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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박사’의 돈 되는 이야기

빌딩 명당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 가운데 입지가 큰 역할을 한다. 빌딩도 마찬가지다. 빌딩이 들어선 자리가 곧 그 건물의 가치를 결정해주기 때문이다.

On July 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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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이라고 다 같은 빌딩이 아니고, 몇 층짜리 건물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어디에 위치하느냐가 부동산 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

빌딩 입지로는 사거리 코너가 최고이며 그다음이 삼거리 코너, 마지막이 한 방향의 대로변이다. 일반적으로 한 방향 대로변에 있는 빌딩의 월 임대료가 100만원이라 치면 삼거리 코너 빌딩은 105만~110만원, 사거리 코너 빌딩은 115만~120만원을 쳐준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거리나 삼거리 코너 자리로 추천해달라"는 문의가 들어오면 '선수구나'라고 판단할 정도다. 이런 자리는 임대료를 조금 더 주더라도 들어오려는 사람이 줄을 선다. '광고 효과' 때문이다. 사거리나 삼거리 코너 건물의 1층 자리를 보자. 웬만하면 편의점이 들어선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자리는 가격이 오르는 상승 폭도 다르다. 일단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사거리 코너에 자리한 빌딩의 가치가 높을까? 일단 출입구부터 다르다. 한 방향 대로변 빌딩의 경우 도로 쪽 한 곳에만 출입구를 낼 수 있는 반면, 사거리 코너 빌딩은 두 곳에 출입구를 만들 수 있다. 건물 신축 시 적용하는 건축법에서도 사거리 코너 빌딩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부지 면적이 330㎡라 해서 330㎡ 넓이의 건물을 올릴 수는 없다. 빌딩을 지으려면 전체 토지 면적당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을 제한한 규정이 있다. 바로 건폐율이다. 예를 들어 건폐율이 50%라면 330㎡(100평)의 땅에 165㎡(50평)까지만 빌딩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빌딩을 올릴 때 공간 활용에 적용되는 문제는 건폐율만이 아니다. 해당 빌딩 안에 주차장도 만들고 출입구도 만들어야 한다. 주위 건물의 일조권을 보장하는 공간도 확보해야 한다. 이럴 때 사거리 코너에 있는 빌딩은 자동차가 드나드는 주차장 입구와 사람이 드나드는 메인 출입구를 따로 만들 수 있다. 땅값도 잘 오르고, 임대료도 높고, 건물 공간 활용까지 실용적이니 세입자든 건물주든 좋아할 수밖에 없다.

사거리 코너에 자리한 빌딩은 두 방향으로 트여 있어 일조권이나 조망권 확보에도 유리하다. 이런 자리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빌딩을 올리면 꼭대기 층부터 임대가 나가곤 한다. 확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에 있는 노후한 빌딩의 95%가 엘리베이터를 따로 설치할 수 있는, 즉 리모델링이 가능한 건물이다. 최근에는 단순히 외벽을 바꾸고 도장을 새로 하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신축이라 봐도 무방할 만큼 리모델링 공법이 발전했다.

사거리 코너 건물의 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제 사례를 보면 실감이 난다. 한류 스타 A씨는 강남구 청담동 영동고등학교 옆 사거리 코너에 자리한 건물의 주인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원래 건물주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개그맨 B씨였기 때문이다. A씨와 B씨 사이의 거래는 큰 화젯거리였다. B씨가 해당 부지를 매입할 때만 해도 이곳은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사거리 코너로 입지가 좋긴 했지만 학교와 마주해 상업적 가치가 떨어졌다. 무엇보다 땅 모양이 예쁘게 빠지지 않아 빌딩을 올리기에는 애매했다. 대로변은 짧고 후면(이면 도로)이 긴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B씨가 이 자리에 빌딩을 올린 건 지난 2006년. 당시로선 최신 기술인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활용해 한눈에 보기에도 예쁜 6층짜리 빌딩을 지었다. 결론적으로 B씨의 선택은 대박을 터뜨렸다. 부지 모양이 별로 좋지 않아 내놓아도 팔리지 않던 땅이었지만, 빌딩을 올리자 건물 외관에만 눈이 가 땅 모양은 더 이상 주목받지 않았다. 40억원에 내놓아도 안 팔리던 땅에 빌딩을 올리자 당장 85억원에 팔렸다. 새 건물주는 앞서 말한 한류 스타 A씨였다. 일반적으로 해당 빌딩 같은 경우 공사비는 10억원 안팎이다. 여기에 설계비용 5억원을 더한다 해도 땅값을 포함한 전체 원가는 55억원이다. 85억원에 팔았으니 B씨가 거둔 순수익만 30억원이다. 빌딩 하나 잘 짓는 재테크가 얼마나 큰 대박을 터뜨리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A씨의 청담동 빌딩은 상품이건 건물이건 포장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도 일깨워준다. 상품이 작다고 케이스(포장)마저 작으면 어떻겠나. 명품 브랜드를 보자. 손바닥만 한 지갑 하나만 사도 대형 쇼핑백에 담아 준다. 사는 사람은 물론이고 선물 받는 사람의 기쁨이 배가되는 이유다. 빌딩도 마찬가지다.

글쓴이 박종복
20년 경력의 미소부동산연구센터 원장으로 업계에서 '빌딩 박사'로 손꼽힌다. 가수 이승철, 농구선수 서장훈을 비롯한 스타들의 빌딩 매매를 담당했으며 최근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담은 책 <빌딩 박사 박종복의 나도 강남 빌딩 주인 될 수 있다>를 출간, 부동산 컨설팅에 앞장서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예지
박종복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2017년 07월호

2017년 07월호

에디터
이예지
박종복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