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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 가능한 암, 유방암

유방암은 여성성과 모성을 상징하는 유방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감 때문에 여성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질병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늘고 있다. 유방암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과 예방법 등 유방암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On January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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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1 유방암의 현주소

한국 여성 25명 중 1명은 유방암 환자

여성의 아름다움과 모성의 상징인 유방. 남성과 구별되는 여성성의 심벌로 유방이 지닌 의미는 크다. 이 때문에 유방암은 여성에게 더욱 치명적인 질병이다. 유방암이란 유방의 세포에서 발생된 악성종양으로 일반적으로 유방의 유관과 소엽에서 발생한 암이다. 주로 여성에게 발병하지만, 전체 유방암의 0.5~1% 비율로 남성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국제암보고서에 따르면 암은 고소득 국가일수록 발생률이 높으며, 한국은 북미, 서유럽과 함께 고소득 국가로 분류돼 암 발생률이 높은 나라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암 중 1위의 발병률을 보이는 암으로 세계 전체 여성암의 25.2%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져 갑상선암에 이어 여성암 발병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발병률이 높아지는 이유로는 비만, 모유 수유 감소, 식습관의 서구화 등이 꼽힌다. 통계에 의하면 1996년과 2012년을 비교했을 때 16년 사이에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무려 5배나 급증했다. 매년 2만 명의 여성이 새롭게 유방암 진단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여성 약 25명 중 1명이 유방암에 걸린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젊은 유방암 환자 증가 추세

우리나라 유방암 현황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유방암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이지만 아직까지는 구미 지역의 1/2~1/3 정도로 낮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는 것. 그러나 이들 국가의 유방암 발생률은 감소 추세인 반면, 한국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이루고 있다. 또 구미 여성의 경우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방암 발생 빈도가 증가하지만, 우리나라는 50대 초반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로는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국 여성은 폐경 전 유방암 발생 비율이 폐경 이후보다는 낮지만, 폐경 전 유방암의 비율만을 비교하면 서구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젊은 환자가 많다는 뜻이다.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중요한 시기인 젊은 여성에게 유방암이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폐경 전 유방암 환자의 비율이 낮은 서구에 비해 우리는 40대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고, 40세 이하 환자도 약 13%를 차지한다. 이는 서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런 양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종적인 이유가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유방암 발생 증가 원인을 확실히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고지방·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한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수유 감소,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으로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총 기간이 증가한 점 등이 요인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유방암 5년 상대생존율은 1996~2000년 83.2%, 2001~2005년 88.6%로 5%가량 호전됐고, 최근 2011~2015년에는 92.3%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세계 최고 수준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연령대별 유방 검진법

30세 이상 매월 유방 자가 검진
35세 이상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
40세 이상 1~2년 간격으로 임상 검진과 유방 촬영술
고위험군 유방 전문의와 상의
(한국유방암학회)

PART 02 제대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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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SE / 원인

유방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전체 유방암의 5~10% 정도는 유전과 관련된 유전성 유방암이 유전성 요인이 있다면 일찍부터 유방 진찰과 검사를 자주 받아야 한다.

1 유전적 요인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병하며 어머니와 자매가 유방암 환자일 경우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4배 이상 높고, 50세 이전에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린 가족이 있거나 가족 중 남자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도 유방암 발병률이 높다. BRCA 1(17번 염색체)이나 BRCA 2(13번 염색체)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평생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0% 이상이다.

2 초경과 폐경 나이
초경 나이가 빠르면 유방암 위험이 증가한다. 초경이 1년 늦어지면 유방암의 발생 빈도가 15~20%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폐경 시기가 늦으면 유방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3 출산과 수유 여부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출산 경험자에 비해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1.4배 높다. 첫 출산이 30세 이후인 여성은 첫 출산이 18~19세인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2~5배 증가한다. 인공유산 또는 자연유산이 유방암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또 만삭 분만의 경험이 있는 폐경기 이후 여성 중 모유 수유를 한 자식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또 기간이 길면 길수록 유방암 발생률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4 경구피임제와 폐경기 여성의 여성호르몬 치료
경구피임제의 복용 기간에 따라 유방암의 위험성이 1.7~4배 정도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폐경 후 10년 이상 에스트로겐 대체요법이나 호르몬 대체요법을 했을 때 유방암의 위험도가 약간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폐경 후 호르몬 대체요법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복합제를 최소량으로 단기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5 생활 속 위험 요소
폐경 후 체중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 음주와 흡연, 동물성 지방과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유방암의 증가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플라스틱, 코팅 프라이팬, 세제, 향수 등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도 유방암 발생률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도로 위에서 차량의 매연을 맞으며 일하는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기오염, 특히 자동차 매연 속 다이옥신이나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에 노출될 경우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BRCA 1이나 BRCA 2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SYMPTOM / 증상

초기 유방암은 대부분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 유방의 멍울을 만져보아 유방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는데, 멍울이 만져지면 이미 종양의 크기가 1cm 이상인 경우가 많으므로 종합적인 관찰로 조기 발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슴의 크기와 모양의 변화, 유두 분비물, 유두 함몰, 유두 피부 습진, 겨드랑이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 등도 유방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유두의 분비물이 맑거나 젖이 나오는 것은 위장약 복용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대신 한쪽 유두에서만 피가 나온다면 유방암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유방의 통증은 월경 때문인 경우가 많으며 거의 대부분은 그 원인을 알 수 없다. 암 자체가 통증을 일으키는 것은 유방암이 아주 많이 진행된 경우를 제외하면 매우 드물다.

STAGE / 병기

제0기 유관 상피내암으로 유관 내에만 암세포가 존재해 기저막을 뚫지 않은 가장 초기의 암이다. 대개 유방 X선 촬영으로 발견되며 5년 생존률이 99%에 달한다. 거의 완치가 가능한 셈.

제1기 혹의 크기가 2cm 이하(T1)일 때를 말한다. 겨드랑이 림프절이 만져지지 않고 원격 전이가 없다. 5년 생존률이 90%에 달한다.

제2기 A기와 B기로 나뉜다. A기는 혹의 크기가 2cm 이하이고 림프절이 만져지지만 가동성인 경우다. 또 혹이 2~5cm 이하(T2)이고 림프절이 만져지지 않을 때를 말한다. B기는 T2이면서 림프절이 만져지고 가동성인 경우, 림프절이 만져지지 않지만 혹이 5cm보다 클 때, 모두 다른 부위로 전이가 없을 때를 말한다. 암이 유방에 한정돼 나타나고 림프절 전이가 경미한 상태로 5년 생존율이 70~90% 정도다.

제3기 5cm 이하의 혹이 있고 림프절이 서로 엉켜 움직이지 않는 경우, 혹이 5cm보다 크고 림프절이 만져지는 경우, 원격 전이가 없을 때가 이 병기에 속한다. 혹의 크기와 상관없이 보이는 증상도 있다. 유방 피부가 헐거나 부종·염증 변화, 가슴의 림프절이 커진 경우, 암이 흉벽까지 퍼졌지만 다른 부위로 전이는 없는 경우도 포함된다. 5년 생존율이 50~60%로, 상당 기간 암이 진행됐지만 국소적으로 진행된 상태라 방사선 치료와 항암제 투여가 수술 전후에 이용되기도 한다.

제4기 혹의 크기나 림프절의 상태에 상관없이 원격 전이가 있는 경우다. 이미 암이 전신에 퍼져 있어 예후가 좋지 않지만 오래 생존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5년 생존율이 20% 정도이므로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TYPE / 종류

유방암의 종류에는 유관암(비침윤성과 침윤성), 소엽암(비침윤성과 침윤성), 관상암, 수질암, 점액암, 유두상암, 미세 유두상암, 육종(혈관육종, 악성 림프종, 악성 엽상낭육종 등)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은 침윤성 유관암으로 전체 유방암 환자의 65~80%를 차지한다. 침윤성 소엽암은 3~14% 정도이다. 관상피내암은 이제 막 유방암이 발생해 아직 유관의 표면에만 암세포가 있고 기저막을 뚫지 않은 상태로 전이가 거의 일어나지 않아 완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두에 발생하며 '파젯씨병'이라고 불리는 유방암은 유두가 헐어 마치 습진 같은 피부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유방염과 비슷한 증상의 염증성 유방암도 주의해야 한다. 유방 피부의 발적, 통증 등 염증 증상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염증성 유방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사는 어떻게 받나요?

유방의 영상의학적 검사는 5가지로, 유방 X선 촬영술·유방 초음파법·유방 자기공명영상법(MRI)·유방 감마 촬영술·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법(PET, PET-CT)이 있다.

유방 X선 촬영술은 유방암 진단의 가장 기본으로 무증상 여성의 종괴 모양을 통해 유방암 판단의 단서를 제공한다. 또 0기에 미세 석회가 나타나는 경우는 엑스레이로만 발견이 가능하다.

유방 초음파법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적합한 방법. 우리나라 여성은 서양 여성에 비해 유방이 작고 치밀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유방 촬영만으로 혹을 쉽게 발견할 수 없다. 이럴 때 초음파검사를 하는데,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너무 치밀하기 때문에 초음파검사를 먼저 하도록 추천하기도 한다.

유방 자기공명영상법, 즉 MRI만으로 유방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초음파검사와 함께 하면 아주 미세한 유방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 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나 BRCA 유전자 양성인 경우의 검진 방법으로 추천된다. 단, 때에 따라 가짜 종양으로 밝히지기도 한다. 유방 감마촬영술은 통증 없이 유방을 촬영할 수 있는 검사다.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법은 유방암 진단과 함께 암의 전이 상태를 파악할 수 있지만 검사 비용이 높은 편이다.

자가 진단법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유방 보존술과 같이 유방의 완전 절제를 피할 수 있으므로 자가 검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검사는 월경이 끝난 후 수일 내에, 폐경기 이후에는 매월 일정한 날을 정해 한 달에 한 번씩 하면 된다.

1단계 거울을 보며 육안으로 관찰하기(모양과 윤곽의 변화 비교)
1 양팔을 편하게 내려놓고 양쪽 유방을 관찰한다. 2 양손을 머리 뒤쪽으로 올려 깍지를 끼고 팔에 힘을 주면서 가슴을 앞으로 내민다. 3 양손을 허리에 짚고 어깨와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면서 가슴에 힘을 주고 앞으로 숙인다.

2단계 서거나 앉아 촉진하기(로션 등을 이용해 부드럽게 검진)
1 검진하는 유방 쪽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반대편 2·3·4번째 손가락 첫 마디 바닥 면을 이용해 검진한다. 2 유방 주위 바깥쪽 상단 부위에서 원을 그려가며 안쪽으로 쇄골의 위아래 부위와 겨드랑이 밑까지 빠짐없이 검진한다. 3 유두 주변까지 작은 원을 그리며 만져본 후 유두의 위, 아래, 양옆에서 짜보고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있는지 확인한다.

3단계 누워서 촉진하기(자세를 바꿔 문제 조직 발견)
편한 상태로 누워 검사하는 쪽 어깨 밑에 수건을 접어 받친 후, 검사하는 쪽 팔을 위쪽으로 올리고 반대편 손으로 2단계의 방법과 같이 검진한다.

PART 03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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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예후가 좋아 적절한 치료가 병행되면 조기 유방암의 경우 10년 생존율이 80% 이상이다. 그러나 발병 연령이 낮을수록 치료 결과도 좋지 않아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유방암 치료는 발생 연령, 병기, 암의 병리학적 특성, 환자의 심리 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치료·항호르몬요법·표적치료 등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한다.

수술

크게 유방부분절제술(유방보존수술)과 유방전절제술로 나눌 수 있다. 최근에는 수술 후 림프부종 등의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임상적으로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에게 겨드랑이 감시림프절생검을 시행하는 것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많이 진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암 부위와 겨드랑이의 림프절만 절제한 뒤 방사선치료를 하는 유방보존술을 널리 사용하지만, 종양이 많이 진행되거나 종양이 큰 경우에는 유방 전체를 잘라내야 한다. 유방전절제술 후 유방재건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1차적으로 수술을 시행한 뒤, 재발을 막기 위한 보조요법으로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항호르몬요법, 표적치료 등을 시행한다. 국소적으로 많이 진행됐거나 종양의 크기를 줄여 유방부분절제술을 시도할 땐 수술 전에 먼저 항암제나 표적치료제, 항호르몬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항암화학요법

약물을 이용해 암세포의 성장 과정을 방해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시키거나 더 이상 증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항암화학요법은 수술 전에 종양의 크기를 줄이거나, 수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 다른 장기에 암이 전이된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유방암의 사망 원인은 폐, 골, 뇌 등 다른 장기로 암이 퍼지는 것이다. 이러한 원격 전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유방암은 항암화학요법의 효과가 좋은 편이라 노령이거나 아주 초기의 암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시행한다. 탈모·백혈구감소증·빈혈·혈소판감소증·식욕부진·오심·구토·무월경·손발 저림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으니 의사의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방사선치료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유방암 수술 후 보조적 치료법으로 사용하거나, 수술 후 국소 재발이나 뼈, 뇌 등에 전이된 경우 사용한다. 전신 상태가 나쁘거나 암이 많이 진행돼 수술이 어려울 때 선택하는 치료법이기도 하다. 유방부분절제술을 받은 모든 환자는 전체 유방에 대한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나 수술 후 결과에 따라 겨드랑이 림프절에 대한 치료를 할 때도 방사선치료를 받는다. 구토, 식욕부진, 피로, 피부 변화, 폐렴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모두 경미한 증상이다. 최근에는 유방보존술을 하면서 절제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받거나, 수술 시에 방사선치료 장치를 설치해 수술 직후 짧게 치료를 받아 부작용을 줄이는 근접 방사선치료도 시도되고 있다.

항호르몬요법

에스트로겐이 유방암에 작용하지 못하도록 타목시펜이라는 약제를 사용하거나 아로마타제 억제제 등을 사용하는 항호르몬요법이 있다. 항호르몬요법은 다른 보조치료에 비해 약제에 의한 합병증이 적고 효과적으로 유방암을 치료할 수 있다. 단, 호르몬 수용체를 가진 유방암(호르몬 수용체 양성)일 때 사용 가능하다.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이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손상을 주는 단점을 보완한 표적치료도 사용되고 있다.

오해하기 쉬운 양성 질환

유방에 혹이 만져진다고 해서 모두 유방암은 아니다. 10대와 20대의 경우 섬유선종이 흔하며 30대와 40대는 섬유낭종이 더 많이 발견된다.

1 섬유선종 잘 움직이는 단단하고 동그란 혹이 만져진다. 크기는 1~2cm이고 가끔 여러 개가 만져지거나 양쪽 모두 만져지기도 한다. 수술로 제거하거나 추적 관찰을 한다. 요즘은 굵은 바늘로 상처 없이 하는 진공흡인생검을 많이 한다.

2 섬유낭종성 변화 30대 이후 여성에게 가장 흔한 양성 유방 질환. 생리주기와 무관하게 유방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동그란 혹으로 만져지기도 하고 압통을 느끼는 멍울로 만져지기도 한다.

3 관내 유두종 젖꼭지로 피가 나오는 증상이 있다. 절제 수술로 치료하며 다발성으로 유두에서 멀리 떨어져 발생하면 유방암 감별 진단이 꼭 필요하다.

4 엽상낭성육종(엽상낭종) 둥글고 단단하게 잘 움직이는 혹으로 재발이 잘된다. 갑자기 크게 만져지면 암일 가능성이 있으니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5 비정형 유관내 상피증식증 10%에서 평균 8년 내외에 침윤성 유방암으로 발전하므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OVERSIGHT / 수술 후 사후 관리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받은 뒤 환자의 상태는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와 유사하다. 수면장애와 급격한 감정의 변화, 분노, 환각, 편집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항암치료를 받고 나면 회복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감정 회복은 그보다 더 오래 걸린다. 초조하거나 성급해하지 않는 것이 좋고 비슷한 경험을 했던 환우회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을 돌보거나 식물을 키우는 등 일상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도 사후 관리로 좋은 방법이다. 항암치료 후 기억력 장애를 막기 위해서는 노래 부르기, 독서, 악기 연주 등 새로운 취미 생활도 도움이 된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 발표한 <행복한 유방암 환자 부부를 위한 지침서>에 따르면 유방암은 부부가 함께 이겨내야 하는 질병이다. 남편은 유방암 자가 진단법을 익혀 도와주거나 병원에 함께 가는 등 아내에 대한 관심을 긍정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가사 노동이나 자녀 교육의 부담을 덜어주고, 아내를 자주 안아주는 등 가벼운 스킨십으로 애정 표현을 하고 많이 웃게 해주어 마음의 평안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당사자인 아내 또한 남편과 가족들의 배려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주변 사람들의 행동과 말투를 속단해 상처받지 말고,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줄 친구를 만드는 것이 좋다. 건강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등 생활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주치의와 정기적으로 상담하고 그 권고를 믿고 따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유방 재건 성형수술

가슴 한쪽이 없어지면 큰 충격이자 상실감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정신적 충격을 어루만져주는 방법이 바로 유방재건술인데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자기 신체 조직이나 인공 기구를 유방 피부 밑의 가슴에 삽입하는 수술이다. 유방절제술과 동시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수술하기도 한다. 단, 재건술을 해도 절제하기 전의 유방과 같을 수는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나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성으로서 신체의 아름다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건강한 식습관 유산소운동은 필수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과식은 피하되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에 좋은 음식으로는 콩, 과일, 채소, 녹차, 유제품 등을 꼽을 수 있다. 육류를 먹을 때는 기름기 없는 살코기로 1회 섭취량이 100g이 넘지 않도록 주 1~2회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기름, 들기름, 식용유, 올리브유 등 식물성 기름은 조림, 찜, 무침 등의 형태로 먹는 것이 좋고 유제품은 저지방 식품을 이용한다. 흰 살 생선과 등 푸른 생선을 주 3~4회 먹는 것도 좋다. 또한 다양한 색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한다. 살충제에도 화학적 에스트로겐이 함유돼 있으므로 채소와 과일은 충분히 세척해야 한다. 인공 조미료는 피하고 파, 마늘, 식초, 간장, 고추장, 된장, 겨자, 소금 등의 천연 조미료를 넣은 음식을 섭취한다. 또 항암과 항호르몬제의 부작용으로 골다공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하루 1,200mg 이상의 칼슘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유방암 발병률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함유한 콩, 두부, 된장, 아마씨 등을 먹는 것도 좋다. 하지만 함량이 높은 정제를 섭취하는 등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유방암을 부추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운동을 해야 한다. 적당한 일광욕을 즐기는 것도 필수. 비만으로 인한 지방조직에서 유방암의 원인이 되는 에스트로겐이 다량 전환되므로 '표준체중에 체질량지수(BMI) 25 이하'로 유지한다. 유방암에 걸렸다고 해서 다른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자궁암, 난소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등 암 검진은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치료 후 관리

1 체중 관리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중 간식을 자주 먹거나, 항암으로 인한 폐경, 활동량의 감소, 운동 부족 등으로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체중 증가로 유방암의 예후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2 전신 열감 항암제로 인해 조기 폐경이 오면서 갱년기 증상 중 하나인 전신 열감을 경험하게 된다. 점차 감소하다가 사라지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질 수 있다.

3 모발 관리 두피 마사지를 하면 머리카락을 빨리 자라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항암치료가 끝난 후 6~8주가 되면 솜털이나 잔털이 나오는데 새로 자란 머리카락은 과거의 머리카락과 굵기나 성질이 다를 수 있다. 샴푸 사용을 금할 필요는 없다.

4 불면증 깨어 있는 동안 적절한 운동을 하고 잠들기 전에는 물을 피하고 커피, 콜라 등 카페인 성분이 있는 음료는 마시지 않는다. 또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독서 등은 하지 않는다. 때로는 의사가 처방해준 수면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PART 04 전문가 Q&A 양정현 교수(건국대학교병원 유방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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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해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유방암 전문 의사로 살아온 지 45년. 여성성과 모성의 상징을 잃는, 여성에게는 참혹한 질병인 유방암 환자들을 만나며 그들이 잘못된 지식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목격했다. 그들에게 길잡이가 되고자 유방암 안내서 <나, 유방암이래>를 출간한 건국대학교병원 유방암센터장 양정현 교수를 만나 유방암에 대해 물었다.

Q 유방이 크면 유방암에 잘 걸린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 유방이 큰 경우 실제 유방의 실질이 늘어난 것보다는 지방조직이 많아 커지는 경우가 많다. 유방 크기가 크다고 해서 유방 실질 조직이 마른 사람보다 많은 것은 아니다. 다만 비만인 경우 유방암에 잘 걸리거나 발병했을 때 예후가 나쁠 수는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Q 유방에 통증이 계속되면 유방암을 의심해봐야 하나요?
보통 통증이 없는 멍울인 경우가 많다. 유방암의 10% 정도에서만 통증이 나타나고 특히 젊은 여성의 유방통은 생리 전 여성호르몬의 변화와 유선 조직의 반응에 의한 주기적인 유방통으로 알려져 있다. 생리주기와 관계없이 나타나는 비주기적 유방통도 있다. 이런 통증은 유방 섬유낭종성 질환에서 많고 유관확장증, 유방섬유선종에서 나타나며 유방암에서도 나타난다. 유방암 검사를 한 이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커피, 홍차, 초콜릿 등 카페인과 고지방식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Q 겨드랑이에 멍울이 만져지면 '혹시 나도?'라는 마음에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양쪽 또는 한쪽만 부드러운 혹이 만져지면 살이 쪄서 나타나는 지방 덩어리일 경우가 많다.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폐경 전 여성 100명 중 4명 정도가 유방 조직이 겨드랑이로 꼬리처럼 퍼져 있는 '부유방'인데, 생리에 따라 붓고 통증이 생길 수도 있으며 임신 중에는 많이 붓는다. 부유방 자체는 치료가 필요 없지만, 드물게 부유방에도 유방암이나 섬유선종이 생길 수 있다. 또 유방암이나 다른 부위 암의 림프절 전이에 의한 종괴일 수도 있으니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Q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유방전절제수술을 하는 것이 좋은가요?
유방암은 투병 기간이 길기 때문에 늦게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재발하더라도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고, 그만큼 투병 기간이 긴 것이다. 예를 들어 유방암 2기에 전절제수술을 하든, 부분절제수술을 하든 생존율은 같다. 수술 후 삶의 질을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자신의 가계에 유방암 유전자가 있음을 알고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았는데, 미리 양쪽 유방을 절제함으로써 남은 일생을 유방암의 공포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유방암 유전자를 지닌 여성이 전절제를 한다고 유방암이 발병할 확률이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있어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Q 유방암에 걸리면 난소암이나 갑상선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방암 환자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5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마찬가지로 갑상선암 환자의 유방암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1.18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유방암과 갑상선암이 서로 발병 확률을 증가시키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난소암 발병률 역시 유방암 환자가 일반인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난소암 발병 위험 인자와 유방암 발병 위험 인자가 일부 같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둘 다 일찍 생리를 시작하고 늦게 폐경이 될수록 발병률이 높고 호르몬요법 역시 두 가지 암의 발병률을 높인다.

Q 유방암 치료를 받은 후 임신이 가능한가요?
가능하다. 항암화학요법을 받으면 난소 기능이 저하돼 생리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항암치료 전에 배아, 난자 및 난소 조직 동결을 권고해 항암치료 후 인공수정을 시도할 수 있다. 항암치료 중에는 난소 보호 호르몬제제를 주사해 난소의 기능을 억제해야 나중에 난소가 기능을 회복해 임신이 가능하다. 유방암 수술 후 1년 정도 지나 임신을 시도해야 비교적 안전하다. 가끔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에 유방암 진단을 받는 여성이 종종 있다. 임신 초기에는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방사선이나 동위원소로 진단하는 방법은 피하고, 초음파나 엑스레이를 촬영하더라도 복부를 차단하고 촬영해야 한다. MRI 검사는 피한다. 치료를 위해 유산할 필요는 없으나 임신 초기에는 태아와 임신부의 건강을 고려해 여러 검사와 치료를 해야 한다.

Q 항암치료 중에 홍삼 추출물, 상황버섯, 녹즙 등 건강보조식품을 먹어도 될까요?
먹으면 안 된다. 특정 건강보조식품 복용은 항암치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면 간 기능 저하 등이다. 비타민제 등의 과잉 복용도 항암제의 효과나 간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하다. 남에게 좋다는 건강보조식품이 내 몸에는 어떤 작용을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Q 항암치료 중에 폐렴 예방주사를 맞아도 되는지요.
된다. 암 환자는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으로 인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감염에 더 취약하다. 백신을 적극적으로 접종해 감염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폐렴, 인플루엔자, 대상포진 예방주사는 반드시 맞는 것이 좋다. 항암치료 시작일로부터 2~4주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일단 항암치료에 들어가면 감염에 취약해지므로 암 진단 직후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라면 백혈구 수치가 정상화된 후 다음 항암치료 2주 전에 접종해야 한다. 단, 대상포진 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항암치료 중에 맞으면 안 된다.

Q 남성이 유방암에 걸리는 내용의 드라마가 있었는데 실제로 가능한가요?
남성도 유두 주위에 유방 조직이 존재하므로 유방암이 생길 수 있다. 여성 유방암 환자에 비하면 1% 정도의 빈도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100여 명 정도 발생한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멍울이 만져지는 증상이 가장 많고, 간혹 유두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남성 유방암의 경우 상당히 진행된 후 병원을 찾기 때문에 예후가 나쁜 경우가 많다. 조기 진단으로 빨리 치료하면 여성 유방암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률이 높아 호르몬요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보통 유방암에 잘 걸리는 조건을 거꾸로 실천하라고 말한다.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고칼로리·고지방 음식을 적게 먹으며 과음과 흡연을 하지 않는 등의 방법이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지키기는 어렵다. 조기 검진과 정기검진을 받고, 자가 검진도 빠짐없이 꼼꼼히 하는 것, 이상 증상이 있으면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Q 유방암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요?
유방암의 재발률은 대략 20~30%이며 재발 환자 중 70%가 수술 후 3년 이내에 재발하고 90%는 5년 이내에 재발한다. 10년 후에도 재발할 수 있으므로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처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재발했을 경우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수술 후 3년 이내는 3개월마다, 3년에서 5년 이내는 6개월마다, 5년 이후에는 적어도 1년마다 정기적인 검사와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유방보존술이나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경우에도 새로운 유방암이 수술 부위나 반대편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나, 유방암이래>

<나, 유방암이래>


유방암 진료 45년, 유방암 명의 양정현 교수가 진료실에서 못다 한 유방암에 대한 이야기를 모았다. 어느 날 환자가 되어버린 환우들의 당혹스러움을 해소할 수 있는 유방암에 대한 지식과 수술, 치료에 관련된 실질적 지식이 담겼다.
양정현 저, 일파소, 1만 4800원

PART 05 이렇게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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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일상에 녹아들어 환자라는 사실을 잊었어요"

34살에 찾아온 유방암
"사실 가족과 정말 친한 친구 한두 명 빼고는 제가 암 환자라는 걸 몰라요. 저는 그냥 제 일상이 불편해질까 봐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고 살아왔어요."

밝은 얼굴로 덤덤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김수영(가명) 씨. 해가 바뀌었으니 우리나라 나이로 53살이다. 커피 수입과 판매, 카페 운영 등의 업무를 하는 커피 회사의 기획실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 유방암이 발병했던 때가 17년 전인 2002년, 병원 나이로 34살이었다. 가슴에 찌릿찌릿한 기분 나쁜 통증이 약 7개월 동안 이어져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픈 게 아니라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멍울이 만져져 병원에 갔죠. 나이도 어리고 정보도 없어서 산부인과에 갔다가 다시 유방외과로 갔어요. 저보다 한 살 어린 의사가 진료했는데, 바로 조직검사를 하자더군요. 그리고 일주일 뒤 수술을 끝내고 누워 있더라고요."

유방암이란 진단을 받고 유명한 병원과 명의를 찾았을 법도 한데, 그럴 만한 정신이 없었다. 그저 빨리 수술하는 게 중요하다고만 생각했다. 특히 가족들은 그녀의 심리 상태를 많이 걱정했다. 젊은 나이에 유방암에 걸려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잠적이라도 하면 어쩌나 노심초사했다는 것. 찾지도 못하는 해외로 숨어버리면 큰일이라고 생각해 빨리 수술부터 하자고 했다.

"처음에 병원에서는 말을 아꼈어요. 의사가 '의심되니까 검사를 좀 할게요'라고 했죠. 지금 같으면 의사 표정만 보고도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텐데, 17년 전에는 어수룩해서 몰랐죠. 그렇게 조직검사를 마치고 유방암이라고 하는데,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아무 생각도 안 나고 그저 멍했죠. 당시 1기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받았어요."

김수영 씨는 수술실에 들어갈 때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2시간 후 가슴 일부가 사라졌다. 처음 설명을 들을 때는 온전한 케이크에서 한 조각을 떼어내는 수준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절제 부위가 컸다. 한창 외모에 관심 많은 30대 여자에게 크나큰 충격이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방사선치료를 33회 받고, 항암주사를 12번 맞았다.

"당시 방사선치료를 할 때는 치료할 곳을 표시하기 위해 가슴에 빨간색으로 그림을 그려놓았어요. 치료를 받는 7주 동안 지워지면 안 되니 샤워도 부분적으로 했어요. 마치 주홍글씨 같았어요. 치료를 받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낙인이 찍힌 것 같아 괴로웠죠."

시간이 지날수록 방사선치료 때문에 정신적으로 괴로웠고 체력도 뒷받침되지 않았다. 항상 피곤했고 급기야 수혈까지 받으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유방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비슷한 상황의 젊은 친구들과 소통했기 때문이다.

"유방암에 걸린 29살 동생들과 '우리가 40살까지 살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 동생들이 '언니는 30대 중반에 자신의 일도 하고 있으니 멋지고 부럽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지금은 다들 결혼해 애도 낳고 건강하게 잘 살고 있어요."

김수영 씨는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직장을 그대로 다녔고 다른 직원들처럼 야근도 했다. 낮에 근무하고 오후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며 일상을 유지했다. 환자로 살기보다는 일반인으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거나 외근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일할 때는 아픈 것을 잊을 수 있었다.


7년 전 재발, 그래도 일반인처럼 살기
그렇게 10년이 흐르고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2011년에 부분절제를 했던 곳에서 유방암이 재발됐다는 것. 부분절제를 하고 방사선치료를 받으면서 암세포가 사라진 것으로 알았는데 미세하게 남았던 것이다. 김 씨는 다시 수술대에 누웠다.

"누워서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이제는 정말 끝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유방암은 보통 꼬리가 긴 암이라고 해요. 다른 암은 5년이 지나면 자유로워지는데 유방암은 10년의 기한을 두죠. 특히 두 번째 수술을 할 때는 암의 성질이 안 좋아서 위험했어요. 1년 전 검진할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갑자기 발견됐으니 공격성이 강한 녀석이었죠. 아무튼 두 번째도 잘 이겨냈습니다. 유방전절제술을 받고 유방재건수술을 받았어요. 그런데 하필 보형물을 넣은 가슴에 염증이 생겼어요. 염증 때문에 항암치료를 미루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보형물을 제거하고 항암치료를 시작한 거죠."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당시 유방재건술이 보험이 안 되던 때라 성형외과에서 가슴 수술을 하듯 큰돈을 들여 수술했는데 다시 제거 수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 같으면 의료 과실로 따질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그저 빨리 시간이 흘러 해결되기만을 바랐다. 이런 과정을 겪어야 하는 자신이 싫었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 4번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았다.

"일반인과 똑같이 생활하려고 했어요. 음식도 특별한 것을 먹기보다 건강한 사람 기준에서도 좋지 않은 건 피했죠. 탄 음식을 안 먹었고, 밀가루를 덜 먹고, 라면도 아주 먹고 싶을 때만 먹었어요. 단, 면만 따로 끓여 기름을 뺀 후 먹었죠. 고기도 기름이 좋지 않으니 살코기 위주로 먹고요. 유방암 환자에게 술은 절대 안 된다고 하는데 저는 스트레스를 받을 땐 한 잔씩 마셨어요. 그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으니까요. 커피는 자주 마셨고요. 대신 과일과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었어요. 기운이 좀 없다고 생각되면 고기와 양파, 가지 등 채소를 구워 함께 먹었고요."

하루 세끼는 꼭 챙겨 먹으려고 노력했다. 아침을 못 먹는 날은 영양떡과 과일을 가지고 나가서 먹었고, 점심은 동료들과 먹고 싶은 것을 먹었다. 저녁 약속이 없을 때는 집에서 밥과 간단한 반찬을 만들어 먹었다. 식단보다 운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처음 수술을 받은 후 1년 반 동안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곳을 찾아가 매일 한 시간 반씩 스트레칭을 했다. 그 후에도 헬스와 PT를 꾸준히 하고 골프도 즐겨하고 있다. 골프나 아령 같은 근력 운동이 팔 부종에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냐는 염려도 있지만 큰 무리가 없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운동을 하는 편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 항암치료를 받는 중에 피부 관리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 2년 전 또 반대편인 오른쪽 유방에서 양성종양이 발견돼 다시 부분절제수술을 받았다. 그녀 스스로도 정말 파란만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가슴 모양이 생각보다 덜 무너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유방암은 여성성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힘들다고 해요.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성과 모성애가 연결되는 것은 맞지만, 그 이전에 제가 한 인간이라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그래야 좀 더 쉽게 견딜 것 같았거든요. 한창 나이에는 일하느라 바쁘다가 30대 중반에 암 판정을 받고 치료하면서 일하다 보니 결혼할 시기를 놓친 것이지, 암 때문에 결혼을 안 한 건 아니에요. 가족력도 없고 운동을 즐기는 건강한 체질이었기 때문에 생활 습관 때문에 병이 생긴 것도 아니고요. 유방암이 생긴 게 제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상과 삶을 소중하게 여기기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정보를 아는 것이 오히려 근심이 된다는 뜻이다. 유방암 환자 중에는 스스로 병에 대해 잘 알고 많은 정보를 얻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지만 그녀는 조금은 소극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병에 집중하기보다 일상을 평범하게 보내면서 아프다는 사실을 잊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의식하지 않고 잊으려 해도 어려움은 많다. 이미 40대에 폐경을 경험했고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린다. 보험도 들 수 없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도 어렵다. 당장 '내가 새로운 일을 시작해도 괜찮을까?'란 생각을 하면 걱정부터 앞선다. 하지만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기로 스스로 선택했다고 위안한다. 제약이 많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치료가 끝나면 맛있는 걸 사주는 가족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일상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운다고 해서 현실은 달라지지 않아요. 저도 처음 암 판정을 받던 날 울었고, 수술하던 날 울었고, 엄마가 내가 잘 먹는다며 똑같은 반찬을 3일 연속 해주셨을 때 환자라는 사실이 슬퍼서 울었어요. 울수록 더 슬퍼지고 무서워지더군요. 울고 싶으면 차라리 운동하듯 걸으면서 우세요. 또 여자, 엄마, 아내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소중하게 여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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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이근수, 게티이미지뱅크
참고
‘2018 유방암백서’(한국유방암학회), 국가암정보센터, <나, 유방암이래>(양정현 지음, 일파소)
2019년 01월호

2019년 01월호

에디터
김지은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이근수, 게티이미지뱅크
참고
‘2018 유방암백서’(한국유방암학회), 국가암정보센터, <나, 유방암이래>(양정현 지음, 일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