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유튜버 '나름', 유튜버 '보겸'이 유튜브 뒷광고 논란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일부 인기 유튜버들이 '뒷광고' 논란에 휘말렸다. '뒷광고'란 광고비를 받고도 광고라는 사실을 표기하지 않거나 일부러 누락시킨 채 콘텐츠를 게시한 것을 말한다. 유튜브 시청자들은 해당 사실을 모른 채 방송에서 공개된 물건을 구매해 사실상 "사기를 당했다"며 격노하고 있다. 대대적인 비판 분위기, 댓글 항의, 구독 취소 등이 이어지자 유튜버들이 줄줄이 공식 사과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 기만 행위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한혜연 '공개 사과'에 이은 유튜버 '고해성사'
뒷광고 논란의 발단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가수 강민경이었다. 이들은 일부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은 뒤 자신이 직접 구매한 제품을 소개하는 양 유튜브 영상을 게재해 논란이 됐다.
특히 유튜버 구독자 80만 명을 보유한 한혜연은 신발을 홍보하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광고비를 받은 것이 발각돼 공개 사과에 나섰다. 스타일리스트로서의 경험담을 녹여낸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샀던 만큼 비난도 거셌다. 뒷광고에 대한 잡음이 불거지자 이번에는 내부 고발성 폭로가 이어졌다.
유튜버 '애주가TV참PD'와 '홍사운드'가 업계에 만연한 뒷광고 실체를 언급하며 문제를 공론화했다. 광고임을 표기하지 않으면 유튜버가 광고를 무한대로 받을 수 있고 효과가 좋아 기업들이 선호한다는 것. 특히 고액 단가의 광고를 받은 유튜버 중 이를 투명하게 밝힌 사람은 없었다고 폭로해 파장을 낳았다.
이에 잠자코 있던 유튜버들은 너도나도 고해성사에 나섰다. '양팡'은 앞서 한 스포츠 브랜드 매장에서 직원이 즉흥적으로 수백만원어치의 제품을 협찬해준 것처럼 연출한 뒤 콘텐츠를 꾸몄다. 하지만 뒷광고 영상이었음이 뒤늦게 밝혀져 공식 사과 후 채널 동영상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보겸'은 4년간 집행 광고 42개 중 5개 광고를 표기하지 않은 것에 "나의 부주의였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인기 유튜버 '도티'가 이끄는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뒷광고 논란에 휘말리자 성명문을 발표했다. "영상 콘텐츠 내 유료 광고 기재 위치, 방법 등이 기존 공정위 지침에 명시돼 있지 않아 '더보기' '고정 댓글' 등을 이용해 유료 광고임을 고지해왔다"고 해명하면서도 "일부 영상에 유료 광고 관련 표기 문구가 누락돼 있었다. 이는 명백한 관리 소홀의 문제"라고 사과했다.
마찬가지로 영상 콘텐츠의 '더보기'를 눌러야 광고 협찬임을 알 수 있도록 꼼수를 부린 '문복희' '떵개떵' '햄지' '나름' 등도 비난의 중심에 섰다. 이 여파로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배우 기은세와 개그맨 이휘재의 아내 문정원 등은 게시물에 '광고'라는 문구를 적기 시작했다.
뒷광고 후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업계를 떠난 이들도 있다. '쯔양'은 과거 '아프리카TV'에서 유튜브로 채널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초반에 광고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 당초 이 사실을 먼저 밝히고 몇 차례 사과해왔으나 최근 뒷광고 논란이 거세지면서 또 악플 세례를 받게 된 것. '쯔양'은 무분별한 비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애주가TV참PD'와 함께 유튜브 뒷광고 실태에 대해 최초로 폭로한 '홍사운드'도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은퇴 전 게재한 마지막 영상에서 "뒷광고 논란이 있었던 유튜버들은 사과문을 정확히 써주길 바란다. '일부 영상에 광고 표기를 누락했다'고만 해명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나 역시도 피해를 봤다"며 "먹방을 접고 떠나겠다"고 눈물을 보였다. '홍사운드'의 은퇴 심경 고백에 넷심은 다시 들끓었다. 유튜버들이 광고 표기 행정 규칙을 위배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며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기 때문이다.
뒷광고 논란이 된 강민경 유튜브 방송.
광고 표기 개정안, 어떻게 달라지나?
뒷광고는 온라인 마케팅이 각광받기 시작한 때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단속 대상이었다. 표시·광고법에 따르면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표시·광고하는 행위'를 기만 광고, 즉 뒷광고로 분류한다. 하지만 제재 대상은 광고주에 한정돼 있었기에 인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이 광고 사실을 표기하지 않거나 숨기는 것을 제재할 마땅한 근거가 없었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이 상위 인플루언서 계정의 광고성 게시글 582개를 분석한 결과, 광고임을 표기한 것은 174건에 불과했다. 허술한 행정규칙이 낳은 결과였다.
계속되는 광고 논란에 공정위는 다시 한 번 칼을 빼 들었다. 공정위는 9월 1일부터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에 관한 개정안을 시행한다.
앞으로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은 콘텐츠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나 할인, 협찬 등 경제적 대가를 받은 경우 이를 명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대가를 받았다'는 내용을 소비자들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위치에 표시해야 하므로 '더보기' 버튼을 눌러야만 광고 여부 확인이 가능한 꼼수도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글씨로 표기하거나 배경색과 비슷한 색상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다. 이 같은 기준을 따르지 않은 광고는 공정위 심사에서 부당 광고 판정을 받게 된다. 부당 광고를 한 사업자에게는 관련 매출액이나 수입액의 2% 이하 또는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다만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해서, 기만 광고를 한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를 바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정된 표시·광고법은 사업자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현행법상 사업자는 여전히 광고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업계에서 자정작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튜브, 실시간 방송, 인스타그램 등에서 광고성 표시에 대한 심사 지침을 구체화하고 세부 사례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국회에서도 뒷광고를 제재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두관 의원은 지난 8월 11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뒷광고 금지법'으로 불리는 이 개정안은 유튜버, 인플루언서가 특정 상품에 대한 사용 후기를 게재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은 경우, 이 사실을 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알리지 않을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처벌 규정도 넣었다.
뒷광고 해결책을 유튜버의 개개인 도덕성에 맡길 게 아니라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플랫폼 차원의 자율 규제 모니터링 시스템, 강력한 위법 집행, 업계의 자정작용이 함께 이뤄져야만 '무법지대' 유튜브 생태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뒷광고 논란 속 PPL의 좋은 예
홍보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공익성을 갖춘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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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산물 소비 촉진
SBS <맛남의 광장>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개발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판매하는 과정을 담은 <맛남의 광장>은 단순한 '요리 예능'을 넘어 지역 특산물의 소비 촉진과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한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농어촌에 판로를 개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 수출 규제로 재고 900톤이 적체돼 있는 붕장어 소비 촉진을 독려해 호평을 받았다. 백종원은 붕장어 밀키트를 고안해 시중에 내놨고, 방송 직후 붕장어 밀키트는 마트에서 매진 사례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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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활성화 프로젝트
웹 예능 <여자친구의 메모리아>걸 그룹 '여자친구'는 웹 예능 <여자친구의 메모리아> 방영과 함께 뜻밖의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코트라'는 코로나19로 애로를 겪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판로 확보를 위해 여자친구의 소속사인 '쏘스뮤직'과 손을 잡았다. 국내 여행에 어울리는 뷰티, 식품, 생활용품 등 유망 소비재 30개 제품을 선정해 간접광고(PPL)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로 인해 국내 중소·중견기업 제품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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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상품 홍보
SBS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은 우수한 기술력을 지녔음에도 홍보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유세윤, 양세형, 장도연, 김동현 등이 게스트와 중소기업 상품으로 게임을 펼친다. PPL 대결 결과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금과 PPL 상품은 사회에 기부된다. 대놓고 하는 신개념 PPL 방송이지만 중소기업을 돕는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시청자들의 불편함도 덜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