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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3세 함연지가 생각하는 '돈'의 가치

‘오뚜기 3세’ 뮤지컬 배우 함연지. 그녀가 만드는 스스로의 ‘클라쓰’.

On July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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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손정완 / 이어링 타티아나, 마시모두띠


까칠하고 도도한 부잣집 딸내미를 예상했다면 오산이다. 우리가 만난 '오뚜기 3세' 함연지는 누구보다 소탈하고 소소했으며, 털털하고 따뜻했다. 국내 굴지 식품기업 오뚜기의 장녀이자 뮤지컬 배우로 대중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있는 그녀가 최근 MCN업계의 대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샌드박스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크리에이터의 길에 들어섰다. 그녀의 채널 <햄연지>는 수준급 요리 실력과 푼수기 어린 새댁의 일상을 앞세워 구독자 수 11만 명을 넘어선 것은 물론, 콘텐츠 조회 수마저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오뚜기 함영준 회장이 함께 출연한 먹방 영상은 조회 수 100만을 기록했을 정도. '꽁냥거리는' 4년 차 신혼의 일상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함연지는 지난 2017년 동갑내기 남편과 6년 연애 후 26세의 어린 나이로 결혼했다. 꿀이 뚝뚝 떨어지는 '커플 듀엣'이나 남편이 직접 해주는 '여다경 메이크업' 영상은 이미 네티즌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인생 첫 화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프로페셔널하게 촬영에 임해준 그녀와 인터뷰까지 마무리한 순간, 머릿속엔 '오뚜기 3세'라는 수식어 대신 '천생 배우'라는 수식어가 그득해졌다.

유튜브 방송 잘 보고 있어요. 처음엔 일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어요.(웃음) 빵 레시피를 공유하고 싶어 시작했는데 소소한 일상을 넘어 이제는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단계까지 오게 됐네요. 유튜버가 되고 나서 가장 뜻깊은 순간은 팬들의 진심 어린 피드백을 받을 때예요. 제 콘텐츠를 보며 많이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댓글을 읽을 때면 저 역시도 굉장히 큰 힐링이 되거든요. 요즘은 그래서 더 책임감과 소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어요. 좋은 콘텐츠도 많이 만들고 싶고요. 잠시나마 제 콘텐츠를 통해 행복을 느끼셨다면 전 그걸로 충분히 감사할 따름입니다.

신혼집과 옷장 등 과감하게 사생활을 공개했어요. 제 개인의 삶을 오픈한다는 것이 조금 두렵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시청자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커서 공개하게 됐어요. 보통 친구 사이에도 그렇잖아요. 밖에서 몇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서로의 집에 다녀오면 더욱 두터운 친밀감이 생기는 것처럼요. 결과적으로는 참 잘한 일 같아요. 덕분에 시청자들과 거리감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 뿌듯하거든요. 단지 TV나 무대 위의 배우 함연지가 아닌, 인간 함연지의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신랑의 등장도 반가웠고요. 요즘은 신랑이 더 적극적으로 유튜브 출연을 반기고 있어요.(웃음) 처음에 같이 출연하고 싶다고 제안했을 때는 부담스러워하더니, 막상 편안한 분위기에서 촬영하고 좋게 봐주시는 시청자가 늘어나니까 이젠 자신의 분량이 없으면 아쉬워하더라고요. 유난히 많은 분이 좋아해주신 '여다경 메이크업'은 제가 <부부의 세계>의 열혈 시청자라 메이크업을 전혀 할 줄 모르는 남편이 한다면 재미있는 요소가 될 것 같아 기획했어요. 기대만큼 반응도 좋아 다행이에요.

오뚜기 회장님의 출연 비하인드가 궁금해요. 어버이날 처음 아빠를 초대했어요. 사실 그 전에 라면을 만들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아빠한테 꼭 해드리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거든요. 이후 어버이날을 맞아 부녀 토크를 곁들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좋다고 해주셨어요. 그렇게 순조롭게 성사된 촬영에서 한 치의 떨림 없이 능숙하게 촬영에 임하시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보통 카메라 앞에선 딱딱하게 얼기 마련이잖아요. 아빠가 태연하게 말씀을 너무 잘해주셔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다들 제가 영상을 업로드하는 금요일 오후 5시만 기다리고 계세요.(웃음) 아빠는 알람까지 맞춰놓고 실시간 모니터링해주실 정도죠. 친정, 시댁 할 것 없이 모두 너무 좋아하셔서 쑥스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그래요.

유튜버로 보내는 일상은요? 요즘은 뮤지컬 공연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공연이 있는 날은 대부분 공연 준비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 외에는 온통 콘텐츠에 대한 생각에 푹 빠져 있죠. 어디를 가나, 무엇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길을 걷다가도 '이런 콘텐츠를 기획해보면 어떨까? 지금 이 모습을 찍는다면 어떤 요소가 더 필요할까?' 생각이 꼬리를 물고 있죠. 최근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인연을 맺으면서 이런 생각들이 더욱더 구체화된 것 같아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회사와 공유하면 전문적이고 현실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거든요. 요즘은 단편영화를 한 편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로서 유튜브 콘텐츠에 연기를 녹여보면 좋을 것 같아서요. 직접 출연하고 연출도 하고, 신인 배우나 단편영화의 기회가 필요한 분들과 프로젝트성으로 작품을 한 편 제작해보고 싶어요. 연기밖에 몰랐던 제가 확실히 유튜브를 하면서 연출에도 관심이 부쩍 는 것 같아요. 그동안 혼자 시나리오를 써본 적은 있지만 유튜브를 하면서 영상의 구도, 스토리 구성 등 생각이 많아졌어요.

샌드박스네트워크와의 계약이 이색적이었어요. 예전부터 콘텐츠 제작에 대한 욕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방향성에 대한 도움이 절실했어요. 회사를 알아보다 제가 먼저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연락했죠. 이제 더 이상 배우란 TV나 스크린 안에 갇혀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중도 자신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 됐고요. 그런 면에서 샌드박스네트워크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면 좋을 것 같았어요. 결론적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럽고요.

크리에이터로서 매우 훌륭한 자세입니다. 아직 멀었어요. 전 예능 프로그램에 나갈 때마다 녹화 내내 감탄만 하고 와요. 최근 <비디오스타>를 촬영했는데 MC분들의 진행 능력이 정말 '넘사벽'이더라고요. 어쩜 그리 적재적소에 위트 있는 멘트를 잘 떠올리시는지 감동을 넘어 존경스러웠어요. 그래도 다행인 건 콘텐츠 제작을 하면 할수록 성장하는 것이 스스로도 느껴진다는 거예요. 처음 빵 레시피를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할 때까지만 해도 너무너무 어색하고 수줍어 말을 잘 못했어요. 그런데 여러 번 경험하니 이제는 멘트가 한결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졌더라고요. 요즘은 자신감을 가지고 보는 사람이 불안하지 않도록 매끄러운 진행을 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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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블라우스, 슈즈 모두 iro style / 이어링 아티카

"돈이요? 저에게도 중요한 가치 중 하나죠.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 삶은 살고 싶지 않아요. 돈이 인생의 최우선 가치가 되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실된 삶을 살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 돈을 좇기보다는 저 자신의 만족과 행복을 우선으로 두고 싶어요."


'오뚜기 3세'라는 수식어를 빼놓을 수 없어요.
그러한 수식어에만 관심이 쏠려 부담스러운 적도 있지만, 요즘은 오뚜기 덕분에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이 많아 그저 감사해요. 저 역시 회사 이미지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죠.

훗날 회사 경영에 참여할 계획은 없나요? 가끔 '배우를 그만둔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연기를 하지 않는 내 삶은 어떤 모습일지 혼자 상상하는 거죠. 그런데 그런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질 듯 아리더라고요. 배우가 아닌 다른 꿈은 가져본 적도 없고요. 배우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인생의 옵션이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소중한 꿈이니까요. 회사 경영 역시 많이 생각해봤지만 제가 더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연기뿐인 것 같아요.

꿈꾸던 직업을 갖는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연습실에서 리딩 연습을 시작할 때 울컥할 정도로 감동을 느껴요. 처음 공연 준비를 위해 대본을 받고 상대 배우, 스태프들과 호흡을 맞추는 순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경이롭죠. 제겐 연습실에 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너무 행복한 일이에요. 대단한 배우들과 대단한 스태프들이 함께 창의력을 모아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나가는 시간들이 정말 행복하고요.

뮤지컬 <차미>에도 출연 중이네요. 주인공 '미호'가 마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좋았어요. 세상에 대해 겁이 많고, 도전하길 좋아하고, 한편으로는 노력형이기도 하고요. 신랑에게도 대본을 보여줬는데 읽는 내내 절 보는 것 같다며 적극 추천해주더라고요. 제가 또 다른 저를 연기하게 돼 정말 영광이에요. 요즘은 코로나19로 공연을 보러 오시라고 선뜻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요. 여전히 거리 두기를 기본으로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지만 얼른 상황이 진정돼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연기 이야기를 할 때 정말 행복해 보여요.
저는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을 좋아해요. 특히 시대극을 할 때 역사적 인물들을 찾아보는 걸 굉장히 좋아하죠. 예를 들어 1800년대를 배경으로 한 <아마데우스>란 작품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삶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집중하고 온 힘을 쏟았어요. 모차르트와 콘스탄트가 주고받은 편지부터 당시 옷 스타일, 계란 보관했던 방법, 심지어 생리 현상을 처리하는 방법까지 찾아보고 출력해 집에 붙여놓고 난리도 아니었죠.(웃음) 돌이켜보면 그 순간 순간, 정말 큰 행복을 느꼈던 것 같아요. 제가 수백 년 전 인물과 맞닿기 시작했다고 느낄 때의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반대로 힘들었던 순간도 있나요? 아무래도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을 때겠죠. 공연이나 연기라는 게 기복이 있으면 안 되지만 몸 상태나 컨디션에 따라 제가 컨트롤할 수 없을 때가 가끔 있어요. 그럴 때면 많이 속상하죠.

걱정거리가 없을 것 같다는 편견도 있어요.
저도 사람인데 왜 없겠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도 전 성미 자체가 밝은 편인 것 같아요. 쉽게 우울해지는 만큼 또 쉽게 행복을 느끼거든요.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에는 기분이 마구 좋아져요.(웃음) 특별한 일이 없어도 들뜨고 설레고 그래요.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부분이 있다면요? 요즘은 정말 소소한 데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제가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은 편이라 집에 혼자 있다 보면 절 더 고립시키게 되더라고요. 그럴 땐 무작정 문밖에 나가 걷길 좋아해요. 제 취미 중 하나가 집에서 수채화를 그리는 거예요. 아주 평범한 풍경도 그림으로 나타내면 작품이 되는 것처럼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그림으로 그려본다 생각하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면 버스가 지나가는 모습도, 앞서 걸어가는 할머니의 뒷모습도 낭만적으로 느껴져요. 아름다운 광경을 본 것처럼 기분도 한결 좋아지고요.

연지 씨가 생각하는 돈의 의미도 궁금해요.
저에게도 중요한 가치 중 하나죠.(웃음)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 삶은 살고 싶지 않아요. 돈이 인생의 최우선 가치가 되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실된 삶을 살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 유튜버뿐만 아니라 배우 활동 역시 마찬가지예요. 돈을 좇기보다는 저 자신의 만족과 행복을 우선으로 두고 싶어요.

'진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사가 <햄릿>에 나와요.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라"고요.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진실을 바탕에 둔다면 결국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여기까지 온 것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난 것도 다 진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거든요. 저는 거짓말이 정말 싫어요. 비열한 것도 너무너무 싫고요. 그런 것들을 마주하면 견딜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불편해요.

대중에겐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나요? 보여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 그냥 진실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또 매 순간 진실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배우로서도, 누군가의 딸로서도, 아내로서도 모두 다요.

결혼 4년 차예요.
동갑내기 신랑과는 유튜브에서 보여드린 모습처럼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어요. 물론 싸울 때도 있죠. 그럴 땐 서로 마음에도 없는 말로 상처를 주기 전에 잠깐 시간을 가져요. 지금 제가 의연하게 이야기하지만 사실 긴장의 순간에 틈을 주는 건 신랑이에요.(웃음) 전 흥분하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 그런 현명한 방법을 떠올릴 수도 없는데, 신랑은 잠깐 나갔다 오겠다며 저 혼자 화를 식힐 시간을 주죠. 신기하게도 10분 정도 혼자 생각을 추스리다 보면 상대방이 점점 이해되고 화가 많이 누그러져요. 가끔 상대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마저도 화날 때가 있지만(웃음) 다시 생각해보면 싸울 일도 아니죠. 그렇게 아주 잠깐이나마 혼자 있는 시간을 갖고 나면 눈치 게임처럼 누군가 한 명이 사과를 건네요. 그럼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사르르 화해로 이어지고요.

대놓고 남편 자랑 좀 해주세요. 우선 정말 착한 사람이에요. 감정 기복이 심한 저와 다르게 마음이 넓고 이해심이 많고 배려심이 깊죠. 연기를 하다 보면 극도로 예민하고 까다로워지는 순간이 있거든요. 그럴 때 신랑은 저보다 제가 겪는 상황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많이 공감해주는 편이에요. 그래서 신랑을 떠올리면 큰 나무 같아요. 전 연약한 강아지풀이고요.(웃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제가 죽었을 때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겁은 많지만 항상 용기를 내서 도전하고 매사에 용감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따뜻하고 사랑을 하는 사람이었다고 기억되고 싶고요. 그렇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인간 함연지의 꿈이 궁금해요. 제 힘이 닿는 한 평생 연기를 하며 행복한 배우로서 꿈을 이루려고요. 인간으로서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용감한 사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고요. 유튜버로서는 도티 대표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웃음) 얼마 전에 한 번 만나 뵀는데 느낌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더라고요. 대표님이 이루신 것보다 주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그 밝고 맑음을 닮고 싶어요.

CREDIT INFO

에디터
김두리
사진
이대원
스타일링
조아라
2020년 07월호

2020년 07월호

에디터
김두리
사진
이대원
스타일링
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