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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힙지로'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디화제'

한국에 ‘힙지로’가 있다면 타이베이에는 ‘디화제’가 있다. 지금 타이베이에서 가장 힙한 곳, 올드 스트리트에 대하여.

On April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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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마다 다양한 상점이 들어선 디화제의 풍경.


대만에는 각 지역마다 ‘라오제(老街)’라는 명칭을 지닌 곳이 있다. 라오제는 ‘옛 거리’라는 뜻으로 1800년대 후반부터 대만의 상업 중심지가 된 곳을 일컫는다. 그중 유명한 지역은 타이베이의 디화제(迪化街), 보피랴오 라오제와 단수이 라오제, 신타이베이에 위치한 산샤 라오제다.

일부 라오제는 항구와 인접한 덕분에 청나라와 유럽에서 상인들이 들어오면서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그 시절을 반영한 듯 이곳 건축물들은 중국 남부의 푸진 스타일, 청나라와 일본의 건축 양식, 바로크 양식과 웨스턴 스타일 등이 결합돼 있다. 빨간 벽돌과 아치형 천장, 화려한 데커레이션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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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와 대만의 컬래버레이션인 맥주 브루어리 ‘미켈러’.

덴마크와 대만의 컬래버레이션인 맥주 브루어리 ‘미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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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제의 건물들은 5가지 건축 양식이 합쳐져 있어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라오제의 건물들은 5가지 건축 양식이 합쳐져 있어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타이베이의 디화제는 우리나라의 경동시장과 비슷한 느낌이다. 청나라 시절부터 한약재, 말린 과일 등을 판매해왔으며 지금도 현지인을 비롯해 관광객들로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 지역 건물들은 대부분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정부의 허가 없이는 함부로 구조를 변경할 수 없다. 하지만 이를 관광용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몇 대를 이어 운영 중인 약재상이나 식당들과 더불어 테마 뮤지엄, 감각적인 편집숍, 카페, 바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대만 라오제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한 산샤 라오제.

대만 라오제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한 산샤 라오제.

대만 라오제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한 산샤 라오제.

‘디화 207 박물관’은 1962년 약방이었던 곳이다. 이곳을 2017년 건물주가 사비를 들여 대만 문화를 테마로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꾸몄다. 바닥에 형형색색의 돌로 데커레이션된 꿀벌 모양과 인삼 그림이 이전 약방의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3층으로 올라가면 무인 카페가 있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디화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과 도쿄에도 지점이 있는 덴마크 맥주 브루어리 ‘미켈러’는 디화제의 양복점이었던 건물에 바를 오픈했다. 유럽 상인들이 이곳에 정착했던 스토리를 인상 깊게 여긴 미켈러 본사가 이곳에 타이베이 지점을 내기로 한 것이다. 빌딩 외관은 역사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스칸디나비안 스타일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어 대만과 덴마크를 아우르는 디자인 융합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게다가 밤이 돼야 이곳이 바인지 알 수 있어 더 비밀스럽다.

고적 속에 정원을 숨겨놓은 카페도 있다. ‘시엔화솅’이 그중 하나다. 고택을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한 이 카페의 뒷문을 열고 나가면 안쪽에 깜짝 놀랄 만큼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다. 이런 독특한 이중 구조가 디화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그동안 디화제를 그저 재래시장으로 여기고 지나쳤다면 다시 한 번 살펴보길 바란다. 골목골목 숨겨진 보물을 찾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글쓴이 유미지

글쓴이 유미지

<코스모폴리탄> <M25> 등의 매거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글을 썼다. 대만에서 사업하는 남편을 따라 삶의 터전을 옮긴 뒤, 이곳저곳에 글을 기고하며 디지털 노매드로 살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유미지
사진
유미지, 미켈러·타이완 관광청 제공
2020년 04월호

2020년 04월호

에디터
하은정
유미지
사진
유미지, 미켈러·타이완 관광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