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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순간 달라지는 자연의 빛과 풍경이 그림처럼 걸리는 집. 일상적이라 새롭고, 그래서 더 신선한 차경(借景)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이은재·김주혜 부부의 신혼집을 찾았다.

On September 1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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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한 면 가득 통창을 내 자연을 그림처럼 담았다. 층고를 높이고 공간을 화이트로 마감해 경치를 공간에 들이는 차경 인테리어 효과를 높였다.

거실 한 면 가득 통창을 내 자연을 그림처럼 담았다. 층고를 높이고 공간을 화이트로 마감해 경치를 공간에 들이는 차경 인테리어 효과를 높였다.

자연(自然)스러운 집

집에 들어서자 수런거리던 마음이 일순 고요해진다. 창을 통해 걸어 들어오는 햇빛과 그 옆으로 담담히 그려지는 풍경이 눈앞 가득 펼쳐지는 이곳은 웹툰을 그리는 이은재 씨와 디자인을 하는 김주혜 씨의 첫 보금자리다. 신혼집을 찾아 오래 방황했다는 부부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반해 지금의 집에 정착하게 됐다고 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만큼 탁 트인 풍경과 좋아하는 물건들 속에 머물고 싶었어요.”

집이 곧 일터이자 휴식처인 부부는 자신들이 꿈꾸던 공간을 실현해줄 인테리어업체를 찾았다. 내로라하는 인테리어업체를 방문해 상담을 받았지만, 형식적인 매뉴얼과 견적 내기에 급급한 이들에게 실망하다 샐러드보울 디자인의 구창민 대표를 만났다. 구는 부부에게 먼저 집에 어떤 공간을 담고 싶은지, 또 부부의 취향이 어떤지를 물었다. 그간 살고 싶은 공간의 모습을 다양하게 담은 레퍼런스를 구 대표에게 전달한 부부는 “같이 집을 만들어갈 든든한 친구를 만난 것 같았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웹툰 작가와 디자이너 부부답게 집에 대한 명확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었던 두 사람은 집을 최대한 담백하게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풍경을 집에서 온전히 느끼고 싶다는 부부의 바람을 들은 구 대표는 가장 먼저 집과 풍경 사이를 가로막는 난간이 있는 베란다를 철거하고 색과 몰딩, 조명 등의 장식적인 요소를 걷어내 공간을 새하얀 도화지로 만들었다. 층고를 높여 개방감을 확보한 뒤 넓은 창 가득 따스한 볕과 풍경을 그림처럼 빌리는 차경 인테리어를 들였다.

그 덕분일까? 잦은 마감과 작업 스트레스 때문에 낮보다는 밤이, 실외보다는 실내 생활이 익숙했던 이은재 씨의 하루가 달라졌다. 잠에서 깨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낮에 작업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외부 활동을 하며 하루의 시간을 빼곡히 채운다. 너무나 일상적이지만 그와 그녀에게는 특별한 삶의 변화가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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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인 이은재 씨의 작업실, 수납장을 전면에 노출해 지저분할 수 있는 책상을 알맞게 가렸다. 형광등 대신 포인트 조명만 들여 인공 빛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웹툰 작가인 이은재 씨의 작업실, 수납장을 전면에 노출해 지저분할 수 있는 책상을 알맞게 가렸다. 형광등 대신 포인트 조명만 들여 인공 빛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 웹툰 작가인 이은재 씨의 작업실, 수납장을 전면에 노출해 지저분할 수 있는 책상을 알맞게 가렸다. 형광등 대신 포인트 조명만 들여 인공 빛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웹툰 작가인 이은재 씨의 작업실, 수납장을 전면에 노출해 지저분할 수 있는 책상을 알맞게 가렸다. 형광등 대신 포인트 조명만 들여 인공 빛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 상부장을 없애고 벽부터 바닥까지 정사각형 타일로 연출한 주방. 부엌과 다이닝 룸을 대면으로 배치해 부부는 언제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상부장을 없애고 벽부터 바닥까지 정사각형 타일로 연출한 주방. 부엌과 다이닝 룸을 대면으로 배치해 부부는 언제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 소파와 TV가 있어야 할 거실에 놓인 테이블, 함께 작업하는 일이 잦은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가구 배치가 돋보인다.소파와 TV가 있어야 할 거실에 놓인 테이블, 함께 작업하는 일이 잦은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가구 배치가 돋보인다.
  • 부부의 취향과 개성이 가득 담긴 소품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배치했다.부부의 취향과 개성이 가득 담긴 소품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배치했다.
  • 침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포컬 포인트, 화장대. 늘 정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곳만 정리하면 공간이 단정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침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포컬 포인트, 화장대. 늘 정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곳만 정리하면 공간이 단정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뷰포인트. 부부가 자주 들르는 포스터 가게, 와일드덕에서 구입한 작품과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채웠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뷰포인트. 부부가 자주 들르는 포스터 가게, 와일드덕에서 구입한 작품과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채웠다.
  • 샤워 공간과 세면 공간을 분리한 욕실. 현관과 주방, 욕실에 같은 타일을 배치해 공간을 통일감 있게 연출했다. 샤워 공간과 세면 공간을 분리한 욕실. 현관과 주방, 욕실에 같은 타일을 배치해 공간을 통일감 있게 연출했다.
  • 메인 조명인 형광등 없이 간접조명인 무드등과 포인트 등만으로 연출한 침실. 메인 조명인 형광등 없이 간접조명인 무드등과 포인트 등만으로 연출한 침실.

언제나 아름다운 집

집은 머무는 이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그림’이라고들 한다. 작가이자 디자이너인 이은재·김주혜 부부 역시 그랬다. 특히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부부는 매일 사용하고 오래 보는 가구와 소품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원하는 것으로 구입하고 싶었다. 결혼을 계획하고 지금의 집을 완성하기까지 일 년여의 시간이 걸린 부부는 소재부터 디자인까지 충분히 검토하고 두 사람 모두가 납득할 만한 가구와 소품을 구입하기 위해 오랜 시간 발품을 팔았다. ‘우선 급한 대로’가 없었기 때문에 부부는 공간을 채우고 감추기에 급급한 기존의 가구나 소품이 아닌, 보여줄 수 있고 아름다운 집을 만드는 데 효과적인 것들을 신중히 선택했다.

부부의 인테리어 취향을 파악한 샐러드보울 디자인의 구창민 대표는 부부가 자신들의 공간을 재밌게 채워갈 수 있게 적절히 비우고, 덜어내는 일에 신중을 기했다. 이 집의 포인트 인테리어를 묻는 질문에 “포인트가 없는 게 포인트”라고 답한 그는 기본적인 색과 재료를 사용해 가구와 소품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스타일링에 집중했다. “디자이너의 개성이 드러나는 색과 마감재로 공간을 치장하는 대신 이곳에서 살아갈 이들이 채울 수 있게 자리를 비워두는 것 역시 저의 또 다른 역할이라 생각해요. 단, 부부의 취향과 개성이 담긴 가구와 소품이 공간에서 빛을 발할 수 있게 알맞게 배치되도록 조율했어요.” 특히 그는 공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포컬 포인트에 집중했다.

집의 첫인상이 되는 현관, 주방의 수납, 침실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화장대 등이 그것으로 시선이 닿는 포컬 포인트에는 예쁜 소품들이 깔끔하게 배치될 수 있게 선반을 놓고, 복잡한 물건은 벽 뒤에 숨기는 등의 수납 스킬을 사용해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집, 종일 머물고 싶은 집을 완성했다. 부부에게 보이는 수납 때문에 번거롭지 않느냐고 묻자 “늘 있던 자리에 놓으면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반복되는 일상의 공간을 특별하게 유지하고 있는 부부다운 명쾌한 현답이었다.

CREDIT INFO

에디터
고윤지
사진
김정선
2018년 09월호

2018년 09월호

에디터
고윤지
사진
김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