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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일 만의 개학, 수능 치를 수 있을까?

코로나19 사태로 닫혔던 학교 문이 개방됐다. 당초 개학일이었던 3월 2일 이후 99일 만의 일이다. 에디터 김두리

On July 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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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일 만에 대면하게 된 선생님과 아이들. 교문 앞 선생님이 든 팻말에는 ‘너희들이 있어서 행복해’라는 글귀가 써져있다.

99일 만에 대면하게 된 선생님과 아이들. 교문 앞 선생님이 든 팻말에는 ‘너희들이 있어서 행복해’라는 글귀가 써져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차례 연기됐던 초·중·고·유치원생의 등교 개학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5월 20일 고3을 시작으로 6월 8일 초등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까지 온라인으로 학교 수업을 대신하던 학생들의 등교가 모두 완료됐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모든 학교의 등교를 연기한 바 있다.

잇달아 등교 개학이 연기되자 교육부는 더 이상 학사 일정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4월부터 온라인으로 원격 수업을 진행했고, 5월 들어 등교 수업을 단계적으로 실시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교생이 등교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정 공간에 다수의 인원이 밀집되는 학교의 특성상 매일 등교하는 고3을 제외하면 대부분 격주, 혹은 일주일에 1~2회 정도 출석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517개 학교는 아예 학교 문을 열지도 못한 상태다.

교육부는 초·중·유치원의 등교 인원을 전체 학생의 3분의 1, 고등학교는 3분의 2를 넘지 않도록 제한했고 가정학습 등 출석으로 인정받는 체험학습 일수를 대폭 늘려 학생과 학부모의 폭넓은 선택권을 인정하고 있다. 99일 만에 학생들을 맞이한 학교에서도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학생들은 등교 후 하교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하며, 손 소독과 체온 측정을 실시한 뒤 1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며 교실 내로 입장이 가능하다.
 

‘조용한 전파’가 위험하다

학교 내 혹시 모를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로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히 가중되고 있다. 누군가 무증상으로 등교해 추후 증상이 발현된다면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염려다. 세계적으로도 전 학년이 등교 개학을 한 국가는 흔치 않다. 북유럽, 호주, 뉴질랜드가 전면 등교를 실시했지만, 코로나19로 몸살을 앓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여전히 학교 폐쇄나 단계적 등교를 유지하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초 학업 퇴보, 심리적인 고립감 등 아이들이 많은 것을 상실하게 된다. 원격 수업만으로 충족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등교 개학을 강행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판단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올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등교 개학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8명으로 알려졌으나 학교를 통한 2차 감염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전문가 역시 우려와 달리 ‘등교 수업’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등교 개학 첫날 롯데월드를 방문한 고3 학생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교육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 확진자가 머무른 9시간 동안 롯데월드 방문자 수는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지역감염 위험에 빨간불이 켜졌다. 롯데월드는 즉각 운영을 중단했고 해당 학교는 모든 학년의 등교를 중지했으며 롯데월드가 위치한 송파구는 롯데월드를 방문한 사람들의 자발적 검사와 자가 격리를 당부했다. 다행히 전교생과 교직원 등 769명과 롯데월드 직원 683명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고 확진 판정을 받았던 고3 학생도 ‘가짜 양성’으로 밝혀졌다.
 

수능, 치를 수 있을까?

정부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원격 수업을 정규 수업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올해 학교가 운영해야 하는 수업일수는 전년보다 한 달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학교가 여름방학을 7월 말에서 8월 중순으로 미뤘고 방학 기간은 대폭 줄어 2주가량 짧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 당국은 학사 운영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학교에는 중간고사 미실시를 권고했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종전의 11월 중순에서 12월 초로 연기됐고 수시와 정시 접수 기간 역시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생활기록부를 채워 넣을 시간이 부족해 고3이 재수생에 비해 불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유은혜 장관은 “대학마다 고3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조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 7월 중에는 (고3 대입 관련 방안이) 확정돼 발표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대학들이 코로나19로 파행된 고3 1학기의 비교과 비중을 낮추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반발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아무리 특수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정해놓은 규칙과 틀을 바꾸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대는 최근 고3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균형선발 전형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했다. 종전에는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였던 문턱이 ‘3등급 이내’로 완화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러한 서울대의 조치 역시 현재 고3 학생들에게만 적용되는 기준으로 재수생들의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수능 연기 등 추가 입시 일정 변경에 대한 방안들이 새어나오자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는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협의회는 “과도한 불안감과 이에 따른 전형 운영 방법의 변경은 대부분의 수험생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다양한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각 대학은 학생 정보를 기반으로 최선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고 있다. 블라인드 평가를 도입하고 입학 관련 업무 감사 강화 등을 통해 대입 공정성 강화와 신뢰성 확보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60만 명의 운명이 달린 수능 시험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모두의 귀추가 주목된다.
 

9월 학기제, 가능성은?

등교 개학이 석달가량 지연된 가운데 ‘9월 학기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적잖이 흘러나오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감염이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고, 코로나19가 사실상 완벽한 종식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9월 학기제는 1학기를 9월에 시작하는 것으로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서구권 국가에서는 9월 학기제를 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9월에 개학하지 않는 곳은 한국과 일본, 호주뿐이다. 우선 9월 학기제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의 주장은 이렇다. 3월이 아닌 9월에 학기를 시작하게 된다면 다른 나라들과 학기가 일치해 유학 준비가 수월해지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생기는 학업 공백을 줄일 수 있다는 것. 학생들의 신체 발달이 빨라진 상황에서 취학연령을 6개월 앞당기면 사회 진출이 빨라져 생산인구 감소에도 효과적인 대처일 것이라는 근거도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9월 학기제 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예산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분석한 ‘9월 학기제 도입에 따른 재정 소요’ 자료에 따르면, 9월 학기제 도입 시 446억원에서 3조 8,098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각종 자격 시험과 공무원 시험 일정도 조정해야 하며 많은 사회경제적 비용도 필요하다. 이웃 나라 일본 역시 ‘9월 학기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결국 내년까지 보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교실과 교직원 추가 확보 등 현실적인 어려움과 최소 5조 엔(약 57조원) 이상의 교육 환경 정비 비용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9월 학기제’에 대한 검토는 꽤 효율적인 논의로 보인다. 국제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한 어른들의 영리한 설계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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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커닝 사태’ 속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른 일부 대학에서 집단적인 시험 부정행위가 일어난 것이다. 인하대 의대에서는 지난 3월과 4월 실시한 단원평가 시험에서 학생들이 짝을 지어 문제를 같이 풀거나 메신저로 실시간 시험 문제를 노출하며 답안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보안이 철저한 ‘텔레그램’을 이용하는 등 치밀하고 계획적인 수법으로 부정행위에 가담해 상위권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강대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서강대 수학과 학부생들이 집단적으로 답안을 공유하며 중간고사를 치렀다는 것. 서강대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학생들의 제보가 있어 학과 차원에서 조사한 결과 의심할 만한 정황이 확인됐다. 해당 시험을 무효 처리하고 기말고사 이후 학점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국대에서도 일부 학생들이 답안을 공유하며 같이 시험을 치렀다는 제보가 줄을 이었다. 건국대 역시 해당 시험을 무효화하고 추후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러한 부정행위가 과연 적발된 학교만의 문제인지, 온라인 시험 시스템의 전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기말고사를 앞둔 시점에서 재발 가능성은 없는지 교육 당국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CREDIT INFO

에디터
김두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일요신문 제공
2020년 07월호

2020년 07월호

에디터
김두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일요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