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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박사’의 돈 되는 이야기

1층에 뭐가 있죠?

건물주라고 다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건물에 어떤 업종이 입점해 있는지가 수익을 판가름한다.

On August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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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가 직접 빌딩을 사용하지 않으면 세입자를 들이게 마련이다. 이 경우 열의 아홉은 대개 이런 과정을 거친다. 먼저 건물주가 임대 계약을 중개인에게 맡긴다. 임차를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중개인은 건물주에게 이를 알린다. 건물주의 입에선 “보증금과 월세는 얼마를 받는 게 적당하느냐”는 질문이 쏟아진다. 그리고 여러 중개인에게 경쟁을 붙여 가장 많은 임대료를 줄 세입자를 찾는다. 인상을 찌푸릴 혐오 업종만 아니라면 대개 이런 과정을 거쳐 세입자를 택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업종이다. 우량한 업종을 세입자로 받으면 건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쉽게 생각해보자. 건물 1층에 편의점이 들어선 것과 구멍가게가 들어선 것은 천지 차이다. 수입 자동차 전시장과 카센터의 차이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같은 제1금융권과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같은 제2금융권의 차이도 크다.

빌딩 위치를 설명할 때 “1층에 국민은행이 있는 빌딩”이라는 말과 “○○슈퍼가 있는 빌딩”이라는 설명은 듣는 사람의 인식과 건물의 이미지에 큰 차이를 만든다. 이는 결국 시세를 5% 더 받느냐 덜 받느냐의 차이다. 50억원짜리 빌딩이면 2억 5천만원과 5억원의 차이다.

널리 이름이 알려진 업종이나 상호는 그만큼 인지도도 높고, 임대료를 밀릴 확률도 떨어진다. 서울 신촌에 있는 탐앤탐스 건물은 12년간 임대료를 단 한 번도 밀린 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빌딩으로 지상 4층, 지하 1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이다. 탐앤탐스가 입주하기 전에는 1층은 식당, 2층은 당구장, 3층은 노래방, 4층은 비디오방 등 세입자들의 업종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장사가 안 되는 업소는 임대료 연체율도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탐앤탐스 측으로부터 본사 직영 매장으로 전체 빌딩을 모두 쓰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애초 해당 빌딩의 임대수익은 보증금 1억원에 월세가 1천1백만원에도 못 미쳤다. 건물주가 매입한 가격은 31억원. 임대료 수준에 맞춰보면 적당한 가격이었다. 탐앤탐스 측은 건물을 한꺼번에 쓰는 조건으로 보증금 4억원에 월세 3천만원을 제시했다. 건물주 입장에선 마다할 이유가 없는 조건이었다.

현재 건물의 가치는 어떻게 변했을까? 73억원에 새로운 주인과 계약을 맺기 직전이다. 우량 커피 프랜차이즈 직영 매장이니 임대료를 밀릴 염려도 없고, 월세가 많이 나오니 빌딩의 자산가치도 올랐다. 예전처럼 각기 다른 업종이 자리를 차지했다면 언감생심인 시세다. 이처럼 때로는 임대료를 깎더라도 우량한 세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건물의 가치를 올리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톱스타 커플로 유명한 배우 J씨가 좋은 사례다. 그가 한남동 이태원의 대지 330㎡(1백 평)의 건물을 1백26억원에 사들인 건 지난 2011년이었다. 그런데 일 년 후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가수 P씨가 J씨의 건물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자리에 대지 면적이 같은 건물을 78억 5천만원에 사들였다. 대지 면적은 물론 입지마저 거의 같은 빌딩의 가격 차이가 47억원에 달한 이유는 무엇일까? J씨가 산 빌딩은 전문 업자가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우량 업체인 폭스바겐 전시점을 세입자로 들인 후 건물의 가치를 올려서 판 빌딩이었다. 당시 J씨의 빌딩과 비슷한 인근 지역의 빌딩 시세는 약 90억원. 우량한 세입자와 월세 수익 덕에 35억원이 넘는 거품이 끼어 있었던 것이다. 반면 가수 P씨는 90억원짜리 빌딩을 12억원이나 싸게 산 셈이다. 우량 업종이 입점했다고 무조건 빌딩을 매입하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글쓴이 박종복
20년 경력의 미소부동산연구센터 원장으로 업계에서 '빌딩 박사'로 손꼽힌다. 가수 이승철, 농구선수 서장훈을 비롯한 스타들의 빌딩 매매를 담당했으며 최근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담은 책 <빌딩 박사 박종복의 나도 강남 빌딩 주인 될 수 있다>를 출간, 부동산 컨설팅에 앞장서고 있다.

CREDIT INFO

객원 에디터
김지은
박종복
2017년 08월호

2017년 08월호

객원 에디터
김지은
박종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