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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AUSTRIA

No 마스크 오스트리아

On May 13, 2019

나날이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 때문에 한국에서는 생필품으로 자리 잡은 미세먼지 마스크는 오스트리아에서 무척 낯선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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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

야외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


최근 잠시 한국에 들렀다가 사람들의 모습에 생소함을 느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골칫거리인 미세먼지 때문에 한국에서는 마스크가 건강을 지키는 주요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 마스크는 찬밥 신세다. 찬밥이라기보다 평소 마스크 쓴 사람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2017년 10월 오스트리아 정부는 마스크 착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도입했다.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 먼저 시작된 마스크 금지법에 오스트리아가 동참한 것이다. 수차례의 유럽 테러 사건 이후 이슬람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면서 일어난 변화다. 근본적인 이유는 '테러 방지'이고, 실질적으로는 이슬람인들의 부르카와 니캅 착용을 금지하기 위해서다. 이 법에 따르면 의학적 치료나 축제를 위한 분장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얼굴을 가리는 것이 금지된다. 법을 어기면 150유로, 한화로 약 2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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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츠의 유치원.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자유롭게 뛰어논다.

린츠의 유치원.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자유롭게 뛰어논다.


이슬람인들에 대한 복장 규제 여파는 애꿎은 마스크로 옮겨갔다. 우리나라에서는 건강을 위해 권장하는 마스크가 오스트리아에서는 금지 품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오스트리아인들은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감기나 폐렴에 걸리면 어떻게 할까? 한국은 전염 방지 차원에서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어린아이라면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스트리아는 약간 다르다. 그들에게 마스크는 의사나 무척 아픈 사람이 착용하는 것으로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전염병 등으로 심각하게 아픈 경험이 없다면 평생 마스크를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린츠 외곽의 한 유치원에 10여 년째 교사로 재직 중인 다니엘라(37세) 씨는 아이들이 기침이나 콧물을 흘리는 정도의 감기 때문에 유치원에 오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이야기한다. 직장 생활을 하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매 순간 돌보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아이의 부모들이 아픈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다고 불평하지도 않는다. 선생님들도 이해하긴 마찬가지다.

다니엘라 씨는 "저는 한 번도 마스크를 써보지 않았어요. 전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아이들 역시 마스크를 쓰면 불편할 거예요. 보는 아이들도 공포감을 느낄 것 같고요. 큰 병이 아니라면 다른 아이들과 같이 뛰어놀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요. 대신 손을 자주 씻어야겠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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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는 마스크 쓴 사람을 볼 수 없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마스크 쓴 사람을 볼 수 없다.


미세먼지가 적어서든, 인구밀도가 낮아서든, 마스크 사용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지 않아서든,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감기에 걸려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자의든 타의든 '당연히 써야 할' 마스크가 이곳 오스트리아에서는 '당연히 쓰지 않고, 쓰지 말아야 할' 물건이다.

글쓴이 임성준

글쓴이 임성준


워커홀릭의 생활을 내려놓고 '셀프 선물'로 떠난 스페인 카미노에서 인생의 반쪽을 만나 오스트리아 린츠 외곽에 정착했다.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현지 코디를 맡기도 했다.

나날이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 때문에 한국에서는 생필품으로 자리 잡은 미세먼지 마스크는 오스트리아에서 무척 낯선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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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은
글·사진
임성준

2019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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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은
글·사진
임성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