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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PARIS

파리의 현지인이 전하는 프랑스 코로나 사태

아시아의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프랑스인들은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On April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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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쓴 동양인은 눈총을 받는다.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쓴 동양인은 눈총을 받는다.


애초에 코로나19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반응은 바이러스 발현지의 중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에 대한 차별과 멸시였다. 파리의 광역 전철인 RER에서 동양인 승객 탑승을 거부하며 밀어내는 폭력적인 사태가 일어났고, 학교에서 동양계 아이들에 대한 차별이 심해지기도 했다. 프랑스의 한 지역 신문은 ‘황색 경고’라고 1면에 큼직하게 타이틀을 내 인종차별적이라고 뭇매를 맞았다.

프랑스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온 뒤 필자는 프랑스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 콜센터를 찾아 상황을 취재해보았다. 응급실 담당 원장은 하루에 300통에 달하는 전화가 온다고 했다. 대부분 노파심에서 문의하는 전화라고 했다. 중국 출장을 다녀온 동료, 가족에 대해 걱정하는 전화도 있지만, “아이 학우 중에 중국인이 있는데 괜찮을지”, 혹은 “중국 식당에서 식사했는데” 등 얼토당토않은 기우가 많았다고 한다. “바이러스는 인종을 차별하지 않는다”며 응급실 원장은 일부 인종차별적 프랑스인의 태도를 단호하게 비판했다.
 

‘바이러스’라는 이름의 보드게임.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이가 많아지면서 보드게임 판매량이 늘어났다.

‘바이러스’라는 이름의 보드게임.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이가 많아지면서 보드게임 판매량이 늘어났다.

‘바이러스’라는 이름의 보드게임.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이가 많아지면서 보드게임 판매량이 늘어났다.

약국 입구에 ‘손소독제와 마스크 매진’이라고 적혀 있다.

약국 입구에 ‘손소독제와 마스크 매진’이라고 적혀 있다.

약국 입구에 ‘손소독제와 마스크 매진’이라고 적혀 있다.


3월이 되면서 프랑스의 일일 확진자 수는 계속 증가 추세다. 급기야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하루에 7만 명씩 효과적으로 검사할 수 있었던 한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현재 테스트 키트 물량이 부족해 검사를 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필자의 친구가 발열을 동반한 잔기침 등 증상이 심상치 않아 응급실에 전화해보아도 “호흡곤란 증상이 없으면”, 혹은 “위험 지역에 다녀오지 않았다면” 검사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처럼 불안해도 스스로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프랑스의 전 보건부 장관이자 현재 파리 시장 후보인 아네스 뷔장은 코로나19 감염을 피하려면 ‘비주(bisous : 양 볼에 뽀뽀하는 프랑스식 인사법)’를 피하고 악수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비주를 안 하면 예의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프랑스 사회에서 악수와 비주 근절은 일상에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다소 재미있게 받아들여 발이나 팔꿈치로 인사하며 변화를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런 금지 조치가 어리석다며 비주와 악수를 시도하는 이들도 있다. 멀리서 고개만 꾸벅 숙이면 되는 한국식 인사법이 안전하다며 좋아하는 프랑스인들도 있다.

이렇게 걱정하고는 있지만 아직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프랑스인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일단 문화적으로 프랑스인들은 마스크를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마스크,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은 물론이고 건조 파스타나 통조림 요리 등의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약국마다 마스크가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아무도 길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 않는데, 도대체 그 많은 마스크는 다 어디로 증발해버린 것인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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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루브르 박물관.

텅 빈 루브르 박물관.

글쓴이 송민주

글쓴이 송민주

4년째 파리에 거주하는 문화 애호가로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다수의 책을 번역했으며, 다큐멘터리와 르포르타주 등을 제작하고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글·사진
송민주
2020년 04월호

2020년 04월호

에디터
하은정
글·사진
송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