 쉼 없이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 작품이 끝나면 쉬겠지?라는 생각.(웃음)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건 맞지만, 좋은 작품을 운 좋게 계속 만나서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감사한 일이다.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다.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사피엔스>인데 조금 무거운 책이다. 부담 없이 추천하자면 류시화 시인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인이다.

그러고 보면 어느덧 데뷔한 지 14년이 됐다. 뒤돌아보면 ‘말도 안 돼’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시간이 빨리 흘렀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고 싶다. 2시간의 러닝타임으로 하루의 나머지 시간들이 조금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을 쌓아가고 싶다.

‘당신의 청춘에도 위로가 되어준 누군가가 있나요?’라는 영화 홍보 문구가 기억난다. 혹시 강하늘에게 위로를 준 사람 중 지금 생각나는 사람은? 이 영화에 함께 출연한 11년 지기 강영석 씨다. 너무 친한 대학 후배라 처음엔 왠지 모르게 손발이 오그라들었는데, 다시 한번 연기를 잘한다는 걸 느꼈다. 사랑하는 친구들이 생각난다.

마지막으로 강하늘이 영호에게 한마디 한다면? “영호야, 널 보러 500만 명의 관객이 왔다 갔어.”(웃음) 농담이다. 개인적으로 영호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사진
(주)키다리이엔티
2021년 06월호

2021년 06월호

에디터
하은정
사진
(주)키다리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