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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이혼하셨습니까?

영원한 커플도, 싱글도 없다. 누구나 싱글 혹은 커플이 될 수 있다.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이혼 혹은 재혼 후 새로운 인생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듣는 인생 이야기.

On April 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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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진보된 문명사회에서는 필수품이다. 그 사회에 개인의 자유가 있고 경제가 안정됐음을 나타내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18세기의 유명한 사상가 몽테스키외는 일찍이 이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야 이혼이 동네 창피해 쉬쉬해야 할 일이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돌싱(돌아온 싱글)이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미덕이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사는 지금, 실패를 쿨하게 인정하고 새 출발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이혼 대신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의 '졸혼'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혼인 관계는 유지하면서 각자 자신의 삶을 사는 것으로 별거와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제 이혼과 재혼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로 여겨질 정도로 보편화돼 새로운 가족 형태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한 해 10만 7,300여 건의 이혼이 이뤄졌다. 자식에게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오히려 각자 새로운 출발이 낫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2016년 이혼 건수 가운데 절반은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부였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 비중이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다. 미성년 자녀가 1명인 경우가 25.5%, 2명은 18.6%, 3명 이상은 3.5%였다. 1980년대 1만 2,000여 건이었던 한 해 재혼 건수는 1990년대에 들어서 2만여 건으로 늘었고, 2016년에는 4만 2,000여 건에 달했다.

이혼, 재혼, 졸혼… 새로운 가족 형태

미국에서는 젊은 세대의 이혼율은 떨어지고, 반대로 노령층에서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이혼한 50세 이상 미국인은 1천 명당 10명꼴로 1990년과 비교하면 두 배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이혼자는 2015년에 1천 명 중 6명으로 1990년의 3배다. 50세 이상 연령층의 상당수가 베이비부머 세대다. 베이비부머는 젊은 시절에 이미 이혼하고 재혼한 경우가 많고, 재혼 후 다시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복지 선진국인 덴마크는 이혼율이 높기로 유명하다.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이혼율이 10년 전과 비교해 23% 증가했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문화와, 이혼하면 연금이 더 많이 나오는 등 사회복지 시스템이 잘돼 있다는 점이 그 이유로 작용한다.

중국 정부는 갈수록 떨어지는 혼인율과 날로 높아지는 이혼율 때문에 고민이라고 한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이혼한 부부는 모두 420만 쌍으로 2015년 384만 쌍보다 8.3% 늘어났다. 2017년에는 그 증가율이 더욱 가속화돼 상반기 이혼한 부부가 190만 쌍으로 2016년 상반기보다 10.3% 급증했다. 2006년 인구 1천 명당 이혼율이 1.46%에 불과했던 반면, 2016년에는 무려 배 이상 높아진 3.0%가 됐다.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면서 이혼율은 당분간 높아질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한 보도에 따르면 가부장제 관습에서 벗어나고자 '사후(死後) 이혼'을 통해 배우자 사별 후 시가와의 관계를 끊어내는 여성이 늘고 있다. 최근 10년간 2.2배 늘었으며, 2016년을 기준으로 일본 전역에서 사후 이혼 신청 건수가 4,032건에 달했다고 한다. 이처럼 사후 이혼이 증가하는 것은 일본 여성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아직도 지방 농가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소유물로 취급하고 여성들의 서열이 가장 낮은 것이 현실. 심지어 이혼한 여성은 100일 내에 재혼하지 못한다는 법령이 아직까지 존재한다. 지난날 부모·자녀 관계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방법이 없어 여성의 임신 시기를 계산해 아버지를 정했기 때문에 생긴 규정이었다. 현재는 유전자 검사 기술의 발달로 필요 없는 제한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최근 해당 법령이 합헌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현실적인 문제 '양육권'

이혼 가정이 늘면서 가장 큰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양육비다. 문제는 이혼 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80% 이상이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제는 정부의 노력으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상대가 양육비를 30일 이상 주지 않으면 구치소나 유치장에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가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행 가사소송법에서는 양육비 지급 의무가 있는 쪽이 3개월 동안 양육비를 내지 않는 경우에만 감치할 수 있도록 했는데, 앞으로는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주지 않거나 지급을 미루면 처벌이 강화되는 것이다.

또한 재혼 가정에 부담이 됐던 주민등록표 등·초본의 세대주와의 관계 표시 부분도 개선될 방침이다. 세대주와의 관계 표시를 가족의 범위만 규정하는 민법과 본인을 중심으로 배우자·부모·자녀만 표시하는 가족관계등록법을 고려해 '계모 또는 계부'라는 용어가 표시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이혼과 재혼에 대하여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다채로워진 가족 형태와 라이프스타일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꿨을까? 3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우먼센스> 독자 223명에게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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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 223명의 응답자 중 기혼 상태인 175명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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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223명의 응답자 중 이혼한 상태라고 답한 응답자 34명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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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224명 중 재혼 상태인 14명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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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혼을 결심한 순간

사연 없는 사람이 없다고, 어떤 것이든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실제로 이혼한 <우먼센스> 독자들에게 이혼을 결심했던 이유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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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배려하지 않아 싸움이 반복됐다. 결혼 생활을 유지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 같아 이혼했다. 이혼 후 후련하다. 이제 남은 인생을 혼자 즐기고 싶다. 마음의 상처가 커 재혼하고 싶지 않다. 결혼으로 내 인생을 희생하고 싶지 않고, 또다시 엮여 내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혼자 사는 생활이 행복하다. 연애라면 몰라도 더 이상 결혼은 의미가 없다." - 초원을 달리는 얼룩말
"배우자가 외도해 이혼을 결심했다. 아이들이 눈에 밟혀 이혼을 망설였지만 남편이 더 이상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아빠로 남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매일같이 부부 싸움을 했고, 더 이상 아이들에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이혼 후 행복하다. 더는 눈살을 찌푸리며 마주하지 않아도 돼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고 있다." - 기지개 펴는 고양이
"서로 잘 모른 채 결혼한 것이 이혼의 이유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지 않았고, 하나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해결하기 힘들었다. 경제적 문제, 남편의 외도가 겹쳐 이혼을 결심했다." - 보름달에 사는 토끼
"이혼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이혼 과정은 힘들었지만 서로를 위해 좋은 선택이었다. 이혼 후 그동안 며느리, 아내라는 역할 속에 감춰졌던 자아를 찾았고 자존감이 높아졌다. 지금의 삶도 만족스럽지만 나를 위해 재혼하고 싶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나만 생각하고 싶다. 나도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싶다." - 갈퀴 빗는 황금사자
"이혼 후에도 재혼을 꿈꿔 몇 번의 교제를 했다. 그러던 중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다. 상대 역시 결혼하길 원해 진지하게 교제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그 사람과 이별의 과정을 겪고 있다. 재혼 남녀에게 닥친 현실이 녹록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현실의 장벽을 느끼고 주저앉아버려 허탈하고 슬프다. 누군가와 함께 사는 건 쉽지 않은 일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 선녀를 구하러 간 사슴
"20년을 살아도 이해할 수 없는 성격 때문에 이혼을 결심했다. 단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치라고 말해도 나아지는 게 없었다. 자녀 교육관도 달라 교육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말다툼하는 일이 잦았다. 서로 맞춰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부부인데 나 혼자만 맞춰주면서 살았던 것 같았다. 더 이상 모든 상황을 인내하고 사랑으로 이겨내는 것이 불가능해 이혼하기로 마음먹었다." - 고독을 즐기는 황소

똑똑한 이혼·재혼법

공통된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이혼하는 과정이 힘겨웠다는 것. 이에 똑똑하게 이혼하는 법과 재혼하는 법을 알아봤다. 도움말 이명숙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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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는 법

Q 이혼 시 변호사를 선임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나?
먼저 변호사가 직접 상담해주는지, 직원들이나 사무장이 상담해주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변호사가 직접 상담해주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의뢰인과 첫 대면인 초기 상담부터 변호사가 하지 않으면 이후 소송 시 직접 서면을 작성하지 않거나 의뢰인과 소통이 잘 안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이혼소송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상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변호사 비용이 얼마인지, 소송 진행 도중에 변호사 사무실이나 변호사와의 연락과 소통은 어떻게 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Q 변호사와 어떤 문제를 상담하면 되나?
이혼이 될지 여부,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자녀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자 문제, 양육비와 면접교섭에 대한 것, 재산 분할이나 위자료 등에 대해 상담하면 된다. 변호사를 만나기 전에 궁금한 것을 미리 자세히 메모해 가는 것이 좋다. 법원에서 소장을 받았거나 관련 증거나 자료가 있다면 모두 가지고 가서 상담을 받는다.

Q 이혼할 때 자료 수집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어떤 자료가 필요한가?
이혼소송 자료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이혼 사유나 위자료 사유와 관련된 자료. 배우자의 외도 증거(외도한 사진, 문자메시지, 이메일, 대화 내용 녹음, 자필 각서 등)나 폭력과 관련된 자료(멍들거나 다친 사진, 가재도구가 부서진 사진, 병원에서 치료받은 진단서나 소견서 등의 치료 사실 확인서, 112 출동 확인서 등)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자녀들과 관련된 자료이다. 친권 양육과 관련해서는 평소 자녀들과 얼마나 친하게 지내는지, 양육 태도에 관련된 자료(자녀의 일기장, 멍든 사진, 자녀에게 욕설하는 음성 파일, 자녀에게 무관심한 내용의 문자 등)를 준비해야 하고, 양육비와 관련해서는 배우자의 재산 정도나 수입 정도, 자녀에게 지출되는 비용과 관련된 자료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 재산과 관련해서는 배우자와 자신의 재산 내역을 메모하고, 관련된 부동산 등기부등본이나 거래하는 은행 이름, 보험이나 주식 등 재산과 관련된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상속이나 증여를 받았거나 결혼 전부터 있었던 재산이라면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한다.

Q 현실적으로 재산 분배가 큰 관심사이다. 재산 분배 방법은 어떻게 되나?
재산 분배는 혼인 기간, 재산 정도, 재산 형성 과정, 혼인 기간 동안 재산 형성 기여도 등에 따라 분배 비율이 달라진다. 재산을 분할할 때 부동산(아파트, 주택이나 빌딩, 임야, 토지 등)이나 자동차 등이 재산 분할 대상이라면 부동산을 나눠 받을지 아니면 그 가치만큼 환산한 돈으로 받을지를 정해야 한다. 부동산을 1/2 지분으로 나눠 받는 것은 이혼 후 재산 처분이나 관리가 어려우므로 한 사람이 부동산 전부를 가지고 다른 한 사람은 1/2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는 방법으로 분배하는 것이 좋다.

Q 양육권의 경우는 어떤가?
친권 양육권은 부부가 합의해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합의되지 않으면 법원을 통해 친권자 및 양육권자를 정해야 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여자아이일수록 어머니에게 유리한 경향이 있고, 두 명 이상이면 갈라놓지 않고 부모 중 한 사람이 양육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현재 누가 자녀를 양육하고 있느냐고, 재산이나 수입, 직장이 있는지 여부는 자녀 친권자 및 양육자를 정하는 중요한 사유는 아니므로 직장이나 수입, 재산이 없더라도 걱정할 일은 아니다.

Q 사진 자료나 통화 대신 문자 등으로 자료를 남기는 것이 도움 되나?
이혼 및 위자료 사유, 자녀 양육 관련 사항이나 경우에 따라 재산 분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사진이 있다면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 이혼 사유나 자녀 양육에 대한 평소의 태도나 현재 입장, 재산 형성 과정 등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면 상대방과 관련 내용을 대화하면서 몰래 녹음하거나, 이메일이나 문자를 상대방에게 보내 관련 내용을 주고받는 것도 이혼소송 과정에서 좋은 증거로 인정될 수 있다.

Q 그 밖에 똑똑하게 이혼하는 팁을 알려준다면?
이혼소송은 최소한 6개월 내지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 그러는 동안 언제 나타나 괴롭힐지 몰라 두렵기도 하고, 양육권과 면접교섭권 문제는 물론 생활비나 양육비를 누가 얼마를 줄지 여부도 큰 부담이다. 소송 시작 단계에서 사전처분으로 접근금지와 자녀에 대한 임시 친권 양육권이나 면접교섭권, 양육비 등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받아두면, 소송 기간 동안 양육비를 받으면서 자녀를 마음 편히 양육할 수도 있고, 법원의 면접교섭 결정에 따라 자녀를 만나면서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 그러니 사전처분을 꼭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재혼하는 법

Q 재혼 전 상대방에게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상대방이 혼자인지 여부를 혼인관계증명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쪽 자녀들이나 가족과의 관계, 생활비나 재산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명확한 대화와 약속이 필요하다.

Q 반드시 피해야 할 재혼 상대 유형이 있다면?
결혼 생활에 부적합한 사람은 초혼이건 재혼이건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조건이 좋다고 해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고 자기중심적인 사람,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사람, 지나치게 마마보이 혹은 마마걸이거나 부모에게 효자인 사람, 도박이나 폭력 습관이 있는 사람, 가정 경제에 무심하거나 지나친 자린고비, 혹은 사치스러운 사람 등은 피해야 한다,

Q 재산 관련 문제 등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막는 방법이 있다면?
재혼 전 각자 재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생활비는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상대방의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한다면 미리 배우자 간에 상의하는 등 재산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꼼꼼히 상의하고 서면으로 합의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현실적으로 재혼 부부들이 초혼 부부보다 이혼율이 훨씬 더 높은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한 기간 동거하거나 사귄 뒤 혼인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재혼 당시 각자 어느 정도의 재산이 있다면 혼인신고를 하기 전 미리 재산에 대해 약정한 내용을 관할 등기소에 가서 등기해둔다면 나중에 혹여 이혼하게 될 경우 부부재산약정이 중요한 재산 분배 기준이 될 수 있다.

Q 재혼 상대의 자녀들과는 법적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
재혼할 경우 상대방 자녀들과는 법적으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남남이다. 따라서 본인의 재산을 상대방 자녀들이 상속받지도 않고, 부양할 책임도 없다.

Q 그 밖에 알아두면 유용한 팁이 있다면?
재혼한 배우자나 상대방 자녀들과 행복하게 잘 사는 재혼 부부도 많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배려를 해야 한다. 또 재혼한 배우자에게 자녀들의 면접교섭권이 있다면 그와 관련된 마음고생도 많을 수 있으므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또 본인의 재산은 각자 관리하는 것이 좋으므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주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생활비나 재산 관리 등에 대한 명확한 약속을 하고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며느리 사표'를 내고 기적이 찾아왔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짐인 '시월드'를 등에 업고 힘들어하는 모든 며느리를 응원하는 이가 있다. "며느리 사표를 내고 기적이 찾아왔다"고 말하는 <며느리 사표>의 김영주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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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사표>라는 책 제목만 듣고도 속이 후련해지는 여성이 많을 겁니다. 어떤 책인가요?
사실 이 책을 쓴 목적은 내가 불행하게 살아왔던 결혼 생활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서였어요. 그러려면 잊어버리면 안 되잖아요. 역사학자들이 말하기를, 불행한 역사를 잊어버리면 되풀이된다잖아요. 이 말이 개인사에도 해당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댁에는 며느리 사표를 내고, 남편에게는 이혼 선언을 해서 힘겹게 얻은 자유와 행복인데, 과거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제 결혼 생활을 기록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니까 진짜 며느리 사표를 내신 거죠?
5년 전인 2013년 가을에 시부모님께 맏며느리를 그만두겠다고 사표를 냈어요. 추석 이틀 전날이었고 제가 맏며느리 역할을 한 지 23년 만이었죠. 9남매인 시댁 어른들과 시조부모님까지 계시는 대가족 장남과 결혼하면서, 며느리라는 자리가 항상 버겁고 힘들었어요. 이제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에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시부모님이 "네가 힘들었구나. 그동안 고생했다"며 흔쾌히 받아주셨어요. 사실 저는 기본으로 뺨은 맞을 거라는 각오를 하고 있었거든요.

의외의 반응이라 어리둥절하셨겠어요?
너무 허탈했어요. '이렇게 쉽고 간단한 일인데 왜 나는 23년을 혼자 끙끙 앓았나, 그 전에 미리 이야기했다면 사표까지 안 가고 작은 것부터 바꿔나갔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시부모님께는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이 들었죠. '시부모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구나. 시부모에 대한 편견을 갖고 내가 말을 안 한 거구나.' 저 스스로 상대를 가해자로 만들고 저를 피해자로 만든 거죠. '모든 게 내 문제가 맞구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특별히 시집살이를 했던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호강에 겨운 거 아니냐는 말도 나왔을 것 같습니다.
25살에 결혼해 8년 동안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그 후에도 아파트 아래 위층에서 살았어요. 사실 좋은 분들이시죠. 남편도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한국 남자고요. 저도 '왜 나만 이렇게 유별나지' '나만 이걸 못 견디는 건가'라며 항상 고민이었고 의문이었죠. 구체적으로 뭐가 힘드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는데, 항상 숨이 막혔어요. 남편은 늘 부재 상태였고 저와 소통하는 사람들은 시할머니와 시부모님이었죠. 며느리는 굉장히 소외되고 관심 없는 존재입니다. 시댁과 며느리의 구조는 집단과 개인의 관계라 내 목소리를 낼 수 없고, 내 힘을 발휘하기 어려워 더 힘들었던 거 같아요.

며느리 사표뿐 아니라 남편에게는 이혼을 선언하셨죠?
사실 며느리 사표를 낸 것보다 이혼 선언이 먼저입니다. 영어학원에서 만나 불같은 연애를 하고 두 살 위인 남편과 결혼했어요. 친정어머니는 대가족의 장남이라고 반대하셨는데, 남편의 "내가 옆에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라는 한마디만 믿고 결혼을 결심했죠.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편과 결혼한 게 아니라 시댁과 결혼을 했더라고요. 항상 숨이 막히고 답답했어요. 시부모님들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가부장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고수하는 남편을 그대로 방치하다 보니까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된 거죠. 시부모님도 남편도 나쁜 사람이 아닌데 제가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조용히 이혼을 선언했습니다.

남편분은 그대로 받아들였나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혼하자는 말을 했지만, 그때는 남편이 그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어요. 아마 내 말 속에 힘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에는 제가 모든 준비를 끝낸 후에 이혼하자는 말을 하니까 남편도 '진짜, 이 여자가 떠나겠구나' 하는 걸 알아채더라고요. 날짜도 잊어버리지 않아요. 아들이 군에 입대한 다음 날, 2012년 5월 22일이었어요. 남편이 회유도 하고 협박도 했지만 저 역시 흔들림이 없었죠. 나중에는 기회를 달라고 하더군요. 먼저 위층에 사는 시부모님과 떨어져 이사 갈 것을 제안했고, 그다음에는 1)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2) 아내는 어떤 역할이 아니다.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겠다. 3) 부부 상담을 받는다. 이 세 가지를 2년 동안 성실하게 수행한다는 서약서를 썼어요. 남편은 이걸 받아들였고 행동으로도 실천했습니다.

그런데 10개월 정도 지나 졸혼을 하셨다고요?
남편이 겉으로는 많이 변했는데 50년 넘게 장손으로 살아선지 아직도 주방에서 밥하는 건 여자의 일이고, 저는 자발적으로 함께 하길 바라는데 그게 안 되더군요. 그 당시 저만의 작은 작업실이 있었어요. 3일 동안 집에 안 들어가고 작업실에서 지냈는데 정말 편하고 좋았죠. 남편에게 당분간 떨어져 지내자고 했더니 펄쩍 뛰면서 "당신 욕심이 너무 많다. 한도 끝도 없다"라고 하길래, 히딩크처럼 말했죠. "맞아. 정말 내 욕심이 한도 끝도 없네. 그래도 나는 배가 고파!"

졸혼 생활은 어땠나요?
일주일에 한두 번 집에 가고, 주말에는 밖에서 만났어요. 처음에는 집이 엉망이었지만 꾹 참았죠. 그랬더니 서서히 변화가 생겼어요. 청소며 빨래며 음식 하기, 화분 돌보기 등을 스스로 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손님이었던 남편이 정말 집주인이 돼갔어요. 아이들이 아빠의 변화를 놀라워할 정도입니다. 우리가 흔히 밀착을 친밀로 알고, 거리두기를 소외로 알아요. 밀착돼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문제가 조금 거리를 두면 보이기 시작하죠. 각자 한 사람의 몫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면 누군가는 네 사람의 몫을 하게 되고 그러면 모두가 힘들어지는 거죠.

이혼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홧김에 하는 이혼은 여자들에게 정말 치명적입니다. 내가 준비가 다 됐을 때 이혼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변호사를 만나 상담하고, 가장 먼저 혼자 살 경우의 집세와 한 달 생활비 등을 계산해 2만원짜리 주택청약저축을 시작하면서 돈을 모았어요. 경제적인 독립과 심리적인 독립이 돼야 이혼이 가능합니다. 내가 왜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는지 한번 돌아보고, 이 남자 때문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저도 처음 이 글을 쓸 때는 '다시는 잊지 말아야지'라는 분노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나를 객관적인 눈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고는 정화가 됐어요. 나는 문제가 없는데 당하기만 한 건지, 나의 잘못과 문제는 무엇인지를 돌아봐야 재혼할 때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살아도 행복하고 같이 살아도 행복하다는 것을 내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혼 선언과 며느리 사표, 졸혼 그리고 재결합 후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이제 명절, 제사도 없어졌고 친척들도 안 옵니다. 저는 지금은 명절이 즐거워요. 느지막이 일어나 오전 10시쯤 시댁에 가서 점심 준비를 하고 있으면 산소에 갔던 분들이 낮 12시쯤 돌아옵니다. 오랜만에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아이들은 거실에서 놀고, 여자들은 밖에서 향기 좋은 커피를 사와서 마시며 수다를 떨죠. 정말 자유롭고 편안해요. 어릴 때 경험했던 명절의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남편의 일순위가 제가 됐어요. 남편 스스로 집안일도 하고, 라면 하나를 먹어도 두 사람이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아들과 딸은 독립해 각자의 삶을 살고 있어요. 아이들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삶에 애착이 생기고 더 잘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이 세상의 모든 여성, 며느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결혼하면서 나보다는 아이를, 남편을, 시부모, 친정부모를 먼저 챙기다 보면 나를 외면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당당했던 내가 점점 소외됩니다. 처음부터 나 자신을 잘 챙기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나부터 챙기는 건 이기적인 것이 아닙니다. 가족은 모빌처럼 다 연결돼 있어 내가 불행한데 아이가 행복한 경우도 없고, 내가 불행한데 남편이 행복한 경우도 없어요. 스스로 자신을 잘 챙기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일입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김정선, 게티이미지뱅크
2018년 04월호

2018년 04월호

에디터
김지은,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김정선,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