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LIFESTYLE

LIFESTYLE

결혼 생활 갑질하는 법

요즘 세태를 풍자하는 단어 중 ‘갑질’만 한 키워드가 또 있을까? 남편의 갑질을 누르는 선배 주부들의 슈퍼 갑질 노하우.

On February 24, 2015

Chapter 1

아이 교육에 무관심한 남편
임신했을 때 잠시 회사를 그만뒀는데 남편의 갑질 낌새가 예사롭지 않아 출산하고 2년 뒤 냉큼 재취업을 했어요. 그 사이 아이는 여러 사람 손을 옮겨가며 자라게 됐죠. 한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선생님에게 혼나는 상황이 생기면 남편은 제게 잔소리를 퍼부어요. 육아는 엄마만의 몫입니까? 남부럽지 않게 먹고사는 게 누구 덕분인데요? 안 되겠다 싶어 하드코어적인 방법을 사용했어요.남편에게 최대한 맞춰주는 척하다가 그 앞에서 픽 쓰러져버리죠. 이때 중요한 건 119를 불러야 한다는 것. 응급실에 가서는 링거를 맞아야 합니다. 이럴 때 의사들은 대부분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말해요. 그렇게 수준급의 연기 실력을 펼치면 그제야 남편이 ‘내 마누라 죽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시작하죠. 물론 ‘119 약발’은 꽤 오래 지속됩니다. 문제는 두 번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상습범으로 몰리거든요.
-하◯◯, 42세(12년 차 주부)


남편의 변│잘난 아내 덕분에 부족함 없이 살고 있고, 저도 맘 편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누가 돈 벌어 오라고 등 떠밀었냐고요? 글쎄, 애가 학교에서 친구랑 다투기를 수차례예요. 공부요? 당연히 뒤에서 어슬렁거리죠. 아내는 적당한 시기에 유학을 보내겠다고 하는데 그것만큼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어요? 이건 갑질이 아니라 가정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가장의 깊은 뜻이죠. 게다가 119 프로젝트가 연기였다니, 아내가 무섭기까지 하네요.

해결책│119 프로젝트는 연말 연기대상 수상감이네요. 짝짝짝!
그것도 아무나 시도할 수 없는 대형 프로젝트네요. 조언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하고 계십니다. 문제는 두 번 이상 사용하다간 아파 쓰러져도 무관심한 남편의 모습을 보고 오히려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조심하세요! -박◯◯, 45세(16년 차 주부)

 

 

 

Chapter 2
시도 때도 없이 귀찮게 하는 남편

남편이 미울 때는 새벽에 술을 마시고 들어올 때, 더 미울 때는 그 상태로 이불 속으로 비집고 들어올 때입니다. 자고 있는 저를 깨우는 것도 모자라 씻지도 않은 몸으로 들이대는 게 너무 싫어요. 아니, 여자는 감정이 없답니까? 저는 지금 임신 3개월 차인데 수시로 잠자리를 요구하는 남편을 보면 때로는 자존심이 상하기도 해요. 스킨십을 피하면 획 돌아서서 묵언수행을 해요. 유산될까봐 두렵기도 하고, 모른 척하자니 바람날까 걱정도 되지만 속 좁은 남편이 철없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어요.
-백◯◯, 37세(8년 차 주부)

남편의 변│복에 겨운 줄 알아야지! 아내가 임신했을 때 한눈파는 남자가 한둘인 줄 아세요? 술 마시고 다른 곳에서 괜한 돈 쓰지 않는 게 어딥니까? 무엇보다 아내를 사랑한다는 증거인데 배신감마저 듭니다.

해결책│혈기 왕성한 남편을 둔 그것만으로도 주부들 사이에서는 ‘슈퍼 갑’이 아닐까 싶네요. 일단 그것으로 위안을 삼으세요. 그리고 임신 중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편 때문에 고민했던 주부들, 많을걸요? 그때는 산부인과 의사를 만나러 갈 때 남편과 함께 가세요. 성관계의 위험성에 대해 의사에게 직접 듣고 나면 조금씩 변화가 생기니까요. 그리고 임신 중기에 접어들 땐 임신부가 할 수 있는 성생활에 관한 책을 남편과 함께 보세요. 해보는 것이죠.그때 저희 부부는 지금은 하라고 해도 못하는 다양한 체위를 시도했던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무관심한 남편보다 백배 낫다는 사실, 명심하세요~.-이◯◯, 44세(13년 차 주부)

 

 

 

Chapter 3

집에서도 상사 노릇 하는 남편
회사 생활 15년 차인 제 남편은 10여 명의 팀원을 이끄는 팀장입니다. 직장에서 고생하는 남편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집에서도 팀장 노릇을 하려는 모습을 볼 때면 가끔씩 화가 납니다. 더 솔직한 표현으로, 치사합니다. 한번은 주말 낮에 거실에서 TV를 보는 남편이 저를 부르기에 빨래를 널다 말고 가봤더니 리모컨을 갖다 달라며 씩 웃는 거예요. 그러곤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는데, 야구 중계를 보던 그 ‘웬수’ 가 시끄럽다며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집에서도 멈추지 않는 팀장 노릇, 가소로워 미치겠어요. -정◯◯, 38세(7년 차 주부)

남편의 변│부부 금실이 좋은 직장 동료에게 아내의 어떤 점이 좋으냐고 물었더니 “내 아내에겐 철칙이 있어. 절대 출근하는 남편 손에 음식물 쓰레기를 들려 내보내지 않는다는 점이지” 하더라고요. 아내가 저를 존중한다는 느낌이 들 때, 나도 아내를 보듬어주게 돼 있어요. 인과응보이고 업보죠.

해결책│“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죠. ‘남자’라는 동물은 간단해요. 자신의 행위에 대해 명확한 피드백을 바라죠. 그러니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남편이 도움을 줬다면 무한한 칭찬을 해주세요. “자기가 설거지해주니 내가 여왕 대접을 받는 것 같아.” 내가 편하려면 영혼 없는 뻐꾸기 좀 날려주면 됩니다. 돈 드는 거 아니잖아요.-김◯◯, 48세(20년 차 주부)

 

 

 

Chapter 4

반찬 투정하는 삼식이 남편
최근에 여고 동창생들과 ‘수다를 떤 적이 있어요. 주제는 ‘삼식이 남편’이었죠. 삼식이가 뭐냐고요? 주말이면 세끼를 모두 집에서 먹는 남편, 또는 오후 6시만 되면 늘 ‘칼퇴근’해서 집에서 저녁을 먹는 남편이죠. 솔직히 집에서 밥을 차려주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게 사람이 할 일입니까? ‘오늘 또 뭐 먹지?’ 하는 고민 자체가 지겹고 짜증나요.
- 김◯◯, 37세(6년 차 주부)

남편의 변│요즘 아침밥 얻어먹는 남자가 드물어요. 그만큼 아침 먹고 출근하는 남자는 부러움의 대상이죠. 주말에 나가서 외식하자고요? 평일 내내 밖에서 먹는데 또요? 따뜻한 집밥을 먹을 권리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해결책│이런 치사 빤스! 남자들은 절대 몰라요. 말해도 그때뿐이고, 결국 몰라요. 그러니 입 아프게 긴말하지 말고 하루빨리 비자금을 모읍시다. 먹고살기도 모자란다고요? 한 달에 10만원이라도 모읍시다. 그 돈이 내게 빛이 되고 소금이 되는 날이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유혹도 있을 거예요. 가끔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이 적금을 깨?’ 하는 유혹. 여러분, 절대 흔들리지 마세요. 다 부질없어요. 고마운 것도 잠깐, 이게 말로만 듣던 비자금? 하고는 잔소리 시작됩니다. -박◯◯, 45세(15년 차 주부)

 

 

 

Chapter 5

생활비 지적질하는 밉상 남편
요즘 주부들은 처녀 못지않게 날씬하고 세련됐어요. 학부모들이 모이는 날이면 네일까지 신경 쓰일 정도로 예민해집니다. 네일숍에서 관리를 받았는지 셀프로 했는지, 아닌 듯 그런 듯 서로를 ‘스캔’하며 경계하죠. 제가 화려해지고 싶어서 하는 말이 아니에요. 행여 우리 아이를 만만하게 볼까 여러 생각이 드는 거죠. 그래서 명품도 아닌 일반 쇼핑몰에서 명품 느낌을 흠씬 풍기는 구두와 코트를 구입했어요. 하필 남편이 쉬는 토요일에 택배가 온 겁니다. 그때부터 남편의 갑질이 시작됐어요. “땅 파서 돈 나오는 줄 아냐?” “드라마 <미생> 안 봤어? ” 순간 인생에 회의가 오더라고요. 이러니저러니 긴말하기 싫어서 그날 25년 지기를 만나 술 한잔했어요. 이런 날 비싼 양주라도 마셔야 하는데 돈 앞에서는 간이 쪼그라드는 비루한 주부의 선택은 결국 치킨에 ‘소맥’이었어요. 저 자신을 버린 채 엄마로 아내로 지내는 삶은 힘들기만 하네요.
-정◯◯, 43세(12년 차 주부)

남편의 변│늘 비슷한 옷을 왜 사는지 모르겠어요. 더 솔직해지자면, 옷보다 몸매 관리가 우선 아닙니까? 앞으로 애들 대학 공부까지 시키려면 바싹 모아도 모자랄 판에 살림하는 여자가 70만원 쇼핑이 웬 말입니까?

해결책│이런 치사 빤스! 남자들은 절대 몰라요. 말해도 그때뿐이고, 결국 몰라요. 그러니 입 아프게 긴말하지 말고 하루빨리 비자금을 모읍시다. 먹고살기도 모자란다고요? 한 달에 10만원이라도 모읍시다. 그 돈이 내게 빛이 되고 소금이 되는 날이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유혹도 있을 거예요. 가끔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이 적금을 깨?’ 하는 유혹. 여러분, 절대 흔들리지 마세요. 다 부질없어요. 고마운 것도 잠깐, 이게 말로만 듣던 비자금? 하고는 잔소리 시작됩니다. -박◯◯, 45세(15년 차 주부)

CREDIT INFO

취재
정희순
2015년 02월호

2015년 02월호

취재
정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