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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이태임

이태임은 용인의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지내고 있다. 수척해진 그녀의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On May 04, 2015


이태임은 2010년 KBS2 드라마 <결혼해주세요>에서 수영복을 입고 육감적인 몸매를 과시하며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영화 <응징자>와 <황제를 위하여>,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서 섹시한 매력을 어필하며 ‘섹시스타’로 승승장구를 달렸다.

그녀가 최근 예능 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제주도 촬영 현장에서 가수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태임은 당시 “막 바다에서 나온 뒤였다. 너무 추워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그 친구(예원)가 ‘뭐’라고 반말을 하더라. 참고 참았던 게 폭발해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순간의 감정을 추스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사건 현장의 전말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진실이 밝혀졌지만 그녀를 향한 비난은 계속됐다.

 


4월 2일, 이태임의 소속사는 그녀가 고향인 울산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은 어떠한 활동 계획도 없다는 게 소속사의 전언이었다. 4월 7일 오후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이태임의 집을 찾았다. 2008년 자신의 이름으로 약 5억원에 구입한 아파트다. 조용한 마을에는 드나드는 사람이 적었다. 오후에 하교하는 자녀를 마중 나오는 주부 몇 명, 운동 삼아 산책을 즐기는 노인 몇 명이 눈에 띌 뿐이었다.

이태임의 앞집에 사는 주민도 그녀가 바로 앞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경비원도 연예인처럼 보이는 여자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슈퍼나 편의점 등 인근 상점 주민 중에서도 그녀를 보았다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7년 동안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특별히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았던 이태임. 그녀가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이태임의 지인들은 이렇게 말했다.

“애교가 많을 줄 알았는데 낯가림이 심하더라고요. 친해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황제를 위하여> 이민기) “처음 봤을 때는 새침할 줄 알았는데 편견이었어요. 함께 여행을 하면서 그녀가 순수하고 생각이 깊은 아이라는 걸 알았어요.”(<미친 유럽-예뻐질지도> 서지혜)

 


오후 3시께, 집에 있던 이태임과 어렵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망설이던 그녀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언론과 접촉한 것을 소속사에서 알면 싫어할 거예요.” TV를 통해 보았던 섹시하고 화려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논란 이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수척해진 얼굴과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피부, 퉁퉁 부은 눈이 가장 먼저 보였다.

“가족들과 함께 조용히 잘 지내고 있어요.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지만, 무슨 말을 하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귀를 쫑긋 세워야 겨우 들릴 수 있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위축된 심리 상태를 느낄 수 있었다. 며칠 후, 오후 2시께 귀가하는 그녀와 다시 마주쳤다. 긴 생머리를 질끈 묶어 올린 이태임. 검정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손에는 지갑이 들려 있었고, 베이지색 점퍼와 청바지의 편안한 차림으로 외출했다가 돌아왔다.

차에서 내린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내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논란의 중심이 된 이후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모두 조심스러운 듯 보였다. 방송에서 보던 생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매력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7년간 여자로서, 배우로서, 혹독한 연예계 생활을 홀로 버텨온 이태임. 혹여 누구라도 마주칠까 걸음을 재촉하던 그녀의 뒷모습이 어느 때보다 힘겨워 보였다.

CREDIT INFO

취재
이예지
사진
김승환
2015년 05월호

2015년 05월호

취재
이예지
사진
김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