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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PARIS

프랑스 최북단 도시 덩케르크

우리나라에서 2백50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 <덩케르크>의 성공을 계기로 조금은 생소할지 모를 프랑스 최북단 도시 덩케르크에 대해 소개해보려 한다.

On September 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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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_영화 <덩케르크>의 한장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잊혔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우_덩케르크에서 열린 영화 <덩케르크> 시사회.

 

올해 초, 프랑스 극장에서 <덩케르크>의 포스터를 처음 봤을 때, 필자는 농담인 줄 알았다. 차디찬 바다, 우중충한 하늘, 맥주나 마시는 뚱뚱한 현지인들, 거칠고 교양 없는 억양…. 덩케르크 하면 떠오르는 일련의 이미지들이다. 덩케르크는 프랑스인들에게는 가장 가고 싶지 않은 도시쯤으로 여겨진다. 그런 이미지 위에 갑자기 겹쳐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름. 그 순간의 당혹스러움을 필자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잊혔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바로 덩케르크 철수 작전, 일명 ‘다이나모 작전’이다. 1940년 덩케르크에 고립되어 있던 연합군 33만 명을 구출해낸 생존 싸움이었다. 지도에서 덩케르크를 찾아보면 알 수 있겠지만 영국과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프랑스령 땅이 덩케르크다. 영화의 배경이 된 해변에서 실제로 날씨가 좋으면 영국 땅이 보일 정도다.

영화 <덩케르크>의 현지 촬영은 작년 5월부터 6주에 걸쳐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 2016년 2월 초부터 도시 전체에 대한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도시 조명을 가리고 바리케이드를 쌓고, 실재 길이 1km에 이르는 방파제 ‘더 몰(The Mole)’을 세우는 대공사를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창문에 붙어 있는 포스터까지, 즉 아주 세부적인 것까지도 1940년대의 그것으로 재현해냈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기 전까지, 매일 아침 공사의 진척 상황을 구경하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새로운 일과였다고 한다. 게다가 실재 덩케르크 주민들이 톰 하디, 케네스 브래너, 킬리언 머피 같은 스타 배우들과 함께 엑스트라 배우로 동원되었다. 여담이지만 매일 아침 배우들의 식사로 샌드위치 8백 개를 준비하느라 평소 한산하던 동네 빵집들이 바빠졌다고 한다.

 

 

1 덩케르크 1940 박물관. 2 덩케르크 철수 작전 실재 사진. 3 잘 만든 영화 한 편이 한 도시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도 있다.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프랑스인이 아닌 영국인 감독이 먼저 관심을 두고 촬영했다는 것과 영화 시사회를 파리가 아닌 덩케르크에서 진행했다는 점에서도 놀란 감독이 덩케르크라는 도시에 대한 애착이 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세계의 조명을 받게 된 덩케르크 시는 덩케르크를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도시로 탈바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합군과 프랑스군이 주둔했던 제32여단 정면에 세워진 전쟁기념 박물관은 ‘덩케르크 1940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영화 개봉 직전에 확장 공사를 마쳐 새롭게 문을 열었다.

그뿐만 아니라 실제 철수 작전에서 1,673명의 군인(그중에 프랑스군은 500명)을 구해낸 ‘프린세스 엘리자베스호’도 복원돼 2017년 덩케르크 앞바다에 다시 상륙했다. 1927년에 엘리자베스 공주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건조한 이 배는 1946년까지 군용으로 쓰이다가 이후 유람선으로 전환됐고 마침내 1999년에 덩케르크에 인수됐다. 영화 속 군인들처럼 배 위에서 바다 건너 영국 땅을 생각하며 따뜻한 티를 맛볼 수도 있다.

잘 만든 영화 한 편이 한 도시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도 있다. 놀란 감독 이전에도 이미 유명 프랑스 드라마 <바롱 누아르(Baron Noir)>나 한국인 입양아 감독 우니 르콩트(Ounie Lecompte)의 장편 영화도 덩케르크에서 제작된 바 있다. 침체됐던 덩케르크가 영화계에서 주목할 만한 무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글쓴이 송민주

글쓴이 송민주


통·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2년 전부터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원(EHESS)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다.
〈Portraits de Se′oul〉의 저자이며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서로 다른 문화를 소개하는 일을 사랑한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송민주
사진
덩케르크 시(Ville de Dunkerque)
2017년 09월호

2017년 09월호

에디터
하은정
송민주
사진
덩케르크 시(Ville de Dunker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