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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의 로맨스

이제훈이 화면을 스치면 훈훈한 향기가 퍼진다

On March 23, 2017

 


tvN 드라마 <내일 그대와>는 타임슬립 로맨스다. 외모, 재력, 인간미까지 갖춘 완벽 스펙의 지하철 시간 여행자 ‘유소준’과 지하철 사고에서 살아남은 ‘송마린’의 피해 갈 수 없는 운명적 사랑을 그린 작품. 같은 날 죽음을 맞는 운명으로 묶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결혼까지 하게 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물들이고 있다. 이번 드라마에서 이제훈은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좌충우돌하는 ‘유소준’ 역을 맡아 신민아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데뷔 후 첫 로맨틱 코미디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연기력을 뽐낸다.

<도깨비>의 후광 효과를 기대했지만 시청률은 저조하다. 4%라는 수치로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방송 4회 만에 반 토막이 났다. 하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뜨겁다. 눈빛 하나로 여심을 훔치는 이제훈의 연기 변신에 관심을 보이며 그의 말투, 목소리,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내일 그대와> 마니아가 있을 정도다.

‘러블리 걸’의 원조 격인 신민아와의 호흡은 또 어떤가. 사귄 지 하루 만에 속전속결 첫날밤을 보내는가 하면, 폭풍 전개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꽁냥꽁냥’ 커플의 케미스트리는 안방극장에 엄마 미소를 유발한다. “꽃순아”와 같은 이제훈표 여심 저격 유행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방송 전 기자들과 만난 이제훈도 들떠보였다.

“한 10년 전부터 신민아 씨와 호흡을 맞춰보길 기대한 것 같아요. 드라마를 찍기 전부터 ‘신민아와 로맨스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죠. 함께 연기하면서는 ‘이렇게 예쁜 여배우가 어떻게 저렇게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지?’ 하며 깜짝깜짝 놀라요. 만취한 진상 연기는 압권이었죠. 리액션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연기가 됐어요. 로맨스는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중요하거든요. 동갑인 데다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신민아 씨가 현장에서 절 웃게 만들죠.”

그의 신민아 예찬은 끝이 없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연신 신민아 자랑을 늘어놓았다.
“여배우라는 존재는 빛나고 아름다워요. 다가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지죠. 신민아 씨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예뻐서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호칭도 고민이 됐고요. 신민아 씨가 ‘우리 친구니까 말을 놓자’고 말했을 때 너무 좋았어요.”

2007년 영화 <밤은 그들만의 시간>으로 데뷔한 그는 올해로 10년 차 배우다. 10편의 영화와 5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로맨틱 코미디와는 거리가 멀었다. 주로 시대극이나 장르물에 출연해오던 그는 영화 <건축학개론> 이후 5년 만에 로맨스를 연기하게 됐다.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어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무겁고 센 작품을 연달아 했죠. 이제는 사랑 이야기로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유제원 감독님이 독특한 시간 여행 이야기를 다룬다고 해서 많이 끌렸고, 상대역이 신민아 씨라는 말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이제훈의 칭찬에 신민아도 화답했다. 덕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예쁘다.
“제훈 씨를 처음 봤을 때 되게 상큼하다고 생각했어요. 동갑내기 남자인데 ‘나보다 상큼할 수 있다니’ 싶었죠.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왜 이제야 ‘로코’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요.”(신민아)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전작 <시그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타임슬립이라는 공통 소재가 주는 한계가 있을 법하기 때문이다. 이제훈은 이 지점에 대해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았다.
“<시그널>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현재를 바꾸는 일이라면 <내일 그대와>는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미래를 바꾸는 이야기예요. 신선하지 않나요?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는 지하철을 타고 미래로 가죠. 정의감 넘치는 전작과는 달리 안하무인 캐릭터고요. 공교롭게도 전작과 이번 작품이 타임슬립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시그널>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웃음)”

내친김에 물어봤다. 실제로 현재와 미래를 오갈 수 있다면 무엇을 하겠느냐고. 돌아온 대답 역시 재치 넘친다.
“미래의 나를 만날 거예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지 보고 싶어요. 자신이 사랑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결혼도 하겠죠?

제 결혼식장에도 가보고 싶어요. 아이가 있다면 더 신기할 것 같고요.”
이제훈의 재치와 긍정 에너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전 제작 드라마의 연이은 실패가 <내일 그대와>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하는 주변의 우려에도 그는 쿨하다(<내일 그대와>는 사전 제작 드라마다).

“몇몇 사전 제작 드라마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작품이 좀 더 주목받지 않을까 생각해요. <시그널>은 반을 찍고 방송을 했죠. 그때는 결말을 지켜봐달라고 얘기했다면 이번엔 모든 게 완성된 상황이죠. 결말을 알고 있지만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어요.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느끼실 것이라고 확신해요. 개인적으로 너무 만족해요.”

지난해 영화 <탐정 홍길동> 개봉 당시 이제훈은 전역 후 연기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고 털어놨었다. 그래서 작품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는 그에게서 연기를 향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제가 좋아서 연기하는 것이지만, 저는 시청자가 봐줘야 존재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저에 대한 여러 가지 반응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고, 연기에 대해 피드백도 많이 받고 싶어요. 전 아직 스스로 많이 부족하고 노력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앞으로 어떻게 연기를 해나갈지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제훈은 <파수꾼>을 시작으로 <고지전> <건축학개론> <파파로티> <시그널> 등 발을 넓히며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젠 어떤 역할을 맡겨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고, 두터운 팬심도 확보했다. 로맨틱한 이제훈의 로맨스가 기대되는 이유다.

 

CREDIT INFO

취재
이예지 기자
사진제공
나무엑터스, 935엔터테인먼트, 사람엔터테인먼트
2017년 03월호

2017년 03월호

취재
이예지 기자
사진제공
나무엑터스, 935엔터테인먼트, 사람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