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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다니는 쇼미래퍼 서동현

On November 28, 2019

서동현이 꾸는 꿈의 색깔은 다양하다. 자랑스러운 아들로, 뛰어난 음악인으로, 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뭐든 다 해내고 싶다. 공부도 잘하고 음악도 잘하는 ‘열일곱’ 동현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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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타이 모두 아더에러, 반지 블레임, 안경 베디베로, 키링 애쉬클리프, 팬츠·체인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모자 본인 소장품.


이번 시즌 Mnet <쇼미더머니 8>에서 가장 눈길을 끈 참가자는 단연 서동현이다. 트루퍼 해트에 노란 고글을 낀 채 노래하듯 랩을 선사한 소년은 자신을 “대원외고 1학년에 재학 중인 서동현”이라고 소개했다. 생기발랄한 소년은 독특한 멜로디의 랩으로 무대를 휘저었다. 이제껏 듣도 보도 못한 독특한 소년의 등장에 심사를 맡은 프로 래퍼들은 환호했다. 방송 이후 반응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예의 등장’이라는 기사가 쏟아졌고, 소년은 쟁쟁한 경쟁자들을 뛰어넘고 <쇼미더머니 8> 세미파이널(4강)까지 진출했다. 작은 괴물이 탄생한 것이다.

“<쇼미더머니 8> 방송이 끝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마치 어제 끝난 것 같아요. 요즘 매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거든요. 마지막 회가 금요일에 방영됐고, 월요일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됐어요. 시험 이후 회사도 계약하고 주말엔 공연도 다니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죠.”
 

평범한 외고생의 반전

서동현은 각 중학교에서 내로라하는 학생들이 모인 명문고 대원외고에 재학 중이다. 긴 촬영이 끝나고 다시 평범한 고등학생의 생활로 돌아왔지만, 그의 생활은 예전과 달라졌다. 아직까지는 그 변화가 어리둥절하다.

“제가 음악 오디오 파일을 공유하는 웹 ‘사운드 클라우드’에 작업한 음악을 올린다는 사실을 아는 친구가 딱 한 명뿐이었어요. 학교의 선생님과 친구들은 제가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고 있는지 몰랐는데 방송을 보고 다들 놀라더군요. 저희 학교가 중학교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데 중학생 친구들이 저를 알아보고 좋아해줘서 신기했어요.”

대한민국 고등학생은 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다. 오전 8시에 등교해 오후 5시까지 수업을 받고, 오후 10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한다. 학교 스케줄을 소화하며 공연과 각종 촬영을 해내기가 쉽진 않았을 터다.

“<쇼미더머니> 촬영 때 기말고사가 있었어요. 음악과 무대를 준비하면서 시험에 대비하는 게 쉽진 않았죠. 시험 성적요? 적당히 나온 것 같아요.(웃음) 사실 공부랑 음악을 병행하는 게 버거울 때도 있어요. 해보고 싶은 음악이 많아 학업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에요. 되는 데까지 해보려고요. 제가 선택한 길이니 즐기면서 해야죠.”

학교에서는 평범한 학생이다.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고, 친구들과 함께할 땐 장난기가 넘치는 그런 남자 고등학생이란다. 그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원외고에 진학했다.

“공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공부를 통해 얻고 싶은 게 확실히 있었어요. 부모님께선 제가 법조계에 종사하길 바라셨고, 저 역시 동의해서 로스쿨을 진학하고 싶었거든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했던 거죠.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사회예요. 공부를 할수록 내가 이 과목을 왜 배워야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사실 다른 과목은 왜 배워야 하는지, 어디에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또 국어랑 영어 성적은 좋은 편이에요.”

공부 비법을 묻자 “학원”이라는 답변을 내놓는 그는 요즘엔 학원에 갈 시간이 없어 교과서 공부에 집중하고 있단다. 하지만 현재 그는 전국 모의고사의 전 과목에서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워낙 학구열이 높은 학교에 재학 중이다 보니 전교 1등은 해본 적이 없단다.

“최고 성적은 전교 5등이에요. 중학교 때까지 공부를 열심히 했었는데 특출하게 한 분야를 잘하는 건 아니거든요.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갖고 즐기면서 배웠던 것 같아요. 클라리넷을 오래 배웠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해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서 초등학교 땐 동요대회에도 많이 참가했고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진로를 결정하는 걸 어렵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명확한 답을 알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젠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죠.”

평범한 학생이라고 스스로 설명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전교회장을 맡은 ‘리더십’도 있다. 그때의 경험이 자신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회장이 되고 여러 가지 일을 경험했어요. 학칙도 변경하고 정기적으로 공연을 개최하면서 친구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왔죠. 재미있었어요. 요즘엔 미래에 대해 고민해요. <쇼미더머니 8> 출연을 계기로 음악에 전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방송에 출연하기 전에는 혼자 음악을 만들어보는 정도라 사람들이 제 음악을 좋아해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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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프레드페리× 라프시몬스, 목걸이 젤라시 윙블링, 반지 아르고스, 안경 뮤지크, 스니커즈 컨버스, 팬츠·서스펜더· 체인 팔찌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셔츠 프레드페리× 라프시몬스, 목걸이 젤라시 윙블링, 반지 아르고스, 안경 뮤지크, 스니커즈 컨버스, 팬츠·서스펜더· 체인 팔찌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영감의 원천, 엄마

서동현은 중학교 1학년 때 힙합 음악을 접해 홀로 음악 작업을 해왔다. 자주 듣는 힙합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 시작했다는 것. 평소에 공부를 하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기록해뒀다가 시험 끝난 날에 녹음을 하곤 했다. 특별한 장비가 없어 스마트폰을 이용했다. 그런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시간이 부족해지자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려고 <쇼미더머니 8>에 지원했다.

“고등학생이 되니까 여유가 없었어요. 매일 공부해야 되니까 음악 작업을 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어요. 부모님 몰래 <쇼미더머니 8> 지원 영상을 촬영했는데, 시험 공부를 하다 보니 모집 일정이 마감됐더군요. 아쉬웠죠. 그런데 운 좋게도 모집 일정이 연장됐어요. 연장되지 않았다면 이렇게 화보 촬영을 하지도 못했을 거예요.”

로스쿨 진학을 꿈꾸던 소년이 힙합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는 엄마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접한 힙합은 그에게 충격이었다.

“엄마가 빈지노 형의 싱글 음반 <Dali, Van, Picasso>를 들려줬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들은 힙합 음악이었죠. 그전에는 클래식이나 동요만 들었거든요. 처음 들었을 때 기분요? 충격적이었죠. 세상에 이런 음악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그때부터 빈지노 형의 음악을 찾아 듣고, 다른 가수와 다른 나라의 힙합 음악도 들으면서 점점 더 빠져들었죠.”

첫 경험의 신선함은 빈지노를 첫사랑과 같은 존재이자 롤모델로 삼게 만들었다. 공부도 잘하고 음악도 잘하면서 얼굴도 잘생긴 빈지노의 완벽함을 닮고 싶었다고. 그런데 최근 그의 롤모델이 바뀌었다. 기리보이다.

“<쇼미더머니 8>을 통해 알게 된 기리보이 형은 꾸밈이 없는 좋은 사람이에요. 방송에 나온 모습이 실제 모습인데, 사석에서도 저를 잘 챙겨주셨죠. 연락을 자주 하면서 저의 작업에 신경 써 주시고, 소고기를 사주기도 하고 때로는 옷도 주셨죠. 저를 아들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요즘 엄마는 어떤 뮤지션을 좋아하냐고요? 비와이 형요. 성실한 것 같다고 닮으라고 하셨어요.”

그에게 힙합을 알려준 엄마는 영감을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서동현이 만든 음악을 듣고 감상평을 하는 것은 물론, 때로는 아이디어를 주기도 한다고.

“엄마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좋다’ ‘별로다’ 등의 평가를 해주세요. 그러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줄 때도 있고요. 저만큼 힙합 문화에 관심이 많아 랩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눠요. 그럴 땐 또래 친구 같아요.”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진로 전환이 아쉬울 법도 하다. 서동현의 부모님 역시 음악이 아닌 공부에 온전히 집중하길 바랐었다.

“부모님은 방송이 시작되고도 음악을 하는 것을 반대하셨어요. 그러다가 제가 본선에 진출하니까 응원해주시기 시작했죠. 본선 무대를 직접 보신 후엔 음악에 대한 저의 진심을 느끼셨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저를 이해하고 응원해주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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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8>에 출연할 때는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꿈이 바뀌었어요. 죽을 때 박수를 받고 싶어요. 그리고 성인이 되기 전에 1억원을 기부하고, 평생 100억원을 기부하고 싶어요. 너무 큰 꿈인가요?

하이어뮤직… 새로운 시작

그의 부모님은 의외의 곳에서 또 다른 도움을 줬다. 바로 패션이다. 그가 예선전에서 착용했던 모자와 고글은 방송 내내 서동현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심사위원은 물론 대중에게 서동현이란 래퍼를 각인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장치였다.

“예선 무대를 앞두고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드레스 룸을 뒤졌어요. 그런데 모자랑 고글이 있더라고요. 평소에 착용하지 않는 아이템이지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챙겨 갔죠. 그게 트레이드마크가 될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무대 위에 설 땐 가급적 착용하지 않으려고 해요. 안경에 습기가 차서 앞이 보이지 않거든요.”

서동현은 방송에서 랩과 노래를 하는 ‘싱잉 래퍼’ 유망주로도 불렸다. 그를 본 가수 크러쉬가 “바로 계약하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개성을 보여주고 싶어서 시도했던 게 싱잉 랩이에요. 그런데 싱잉 랩만 하는 래퍼가 되고 싶진 않아요. 제 마음속에 하고 싶은 음악이 가득하거든요. 솔직히 저도 제가 앞으로 어떤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지 모르겠어요. 싱잉 랩이 아닌 붐뱁을 보여줄 수도 있고, 랩이 아닐 수도 있는 거고요.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최근엔 가사를 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신만의 가사 노트를 만들어 수시로 생각나는 가사를 적고 있다는 것.

“가사를 쓰는 게 쉽진 않죠. 5분 만에 한 곡을 완성할 때도 있지만 일주일 내내 단 한 줄도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요즘엔 ‘시작’에 대한 가사를 쓰고 있죠. 앞으로 제가 경험할 일들이 기대되거든요.”

서동현은 <쇼미더머니 8> 종영 후 박재범이 이끄는 레이블이자 Mnet <고등래퍼2> 우승자 ‘하온’을 비롯해 ‘우디고차일드’ ‘지소울’ 등이 소속돼 있는 하이어뮤직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본격적으로 힙합 뮤지션의 길을 걷겠다는 의미다.

“1년 전 저의 꿈은 ‘1조 벌기’ ‘대통령 되기’였어요. <쇼미더머니 8>에 출연할 때는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요. 그런데 최근에 꿈이 바뀌었죠. 죽을 때 박수를 받고 싶어요. 그리고 성인이 되기 전에 1억원을 기부하고, 평생 100억원을 기부하고 싶어요. 너무 큰 꿈인가요?”

이제야 비로소 부모님이 바라는 게 아닌 스스로 좋아서 하고 싶은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서동현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사는 인생만큼 성공한 인생은 없다”고 말했다. 서동현이 그려가는 ‘행복한 삶’이 무엇일지 기대된다.

서동현이 꾸는 꿈의 색깔은 다양하다. 자랑스러운 아들로, 뛰어난 음악인으로, 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뭐든 다 해내고 싶다. 공부도 잘하고 음악도 잘하는 ‘열일곱’ 동현이의 이야기.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취재
김두리
사진
김정선
스타일링
이동연
헤어&메이크업
BLACK-LIP

2019년 11월호

이달의 목차
에디터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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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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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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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L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