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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21>에서 꼽은 2021년 대한민국 트렌드 10

매해 새로운 트렌드의 변화를 읽어내는 김난도 교수. 그가 2021년 트렌드 키워드로 선택한 것은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된 지금, 소비자의 생활은 어떻게 바뀌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On November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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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더욱 빨라진 변화의 속도

'집콕'이 일상으로 자리 잡고 비대면은 이제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오히려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더 어색한 세상이 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서서히 21세기 팬데믹에 적응해가는 중이다. 코로나19가 순식간에 큰 변화를 몰고 온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의 변화는 이전부터 서서히 진행돼왔던 것들이다. 언택트, 집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온라인 쇼핑의 증가는 이미 저변 확대가 이뤄지고 있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그 확산 속도가 더 빨라졌을 뿐이다. 2021년에는 또 어떤 변화와 트렌드가 세상을 이끌어갈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궁금해진다.

김난도 교수를 주축으로 하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2021년을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1>이 출간됐다. <트렌드 코리아>시리즈는 2007년부터 해마다 출간돼 벌써 15년을 맞았다. 2021년의 트렌드 키워드는 '카우보이 히어로 (COWBOY HERO)'. 팬데믹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자는 뜻과 백신의 기원이 된 소의 해,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되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의미이다. 소를 길들이는 카우보이처럼, 시의적절한 전략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 2021년 10가지 트렌드의 전반적인 흐름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트렌드는 사회의 반영이기에 매우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팬데믹 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첫 번째 키워드인 '브이노믹스'는 바이러스(virus)의 V에서 출발한 단어로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를 의미한다. 양적인 축소는 불가피하다. 경제 규모가 종전의 90% 미만으로 수축되는 이른바 '90% 경제'가 지속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하면서 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변했다. 산업별로 명암이 교차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미시적으로는 언택트 트렌드가 강세를 보이며 아날로그와 본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모든 변화가 바이러스로 인한 새로운 경제, 즉 바이러스의 V가 가져온 브이노믹스다.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바깥 생활이 제한되고 위험해지면서 집의 역할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사실 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집 근처에서 일하고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은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이제는 단순히 시간이 늘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간과 기능이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 패션처럼 다층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이 더해지고 있다. 집의 기본 기능 위에 다른 기능이 더해지는 다층적 공간으로의 변신이 '레이어드 홈'이다. 집의 변화는 변화하는 공간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환금성 높은 자산으로서 욕망의 대상이 된 '하우스'의 의미가 삶을 영위하는 공간인 '홈'으로 재정의되는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소비 주도하는 새로운 세대

트렌드 변화의 동력으로 기술·경제·인구·문화 등을 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 새로운 세대의 변화하는 가치관을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는 '자본주의 키즈'다.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고 자본주의적 생리를 잘 이해하는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물건을 구매하고 처분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발전하던 상거래가 SNS 등을 기반으로 한 개인적인 '세포마켓'에서 활발해지더니 이제는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사고파는 것으로 진화했다. 이들에게 중고 거래는 단지 절약이 목적이 아니다. 몇 번을 사고팔아도 '신상' 못지않은 대접을 받는 'N차 신상'이다. 이제 중고 시장은 투자처로, 놀이터로, 커뮤니티로, 플랫폼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고 마켓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끌어안는 유연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세대적 변화는 소비문화도 바꾼다. '#오하운, 오늘하루운동'은 몸을 건강하게 하고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기본 목표를 넘어 경험과 자아와 관계의 확장에 기여하는 특별하고 트렌디한 활동이 됐다. 최근 소비자들은 각종 테스트와 비유를 통해 자신에게 레이블(딱지)을 붙이고, 해당 유형에 속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종한다.

최근 유행하는 MBTI 테스트를 비롯해 마치 게임 같은 각종 자가 진단 테스트는 '레이블링 게임' 트렌드의 출발점이다.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현대인은 '레이블링 게임'에 몰두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이런 브랜드를 사는 것이 아니라, 이런 브랜드를 사는 걸 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인과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정체성 동일시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다.

'롤코라이프'는 새로운 세대적 문화가 빠르고 짧은 요즘 문화와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요즘의 젊은 세대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유행하는 이벤트나 챌린지에 자발적으로 합류하고 상식적인 예측의 범위를 넘어서는 짧은 변주와 이색적인 컬래버레이션을 즐긴다. 그러고는 하나의 유행이 끝나면 뒤돌아보지 않고 하차한 후 바로 다음 유행으로 서둘러 갈아탄다.

빠르고 아찔하게 오르내리는 트렌드 변화에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3가지다. 고객 경험의 중시, 인간적 요소의 강화 그리고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발 빠른 사업의 주축 전환이다. 먼저 고객 경험이 매우 중요해졌다. 빅데이터의 시대이자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지향점은 결국 고객의 경험, 즉 'CX(Consumer eXperience) 유니버스'다.

또 팬데믹 이후 언택트 시대가 오면서 더더욱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졌다. '휴먼터치'란 어떻게 하면 조직 관리와 경영의 많은 국면에서 최대한 사람의 숨결과 감성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트렌드다.

축을 옮긴다는 스포츠 용어인 피보팅(Pivoting)은 코로나19 이후 사업 전환을 일컫는 중요한 경제 용어가 됐다. 사업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제품·전략·마케팅 등 경영의 모든 국면에서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끊임없이 테스트하면서, 그 방향성을 상시적으로 수정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거침없이 피보팅'할 용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언택트 시대, 사람의 손길과 속도가 중요"

- 김난도(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Q 2021년 대한민국 트렌드는 무엇입니까? 사실 코로나19로 바뀐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닌 '속도'입니다. 바이러스로 인해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거죠. 강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강하게, 약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약해집니다. 코로나19 이후 새로 등장한 트렌드 중에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언급하지 않은 깜짝 놀랄 만큼 새로운 키워드는 사실 거의 없습니다. 하나의 예로 지금 많이 사용해 친숙해진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 역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처음 명명했습니다.

Q 2021 트렌드 키워드인 '카이보이 히어로(COWBOY HERO)'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내년이 소의 해이고, 현재 인류가 절실히 원하는 백신(VACCINE)의 라틴어 어원이 소(VACCA)이기도 합니다. 날뛰는 소를 마침내 길들이는 멋진 카우보이처럼 내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잘 길들이는 작은 영웅들의 활약을 기대한다는 의미입니다.

Q 첫 번째 키워드가 브이노믹스인 걸 보면, 역시 경제의 변화가 크다는 의미겠죠? '브이노믹스'는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입니다. 이로 인한 국내 경기는 전반적으로 K자형을 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극화에 대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국내 여행과 화상 커뮤니케이션, 홈웨어 시장은 역V자형(코로나19 특수형), 비대면 성향이 높고 기존 트렌드와 부합하는 온라인 쇼핑과 캠핑, 호캉스, 배달 등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성장이 가속화되는 S자형(가속형)으로 분류됩니다. 뮤지컬이나 오페라 공연은 화면보다는 실제 공연장에서 봤을 때 감동이 크기 때문에 V자형(빠른 회복형)을 그릴 가능성이 높죠. 영화관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계속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W자형(물결형)이 예상됩니다.

Q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은 무엇인가요? 사람입니다. 빠른 변화의 중심에는 새롭게 떠오르는 MZ세대가 있죠. 10대 중반에서 20대 중반의 이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구매 속성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에 익숙하고 광고·투자·재무관리 등 자본주의적 생리를 익혀온 이들이 소비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내돈내산'이라는 용어 앞에서는 남이 아무리 비싼 것을 사도 비판을 하지 않아요. 이들 덕분에 중고 시장이 굉장히 많이 성장했습니다. 과거에는 중고가 아껴 쓰는 의미였다면 이들에게 중고는 새것을 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심지어는 먹고 남은 피자 2조각도 팔릴 정도입니다.

Q 2021년 10가지의 트렌드 키워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비대면과 기술의 발달에도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손길이 가장 중요합니다. 언택트는 새롭고 편하지만 피로감과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습니다. 진실의 순간을 만드는 힘은 역시 사람에게 있습니다. 빅데이터나 로봇 등을 활용하지만, 결국에는 이를 통해 고객에게 더 다가가는 사람의 힘, 바로 '휴먼터치'가 핵심입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박현구
참고서적
<트렌드 코리아 2021>(김난도 외 8명, 미래의창)
사진
도서출판 미래의창 제공
2020년 11월호

2020년 11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박현구
참고서적
<트렌드 코리아 2021>(김난도 외 8명, 미래의창)
사진
도서출판 미래의창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