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STAR

STAR

반대가 끌리는 이유

윤지민X권해성

윤지민과 권해성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정반대였다. 그래서 사랑에 빠졌고, 지금 더 즐겁다.

On September 20, 2017

3 / 10
/upload/woman/article/201709/thumb/36004-258152-sample.jpg

 

 

 

권해성 셔츠 질 by 질스튜어트, 바지 헤지스. 윤지민 원피스 리코베스단. 딸 하이 셔츠·팬츠 모두 봉쁘앙.

 

녹아내릴 것 같은 뜨거운 더위가 한풀 꺾인 8월의 어느 날 만난 윤지민·권해성 부부는 보기만 해도 꿀이 뚝뚝 떨어지는 여느 부부와 달랐다. 오글거리는 멘트 대신 솔직하고 거침없이 말을 뱉었지만 그 모습에서 왠지 서로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오랜 친구로서 느끼는 편안함과 연인에게서 전해지는 단단한 사랑이었다.

윤지민과 권해성이 커플로 촬영하는 화보는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첫 번째 화보를 촬영할 땐 동료였지만 지금 두 사람은 부부가 됐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하이 양을 얻었다.

“저희가 결혼하기 전에 웨딩 화보를 찍다가 눈이 맞았어요. 연극도 <청혼>이라는 작품에서 처음 만나 연습하느라 매일 붙어 있던 때였죠.”(윤지민)

<청혼> 무대에 서기 위해 대략 5개월 동안 매일 만나다시피 하다 서로에게 관심이 생겼고, 어떤 사람인지 관찰하다 보니 어느새 사랑에 빠져 있었다.

“같은 업계 사람은 정말 만나지 않으려고 했어요. 많은 연예인한테 대시를 받았어도 마음이 안 갔는데… 이렇게 됐네요.(웃음) 처음엔 끌리는 게 없었어요. 그런데 매일 보다 보니까 사람이 착하고 성실한 거예요. 미술을 하던 사람이라 섬세하게 조용히 챙겨주더라고요. 반면 저는 원래 운동을 하던 애라 까불까불해요. 서로 다른 면에 끌린 것 같아요.”(윤지민)

“와이프는 화면에서 볼 땐 무섭고 세 보이는데 연습할 때 보니까 한없이 여린 천생 여자더라고요. 공연하면서 선배님이 지민이를 혼냈어요. 지민이가 당연히 ‘내가 뭐요?’라고 대들 줄 알았는데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는데 그러시면 너무 힘들다’고 하면서 우는데 너무 의외라서 호감이 갔어요.”(권해성)

조용히 듣고 있던 윤지민이 갑자기 권해성의 팔을 잡았다. 그러더니 “자기야, 그럴 땐 ‘저렇게 예쁜 사람이 울기도 하는구나’라고 해야지”라고 장난을 치며 까르르 웃었다. 권해성은 곧바로 “예쁘다”는 말을 덧붙이며 윤지민과 연애하기로 결심한 계기를 말했다.

“결혼 전 이틀 동안 함께 웨딩 화보를 찍을 때였는데, 촬영할수록 여자로 느껴지는 아내에게 열심히 대시했어요. 저희가 2011년 1월 1일에 만나서 연습을 시작했고, 그때가 5월 8일이었어요.”(권해성)

처음 만난 날짜부터 연애 감정이 생긴 날짜까지 기억하는 권해성을 보고 윤지민은 다시 한 번 놀랐다. 자신은 꼼꼼한 편이 아니라 언제 마음이 생겼고 어떻게 했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고 ‘좋았다’라는 기억만 남아 있단다.

“그때 나이가 35살이었어요. 나이가 나이다 보니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한 사람을 오래 만나는 게 부담스러워 한 달만 만나보려고 했어요. 근데 만나다 보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결혼할 나이라서 그러나 싶었는데 살아보니까 어려서 만났어도 이 사람이랑 결혼했을 것 같아요.”(윤지민)

그도 그럴 것이 권해성은 윤지민에게 없는 것들을 갖고 있다. 윤지민은 전체적인 흐름을 본다면, 권해성은 세세하게 디테일을 살펴본다. 그래서 윤지민은 기념일을 까먹기 일쑤인 반면 권해성은 결혼기념일부터 시작해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까지 모두 챙긴다. 이런 성향은 가계 운영에서도 드러났다. 윤지민은 ‘빅 픽처(Big Picture)’를 그리고, 권해성은 섬세하게 손이 많이 가는 것들을 책임진다.

“저는 큰 그림을 그리는 스타일이에요. 일반적인 여자들이 좋아하는 가방이나 보석보다는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요. 땅, 상가 같은 것들을 좋아하거든요. 여러 곳을 눈여겨보다가 ‘이건 꼭 사야 돼’라며 리드하죠. 재테크를 어떻게 하는지는 영업 비밀이에요.(웃음) 저희 두 사람 모두 직업이 불안정하니 재테크라도 잘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윤지민)

“가계 관리도 비슷해요. 목돈 관리는 와이프가 해요. 관리비처럼 때 되면 챙겨야 할 것들은 제가 하죠. 따로 정하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이렇게 분담됐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혼자 살아서 집안 살림에 일찍 눈을 떴고, 와이프는 흐름을 잘 보니까 잘된 일이죠.”(권해성)

두 사람은 성향의 차이 때문에 결혼을 앞두고 혼수 준비할 때 흔히 하는 싸움도 하지 않았다. 권해성이 디자인과 컬러, 톤, 패턴까지 살펴가면서 혼수를 골랐고, 윤지민은 뭐든지 믿고 맡겼다.

“남편은 미술을 했던 사람이라 꼼꼼하고, 원하는 게 뚜렷해요. 오죽하면 가전제품을 제쳐두고 ‘저 장식장이 꼭 내 눈앞에 있어야 해’라며 장식장부터 사자고 했겠어요. 전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죠. 집에 방문한 사람들이 화이트 컬러와 앤티크함이 적절히 조화된 인테리어를 보고 ‘역시 윤지민스럽다’고 말해요. 제가 고른 줄 아는 거죠. 그만큼 남편이 잘 골랐어요.”(윤지민)

 

 

윤지민 티셔츠 시에로, 원피스 리코베스단. 권해성 셔츠 산드로옴므.

 

눈으로 육아하는 남자, 몸으로 육아하는 여자

여자처럼 미적 감각을 지닌 권해성도 딸 하이 양의 육아 앞에선 영락없는 아빠였다. 아이를 어떻게 다룰지 몰라 잘 놀아주지 못한다고. 육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윤지민은 큰 한숨부터 내쉬었다. 할 말은 많지만 많은 말은 하지 않겠다고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전 억울해요. 제가 임신해서 10개월 동안 배 속에서 키웠는데 왜 모유 수유도 제가 해야 하죠? 남자가 모유 수유를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한번은 너무 속상해서 남편한테 ‘자기, 혹시 한번 나오나 확인 좀 해봐’라고 한 적도 있어요. 밤중에 모유 수유 때문에 잘 못 자니까 아이가 백일 될 때까지 몸이 힘들었어요. 심적으로는 산후조리원에서 힘들어서 많이 울었어요. 저처럼 덤벙대는 엄마를 만나서 어떡할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됐는데, 막상 해보니까 행복감이 더 커요.”(윤지민)

“아이를 낳은 후엔 인생도 마음가짐도 정말 많이 바뀌어요. 아이가 제게 와줘서, 저한테 이런 기회를 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예쁘고 건강하게 우리 딸로 태어나서 웃음을 줄 때 느껴지는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권해성)

윤지민·권해성 부부가 끔찍이 아끼는 딸 하이는 취향과 의사 표현이 분명했다. 특히 스타일 취향이 분명해 좋은 옷과 싫은 옷을 구분할 줄 알았다. 그래서 윤지민과 동행한 그녀의 어머니가 하이 양을 어르고 달래 옷을 입혔다. 하이 양은 에너지가 넘치는 4살배기 여자아이였다. 비눗방울을 보고 즐거워했으며, 핑크 컬러 막대과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또한 촬영을 마치고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는 현장 스태프를 보고 자신 역시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할 줄 아는 붙임성 있는 아이였다.

“정말 에너지가 넘치죠? 하이는 걷질 않고 무조건 뛰어요. 좋아하는 게 없으면 가만히 있질 않죠. 그래서 저는 일상이 운동이에요.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하이를 잡으러 다니느라고 정신이 없죠.”(윤지민)

“보통 아빠들이 활동적으로 놀아주는데 저희는 반대예요. 저는 미술을 전공했던 경험을 살려 같이 미술 공부를 해요. 함께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하는데, 벌써부터 감각이 있는 게 보여요.”(권해성)

영락없는 ‘딸 바보’인 윤지민·권해성 부부에게 조심스럽게 ‘둘째’ 소식을 물었다.
“저는 하이가 외동이 잘 어울리는 자유분방한 아이라고 생각해요. 시어머니도 제 편이세요. 제가 하이를 낳았을 때 저보고 몸이 상하니까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하셨어요.”(윤지민)

“하이를 생각하면 둘째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와이프한테 계속 ‘하이가 너무 외롭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했더니 ‘형제가 있어도 외로워. 사람은 다 외로운 거야’라고 답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외가, 친가 통틀어서 제 편은 없네요.“(권해성)

오랜 이야기 끝에 둘째에 대한 욕심을 접은 권해성은 하이 양이 어떻게 자랄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외가와 친가를 오가며 복합적인 경험을 하며 성장한 하이 양이 얼른 보고 싶단다.

“저희 부모님은 부산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에요. 그래서 부산에 가면 문화적인 걸 많이 습득하죠. 처가는 오랫동안 복숭아 과수원을 운영하셨어요. 저희 부부도 철이 되면 과수원에 가서 복숭아에 봉지를 싸고, 가을이 되면 복숭아를 따요. 하이는 기어 다닐 때부터 옆에 돗자리를 펴놓고 그 모습을 지켜봤죠.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한 아이가 어떻게 자랄까요?”(권해성)

“저희 부부 모두 하이가 어떤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냥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였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가 날 어떻게 행복하게 해줬다는 추억을 안고 살면서 하이에게 내가 받은 사랑을 주는 거죠. 하이도 마찬가지이길 소망해요. 하이가 자라서 하고 싶은 걸 하면 되죠. 자유롭게 선택하고 살았으면 해요.”(윤지민)

 

 

윤지민 원피스 시에로, 신발 H&M. 권해성 셔츠 써스데이아일랜드, 청바지 누디진, 신발 소다. 딸 하이 원피스 H&M, 신발 빅토리아.

 

하이 양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윤지민·권해성 부부는 아주 진지했다. 대화 도중 종종 튀어나오던 장난스러운 멘트를 찾을 수 없었고, 신중하게 답을 했다. 다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윤지민의 얼굴에 금세 장난기가 서렸다. 두 사람의 직업인 배우에 대해 물었다.

“저랑 남편이랑 연기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요. 저는 모델 출신이라 이미지를 그려서 상상하는데, 남편은 계속 대본을 읽으며 완전히 흡수해요. 전에 SBS 드라마 <신의>에서 공민왕의 내관인 ‘안도치’ 역을 맡았는데 전 ‘안도치’가 누군지도 몰랐어요. 대본을 보니까 대사도 ‘네’밖에 없더라고요. 그런데 역사책을 다 뒤져서 안도치가 어떤 사람인지 계속 고민하면서 연구를 하는 거예요.”(윤지민)

윤지민과 권해성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이어간다. 예전에 연극 <청혼>을 함께 할 때 서로 연기에 대해 평가하고, 더 나은 연기를 위해 도와주는 ‘필기 노트’를 쓰며 이야기를 나눴던 게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지금도 서로의 연기를 모니터링하고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연기를 해요. 지나가는 사람을 관찰하고 캐릭터를 분석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드라마나 영화도 ‘누가 어떤 상황에서 연기를 잘했다’고 이야기하면서 계속 돌려 보고, 어떻게 했는지 살펴요. 대본을 구해서 연기할 때도 있어요. 하도 대화와 토론이 많으니까 오죽하면 침대 안에서는 절대 대화를 하지 않기로 규칙을 세웠어요. 침대에서 말하기 시작하면 밤을 새우거든요.”(윤지민)

두 사람은 서로의 연기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한 마디만 들려달라고 하자 윤지민은 고개를 떨구며 부부만의 이야기로 남겨놓겠다고 대답을 피했다. 이때가 기회다 싶었는지 권해성은 신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에 촬영을 잘했냐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대답했어요. 얼마 지나서 모니터링을 하더니 저한테 ‘잘했다며?’ 하더라고요.(웃음)”(권해성)

“남편은 자신감이 넘쳐서 제가 그렇게 말해도 크게 반응하지 않아요. 그 모습에 제가 좋은 영향을 받아요. 제가 보기와 다르게 자신감이 없어 처녀 때 마음고생을 했거든요. 남편이 옆에서 ‘잘한다’ ‘예쁘다’ 해주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 너무 좋아요. 저희는 이게 같이 노는 거예요.”

윤지민·권해성 부부에게 기자는 어떤 캐릭터냐고 물었다. 윤지민은 마치 준비했던 것처럼 곧바로 “눈빛이 맑아서 순수해 보이는 사람. 순수해서 체면을 차릴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자신은 그렇게 보이고 싶어도 보일 수 없다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는 색이 정해져 있어요. 그다지 밝진 않지만 변화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제가 제일 존경하는 배우가 KBS2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소지섭 씨 어머니 역을 맡은 이혜영 선배님이에요. 선배님처럼 색이 분명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도 아직 제 색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언젠간 분명해질 거예요. 그렇게 한곳만 공략하려고요. 선택하고 집중하는 저의 빅 픽처예요.”(윤지민)

“와이프보다는 밝은 색의 배우가 되고 싶어요. 와이프랑 다른 사람하고 비교하지 말고, 잣대도 두지 말고 우리 기준대로 물 흐르듯이 살자는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저희의 기준에 따라 제게 맞는 색을 찾을 거예요.”(권해성)

윤지민·권해성 부부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 각자 기자에게 개인적으로 말을 건넸다. 윤지민은 “착하고 다정한 남자가 남편으로 최고”라고, 권해성은 “정말 좋으니까 꼭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스타일로 털털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부부다.


서로에게 없는 점을 채워주는 윤지민과 권해성,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딸 하이, 이 가족은 지금 완벽하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예지
객원 에디터
김지은
사진
민기원
스타일리스트
전금실
헤어
태은(우현증메르시)
메이크업
유하(우현증메르시)
2017년 09월호

2017년 09월호

에디터
이예지
객원 에디터
김지은
사진
민기원
스타일리스트
전금실
헤어
태은(우현증메르시)
메이크업
유하(우현증메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