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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ZURICH, SANGHAI

글로벌 리포트

대한민국은 지금 정윤회 문건, 땅콩 항공으로 정신이 없다. 머리 좀 식힐 겸, 지구 반대편 말랑한 소식 좀 들어보자.

On January 07, 2015

뉴욕의 홀리데이 마켓에 가면

뉴요커들은 한 해의 마지막 날엔 타임스스퀘어에 모여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을 함께 외친다. 그리고 가족, 친구, 연인에게 감사의 선물을 하는 것이 중요한 행사다. 그 중심에 바로 홀리데이 마켓이 있다.


뉴요커들은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선물을 주고받는다. 뉴욕에서의 첫해, 필자는 연말연시 파티에서 받은 선물들이 의외로 소박해서 살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선물 종류보다 주고받는 행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12월 초에 오픈하여 1월 초까지 계속되는 뉴욕 홀리데이 마켓의 여러 상점에선 거창한 아이템보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생활 소품을 많이 볼 수 있다. 큰 품목의 선물은 메이시 백화점에서 주로 쇼핑하고 작은 소품들은 홀리데이 마켓에서 마련하는 것이다.

유니언 스퀘어 마켓, 메디슨 스퀘어 마켓, 브라이언트 파크 마켓, 콜럼버스 서클 마켓 등 네 군데에서 열리는 각각의 홀리데이 마켓은 그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홀리데이 마켓의 간판 격인 ‘유니언 스퀘어 마켓’은 그린 마켓이 열리는 장소라 오가닉 제품이 유난히 많다. 손으로 직접 만든 주얼리 제품과 아트 장식품, 핸드메이드 장식품 등이 정겨운 느낌을 준다. 미로처럼 펼쳐진 작은 골목을 이리저리 누빌 수 있어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더 북적거리는 느낌이다.

유럽식 마켓 분위기를 낸 ‘브라이언트 파크 마켓’은 클래식한 맛이 있다. 유리로 만든 작은 상점들이 동화 속 예쁜 집들처럼 늘어서 있고 상점 간의 공간이 넓어 쇼핑하기가 편하다. 입점한 상점의 물건들도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것들이 많다. 아일랜드산 양모로 만든 중절모와 스웨터, 러시아산 유리 공예품을 구경하고 페르시아 전통 양고기 샌드위치도 맛볼 수 있는 이국적인 마켓이다. 브라이언트 파크 아이스링크를 사이에 두고 세워진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셀카 삼매경에 빠져도 좋다. 홀리데이 마켓의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은 따끈한 애플 사이다(능금주)를 맛보는 것이다. 새콤한 맛에 향기로운 계피 향을 곁들인 따끈한 애플 사이다 한 잔을 마시면 마음마저 따뜻해진다. 올해에는 포도주를 끓여 만든 무알코올 글루바인도 인기가 많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펼쳐진 ‘메디슨 스퀘어 마켓’에서는 전 세계의 다양한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다. 올해는 한국식 매운 바비큐와 불고기가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조금 추울 수 있는 야외 마켓이지만 친구끼리 연인끼리 어깨를 맞대고 옹기종기 즐기는 세계 각국의 먹을거리가 있다면 추위쯤은 문제없는 즐거움이 된다.

조금 더 독특한 분위기의 홀리데이 마켓을 즐기고 싶다면 그랜드 센트럴 역 내부에 마련된 홀리데이 마켓을 추천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으로 불리는 그랜드 센트럴의 시간이 멈춘 듯한 클래식한 분위기 속에서 추운 겨울바람을 맞을 걱정 없이 따뜻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스위스의 유치원

스위스 유치원에서는 매주 하루 숲으로 소풍을 간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폭풍이 치든 예외는 없다. 방수 등산화에 스키복을 갖춰 입은 아이들이 유치원 교사들과 함께 숲 속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소시지를 구워 먹는다. 아이들은 흙바닥에 떨어진 음식도 툭툭 털어먹으며 독립성과 면역력을 키운다.


네 살짜리 아이가 집에서 300m 떨어진 유치원에 보호자 없이 혼자 간다. 유치원에서는 매주 하루 숲으로 소풍을 간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폭풍이 치든 예외는 없다. 스위스의 보통 유치원 모습이다. 스위스의 의무교육은 만 4세에 입학하는 유치원에서 시작되는데 이 과정에서 첫 번째로 강조되는 것이 ‘아이 혼자 등·하원할 것’이다. 이 때문에 귀가 얼어붙도록 추운 겨울에도 오전 7시 즈음이면 가슴팍에 형광색 안전띠를 걸친 채 부모 대신 친구의 손을 잡고 유치원까지 걸어가는 네 살배기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등·하원 시간이면 도로 곳곳에 교통 도우미가 배치되고 횡단보도에서 운전자들이 신호를 칼같이 지키기에 가능한 일이다.
 


야외 활동이 유난히 많은 것도 스위스 유치원의 특징이다. 날씨에 상관없이 매일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는데, 산책 전후 날씨에 알맞은 옷으로 스스로 갈아입는 것도 교육에 포함된다. 아예 이 산책 부분만 특화시킨 ‘숲 유치원’도 있다. 교실이 아니라 숲으로 등원해 숲에서 하원하는 유치원이다. ‘공부=탐험’인 셈이다. 탐험의 목표는 독립성과 면역력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독립성과 자기주도성을 강조하는 반면 읽기와 쓰기는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위스 아이들이 처음으로 읽고 쓰는 걸 배우는 때는 초등학교 1학년인 일곱 살이 되어서다. 2학년이 되면 여기에 영어 교육이 추가되고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스위스의 네 가지 공용어인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망쉬어 중 한두 가지를 의무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많은 스위스 젊은이가 서너 가지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교육은 국가의 근본이다. 스위스 교육이 정답은 아니지만 ‘자기주도 학습’이 유행처럼 사교육으로 이뤄지고 ‘영어 유치원’이 인기여도 정작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성인은 찾기 힘든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스위스 교육이 던지는 질문을 고민해볼 일이다. 

 

 

 

쉼표의 거리 샤오싱루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租界地)의 주택가였던 샤오싱루. 이탈리아 국왕의 이름을 따 엠마뉴엘 거리(Route Victor Emmanuel Ⅲ)로 불리다가 1943년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이고 시끌벅적한 도심 한가운데서 샤오싱루로 들어서면 시간이 멈춘 듯 한적하고 모든 것이 느리게 느껴진다. 바람 소리가 들리고 낙엽 밟는 소리가 들리는 쉼표의 거리라고나 할까?
 

 한원서점의 골동품 

 

 

400m에 이르는 짧은 거리지만 상하이의 대표 출판사가 모여 있고 갤러리와 예술학교, 중국 4대 전통극 중 하나인 곤극(崑劇) 공연장이 있다. 이곳의 특징은 이곳만의 카페 문화가 발전했다는 것. 혼자 앉아 차를 마시고 책을 읽는 ‘나 홀로 사색족’이 주를 이룬다. 가장 사랑받는 북카페는 ‘한원서점’. 상하이의 저명한 사진가이자 출판가이며 ‘얼동창예술센터’를 설립한 얼동창이 1997년 오픈했다. 중국 고서는 물론, 사진작가의 카페답게 다양한 사진 관련 서적과 예술, 역사, 문학 등 방대한 분량의 책이 꽂혀 있다. 다양한 책도 장관이지만 이곳에 모인 빈티지한 소품과 중국 스타일의 공간, 앤티크한 가구로 꾸민 유럽풍의 공간도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덕분에 상하이의 유명 인사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영화를 사랑하는 상하이런(上海人)에게 추억의 장소로 불린다.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난 장국영이 상하이에 오면 꼭 들르던 곳인 데다 그가 늘 앉아 책을 읽던 소파는 지금도 푹 꺼진 모습 그대로다. 필자도 장국영이 머물렀던 자리에 앉아 그가 즐겨 마셨다는 차를 시켜본다. 이대로 앉아 기다리면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고 착각하며.

‘다리 없는 새가 살았다. 이 새는 나는 것 외에는 알지 못했다. 새는 날다가 지치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이 들었다.’
영화 <아비정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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