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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김민희 불륜으로 남았다

On July 02, 2019

홍상수 감독이 아내 A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이 기각됐다. 예상된 결과였다. 법원은 혼인 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를 유지했다. 법원이 그들을 여전히 ‘불륜’으로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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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홍 감독 이혼소송 기각

지난 6월 14일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성진 판사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며 홍상수 감독이 청구한 아내 A씨에 대한 이혼소송을 기각했다. 홍 감독이 2016년 11월 A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지 약 2년 7개월 만에 내려진 결론이다. 이로써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는 홍 감독과 김민희는 '불륜' 관계로 남게 됐다.

재판부는 "혼인 생활의 파탄에 대해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 홍 감독과 A씨의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기는 했지만, 주된 책임이 홍 감독에게 있고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기각의 사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홍 감독이 파탄의 주된 책임을 상쇄할 정도로 A씨와 자녀의 정신적 고통을 충분히 배려하거나, A씨의 고통이 약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내 A씨, 유학 중 결혼해 30년간 내조

동갑내기인 홍 감독과 A씨는 미국 유학 중에 만나 1985년 25살의 나이에 결혼해 슬하에 딸 1명을 뒀다. 홍 감독은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대학원과 시카고예술학교 대학원에서 각각 미술과 예술학을 전공했고, A씨는 UC버클리대학을 다녔다. 부모의 이혼 후 방황하며 유년 시절을 보낸 홍 감독은 도피성 유학으로 떠난 미국에서 예술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때의 경험이 영화감독으로 거듭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영화를 찍겠다고 선언한 그를 주변에서는 말렸지만 A씨는 홍 감독의 재능을 믿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홍 감독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로 '신선' '충격'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차기작 <강원도의 힘>(1998)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극장전>(2005) 등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그가 주목받는 영화감독으로 성장하는 동안 그의 곁을 지킨 것은 그 누구도 아닌 A씨다. 그녀는 2016년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없을 때도 저는 단 한 번도 남편에게 잔소리를 한 적이 없어요. 남편의 아티스트적인 모습을 좋아했고 존경했어요. 남편은 늘 제게 특별했지요." (2016년 <우먼센스> 7월호)

그뿐만 아니다. A씨는 홍 감독의 어머니 고 전옥숙 여사가 치매를 앓다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극진하게 돌봤다. 홍 감독은 입버릇처럼 "집 근처 강남구청 앞에 '효부문'을 세우자"고 했단다.

불륜은 진행 중

그럼에도 홍 감독은 2015년 영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를 통해 인연을 맺은 22세 연하의 배우 김민희와 연인 사이가 됐다. 그는 A씨와 딸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 그 여자와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고백하고 산책을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그길로 집을 나갔다. 이듬해인 2016년 11월 홍 감독은 A씨에게 이혼을 요구하며 조정을 신청했으나 A씨는 7차례에 걸쳐 소송 송달을 받지 않는 것으로 대응했다. 결국 홍 감독은 12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홍 감독의 아내이기도 했지만 그의 오랜 팬이었기 때문에 이혼만은 막고 싶었던 것일까? 그녀는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 "부부 생활의 기회를 더 주고 싶다. 힘들어도 여기서 그만둘 수 없다. 30년 동안 좋았던 추억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7년 홍 감독은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시사회에서 김민희와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다. 당시 홍 감독은 "우리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고, 우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김민희는 "진심을 다해 만나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놓인, 또 다가올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불화설, 결별설 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두 사람이 경기도 하남 소재의 복합 쇼핑몰이나 서울 논현동의 식당 등에서 다정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는 목격담이 나오면서 관련 소문은 가라앉았다. 2018년 8월 진행된 이혼소송 2차 변론기일에는 홍 감독의 변호인이 "두 사람은 결별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굳건한 사이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 <그후> <풀잎들> <강변호텔>에서 감독과 배우로서 함께 작업하며 연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홍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이 공식화되면서 두 사람에게는 사회적 지탄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홍 감독은 이혼을 원했지만 법원은 홍 감독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유책주의 vs 파탄주의

법원이 이혼소송을 기각한 이유는 '유책주의' 때문이다. 민법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 이혼할 수 있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판례상 유책 배우자는 상대방의 동의가 없다면 이혼을 허용받을 수 없다. 법원은 1965년부터 64년 동안 유책주의를 고수해왔다.

물론 유책주의의 예외를 인정한 판결도 있었다. 2015년 외국 여성과 불륜 관계에 빠진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이 그것. 남편이 장기간 다른 여성과 동거해 결혼 생활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지만, 아내 역시 남편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 이혼을 허용한 이유다. 하지만 홍 감독의 이혼소송은 예외로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선고 후 "혼인 관계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의 이혼소송은 '유책주의'와 '파탄주의'에 대한 논란으로 번졌다. 2015년 대법원은 1976년 결혼했음에도 1998년 다른 여성과 혼외자를 낳은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한 사건에서 13명의 대법관이 7대 6으로 '유책주의'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7명의 대법관은 "파탄주의를 도입하기에는 사회·경제적 여건이 따르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유책주의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파탄주의를 주장한 6명의 대법관은 "부부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이 나고 혼인 생활의 지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는 민법이 정하고 있는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민법 제840조 6항에 주목했다. 6항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유책주의하에서도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명시한다.

실제로 법원은 혼인을 지속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오기나 보복의 감정으로 이혼을 거부하거나, 유책자가 잘못을 상쇄할 정도로 배우자와 자녀의 정신적 고통을 배려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 혹은 시간이 흘러 쌍방 책임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경우에 이혼을 허용한다.

법조계, 파탄주의 도입은 시기 문제

일각에서는 '가정사에 왜 국가가 관여하느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책주의는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르렀음에도 상대방의 잘못을 입증하는 증거가 부족해 이혼 사유로 인정받지 못해 이혼이 기각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재산 분할을 하지 않기 위해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또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유책주의를 인정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제기된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는 부부가 공동생활을 유지할 수 없게 된 상황이 발생하면 책임이 어느 한쪽에 있다고 해도 이와 관계없이 이혼을 인정하는 파탄주의를 적용하고 있다. 단, 파탄주의를 채택한 선진국의 경우 상대방에게 위자료와 재산 분할, 양육비 등의 보상을 하도록 법으로 보장한다.

법조계에서는 국내의 파탄주의 도입은 시기의 문제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에서 '참고 살라'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다만 파탄주의 도입 전 재산 분할 및 위자료 산정, 양육비 강제 집행의 실효성 정립 등 유책 배우자에게 경제적 징벌을 높이는 등의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혼소송 일지

2016. 06  '홍상수·김민희 불륜' 본지 단독 보도.
2016. 10  홍 감독과 김민희 경기 하남의 한 식당 데이트 목격담.
2016. 11  홍 감독 이혼 조정 신청.
2016. 12  홍 감독 이혼소송, A씨 무대응.
2017. 02  김민희,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주연상 수상 후 "홍상수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2017. 03  홍 감독과 김민희, 서울 한남동 피부과 데이트 목격담.
2017. 03  홍 감독,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에서 김민희와 교제 인정.
2017. 12  홍 감독과 A씨, 이혼소송 재판.
2018. 03  홍 감독과 김민희 결별설 및 경기 하남 복합 쇼핑몰 데이트 목격담.
2018. 03  A씨 법률대리인 선임, 소송에서 조정 회부.
2018. 07  조정 불성립, 이혼소송 재개.
2019. 04  이혼 재판 변론 종결.
2019. 06  법원, 홍 감독 이혼소송 기각.

홍상수 감독이 아내 A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이 기각됐다. 예상된 결과였다. 법원은 혼인 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를 유지했다. 법원이 그들을 여전히 ‘불륜’으로 남긴 것이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
서울문화사 DB,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풀잎들> 스틸 컷

2019년 07월호

이달의 목차
에디터
김지은
사진
서울문화사 DB,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풀잎들>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