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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이 떴다

지난 10월 19일 경복궁은 때 아닌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카메라를 들고 상기된 표정을 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모두 박보검을 보려고 모였다.

On November 01, 2016

 


광화문으로 향하는 택시 안, 차창 밖에는 의경들이 줄지어 있었고, 구름 같은 인파가 경복궁 앞에 모여 있는 게 보였다. 기사가 물었다. “오늘 무슨 집회 있어요?”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연배우들 사인회가 열리는 경복궁에는 교복을 입은 10대 여학생부터 등산복 차림의 50대 중년 여성, 히잡을 두른 이슬람 여인까지, 나이와 국적을 불문한 인파가 운집해 있었다. 양복을 입은 보디가드들은 “내려오세요!” “거기 계시면 다쳐요!”라고 반복해 외치며 뛰어다녔지만, ‘우리 보검이’를 보겠다는 팬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밴이 세워진 주차장부터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길을 따라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어디선가 나타난 의경들이 펜스를 치기 시작했다. “보검이 왔나 봐”라며 사람들이 속삭였다. 약속된 3시에서 30분이 지난 시각 검정 밴 한 대가 등장했다. 수천 명이 차를 쫓아 뛰기 시작했다. 궁궐 안은 이내 아수라장이 됐다. 울먹이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박보검을 비롯한 드라마의 주연배우들, 김유정, 진영, 곽동연은 극 중 복색을 그대로 갖추고 등장했다. 순간 조선시대로 함께 타임슬립한 느낌이었다. 궐내를 메운 수천 명의 사람을 보고 당황하던 박보검이 이내 환한 미소를 보이며 손을 흔든다. 드라마 속 효명세자가 우리 눈앞에 있다. “꺄아아아!” 최근 들었던 어떤 소리보다도 높고 큰 함성이 울려 퍼졌다. 사인회가 시작됐다.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마련한 행사였다. 선착순으로 뽑은 2백 명의 시청자만이 박보검을 만나 사인을 받고 악수를 하고 눈빛을 교환하며 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고백하자면 기자도 공지된 시간에 인터넷에 접속해 신청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모두의 부러움 속에 일반인 팬 2백 명이 줄을 섰다. 박보검은 모든 팬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말을 건네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많이 기다리셨죠?” “드라마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침 빨리 나으세요.” 다정한 그의 인사에 모두 무장해제 됐다. 멀리서 지켜보는 팬들은 부러움에 눈물지었다. “사인 받으신 분들은 좀 앉아주시면 안 돼요? 저희도 보검 오빠 보고 싶어요!” 한 용기 있는 여학생이 소리를 질렀다. 앗, 앉아 있던 박보검이 일어나 그쪽을 향해 손을 크게 흔들었다. “꺄아아아아아!” 다시 한 번 커다란 함성이 경복궁을 가득 채웠다.

이날 예상보다 훨씬 많이 몰려든 인파로 인해 박보검을 비롯한 배우들을 직접 보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자리를 떠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먼발치에서 사인회가 진행되는 쪽을 간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팬들이 눈에 띄었다. 사인회를 마친 박보검이 일어나 한마디 던졌다. “이영이다!” 극 중 왕세자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명장면에 등장했던 대사였다. 팬들은 한 번 더 자지러졌다.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사고 없이 잘 마쳐서 좋네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한 박보검은 팬들을 향해 깊게 고개 숙여 인사한 후 차에 올랐다. 떠나는 차를 따라 수천 명의 인파가 또다시 달렸다.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드는 여학생들도 보였다.

이날 인터넷에는 ‘박보검 경복궁’이라는 키워드가 계속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개월간 전 국민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종영했고 우리는 앞날이 기대되는 배우 박보검을 얻었다. ‘외모뿐 아니라 연기도 되는 배우’라는 사실을 입증해 보인 그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경복궁에 모인 수많은 사람은 박보검의 일거수일투족에 웃고 울고 환호성을 질렀다.

경복궁에 모인 수많은 사람은 박보검의 일거수일투족에 웃고 울고 환호성을 질렀다.

경복궁에 모인 수많은 사람은 박보검의 일거수일투족에 웃고 울고 환호성을 질렀다.

어떤 각도에서도 완벽한 꽃미모에 매너까지, ‘사기캐릭터’란 이런 거다.

어떤 각도에서도 완벽한 꽃미모에 매너까지, ‘사기캐릭터’란 이런 거다.

어떤 각도에서도 완벽한 꽃미모에 매너까지, ‘사기캐릭터’란 이런 거다.

CREDIT INFO

취재
정지혜 기자
사진
하지영
2016년 11월호

2016년 11월호

취재
정지혜 기자
사진
하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