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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부터 유산슬까지! 방송가 대통합을 이룬 월클 캐릭터들!

On January 14, 2020

선풍적인 인기로 그 캐릭터 자체가 된 스타들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방송사 간의 협업은 암묵적인 금기로 통했다. 아나운서 김성주가 프리랜서 선언 후 MBC 출연 금지 처분을 받으면서 타 방송사에도 출연하지 못했던 일도 있었고, 나영석 PD가 김태호 PD에게 은밀히 합동 방송을 제안했지만 양 방송사의 불허로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때 그 시절은 물론, 지금까지도 한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 출연자가 다른 방송사에서 해당 캐릭터로 출연하는 일은 드물다. 그런데 최근 방송사의 경계를 허문 이들이 나타났다. 캐릭터가 지닌 특징으로 소속과 별개의 존재로 인정받으며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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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면 뭐하니?> 유산슬

유재석과 김태호 PD의 재회로 화제를 모은 MBC <놀면 뭐하니?>에서 탄생한 프로젝트형 캐릭터 ‘유산슬’. 안동역에서 열린 가수 진성의 공연에 가면을 쓰고 등장해 ‘안동역에서’를 부르며 데뷔했고,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을 더블 타이틀로 내놓으며 신인 트로트 아이돌로 입지를 다졌다. 최고의 진행자이자 개그맨인 유재석이 어딘가 살짝 부족한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과정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트로트계 베테랑 작곡·작사가들은 물론이고 김연자와 태진아 역시 유산슬의 데뷔를 도왔으며, 반짝이 의상을 입고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 촌스럽게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성공을 좇는 신인 가수를 방불케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유재석이 아닌 유산슬로 KBS1 <아침마당> ‘명불허전’ 코너에 진출해 트로트 신인 가수들과 경합을 벌인 것. KBS1의 간판 프로그램이자 장수 프로그램에 타 방송사의 캐릭터가 출연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아침마당>은 유산슬 효과로 10.2%라는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이 기세에 힘입어 그는 tbs FM <배칠수 박희진의 9595쇼>, WBS 원음방송 <조은형의 가요세상>, SBS <영재 발굴단>에 출연했고, 순천만에서 열린 <MBC 가요베스트>에 참석하며 첫 지방 행사를 마쳤다. 유재석은 “제 의사와 상관없이 트로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시작한 이상 강력한 눈빛과 카리스마로 트로트계의 정상에 올라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내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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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미스트롯> 송가인

TV조선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미스트롯>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4050세대의 아이돌로 불리는 송가인은 시청률 보증수표로 통한다. 탄탄한 기본기와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무기로 트로트 열풍의 주인공이 된 그녀에게 각 방송사가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앞서 Mnet <슈퍼스타K>, SBS <K팝스타> 등이 배출한 다수의 오디션 스타들이 일정 기간 타 방송사에 출연하지 못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송가인이란 이름만으로도 이미 흥행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녀가 출연한 TV조선 <아내의 맛>,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나 혼자 산다> 등은 시청률이 치솟았고, 송가인이 직접 찾아가 노래를 선물하는 콘셉트의 TV조선 <뽕 따러 가세>는 지상파 수목드라마 시청률을 휘청이게 했다. MBC에서는 송가인의 단독 콘서트 <가인이어라>를 특별 편성해 전국 기준 시청률 6.8~8.5%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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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건나블리

수많은 슈퍼스타 2세를 방출한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에서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일명 ‘건나블리’ 남매. 축구 선수 박주호의 2세인 나은·건후 남매는 쑥스러워하며 소극적이었던 방송 초기와 달리 아빠와 함께 뜨거운 도전을 펼치는 등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동생 건후를 살뜰히 보살피는 누나 나은과 그런 누나를 지키는 동생 건후의 모습은 ‘바람직한 남매의 모습’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슈돌>의 인기를 견인하는 중.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건나블리 남매는 방송을 넘어 피자, 아이스크림, 목욕용품 등 광고계에서 러브콜을 받는 것은 물론, 국립체육박물관 홍보 대사로 위촉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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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창조의 밤> 카피추

개그맨 추대엽은 방송에서 유튜브로, 다시 방송으로 영역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2019년 11월 유병재의 유튜브에 출연해 ‘카피(COPY)를 모르는 가수’의 줄임말인 ‘카피추’라는 캐릭터로 유명한 노래를 표절이 아닌 듯 개사해 불러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최근 각종 방송에서 섭외가 쏟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개그맨 이수근과 동고동락한 사이로 알려진 그는 2003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MBC를 거쳐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활동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카피추라는 캐릭터로 급부상하는 크리에이터가 됐다. 도티의 MCN 회사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전속 계약을 맺은 그는 JTBC <아는 형님>에 출연, 방송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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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워크맨> 장성규

2011년 JTBC 공채 1기 아나운서로 활동을 시작한 장성규는 JTBC의 디지털 콘텐츠 <짱티비씨>에 출연해 예능감을 발휘하며 인기를 모았다. 얼마 후 그는 유튜브 채널 <워크맨>을 개설하며 독자 행보에 나섰다. 이른바 <체험 삶의 현장>의 아르바이트 버전인데, 예측 불허 상황에서 속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그의 모습이 관전 포인트다. 선을 넘을 듯 넘지 않는 돌직구를 시원하게 날리는 그를 보며 대중은 열광했고 ‘선 넘는 장성규’의 줄임말인 ‘선넘규’라는 별명을 선사하기도. 그 결과 <워크맨>은 개설 5개월 만에 구독자 350만 명을 돌파했으며, 2019년에 신설된 전 세계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2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장성규는 김성주, 전현무의 뒤를 잇는 ‘아나테이너’의 길을 걷게 됐다. 다만 활동 반경은 배로 클 전망이다. 과거와 달리 출연 제한이 없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전지적 참견 시점> <오! 나의 파트,너>, tvN <슈퍼히어러>, Mnet <퀸덤>, KBS2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JTBC2 <호구의 차트> 등 장르와 채널을 불문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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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자이언트 펭TV> 펭수

“맛있는 건 참치, 참치는 비싸, 비싸면 못 먹어, 못 먹으면 김명중”이라며 EBS 사장 김명중의 이름을 당돌하게 말하는 펭수의 매력에 대중은 흠뻑 취했다. “어떻게 회사 사장님 성함을 함부로 말할 수 있냐”는 지적에 “사장님이랑 편해야지 회사도 잘되는 겁니다”라는 펭수의 말에서 고구마를 먹다가 시원한 탄산음료 한 잔을 들이켠 듯한 기분을 맛본 것. 그 때문일까? EBS 연습생 펭수의 인기는 신드롬에 가깝다.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한 코너에서 <자이언트 펭TV>로 단독 프로그램 자리를 꿰차더니 급기야 지상파 방송으로 진출했다. MBC FM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를 시작으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2019 MBC 방송연예대상>, SBS <정글의 법칙> <한밤의 TV연예>, KBS2 <연예가중계>, JTBC <아는 형님>까지 각 방송사의 굵직한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친 것. 여전히 방송사에서는 펭수를 섭외하려고 열을 올린다. 유튜브 <티브이엔 드라마> 채널 운영자는 펭수 유튜브에 “채널, 방송국 간의 균등한 화합을 위해 <티브이엔 드라마>에도 한번 불시착 부탁드린다”는 댓글을 달아 섭외에 나섰고, KBS1 <역사저널 그날>은 펭수 섭외가 불발되자 ‘역수’란 패러디 캐릭터를 만들었다. 교육방송에서 만든 캐릭터는 지루하고 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할 말은 할 줄 아는 펭수는 방송사가 아닌, 캐릭터가 지닌 영향력을 보여준다.

 


원조 ‘선넘캐’

‘버럭’ 박명수
오랜 시간을 무명으로 보낸 박명수를 인기 개그맨의 위치에 올려놓은 캐릭터는 ‘버럭명수’다.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 정준하에게 버럭하며 호통 치는 모습은 박명수 고유의 캐릭터로 자리 잡았고, 그에게 대중의 인기를 선사했다.

‘독설’ 김구라
인터넷과 케이블 방송을 전전하며 오랜 무명 시절을 지낸 김구라. 독설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방송에서도 거침없는 독설로 시청자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여전히 연예계 대표 독설가로 불리며 MC 김구라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으나, 때때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프로불참러’ 조세호
MBC 예능 <세바퀴>에서 김흥국이 “안재욱의 결혼식에 왜 안 왔어?”라고 물으면서 시작됐다. 그의 뜬금없는 물음에 조세호는 당황하며 “모르는데 어떻게 가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이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 것. 이 장면 하나로 조세호는 ‘프로불참러’라는 캐릭터를 얻어 데뷔 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병약’ 윤종신
1990년대 ‘015B’로 활동하면서 아티스트계의 브레인으로 통했던 윤종신은 SBS 예능 <패밀리가 떴다>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얻었다. 막강한 에너지를 자랑하는 김수로나 이효리와 대비되는 병약한 캐릭터가 그것. 마음을 울리는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그의 병약한 모습은 윤종신이 아티스트가 아닌 예능인으로 자리 잡는 데 도움을 줬다.

선풍적인 인기로 그 캐릭터 자체가 된 스타들이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
지다영, MBC·EBS·JTBC·KBS 제공, 카피추 인스타그램

202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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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은
사진
지다영, MBC·EBS·JTBC·KBS 제공, 카피추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