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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2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선생님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6년 차 선생님과 17년 차 선생님, 그리고 교육 전문가가 말하는 아이들 다루는 법.

On January 06, 2015

(왼쪽) 17년차, 학생주임 박동식 선생님  (오른쪽) 6년차, 체육담당 엄세진 선생님




남동우 소장은…
한국가족상담센터 소장으로 사회 소외계층, 소년소녀 가장, 독거노인 등 가정과 사회에서 약자인 모든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Q남자 형제를 두고 있는 엄마입니다. 전엔 엄마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잘 털어놓던 아이들이었는데 자라면서 점점 공감대가 달라 긴 대화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아이와 즐겁게 이야기하던 그때가 참 그리운데요, 부모와 성별이 다른 아이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엄│사실 저 또한 여학생들과의 대화는 쉽지 않습니다. 여학생들은 남학생들과 달리 좀 더 보살펴줘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고 상처를 쉽게 받기도 하거든요. 특히 선생님을 대할 때 어른이나 선생님으로도 생각하지만 이성이라는 부분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사춘기이기도 하니까요. 아마 어머니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과 여성으로서 남성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모두 있을 거예요. 그러니 대화라기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물론 억지로 대화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기보다는 대화를 유도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박│저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선생님,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인식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세대가 많이 바뀐 것도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일방적으로 말을 한다고 대화가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커뮤니케이션, 소통이 되어야 진정한 대화입니다. 그것은 상대의 마음이 열렸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억지로 아이들의 마음을 열려하기보단 아이들 먼저 스스로 다가와주길 기다리는 거죠. 문제가 보이는 여학생이 있다면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 것보다 안부를 묻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질 기회를 열어놓습니다.

남│지금 어머님의 심정을 자녀들에게 솔직하게 말씀해보시면 어떨까요? “엄마가 요즘 예전이 그립단다. 예전에는 긴 대화를 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서운해. 다시 예전처럼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갔으면 좋겠다”라고요. 그리고 이때 자녀들의 반응을 살피세요. ‘침묵’하거나 대답을 ‘짧게’ 하거나 혹은 예전처럼 다시 긴 대화를 나눌 수도 있죠.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들의 반응을 존중하고 그것에 맞춰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태도를 조금 더 너그럽게 존중해준다면 조금씩 개선될 것입니다.

 

 

 

Q딸아이가 현재 특성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아이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하고 싶어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선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사람을 비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아 걱정입니다. 특성화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을 진학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엄│자녀가 고등학교 졸업 후 하고 싶은 것이 뚜렷한 것 같네요. 무엇을 걱정하시는지요? 아이가 대학을 가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지지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부모님이 인생의 선배로서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을 때와 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야기해줄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결정은 아이에게 맡기세요. 부모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아이가 하고 싶다는 것에 대해 대화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해주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으로 대학 진학의 장점을 설명해주시면 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박│아이는 부모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스스로 할 수 있고 훨씬 더 많이 생각했을 것입니다. 자신의 장래가 달린 일이니까요. 부모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부모님의 권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그저 잔소리만 하고 자기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반감만 들고 공부에 대한 흥미까지 떨어집니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건 어떨까요?

남│어머님이 질문하신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을 겁니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능시험을 보는 것이 그 한 예죠. 그런데 지금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입장을 조율하는 일이겠죠. 가장 올바른 방법을 제시하자면, 대학 진학의 장단점과 졸업 후 취업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알려주세요.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본인이 책임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Q안녕하세요. 제 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여자아이입니다. 한창 사춘기라 외모에 부쩍 신경을 많이 쓰더니 어느 날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하더군요. 밤늦게 카카오톡을 하느라 잠도 자지 않고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것 같아요. 혼도 내고 달래보기도 하지만 쉽지 않네요. 요즘 들어 반항도 더욱 심해졌습니다. 사춘기 딸을 기른다는 것이 매일 폭탄을 끼고 사는 것 같아요.


엄│이성에 눈을 떴군요. 사실 연애 감정까지 컨트롤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휴대폰을 뺏고 집에 잡아두려고 해도 가만히 있지 못할 거예요. 학교에서도 아이들의 이성 교제에 대해 어느 정도 제재를 하고 있지만 완벽하게 컨트롤하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참지 못한 감정을 아이들이 어떻게 참아낼 수 있겠어요?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요? 딸아이의 남자친구를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해보세요. 그리고 그들이 지금 겪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열심히 공부도 하고 있는지, 서로 격려하고 있는 사이인지 슬쩍 이야기를 꺼내보는 거죠. 아마 따님의 남자친구는 이미 아군이 되어 중요한 정보를 교환하는 그런 사이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박│이 시기의 아이들은 꼭 쥐면 손가락 사이로 튕겨 나오는 ‘얌체공’ 같아요. 아마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할 거고, 제재를 가하면 가할수록 더욱 심하게 튕겨 나올 거예요. 아이들의 반응을 지켜보세요. 그리고 둘 사이가 좀 소홀해졌다 싶을 때쯤 카운슬러로 변신해보세요. 아이들에 대해 몰랐던 부분까지 알게 될 거예요.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나는 카운슬러라는 것. 조언은 해줄 수 있지만 직접적인 개입은 자제해주세요. 어느 순간 잔소리를 쏟아 붓는 엄마라면 아이들은 더 멀리 도망치게 될 거예요.

남│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것이 참 쉽지 않죠? 이런 케이스에는 ‘감정 코칭법’이 적합합니다. 감정 코칭법이란 자녀의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인정하면서 그런 행동을 제안해야만 하는 부모의 입장을 이해하게 해주는 대화법입니다. 남자친구와 종일 연락하고 싶은 마음은 존중하되, 잠도 자지 않고 밤새 연락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제한하는 겁니다. ‘저녁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휴드폰을 부모님께 반납한다)’는 규칙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죠. 여기서 포인트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이 규칙을 지킬 수 있는 시간대를 협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주면 스스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게 될 것 입니다.

 

 

 

Q요즘 거리에 나서보면 중학생들까지 전부 화장을 하고 다니는 것 같아요. 중학생인 제 딸아이도 화장하는 것에 재미를 들였는지 자꾸 예쁜 얼굴에 잔뜩 분칠을 하고 다니네요. 그대로의 모습이 예쁘다고 이야기를 해도 도무지 듣지 않습니다.


엄│사춘기가 되어 2차 성징이 나타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외모에도 관심을 가질 시기입니다. 학교에서도 화장을 못 하게 제재하지만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가정에서 컨트롤이 필요해요. 아이들의 예쁜 얼굴이 독한 화학 성분의 화장품으로 덮인 걸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아프겠지만 하지 못하게 해도 또래 아이들이 모두 하는데 나만 안 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저도 화장을 한 아이들에게 넌 화장을 하지 않았을 때 예쁘다, 화장했을 때는 분장한 것 같다고 장난처럼 슬쩍 던지곤 합니다. 그럼 어느새 진한 화장이 연하게 변하는 것 같아요.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계속 칭찬해주고 다른 집중할 것을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요?

박│외모와 이성에 민감한 시기이니 다들 화장품 한두 가지 정도는 가지고 다니더군요.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나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이성 친구를 포섭해 화장을 하지 않는 편이 예쁘다고, 그냥 피부가 예쁘다고, 빨갛게 입술을 칠하지 않아도 충분히 앵두 같다고 칭찬하게 하는 거죠.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싫다는데 굳이 해야 할 이유가 없겠죠. 물론 이성 친구를 포섭하는 일이 쉬운 건 아닐 거예요.

남│중학교 시절은 사춘기의 절정으로 자신이 어린아이인지 어른인지 헷갈리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더 빨리 어른의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단순한 호기심에, 화장을 해보기도 하지요. 무작정 하지말라는 강압적인 태도는 그들을 회유할 수 없어요. 점점 더 많은 걸 숨기게 될 뿐이죠. 어떤 계기로 화장을 하게 된 건지, 언제 하는지, 화장을 하면 어떤 점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등 아이의 입장을 존중해준 뒤, 행동의 한계를 제시해야 합니다. 자녀의 마음을 듣고 공감하면서 가정과 학교의 규칙을 상기시켜주어야 합니다.

 

 

 

Q 요즘은 체벌이 없어졌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도 하루는 벌점을 받았다며 정말 아무렇지 않다는 듯 해맑게 웃더라고요. 분명 어떤 불이익이 있을 텐데 그 불이익이 무언지 걱정됩니다. 또한 체벌 없이 아이들을 잘 교육하는 방법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는 속담도 있는데, 실제로 요즘 10대들의 강력 범죄가 매를 아껴 생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엄│사실 저희 교사들에게도 가장 난감한 부분이 체벌에 관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최근엔 벌점제를 도입해 학교 규율에 어긋나는 사항이 있을 때마다 벌점을 매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벌점제는 입시를 지향하는 아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타격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거나 이미 학업에 대해, 진학에 대해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무용지물인 게 사실입니다. 대학에 진학하지도 않을 건데 입시에 불리하게 점수를 매긴다는 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일 테니까요. 더구나 이제는 벌점제도조차 폐지한 상황입니다. 아이들을 선도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 대화만 남은 상태입니다.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화법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박│저는 체벌이 없는 비폭력적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과거에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을 가진 회초리를 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결국 소통을 원하는 것이거든요.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대 비뚤어진 행동이나 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 그 아이의 마음을 만지고 결국 선도하게 되는 거죠. 모든 것은 불안에서 비롯되니 아이들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이럴 때는 반영, 공감. 문제 해결 단계를 밟아보는 건 어떨까요? 먼저 아이에게 물어봅니다. “벌점을 받았다면서? 얘기 좀 해봐. 혹시 네가 불이익을 당한 거야?” 아이가 대답을 하면 그 말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이런 저런 이유로 벌점을 받았다는 말이구나.” 대답을 듣고 공감을 해줍니다. 그러고 난 뒤 문제 해결 단계로 나아가는 거죠. 이때 “몰라” 혹은 “엄마,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라는 말로 문제 상황을 축소시키려 하는 게 대부분의 반응입니다. 하지만 부모가 자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풀어가다 보면 자녀는 존중받는 느낌을 받게 되고 더욱 책임 있는 태도를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CREDIT INFO

취재
전유리,손혜지
사진
신빛, 최항석, JTBC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일러스트
손혜지
모델
전상욱, 이유정
2015년 01월호

2015년 01월호

취재
전유리,손혜지
사진
신빛, 최항석, JTBC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일러스트
손혜지
모델
전상욱, 이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