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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ER’S STORY

우아하게, 때로는 펑키하게, 니카 주판크

니카 주판크가 디자인한 아이템을 보면 핑크의 매력에 푹 빠졌던 소녀 시절이 떠오른다. 그녀의 디자인 세계는 사랑스럽고 컬러풀한 판타지 그 자체다.

On November 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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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여성 디자이너가 있지만 그들 중 누군가는 사회적 편견을 비롯한 여러 이유로 자신의 성을 표면적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한다. 하지만 슬로베니아 출신 여성 디자이너, 니카 주판크는 자신의 고유한 여성성을 마음껏 활용해 조명부터 가구까지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한다. 그동안 너무 여성스럽거나 유치하다는 편견으로 디자인계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컬러나 형태를 당당하게 전면에 내세운 그녀의 디자인을 보면 어릴 적 꿈꾸던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그녀는 1974년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나 수도인 류블랴나에 있는 아카데미 오브 파인 아트 앤 디자인(Academy of Fine Art & Design)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2007년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통해 세상에 이름을 알린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개인 브랜드로 지속적으로 디자인 아이템을 출시하고 있으며, 모오이(Moooi), 모로소(Moroso), 디올(Dior), 노더스(Nodus) 등 다양한 브랜드와 활발하게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가 된 지금도 여전히 고국에 머물고 있는 그녀의 작업은 <뉴욕타임스> <도무스> <월페이퍼> 등의 세계적인 매체들로부터 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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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체리’ 램프가 달린 류블라냐의 레스토랑.

 

이토록 사랑스러운 디자인

니카 주판크가 디자인한 아이템은 한마디로 사랑스러움 그 자체다. 2008년에 출시와 동시에 그녀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모오이의 ‘롤리타(Lolita)’ 램프 역시 여심을 설레게 만드는 핑크 컬러를 메인으로 한다. 전등갓의 테두리를 따라 동그랗게 구멍을 뚫어 마치 레이스를 두른 작은 종처럼 보이는 이 제품은 러시아 출신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대표작이자 문제작인 <롤리타>에서 이름을 따와 더욱 큰 의미가 있다. 2015년에 일본 브랜드 ‘프랑프랑(Francfranc)’과 협업한 ‘샤인(Shine)’ 테이블웨어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티 파티에 등장할 것 같은 레이스 포인트의 접시와 찻잔, 티포트 등으로 구성됐는데, 출시 당시 품절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당시 함께 출시한 캔디처럼 달콤한 핑크 컬러의 ‘아도르(Adore)’ 소파와 ‘알루어(Alure)’ 러그, ‘슈팅 스타 파이브(Shooting Star Five)’ 펜던트 램프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녀의 또 다른 대표작인 ‘블랙 체리(Black Cherry)’ 램프는 이름 그대로 거대한 블랙 체리가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조명인데,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전시하면서 디자인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최대 3개까지 함께 설치해 디자인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 제품은 그녀가 처음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은 류블랴나의 레스토랑 겸 와인바인 ‘애즈 아페리티보(As Aperitivo)’에도 달려 공간을 더욱 임팩트 있게 만들어준다. 또한 등받이가 커다란 리본인 퀴부(Qeeboo)의 ‘리본(Ribbon)’ 체어와 작은 꽃 모양의 ‘데이지(Daisy)’ 램프 역시 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 없는 디자인이다.

캔디 컬러의 벨벳이 사랑스러운 쎄 컬렉션의 ‘스테이’ 체어.

캔디 컬러의 벨벳이 사랑스러운 쎄 컬렉션의 ‘스테이’ 체어.

캔디 컬러의 벨벳이 사랑스러운 쎄 컬렉션의 ‘스테이’ 체어.

선물상자가 열리는 듯한 디자인의 ‘88 시크릿’ 바.

선물상자가 열리는 듯한 디자인의 ‘88 시크릿’ 바.

선물상자가 열리는 듯한 디자인의 ‘88 시크릿’ 바.

프랑프랑의 핑크 컬러 ‘아도르’ 소파.

프랑프랑의 핑크 컬러 ‘아도르’ 소파.

프랑프랑의 핑크 컬러 ‘아도르’ 소파.

니카 주판크의 모오이의 ‘롤리타' 램프.

니카 주판크의 모오이의 ‘롤리타' 램프.

니카 주판크의 모오이의 ‘롤리타' 램프.

마법처럼 나타나는 공간

그녀의 디자인 중에는 손잡이가 달린 도어를 통해 또 다른 공간이 열리고 닫히는 콘셉트의 아이템도 많다. 문을 열면 마술처럼 또 다른 디자인으로 바뀌고, 닫으면 그 자체로 하나의 작고 은밀한 공간처럼 보이는 것이다. 밀라노의 대표적인 가구 콘셉트 스토어인 로사나 오를란디(Rossana Orlandi)를 위해 디자인한 ‘시크리타리아(Secretaria)’ 데스크가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황동 핸들이 달린 광택 있는 롤 톱을 위로 올리면 수납공간이 마련된 책상이 나타나고, 닫으면 사라지는 방식이다. 2012년에 제작된 ‘홈워크(Homework)’ 테이블 역시 오른쪽에 달린 작은 손잡이를 돌리면 마치 팝업북이 열리듯 수납공간이 열린다. 2017년에 스칼렛 스플렌더(Scarlet Splendour)를 위해 디자인한 핑크 컬러의 ‘88 시크릿 바(88 Secreat Bar)’는 선물 상자를 모티브로 만들었는데 선물 포장을 푸는 것처럼 리본 손잡이를 열면 그 안에 화장대 겸 캐비닛이 등장한다. 민트 컬러 사이드보드 또한 같은 방식으로 제작됐다. 도르메오(Dormeo)의 ‘포에버 베드(Forever Bed)’ 역시 리본 모양의 열쇠를 열면 위에서 아래로 문이 열리며 침대가 나타나는 흥미로운 디자인이다.

디올 전시회를 위해 제작한 ‘미스 디올’ 체어.

디올 전시회를 위해 제작한 ‘미스 디올’ 체어.

디올 전시회를 위해 제작한 ‘미스 디올’ 체어.

프랑프랑의 ‘샤인’ 테이블웨어.

프랑프랑의 ‘샤인’ 테이블웨어.

프랑프랑의 ‘샤인’ 테이블웨어.

1950년대 올림픽 패턴에서 영감을 얻은 쎄 컬렉션의 ‘스타더스트’ 소파.

1950년대 올림픽 패턴에서 영감을 얻은 쎄 컬렉션의 ‘스타더스트’ 소파.

1950년대 올림픽 패턴에서 영감을 얻은 쎄 컬렉션의 ‘스타더스트’ 소파.

그녀가 디자인한 ‘시크리타리아 데스크’, ‘골드 체리’, ‘콘스탄틴 B 토이’가 한 자리에 놓여있다.

그녀가 디자인한 ‘시크리타리아 데스크’, ‘골드 체리’, ‘콘스탄틴 B 토이’가 한 자리에 놓여있다.

그녀가 디자인한 ‘시크리타리아 데스크’, ‘골드 체리’, ‘콘스탄틴 B 토이’가 한 자리에 놓여있다.

그녀의 새로운 도전

니카 주판크는 2013년,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다미앵 랑글루아-뫼린(Damien Laglois-Meurinne), 스페인 출신의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과 함께 ‘쎄 컬렉션(Śe Collections)’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유럽의 젊고 명민한 디자이너들이 의기투합해 예술 작품에 가까운 가구를 제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브랜드는 디자이너마다 전혀 다른 스타일의 컬렉션을 볼 수 있는 매력이다. 쎄 컬렉션을 통해 발표한 그녀의 대표 아이템은 골드 보디와 보드라운 벨벳의 조화가 아름다운 ‘스테이(Stay)’ 체어다. 가느다란 메탈로 구성된 보디 위에 색색의 벨벳 쿠션으로 마감한 이 의자는 같은 스타일로 다이닝 체어와 데이베드까지 선보였다. 그리고 2016년,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컬러 유어 라이프(Color Your Life : 색, 다른 공간 이야기)’에 전시돼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그 후로 국내의 수많은 카페에 카피 제품이 놓이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니카 주판크는 쎄 컬렉션과 3~4년간 협업을 지속했고, 이후 다른 디자이너가 새로운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니카 주판크의 작업을 두고 여성성을 미화하거나 과도하게 극대화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 소통하라(Communicatin the things that cannot be told)”고 하는 그녀의 말처럼 자신의 취향과 성향을 숨김없이, 자신감 넘치게 표현하는 그녀의 행보는 분명 충분히 멋져 보인다.

CREDIT INFO

정윤주
사진제공
에이치픽스(02-3461-0172), 웰즈(02-511-7911), 니카 주판크 공식 홈페이지(www.nikazupanc.com)
2018년 11월호

2018년 11월호

정윤주
사진제공
에이치픽스(02-3461-0172), 웰즈(02-511-7911), 니카 주판크 공식 홈페이지(www.nikazupa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