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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 뒷 이야기

On November 02, 2019

결국 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월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스스로 사의를 밝힌 형태였지만, 청와대가 사인을 보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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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65일 만에 물러났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시끄럽다. 조금 과장해 얘기하면 ‘둘’로 나뉘었다.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공휴일과 주말마다 열리는 집회는 더 극단적인 주장들로 발전하고 있다. 광화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 주장도 나온다. 혼란 속에 국정 운영 지지도도 30%대까지 떨어졌다. 총선을 앞둔 지지도 하락은 문 대통령 등 여당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조국 카드’를 꺼내 들기에 충분한 이유가 됐다.

11월 초, 임기 반환점을 눈앞에 둔 지금, 내년 4월 총선은 정권의 ‘레임덕’이 걸린 문제가 됐다. 40%대 지지율이 무너지면 정권이 흔들린다는 게 정치권의 ‘격언’이 아니던가.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이 조국 전 장관 이슈와 맞물리면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게는 뼈아프다. 지지율이 떨어지자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불안감이 확산됐다.

특히 PK(부산, 경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심이 좋지 않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결국 조국 장관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검찰과 조국 전 장관으로 나뉜 민심이 각각 ‘조국 전 장관 비리 확인’과 ‘검찰 개혁 완수’를 요구하며 경쟁 중이다.

첫 싸움터는 검찰 개혁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개’ 노릇을 하며 야당 정치인이나 정권 눈 밖에 난 대기업 수사를 통해 권력을 위한 칼춤을 췄던 검찰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 않았던가. 검찰은 “혼자서도 개혁 잘해요”를 외치며 국민들에게 호소했고, 조국 전 장관과 청와대는 “아냐, 내가 바로 개혁 적임자야”라고 부르짖었다. 조국 전 장관이 물러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불러 “차질 없이 개혁을 이끌어달라”고 당부하며 직접 사안을 보고받겠다고 밝혔을 정도다.

법조계의 시선은 어떨까? 역시 검찰과 문재인 정부 모두에게 비판적이다. 조국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개혁안을 내놓은 것이나, 이를 놓고 “미흡하다”며 더 독려하는 문재인 정권 모두 ‘명분’을 얻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얘기다. 국민적 갈등을 방치하고 ‘마이 웨이’를 외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시선 역시 고울 리가 없다. 다수의 법조인이 ‘사건의 본질(조국 장관 일가의 범죄 의혹)’이 가려지는 점과 검찰과 조국 전 장관의 개혁 방향이 ‘진짜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조국 전 장관 일가를 향한 검찰 수사 역시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물러났지만,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거론된다. “아프다”며 정 교수는 뇌경색·뇌종양 진단증을 냈지만 검찰은 그 진위를 의심하고 있다. 그만큼 구속영장 청구는 불가피하다는 게 수사팀 내의 중론이다. 정경심 교수가 구속되면 검찰 수사는 ‘성공 반환점’을 돌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검찰은 고민이 깊다. 정 교수 영장 발부에 성공하기 위해 ‘완성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누구를 위한 ‘검찰 개혁’인가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

4번. 검찰이 스스로 내놓은 개혁안의 횟수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서초동 집회를 빌려 검찰을 문제 삼은 지 2주일 안에 말이다.

시작은 자발적이지 않았다. 지난 9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목해 조속한 자체 개혁안 마련을 지시하자, 반나절 만인 10월 1일 오후 ▼전국 특수부 대폭 축소 및 형사부 강화를 발표했다. 곧이어 ▼피의자 공개소환 폐지(4일), ▼밤 9시 이후 심야조사 금지(7일) 등 방안을 연달아 발표하며 “스스로 개혁해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조국 장관의) 법무부와 협의 중”이라고 대검 측은 설명했지만 이는 누가 봐도 “수사를 건드리지 말라”는 메시지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었다.

한 차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수사가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개혁에 나서는 것으로, 검찰 수사는 건드리지 말라고 청와대와 국민들에게 보내는 호소의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떨어지는 지지율만큼 개혁 강공 드라이브가 필요했던 문재인 정부. 검찰의 각종 시스템을 문제 삼은 조국 전 장관은 “불쏘시개 역할을 다 했다”며 물러났고, 문재인 정부는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며 법무부 김오수 차관에게 강도 높은 이행 지시를 내렸다.

실제로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의 개혁 방안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사사건건 “부족하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전 장관 일가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대해서도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검찰 자체 개혁안이 부족하다는 의중을 드러내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 스스로 개혁안을 내놓고 있지만, 문 대통령 지시 이후 급히 내놓다 보니 보완할 게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사의 다소 무리한 보도도 문제가 됐다. <한겨레>는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가 검찰 수사를 받을 처지가 된 것. 앞서 <한겨레>는 10월 11일자 1·3면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성 접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윤석열 총장도 별장에서 접대했다는 진술을 했는데도 검찰이 이를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는 보도를 게재했다. 윤석열 총장은 “명백한 사실 무근”이라는 서울서부지검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한겨레> 기자 등을 고소했다.

민정수석으로 윤 총장 인사를 검증한 조국 법무부 전 장관은 물론, 김학의 전 차관 성 접대 수사팀, 법무부 과거사위원회조차도 “윤석열 총장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얘기했고, 윤중천 씨도 “윤석열 총장을 모른다”고 밝히면서 <한겨례>의 무리한 보도였다는 평이 나왔다. 하지만 검찰총장이 언론사를 고소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 역시 있다. 이에 윤석열 총장은 10월 1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나는 사과를 받아야겠다”면서 “(<한겨레>가) 사과를 한다면 고소를 유지할지 재고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조국 전 장관 부인 노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자연인이 됐지만, 각종 비리의 정점으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지목한 검찰의 수사는 신중하게 나아가고 있다.

물론 마냥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 10월 9일 법원은 ‘웅동학원 채용 비리,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조국 전 장관 동생 조 모 씨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기도 했다. 검찰은 강력 반발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조차 포기했던 동생 조 씨. 하지만 법원은 건강 상태와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을 들어 영장 기각을 결정했다. 이에 검찰은 강력 반발하며 “교사 채용 비리 관련 추가 범죄를 입증하고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국 전 장관 부인에 대한 수사를 염두에 둔 반응이었다. 형사소송법상 구속 기준이 아니라 건강 상태와 범죄 전력으로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면 부인 정경심 교수 역시 동생 조 씨처럼 영장이 기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정경심 교수는 ‘뇌종양’이라며 건강이 좋지 않음을 거듭 강조했다. 검찰에 ‘진단서’도 제출했다. 하지만 검찰은 해당 진단서의 진위를 의심하고 있다. 정 교수가 제출한 입원증명서에는 진료 담당과인 정형외과와 주요 병명만 기재돼 있을 뿐 발행 의료기관과 의사 이름, 면허번호, 직인 등 핵심 정보는 빠져 있었기 때문. 검찰 관계자는 “수신한 팩스에 그런 정보가 전혀 기재돼 있지 않다”며 “(정 교수 측이) 가려서 보냈는지, 처음부터 그 내용이 없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 교수 측에 입원증명서 발급 기관과 발급 의사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10월 17일 현재 진단서 원본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던 기존 계획을 그대로 끌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 전 장관 동생 조 씨의 추가 범죄를 먼저 입증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자녀 부정 입학과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의 꼭짓점인 정 교수는 1~2차례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웅동학원 비리 수사는 조 씨를 넘어 조국 전 장관 모친인 박정숙 이사장까지 향하고 있기 때문에, 조 전 장관 5촌, 조 전 장관 부인과 조 전 장관 동생, 모친까지 모두 기소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국 전 장관까지 기소되면, 일가 5명이 재판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온다.

한 검찰 고위직 관계자는 “조국 전 장관이 물러난 만큼, 정경심 교수의 영장이 발부되어야만 ‘윤석열 총장이 정치 개입이 아니라 진짜 죄를 찾았네’라며 지지를 받을 것이고, 만일 영장이 기각되면 ‘정치에 개입한 윤석열 총장 사퇴하라’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오며 수사팀이 책임을 져야 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며 “부인 정경심 씨 영장 청구 및 발부를 위해 수사팀은 물론 검찰의 모든 화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결국 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월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스스로 사의를 밝힌 형태였지만, 청와대가 사인을 보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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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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