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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가 말하는 강호동과 유재석

On December 06, 2019

우리가 아는 이승기는 실제 이승기와 별다를 게 없다. 건강하고, 평범하다. 진지하면서 위트 있다. 그는 유니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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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제대 후 30대가 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방송을 할 때도 더더욱 '나답게' 한다. 그래서일까, 인터뷰도 이승기다웠다. 친숙했다. 새삼 그 친숙함이 또래 배우에게 없는 이승기만의 강력한 카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최근 SBS 드라마 <배가본드>를 끝냈다. 1년간 촬영,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방영, 제작비 250억원에 빛나는 대작이다. 지금까지 한 작품 중 가장 만족한다는 그는 그렇게 또 성장해 있었다.


종방을 앞둔 소감은요?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 중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은 작품이에요. 넷플릭스라는 매체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돼 해외 팬분들도 많이 언급해주시고요. 이전에 더 높은 시청률의 작품을 했을 때보다 피드백이 월등히 많아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군대에서 마지막 휴가 나왔을 때 유인식 감독님(<배가본드> 연출자)을 만났어요. 개인적으로 워낙 친합니다. 감독님이 먼저 제안하셨어요. 감독님을 절대적으로 믿고, 작가님을 신뢰하고, 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재미있었어요. 그 3가지만 보고 합류했죠. 개인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어요. 시즌2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 부분은 시청자들이 원해야 가능하겠죠?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어요.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요(두 사람은 2014년 SBS 수목극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다시 만난 감독님은 역시 훌륭한 시선을 지닌 노련한 연출자였고, 동시에 덕을 갖춘 장수셨어요. 폭파 신 등 난도 높은 장면에서도 큰 소리 한 번 안 내고 분위기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셨고요. 옆에서 지켜보며 다시 한 번 존경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실력이 뛰어나세요. 모든 배우가 1년이라는 긴 촬영 기간에도 일탈하지 않고 함께한 것만 봐도 감독님이 덕장이라는 의미죠.


상대역인 수지와의 두 번째 호흡은 어땠나요?
워낙 친해요. 액션 신 등 불편한 신도 많았는데, 친한 덕분에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이 작품을 통해 액션 배우로 다시 태어났어요.(웃음)
물론 완벽하게 혼자 해낼 수는 없지만 비중으로 본다면 70~80%는 했어요. 겁도 났지만 배우가 직접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크니까요. 편집의 한계도 있고요. 나이를 먹다 보니 제작진의 컨디션도 생각하게 돼요. 너무 간섭하는 것도 오지랖이 넓다 하겠지만 주연배우로서 현명하게 타협하는 것도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플레이어지만 제작자 마인드도 있어요.
플레이어는 플레이어로 남는 게 좋긴 한데, 그게 쉽지 않아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더욱요. 건강한 타협을 하는 플레이어가 되고 싶어요. 방송을 하다 보면 제작진이 원하는 게 있고,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것도 있지요. 그 중간에서 오해 없이 타협점을 찾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첩보물에 대한 로망이 있었나요?
개인적으로 액션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첩보물은 배우라면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장르이기도 하죠. 내가 하는 액션을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걱정도 있었어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얻은 선물은, 이승기도 액션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웃음)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많았어요. 그렇다 보니 연기를 쉽게 한다는 오해도 있었죠.
제 연기가 완성형이라면 오해도 없을 것이기에 스스로 반성도 합니다. 다만 2시간짜리 영화였다면 더 강도 높게 소리 지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차달건'이라는 캐릭터는 시청자들이 볼 때 불편한 인물이에요. 사랑하는 조카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죽어 이성을 잃은 상태이니 정상적인 대화가 안 되는 사람이죠. 연기를 위한 연기라고 해야 할까요? 제 연기가 더 완벽했다면 완급 조절이 잘됐겠지만 저는 힘들었죠. 그렇다면 리얼리티에 더 비중을 두자 싶었죠. 연습하면서 목소리를 낮게 해보기도 했는데 멋있게 보이기 위한 연기로 느끼지더라고요. 미숙한 부분은 보완하며 가야죠.


드라마 하면서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촬영 스케줄이 워낙 타이트하고 액션신이 많다 보니 몸이 아팠어요. 그래서 요가를 시작했어요. 오늘도 오전에 요가를 하고 왔답니다. 몸무게는 비슷한데 부기가 빠지고 몸의 컨디션은 확실히 좋아졌어요. 발성도 수월해졌고요.


요가를 하면 자연스럽게 명상으로 이어지던데, 어때요?
아직은 안 해봤지만 관심은 많아요. 생각을 비우는 연습이 필요하거든요. 너무 달려오다 보니 과부하에 걸렸어요. 생각을 비우려고 하면 더 잡생각이 나더라고요. 주변에서 명상에 대한 말을 많이 하고 저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명상 앱을 다운로드하긴 했는데 아직 사용하지는 못했어요.


마인드 컨트롤은 어떻게 하나요?
지난 15년 동안 폭주 기관차처럼 달려왔어요. 목적을 위해서, 프로그램을 위해서, 스스로 저를 증명하기 위해서요. 그것이 조금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비우는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더 잘하려고 하는 노력하는 심적인 부담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요가나 크로스핏, 골프 등 몸을 움직이는 것에 푹 빠지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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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나 작품이 잘됐다고 해서 제 생활을 뒤흔들 만큼 붐업이 되지는 않아요.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겁이 많아요. '겁'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조심하고, 살펴보는 성격이거든요.
그 성격 덕에 무탈하게 온 게 아닐까요.

전역한 지 2년이 됐어요. 2년간의 행보에 점수를 준다면요?
일의 강도 면에서는 100점에서 120점 줍니다.(웃음) 심하게 많이 달렸거든요. 전역한 날 밤 12시부터 일했어요. <집사부일체> 포스터를 찍었거든요. 전역 후 많이 찾아주셔서 새 프로그램에 도전하게 됐어요. 그 경험을 통해 제가 잘할 수 있는 것과 부족한 것을 알았고, 대중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도 더 잘 알게 됐고요. 후회나 미련은 없습니다.


이승기의 컴백을 알렸던 <집사부일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 같아요. 그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대상도 수상했고 지금도 사랑받는 장수 프로그램이에요.
사부가 나오는 콘셉트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도 했어요. 한데 곧 100회를 맞이합니다. 요즘 100회 가는 프로그램이 드물어요. 그래서 굉장히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첫해부터 반응이 좋았고 그해 한국방송대상에서 작품상을 받았어요. 작년 한 해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요.


<집사부일체>에서 이승기의 예능감을 다시 봤어요. 직언하자면, 승기 씨, 너무 웃겨요.(웃음)
아이고, 감사합니다.(웃음) 사실 제가 재미있는 걸 좋아하고, 또 중요하게 생각해요. 유머는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고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줍니다. 요즘 '나는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해요. 진지한 것과 웃긴 것, 그 양극이 다 있는 사람 같아요.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입니다.
예전에 제가 드라마에 출연할 때만 해도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았어요. 요즘은 시대가 달라졌죠. 해외 명품 브랜드들도 스포츠 브랜드와 과감한 컬래버레이션을 하잖아요. 문화계 전반에 크로스오버가 왕성한 시대죠. 예전에 가수와 예능, 연기를 하는 나의 영역에 대해 고민한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제 직업을 '연예인'이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여러 가지를 다 하는 것이죠.


앨범을 기다리는 팬도 많아요.
구상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윤곽이 잡힌 건 아니에요. 확실한 건 싱글 형태의 앨범은 아니고, 최소한 미니 앨범을 생각하고 있어요.


이승기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일까요?
더디더라도 계속 도전할 거고 궁극적으로는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훌륭한 배우란 자기 색을 지니고 꾸준히 높은 확률로 연기를 잘해내는 배우가 아닌가 싶어요. 매 작품 다채롭게 변신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 색을 지닌 채로 그 안에서 실패 없이 연기를 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작은 역할이라도 영화라는 매체에서, 감독님과 선배님들 사이에서 배우고 싶어요. 황정민·송강호·이병헌·하정우 선배님 같은, 기라성 같은 배우분이 많잖아요. 친분은 있는데 작품에서 못 만났어요. 제가 그런 말을 하면 다들 "별거 없어" 하고 툭 던지세요.(웃음)


예전엔 '강 라인'이라고 불릴 만큼 강호동 씨와 예능을 많이 했어요. 요즘엔 넷플릭스 최초의 한국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시즌2>에서 유재석 씨와 함께하고 있죠.
호동이 형은 제가 지금 예능을 하는 데 있어 가지는 신념과 철칙에 큰 영향을 준, 예능 스승이에요. 늘 방송 첫 장면과 끝 장면의 에너지가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또 방송 중에 모자를 쓰는 건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말했고요. 많은 걸 배웠어요. 재석이 형은 모든 사람이 좋아하고 존경하니까 이 사람은 도대체 뭘까,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어요.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많이 물어보고 있습니다. 제가 물어보면 디테일하게 즉답을 해주세요. 많이 배우는 중입니다.


이승기에게 예능은 무얼까요?
재미있고, 그래서 좋아요! 일상에서 크게 웃을 일이 많지 않잖아요. 어쨌든 매번 찍을 때마다 한두 번은 크게 웃게 돼요. 확실히 제게는 에너지 충전이 됩니다.


2008년 한 인터뷰에서 "성장하는 모습으로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어요. 지금도 유효한가요?
좀 과했네요. 파이팅이 넘칠 때였나봐요.(웃음) '유일무이'라는 표현을 쓰다니…. 요즘엔 거의 안 쓰는 표현이에요. 유일무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성장은 아직도 제가 생각하는 키워드 중 하나예요. 확실히 나이가 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나만의 색깔로 보여줄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하게 되죠. 그러다 보면 성장이 따라오는 것 같아요.


20대 때 한 인터뷰에서 "30세가 되면 진짜 이승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도 했어요. 30대가 됐는데, 어떤가요?
어릴 때 실언을 많이 했네요.(웃음) 그래도 30대가 된 이후 조금씩 제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생각도 많고 행동의 제약도 많았는데 30대가 되고, 군대도 다녀오니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줄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방송할 때도 저답게 해요.


전역 이후 'SBS의 아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독 한 방송사와 일을 하고 있어요.
아들도 그렇게는 못 할 거예요.(웃음) 의도한 건 아닌데 공교롭게도 그렇게 됐네요. <집사부일체>를 하던 PD가 <리틀 포레스트>를 연출하게 되고…, 그 인연을 따라가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방송 관계자들이 꾸준히 이승기를 찾는 이유가 뭘까요?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니까요.(웃음) 저는 어떤 일을 하든지 최선을 다하자는 마인드는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보험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10대 때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왔어요. 자기 관리 비법이 있나요?
딱히 관리하는 건 아니고요, 저는 앨범이나 드라마, 예능이 엄청 잘됐다고 해서 제 생활을 뒤흔들 만큼 붐업이 되지는 않아요.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겁이 많아요. 잘된 분들과 얘기해보면 의외로 겁이 많더라고요. '겁'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조심하고, 살펴보는 성격이거든요. 그 성격 덕에 무탈하게 온 게 아닐까 해요.


연예대상을 받았는데, 연기대상도 욕심나나요?
그저 재미있게 시상식에 참여하고 싶어요. 연기는 늘 부족하지만 <배가본드>는 작품의 퀄리티와 가치 면에서는 만족할 만한 드라마예요. 무사히 잘 마친 것 자체로 족합니다.

우리가 아는 이승기는 실제 이승기와 별다를 게 없다. 건강하고, 평범하다. 진지하면서 위트 있다. 그는 유니크하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2019년 12월호

이달의 목차
에디터
하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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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크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