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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버거 vs 수제버거, 당신의 선택은?

햄버거를 선택했다면 다이어트 고민은 내려놔야 한다. 하지만 프리미엄 수제 버거가 등장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On May 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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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갈 때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인앤아웃’부터 가야지, ‘쉑쉑버거’ 맛은 봐야지 않겠냐? ‘음식 문화가 다양한 나라에서 먹는 게 겨우 햄버거라니?’라는 생각은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바뀌었다. 두툼한 패티에 신선한 야채, 버터를 발라 따끈하게 구운 빵. 광고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맛깔났다. 육즙이 입안에 쫙 퍼지고, 신선한 야채가 바삭하게 씹혔다. 함께 주문한 밀크셰이크를 힘껏 빨아들이면 미국이 왜 비만의 나라인지 몸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에 이렇게 줄 서서 먹는 프랜차이즈 수제 버거집은 셀 수없을 만큼 많을 것이다. 맛있을수록 칼로리가 높다는 건 진리다. ‘분명히 살찌겠지’ 걱정하다가도 입에 넣는 순간 모든 것을 잊는다. 게다가 신선하다. 잘 만든 요리라는 느낌을 받는다.

서울에서 햄버거를 베어 먹으며 생각한다. 이만큼 중독성 강한 음식이 있을까? 한동안 안 먹다가도 다시 마음이 당겨서 먹게 된다. 바쁠 때 빨리 해치우기 편하고 요즘은 24시간 배달도 되니 더더욱 자주 먹는다. 서울 사는 싱글남에게 햄버거 배달 서비스만큼 유용한 것도 없다. 가격도 저렴하다. ‘가성비’ 최고라 해도 손색없다. 하지만 시들한 야채가 들어 있는 납작한 버거를 보며 ‘해동한 패티를 빵에 얹어 기계처럼 포장하는 알바’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몇 안 되는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업체에서 내놓는 햄버거가 물려갈 때쯤 뉴욕 ‘쉑쉑버거’의 국내 출시 소식이 들렸다. 어쩌면 패스트푸드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도 모를 뉴스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롯데리아, 버거킹, 맥도날드는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신메뉴 홍보를 위한 재기발랄한 소비자 참여 이벤트를 벌이고, 맥도날드는 해피밀 장난감이나 배달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를 유치하고 있다. 한편 버거킹 역시 새로운 메뉴 출시와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러한 그들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은 그들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으로 비치기도 한다. 왜 절박한가? 과거 프랜차이즈 햄버거는 세련되고 특별한 음식으로 분류되며 식문화 트렌드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음식 문화가 다양해지고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되면서 과거의 영광은 사라졌다. 사람들은 고급 음식에 길들어 저렴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의 차이를 뚜렷하게 느끼고 있다.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트렌드의 중심에서 인스턴트식품으로 전락했다.

그 와중에 등장한 것이 수제 버거다. 격이 다르다. 수제 버거의 위력은 미국에서 검증되었으니, 결코 위험한 도박이 아닌 것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중 첫 시도는 맥도날드였다. 한국맥도날드가 프리미엄 수제 버거로 이미지 개선을 시도했다. 이름은 ‘시그니처 버거’다. 시그니처 버거에는 호주산 앵거스 비프 등 프리미엄 식재료가 사용된다. 그것도 소비자가 원하는 재료만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다.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해 안전한 먹거리, 웰빙 푸드라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시도다.

햄버거를 웰빙 푸드로 만들겠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일본의 모스버거는 몇 해 전 국내에 들어오며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하였으나 예상만큼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입점 초기에는 줄 서서 겨우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매장이 붐볐으나, 지금은 아니다. 맛과 품질이 우수하지만 배를 채우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았다고나 할까? 모스버거가 선택한 전략은 메뉴의 다양화인 듯하다. ‘돈카츠 치즈버거’는 국내 돼지고기 등심을 사용해 일본식 돈가스를 재현하고, 여기에 치즈와 신선한 적양파 등을 더했다. 데미그라스 소스를 활용해 한국 경양식의 풍미를 살린 ‘데미 소스’와 일본 정통 ‘카츠 소스’ 같은 독특한 소스도 선보였다. 버거 크기도 1.5배 커졌다. 신선한 재료, 다양한 메뉴라는 일본 수제 버거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의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국내산 프랜차이즈 수제 버거는 없을까? 기자는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업체를 주목하고 있다. 이름은 토니버거다. 대용량 패티를 사용하는데 다른 브랜드의 버거들보다 확실히 크고 가격은 더 저렴하다. 모든 버거는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패티를 튀긴다. 미리 만든 식은 버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걸 강조하지만 사실 수제 버거집이라면 당연한 과정이다. 치열한 프랜차이즈 햄버거 업계에서 국내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독특한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당연히 쉑쉑버거다. 오는 7월에 1호점이 강남역 주변에 오픈할 예정이다. 20~30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2시간 이상 줄을 서야 먹는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도 그와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쉑쉑버거의 인기는 다른 수제 버거 프랜차이즈의 국내 입점을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

가격은 어떻게 책정될까? 기존 햄버거보다는 가격대가 높을 것이 분명하다. 햄버거는 싸고 편해서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과연 수제 버거가 이 인식을 깨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칼로리가 높은 데다 값비싼 음식을 줄 서서 먹는 현상이 얼마나 오래가겠나 싶은 거다. 물론 수제 버거는 패스트푸드의 효율성과 레스토랑 수준의 품질을 모두 갖췄다는 이유로 2016년의 외식 주요 트렌드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쯤에서 또 다른 질문도 생각난다. 프리미엄 수제 버거를 맛 본 사람들이 다시 저렴한 프랜차이즈 버거를 먹을까? 쉑쉑버거와 같은 프리미엄 수제 버거를 찾는 사람들은 가성비를 따지며 패스트푸드를 찾던 사람들이 아닐 것이다. 점심값을 7천원에서 해결하려고 패스트푸드를 찾던 사람들이 2만원에 점심을 해결하려 들진 않을 것이다. 또한 줄 서가며 프리미엄 수제 버거의 깊은 맛을 음미하려는 사람이라면, 패스트푸드의 단골 고객도 아니겠지. 햄버거를 사랑하는 기자는 이 모든 현상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정지혜 기자
취재
조진혁 (<아레나 기자>)
사진
서울문화사 db
2016년 05월호

2016년 05월호

기획
정지혜 기자
취재
조진혁 (<아레나 기자>)
사진
서울문화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