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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영역 조정석

조정석은 작품 속 유들유들한 모습과 거리가 멀다. 사춘기 소년 같은 수줍음을 안고 있다. 그 모습이 낯설기도 전에, 올 곧고 선한 모습에 매료된다.

On March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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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적성에 맞는다"라는 표현을 썼다. 연기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고 대학로 연습실에서 옛 동료들과 합을 맞출 땐 "(좋아서) 미치겠다". 연기가 어렵지만, 참 재미있다는 그는 올해로 데뷔 15년 차가 됐다.

그가 이번에 맡은 역할은 인생 최고의 강렬한 악역이다. 그간 바르거나 달달하거나 재미있거나, 그러니까 호감형 캐릭터 위주로 맡아왔다. <뺑반>은 통제 불능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조정석은 카레이서 출신이자 JC 모터스 대표인 '정재철' 역을 맡았다. 자신을 잡기 위해 수사망을 조여가는 경찰을 비웃으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악당의 모습을 연기한다.

조정석표 악역은 어떨까

인생 최고의 강렬한 악역을 맡았다.
신선하게 다가왔고, 결과물을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입체적으로 나와 만족하고 있어요. 역할마다 매번 도전할 수는 없지만 변신과 도전이라는 의미에서 스스로 기대가 커요.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는데, "악역 아니라고 생각하고 연기해보라"는 말이 와 닿았어요. 그간 많이 보아온 악역의 모습을 답습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이유, 나만의 방식으로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결과적으로 만족합니다.


캐릭터는 감정 이입이 됐나?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누가 자기 고급 차에 불을 내겠어요. 대본을 많이 읽고 캐릭터에 애정이 생기면서 이해가 됐어요. 그게 또 배우의 숙제가 아닌가 싶어요. 영화를 본 관객들이 정재철이라는 인물에 대해 '또라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 우선으로 보는 게 무엇인가?
무조건 시나리오예요. 읽어서 재미가 없으면 그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출연하지 않아요. 연출하는 감독, 함께 출연하는 배우, 제작사 등등은 이후의 일이죠. <뺑반>도 마찬가지예요. 가장 먼저 캐스팅됐기 때문에 오로지 시나리오만 보고 결정했어요. 물론 연출을 맡은 한준희 감독의 전작인 <차이나타운>(2014)을 좋아해서 함께 작업해보고도 싶었고요.


카레이싱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고 들었다.
솔직히 무서웠어요.(웃음) 아찔한 순간도 몇 차례 있었는데 그럴 때면 살 떨리죠. 위험해서 멈춰야 하는 순간에도 집중해서 연기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이 직업이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영화 <엑시트>의 촬영을 끝냈어요. 촬영 도중 부상을 당하면 NG잖아요. 한데 부상을 당한 채로 계속 연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행여 실수를 하거나 부상을 당해도 오히려 자연스럽게 그려져 그게 좋은 그림일 수도 있으니 그 그림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죠. 그런 걸 보면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을 불쑥불쑥 하게 돼요.


연기를 안 했으면 뭘 했을까?
태권도장 관장을 하고 있으려나? 어릴 때 태권도를 무척 좋아했어요. 사실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웃음)


공효진과는 드라마 <질투의 화신> 이후 두 번째 작품이다.
이제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알 것 같은 동갑내기 친구죠. 그만큼 연기적으로 호흡이 잘 맞아요. 그땐 로맨스의 상대였다면 이번엔 대립하는 인물이라 면전에 대고 욕을 해야 돼서 사실은 미안하기도 해요.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이 싹 바뀌죠.(웃음)


함께 출연한 류준열은 어땠나?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자기만의 대사로 유려하게 푸는 능력이 있는 친구예요. 완벽하게 자로 잰 듯이 연기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스타일로 푸는데, 그게 매력이고 영민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처음 대본 리딩을 했을 때 그 친구가 자신의 캐릭터를 분석한 결과물이 아주 신선했어요. "우와. 그렇게 (연기)할 거야?"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저는 롤모델이 없어요. 롤모델을 정하면 그 틀 안에 갇힐까 봐서요. 어찌 보면 모든 후배, 선배, 동료들이 제 롤모델인 셈이죠. 선후배 상관없이 잘하는 부분이 있으면 상대가 누구든 배우고 싶어요. 후배라도 잘하는 친구들 보면 자극을 받아요. 류준열도 그중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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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비범하고 남달라야 매력적이라고 하지만 저는 이렇게 평범한 게 좋아요.
평범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은 제 적성에 잘 맞죠. 여전히 연기에 푹 빠져 있거든요.

드라마, 영화, 공연… 다 되는 배우

지치지 않고 꾸준히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뭘까?
연기가 재미있어요. 한 달 전에 영화 촬영을 끝내 휴식하고 싶었는데 또 드라마에 들어가요. 재미있는 걸 어떡해요. 바쁘지만 그사이 쉬는 날이 있고, 그래서 그 시간이 더 달콤하죠.


영화, 공연, 드라마…, 세 장르를 종횡무진 누빈다. 가장 편애하는 장르는 뭔가?
지난해 연극 <아마데우스>를 무대에 올린 적이 있어요. 그때 내 뿌리가 '무대'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예전 동료들과 다시 호흡을 맞추고, 대기실에서 열정을 나누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어요. 아니 행복하다는 표현도 부족해요. 좋아서 미치는 줄 알았아요. 당시에 드라마 <투캅스>의 막바지 촬영 중이었는데, 공연 연습실에 오면 힘이 막 나는 거예요. 공연은 분명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밑거름이고, 앞으로도 계속 무대 위에 오를 거예요.


신혼 생활은 어떤가(지난해 10월 가수 거미와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5년 열애 끝에 인생의 동반자가 됐어요. 배우들은 마음이 불안하면 연기가 안 돼요. 그런 면에서 결혼이 좋고, 그 편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는 것 같아 행복해요. 사실 결혼이라는 게 주변 사람들이 어떤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영향을 많이 받잖아요. 정상훈 형과 친하게 지내는데, 형의 영향을 받았어요. 평소에 형이 결혼에 대해 좋은 얘기를 자주 해줬어요. 형의 결혼 생활을 옆에서 보면서 자극도 많이 됐고요.


'유부 클럽'에 가입했지만 '조정석표 로코'도 기대한다.
'로코'라는 장르는 놓치고 싶지 않아요. 여전히 애정이 많답니다. 브로맨스도 마찬가지예요. 결국 좋은 앙상블은 '배려'가 밑바탕이 돼야 해요. 어릴 때 공연을 많이 하면서 배우 간의 배려를 몸소 배웠어요. 학교 때 후배와 커플로 출연하는 뮤지컬이 있었는데, 선배랍시고 후배를 혼내기도 하고 이것저것 간섭했더니 결국 호흡이 좋지 않았거든요. 서로 기본적인 믿음과 애정이 없으면 합이 맞을 수가 없어요. 그 애정은 '배려'가 기본이죠. 상대 배우를 존중해야 '로코'도 '브로맨스'도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은근히 유행어가 많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득이로 출연했을 때 "어떡하지, 너" "납득이 안 가, 납득이" 라는 대사가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의도하지 않아 자연스러웠죠. 최근에도 광고 속 멘트, "야, 너도 할 수 있어"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냥 재미있어요.


여행을 좋아하나?
무척 좋아하지만 시간이 잘 나지 않아요. 아직 신혼여행도 못 갔어요.(웃음) 하루 이틀 짬이 나면 가까운 지방으로라도 여행을 가는 편이에요. 도시보다는 자연을 좋아해서, 잘빠진 고속도로보다는 꼬불꼬불한 국도 여행을 선호하죠. 가다가 옥수수밭이 있으면 멈춰서 보기도 하고, 할머니가가 뭔가를 캐고 계시면 가서 말도 걸어봐요. 여행 가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즐거워요. 재미있는 사람을 보거나 멋진 자연을 만나면 영감을 받아요. 사색도 즐기는 편이고요. 예전에 <꽃보다 청춘> 때 갔던 아이슬란드는 내 인생 여행지예요. 꼭 다시 가고 싶어요. 광활한 대지와 파도, 해변. 숨을 멈추게 만드는 자연이 좋아요. 아이슬란드는 뭐랄까, 낯선 '행성' 같은 곳이에요. 신비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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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마흔이 됐다.
그동안 살아온 날들이 모여 40대가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마흔이 되고 결혼을 하다 보니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건강이에요. 책임감이 생겨 스스로 건강을 챙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새해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건강합시다"라는 말을 자주 해요. 예전에는 "행복합시다"라는 말을 자주 했거든요.(웃음) 자연스레 술자리도 줄어들었어요.


스트레스 해소법은 뭔가?
땀을 흘리면 풀려요. 축구, 농구 등 구기 종목을 좋아하는데 모여서 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요. 연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해요. 캐릭터를 분석하는 게 분명히 배우에겐 스트레스인데 저는 그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죠. 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작업이 재미있어요. 특별한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두 가지 일을 병행하지 못하는 성격이죠. 연기가 제일 재미있어요.


예전부터 궁금했다. 피부가 너무 좋다.
어릴 때부터 좋았어요. 학창 시절에 여드름 한번 난 적이 없어요 자랑하려는 건 아니고 팩트라….(웃음) 성인이 된 후 나쁜 습관들 때문에 얼굴에 여드름이 나긴 하더라고요.


배우 한지민과도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역린>을 함께 작업한 적이 있어요. 최근에 지민이가 청룡영화제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울먹이는 걸 보고, 진심이 전해져 저도 울먹일 정도로 애정하는 동생이에요. 서로의 작품에 카메오로 출연할 정도로 응원하고 애정하는 사이랍니다. 참 좋은 사람, 선한 사람입니다.


좋은 배우의 기준이 뭐라고 생각하나?
결국 관객들에게 인정받기 전에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인성적으로 인정받는 걸 의미해요. 관객에게 거짓말하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아요. 물론 저는 아직 멀었죠. 계속 노력 중입니다.


선하고 올곧아 보인다.
선하고 바르다기보다, 평범함을 추구하는 건 맞아요. 혹자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평범함보다는 비범하고 남달라야 매력적이라고 하지만, 저는 평범한 게 좋더라고요.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사진
JS컴퍼니 제공
2019년 03월호

2019년 03월호

에디터
하은정
사진
JS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