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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존중

좋은 취향, 독특한 취향, 고급스러운 취향…. 언제부턴지 특별한 취향을 갖는 것이 하나의 스펙이 됐다. ‘취향이 나쁘다’는 말보다 ‘취향이 없다’는 말이 더 악평이 된 요즘. 어떤 것에 대한 기호가 확실한 컬렉터 5인을 만났다.

On March 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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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취향은 ‘좋은 것을 알아보는 눈’이 됐다. 취향이 비슷한 이들은 그들만의 모임을 형성해 다른 취향을 가진 이들과 차별화되길 바란다. 그런 ‘부심’으로 취향을 어렵고 이기적인 존재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이 나쁘다고 평가되면 부끄러워하며 숨기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취향에 옳고 그름은 없다. 어떤 이도 타인의 취향을 나쁘다고 매도할 수 없는 것이다. 취향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다.

흔히 ‘많이 들어본 사람’이 좋은 소리를 알고, ‘많이 입어본 사람’이 옷에 대해 안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 말은 소리나 옷에 대한 애정이 많이 들어보고, 많이 입어보는 것으로 발현된 것일 뿐이다. 취향이란 곧 대상에 대한 애정이다. 소리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많이 들어보고, 옷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많이 입어보는 것이다.

자신의 취향이 듬뿍 담긴 물건을 모으는 컬렉터 다섯 명을 만났다. 모두 수집품을 수십 개, 수백 개씩 모은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직접 만나본 그들은 수집품을 소유하는 것에서 한 발짝 멀어져 있었다. 하나같이 ‘물건의 존재 이유를 찾아주기 위해’ 처분했다고 말했다. 수집품에 대한 애정이 급기야 용도를 잃은 채 선반에 진열돼 있는 것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한 것이다.

다섯 명의 컬렉터가 좋아하는 것은 비싼 물건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한 가지 물건을 탐미했지만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나와 가장 잘 맞는’ 물건이었다. 취향이 있다는 것은 결국 나를 아는 것이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고민하고 경험한다는 건 나를 사랑하는 과정이다. 좋은 취향을 갖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경험과 철학이 담긴 취향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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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패키지 | 황보 가수

코카콜라를 모으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여행을 좋아해서 자주 다니는데, 나라마다 코카콜라 병이 다르더라고요. 크기도, 레터링도 조금씩 다르죠. 여행할 때마다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코카콜라가 눈에 띄면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더니 지금에 이른 거예요.

가장 어렵게 구한 것은 무엇인가요?
생일 선물로 크리스마스 컬렉션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코카콜라를 수집하는 걸 알고 일부러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았다고 하더라고요. 그것도 홍콩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서요. 이스라엘에서 사 온 코카콜라 병이 있어요. 내용물은 비우고 병 속에 사막 모래를 넣어 팔길래 보자마자 당장 샀죠.

수집품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얻나요?
딱히 정보를 얻는다기보다는 여행지에서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사 모으고 있어요. 재테크로 모은다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그냥 자기만족을 위해서예요. 언젠가 비싸게 팔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수집하는 가장 큰 즐거움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남들에게는 없는 것을 소유한다는 만족감이에요. 제가 모은 코카콜라를 보기 위해 제 카페에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나란히 진열된 코카콜라를 구경하는 그분들을 보면 뿌듯해요.

가장 애착이 가는 수집품은 어떤 건가요?
코카콜라와 성경책 그리고 지인들이 주는 편지와 메모를 다 가지고 있답니다. 아, 그리고 새 옷에 붙어 있는 태그도 모아요. 일종의 기록하는 행위인데 아마도 제 수집은 일기와 같은 개념인 것 같아요. 어떤 옷을 샀는지 기록하기 위해 태그를 모으고 어떤 곳을 여행했는지 기록하기 위해 각 나라의 코카콜라를 모으는 거죠.

수집품을 정리하는 방식이 있나요?

사실 처음 카페를 오픈했을 땐 물건이 별로 없었어요. 여행하면서 괌에서 의자를 사 오고, 홍콩에서 시계를 사고, 태국에서 산 해먹을 달기도 하면서 공간을 조금씩 채워나갔죠. 코카콜라도 그렇게 조금씩 채워나간 거예요.

카페를 옮기려다가 더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들었어요.

네.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 신경을 많이 못 쓸 것 같아서 딱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공간으로 옮기려 했어요. 그런데 아직은 이곳을 떠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사하면서 이곳의 소품을 플리마켓을 열어 다 처분하려고 했다면서요? 코카콜라도요?
그랬었죠. 코카콜라를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마음이 찢어졌어요. 병마다 다 다른 스토리가 담겨 있으니까요.

여행을 자주 다녀서 카페 문을 닫는 날이 많다고 들었어요.

네.(웃음) “왜 문을 열지 않느냐”고 타박하는 손님도 있었죠.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여행을 마음껏 하면서 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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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오디오 | 김상인 일러스트레이터

언제부터 빈티지 오디오를 모으기 시작했나요?
결혼하고부터니까 9년 정도 됐네요. 신혼집에 오디오를 놓고 싶었어요. 아내와 합의해 1백만원 선에서 고르기로 했죠. 원래 좋아하긴 했지만 오디오를 맞춘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오디오에 매료된 이유는 뭔가요?

저는 프리랜서라 집에서 일하는데 항상 음악을 틀어놔요. 오디오에 따라 감동이 다르죠. 그런데 제 스피커들은 일반적인 기준에서 소리가 좋진 않아요. 성능이 뛰어나기보다는 편안한 소리를 내죠.

소리가 좋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취향이라는 건 호불호가 있지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귀에 자극적인 소리를 좋아했어요. 가수가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들리거든요. 눈을 감으면 ‘음상이 맺힌다’고 하죠. 오케스트라를 예를 들면 우측 이층에서 부르는지, 가수 뒤에 바로 드러머가 있는지 그런 부분까지 오디오로 느껴져요. 처음에는 그런 부분에 매력을 느껴 오디오를 들었어요. 소리가 다르니까요. 옆에서 속삭이는 것 같고. 그런데 좀 지나니까 그런 게 자극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일할 때는 너무 생생한 소리가 거슬려요. 저는 일하면서 듣기 때문에 편안한 소리가 점점 좋아지더라고요. 빈티지 오디오들은 소리가 편안해요.

다양한 오디오 중 작가님 취향에 맞는 게 빈티지 오디오라는 말씀이네요?
네. 제 취향에 맞는 거죠. 그게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어떤 음악을 주로 듣는지도 중요하죠. 음악에 따라서 어울리는 오디오가 달라요.

총 몇 세트 가지고 있나요?

지금은 두 세트가 다예요. 모으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계속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고 있어요. 소유하기보다는 다양한 오디오를 들어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든요.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비싼 오디오의 가격은 얼마예요?
사실 빈티지라 그리 비싸진 않아요. 다 합치면 2천만원 정도일 거예요. 저도 처음에는 하이엔드 제품을 수집했어요. 그런데 의미가 없더라고요.

지금 나오는 것은 다 유행에 따라 변하잖아요.

제 오디오들은 1950년대에 나온 건데 변하지 않는 클래식이라 좋아요.

가장 아끼는 건 뭔가요?

사실 다 아껴요. 사게 된 히스토리가 각각 다 있으니까요. 굳이 고르자면 야마하 CDP예요. 시중에 별로 없는 제품이라 아마 중고로 내놓으면 금방 팔릴 거예요. 같은 CDP를 세 개나 가지고 있었던 적도 있어요. 일본에서 옥션에 나오면 다 샀거든요.

오디오를 모으는 가장 큰 즐거움을 꼽자면요?

아내와 영화를 본 후 여운이 가시지 않으면 오디오로 사운드트랙을 함께 들어요.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방식이죠. 저희가 고등학생 때부터 사귄 사이라 <건축학개론> 보고선 바로 김동률 노래를 함께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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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얼조명 | 김동진 건축가

언제부터 모으기 시작했나요?
정식으로 모으기 시작한 건 일 년 정도 됐어요. ‘인더스트리얼’은 산업화 초기 제품을 말하는 거예요. 20세기 초반 산업화 시기에 관심이 많아요.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진 모든 걸 수공예로 예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많은 게 달라졌죠. 디자인이 형태를 만든 게 아니라 생산 방식이 형태를 결정지은 거죠. 생산 방식과 기능이 합쳐지면서 자연스러운 디자인이 나온 게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에요.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을 하는 지금과는 많이 다르죠.

수집한 조명이 몇 개인가요?
한 3백~4백 개 되는 것 같아요.

수집한 것 중 가장 비싼 제품은 무엇인가요?

보통 30만~1백50만원 사이의 제품이 많아요. 오히려 1960년대 이후 제품은 디자이너 작품이라고 해서 프리미엄이 붙어 비싼 경우가 많은데 인더스트리얼 조명은 희소성에만 가치가 붙어요.

가장 아끼는 조명은 어떤 건가요?

좋아하는 건 ‘그라’라는 프랑스 디자이너가 만든 조명이에요. 가장 단순한 원리지만 자유자재로 움직여요. 그리고 ‘싱어’라는 재봉틀 회사가 만든 조명도 좋아요. 원래 재봉틀에 붙어 있던 건데 따로 떼어서 스탠드 형태로 만들었어요. 싱어에서 나온 의자도 있어요. 재봉틀을 할 때 가장 편한 자세로 앉을 수 있게 해주는 의자예요. 그 당시엔 사람이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인체공학적인 연구을 가장 많이 했어요. 그때의 원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수집품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얻나요?

외국 사이트를 찾아 온라인으로 직접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에서는 이태원이나 황학동 쪽에 가끔 물건이 섞여 나올 때가 있는데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보죠.

조명으로도 기능하는 물건인가요?

다 불이 들어와요. 한국 전구로 바꿔놓은 것도 있고 옛날 게 좋아 어댑터를 사용하는 것도 있어요. 안 맞는 전구는 구해서 사용하기도 하고요. 전기선은 위험한 요소가 있어 그 시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만든 것으로 교체했어요. 전구를 구하기 힘든 건 소켓을 바꿔 사용하고 있고요. 조명으로 태어났으니 불을 밝혀야죠.

수집품을 정리하는 법칙이 있나요?
건물 2층에 있는 회의실에는 독일의 한 디자이너가 만든 조명을 순서대로 늘어놓았어요. 제 책상 위의 조명들은 계속 바뀌죠. 제가 보고, 만지고 싶은 조명들을 올려놔요.

수집하는 가장 큰 즐거움은 무엇인가요?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눈으로 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죠. 그런데 수집한다는 건 촉각적으로 느끼고 싶다는 거예요. 촉각으로 느껴야 나중에 디자인으로 승화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직접 만져보기 전에는 그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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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저울 | 박미진 인테리어디자이너

언제부터 모으기 시작했나요?
5년 전 큰아들이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재능이 있는지 대회에 나가면 상도 곧잘 타오더라고요. 아들이 나중에 레스토랑을 차리면 한쪽 벽면을 세계 각국의 저울로 채워줘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모으기 시작했어요. 매장에 전시용으로 둔 저울을 팔라는 손님들이 늘면서 지금은 많이 팔았어요.

몇 개나 가지고 있나요?
70개 정도였는데 지금은 절대 팔지 않을 저울 10개를 제외하고 매장에 전시한 게 다예요. 요즘은 클라이언트들의 부엌에 꼭 저울을 놓아드려요. 제 마스코트가 됐죠.

제대로 무게를 잴 수 있는 저울인가요?
그럼요. 거울로 반사해서 수치를 확인 할 수 있게 한 체중계도 있는데 무척 신기하죠.

가장 어렵게 구한 저울은 어떤 건가요?
주물로 만든 저울이에요. 외국에 나갔을 때 발견했는데 너무 무거워 가지고 올 수가 없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바이어에게 구해달라고 부탁했더니 현지 가격의 두 배 이상을 부르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지불했죠.

지금도 저울을 계속 모으는 중인가요?
계속 모으려고 하는데 한국에 있는 빈티지 저울은 이미 제가 다 사버렸더라고요. 그래서 빈티지 제품을 바잉하는 분들에게 부탁했었어요. 그분들이 바잉하러 갈 때 저울 좀 구해달라고 부탁드려요. 소매를 하지 않는 분들이라 20개를 가져오든 30개를 가져오든 제가 다 사야 해요. 지금은 많이 모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무리하게 사진 않아요. 눈에 띌 때마다 하나씩 사 모으죠.

소유하고 있는 것 중 가장 비싼 저울은 어떤 건가요?
작은 것들은 15만원 선이고, 좀 장식적이고 오래된 건 20만~50만원까지 다양해요. 50만 원짜리가 가장 비싼 거였는데 지금은 팔았어요. 절대로 팔지 않으려고 했는데 한 손님이 사흘 동안 찾아오셔서 팔라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죠. 그 물건의 가치를 아신 거죠. 주물로 만든 화려한 저울이었어요. 그 시대 사람들은 저울 하나도 그렇게 세심하게 만들었죠.

가장 아끼는 저울은 어떤 건가요?
집에 뒀어요. 절대 팔고 싶지 않아서요.

수집하는 가장 큰 즐거움은 무엇인가요?
공간을 채워가는 느낌이 좋아요. 수집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성향일 거예요. 같은 종류의 물건으로 선반을 채웠을 때의 희열감이 있어요. 새 저울을 산 적이 있는데 2주 정도 지나니 질리더라고요. 빈티지를 좋아하는 사람은 싫증을 잘 내는 사람이에요. 빈티지는 질리지가 않거든요. 요즘 나온 기성품과는 다른 매력이 있죠.

수집품을 정리하는 법칙이 있나?

눈이 즐거우면 돼요. 저만의 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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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 박종진 사업가

언제부터 모으기 시작했나요?
35년 정도 됐어요. 저희 아버지가 만년필을 쓰셨는데 그 모습이 멋지더라고요. 그래서 열 살 때 처음으로 직접 사봤어요.

많은 필기구 중 굳이 만년필을 모으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만년필은 쓰는 사람에 따라 필기감이 달라져요. 볼펜은 처음 샀을 때의 필기감이 마지막 쓸 때까지 같아요. 그런데 만년필은 쓰는 사람에 따라 펜촉이 다르게 닳아서 같은 제품이라도 다른 필기감을 갖게 돼요. 그게 좋아요.

몇 개까지 모았나요?

8백 개 정도 모았다가 지금은 다 처분하고 30개쯤 갖고 있어요. 단순한 수집의 단계가 지난 거죠. 꼭 소유하고 있어야 즐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특정 만년필보다는 만년필의 물성 자체를 좋아하거든요.

아깝진 않았나요?

많이 소유할수록 오히려 소홀해져요. 관리하지 않고 그냥 쌓아놓게 되죠. 박스를 뜯어보지 않은 채로 쌓여만 있기도 해요. 저보다 더 잘 쓸 사람이 사용하는 게 좋죠. 만년필의 존재 이유는 글씨를 쓰는 거니까요.

30개는 가장 아끼는 만년필만 남은 건가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특이한 것들이 남아 있어요. 1800년대에 만년필이 최초로 만들어졌을 때 나온 펜이 있는데 볼펜처럼 생겼지만 만년필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거예요.

오각형 펜촉이 있어야 만년필이 아닌가요?
처음엔 잉크를 펜 속에 저장해 휴대할 수 있는 펜을 만년필이라고 불렀어요. 오각형 펜촉의 만년필이 다른 펜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거죠. 아름답잖아요. 사람들은 동일한 기능이라면 무조건 아름다운 것을 선호해요. 본능이죠.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만년필은 어떤 건가요?
몽블랑에요. 가장 아름다운 형태의 펜촉을 완성한 게 ‘몽블랑149’예요. 만년필은 필기구의 얼굴과 장신구의 얼굴을 함께 가지고 있어요. 요즘은 필기구이기보다 장신구로서의 만년필이 더 중요한 시대죠. 그래서 지금은 몽블랑이 가장 사랑받는 시대예요. 그리고 펠리칸800과 파카51이 아름답다고 봅니다.

만년필의 매력은 뭔가요?
저는 세상을 만년필로 읽어요. 영화를 볼 때도 영화 자체보다 영화에 어떤 만년필이 나왔는지를 봐요. 영화 <색, 계>에서 배우 탕웨이가 만년필로 편지를 쓰는데 40년대에 나온 만년필을 사용하더라고요. 반면에 <킹콩>에서 남자 주인공이 쓴 만년필은 고증이 잘못된 거였어요. 그런 만년필 관련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작업을 했는데 얼마 전엔 영화사에서 만년필에 대한 자문 의뢰가 들어왔어요. 그래서 영화 <암살>과 <아가씨>에 관련 자문을 해줬죠. 아직 <아가씨>를 보진 못했지만요.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김안젤라 객원기자
사진
하지영, 홍하얀
2017년 03월호

2017년 03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김안젤라 객원기자
사진
하지영, 홍하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