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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최대철

MBC 드라마<왔다! 장보리>에서 우희진과 알콩달콩 로맨스로 시선을 사로잡은 최대철. ‘뗀뚜쟁이 내천씨’의 유쾌한 매력 속에 감춰두었던 이 남자의 인생, 가족 이야기.

On November 18, 2014


어제 <왔다! 장보리> 종방연이었죠?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아요. 새벽 3시까지 달렸죠. 하하. 3차까지 갔었는데 마지막이 잘 기억 나지 않아요. 아직도 살짝 취해 있는 기분? 자, 음주인터뷰 시작합시다!(웃음)

<왕가네 식구들>에 이어 <왔다! 장보리>도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인기를 실감하나요? 저는 변한 게 없어요. 모든 게 똑같은데 주변에서 ‘바쁘겠다, 좋겠다’고 얘기해요. 대학로에 연습하러 가면 어린 친구들이 ‘불곰 아저씨’ ‘뗀뚜쟁이(센스쟁이)’라고 부르고 많이 알아봐줘서 조금 실감하는 정도예요. 식당 아주머니들이 서비스를 많이 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요. 생활하는 것은 무명일 때와 달라진 것이 없어요.

하루 생활 패턴이 어떤가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 학교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저 유부남입니다! 술 먹고 새벽 3~4시에 들어가도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등교시키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죠. 큰아들이 여덟 살, 둘째 딸이 여섯 살이에요.

총각인 줄 알았는데 결혼을 일찍 했네요? 스물여덟 살에 결혼했는데 그때는 일찍 한 편이 아니었어요. 지금은 사람들이 생각이 많고 욕심이 많아져서 결혼이 늦어지는 거라 생각해요.


아내는 인기에 대한 반응이 어때요? 집사람은 바깥일에 일일이 간섭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오빠가 알아서 잘해”라고 말하죠. 드라마 모니터를 해도 세세하게 지적하는 게 아니라 “오늘 전체적으로 좋았어”라고 얘기하는 정도예요.

갑자기 러브 스토리가 궁금해요. 아내는 어떻게 만났나요? 스물한 살 때 아내를 만나서 7년 넘게 연애하고 결혼했어요. 군 입대를 앞두고 친구들이 환송회를 해준다고 해서 안양1번가에 놀러 갔는데 길에서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만났어요. 그게 지금 아내고요.(웃음)

아내는 그때 스무 살이었는데 젖살도 안 빠져서 통통하고 정말 예뻤어요. 당시만 해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게 쉽지 않았는데 그날 세 번을 연달아 마주치자 진지하게 “이건 운명인 것 같다.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고백했어요. 018-XXX-XXXX. 지금도 이 번호를 잊어버릴 수가 없어요.

그런데 사귀고 바로 군대에 가야 하지 않았나요? 맞아요. 그래서 만난 지 한 달 만에 집에 데려갔어요. 고무신 거꾸로 신을까봐. 어딘가에 묶어놓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머니가 처음 보자마자 ‘정말 괜찮다’고 맘에 들어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군대에 있다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한창 데이트하고 싶고 남자친구랑 놀고 싶을 때인데 아무것도 못 해주니까. 그래서 전화로 “나 안 기다려도 된다. 편하게 지내자”고 했는데 결국 2년 2개월을 꼬박 기다려 계속 만나게 됐어요.


프로필을 보니 한양대학교 무용과 출신이에요. 고등학교 때 노는 걸 너무 좋아했어요. 매일 친구들하고 어울리고 당구장 가고. 그런데 고2 되니까 막내 누나가 “대학은 가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단시간에 노력해서 갈 수 있는 무용과를 강력히 추천했어요.(웃음) 전 연기가 하고 싶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무용도 연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미친 듯이 연습해 한양대 무용과에 합격했어요.

어려서부터 연기자를 꿈꿨나 봐요? TV에서 영화 <가위손>을 보는데 ‘저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너무 집중해서 봐서 엄마가 부르는 소리를 못 들을 정도로요. 그때부터 연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용에서 연기로 전향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군대 제대하고 무용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입에 수건 물고 하루 종일 스트레칭을 했으니까요. 그러다 국제 콩쿠르가 열려 스스로 작품을 짜서 예선에 나갔는데 당당히 1등을 했어요. 그리고 일주일 뒤에 본선이었는데 예기치 않게 팔의 인대 3개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한 거예요. 수술하고 깼는데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이틀 만에 퇴원해서 깁스를 하고 한쪽 팔이 없는 콘셉트로 안무를 다 바꿔 의상으로 부상을 숨긴 채 대회에 나갔어요. 결과는 당연히 꼴찌였죠. 그때부터 무용을 마음에서 조금씩 밀어낸 것 같아요. 특기인 춤과 하고 싶었던 연기를 함께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 뮤지컬을 떠올려 무작정 오디션을 보러 다녔어요. 작은 역할부터 했는데 너무 좋아서 열심히 했어요.

8년 넘는 무명 생활이 힘들진 않았나요?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즐겼어요. 작품 한답시고 대학로에서 선후배들과 술 마시고 별을 보며 인생을 논했죠. 하하. 그때 이미 결혼해서 아이가 있을 때인데 당시 집에 갖다 주는 돈이 한 달에 60만원 정도였어요. 생활이 안 되는 돈인데, 저는 몇 년을 그렇게 살았어요. 그 와중에 둘째도 태어났죠.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조금 힘드네”라고 한마디 하더라고요. 그런 말 안 하는 사람인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일에 미쳐서 가장 소중한 가정을 돌보지 않았구나. 발등에 불 떨어진 기분으로 단역부터 조연까지 다 했어요. 하지만 집중을 못 하니까 이도 저도 안 되더라고요. 아내가 집에 가스가 끊겼다고 했을 때는 괴로워서 죽고 싶기도 했어요. 집사람한테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어떻게 전화위복이 됐나요? 아내가 일을 하겠다고 집 근처 쇼핑몰에 취직했어요. 저도 가서 일을 돕고요. 그러면서 연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때 마침 한 감독님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러 갔어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떨려서 오디션을 망치고 나오는데 어떤 분이 “거기 대본 2개 들고 가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바로 <왕가네 식구들>의 문영남 작가님이었어요.

얼떨떨한 상태로 밖에 나와서 주차장에 쭈그리고 앉아 펑펑 울었어요. 50부작 드라마에 한 장면만 나와도 좋은데 고정 배역을 따냈으니 기분이 어땠겠어요. 집사람한테 전화해 울면서 “나 됐다”고 하니까 “잘했어” 딱 한마디 하더라고요. 저는 정말 아내에게 고마워해야 해요.


아이들에게는 어떤 아빠예요? 눈높이가 딱 맞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해요.

1년 사이에 너무 바빠져 주변에 소홀해지지는 않았나요? 언젠가 많은 유혹, 자만심에 빠질 때가 올 거 같다는 생각은 해요. 그래서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인터뷰에서 가족 이야기를 일부러 더 많이 하기도 해요. 저를 지켜보는 사람이 많으면 스스로에게 좀 더 엄격할 수 있을 테니까요.

수입은 많이 늘었나요? 아니요. 생활이 크게 나아진 건 없어요. 무명일 때보다는 많아졌지만 아직 방송 경력이 짧아서 이것저것 떼고 나면 손에 들어오는 것은 많지 않아요. 근데 주변에서 자꾸 돈을 빌려달라는 전화가 와요. 제가 출연한 드라마 시청률이 높으니까 많이 버는 걸로 오해하나 봐요. 그래도 지금은 희망이 있어서 행복해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 그전에는 암흑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빛이 보이는 기분이에요.

작품마다 잘돼서 신스틸러로 불리기도 하고요.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항상 저에게 온 행운에 감사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 운을 나눠주고 싶어요. 저는 남들보다 잘난 게 하나도 없어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대철이 넌 스스로에게 너무 인색하다”고.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는데 살면서 이뤄낸 게 없으니 기가 많이 죽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이거 하난 자신 있어요. 남들보다 대본 많이 보고 더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거.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좋은 아빠, 좋은 남편 같은 배우? 평범한 사람이고 싶어요. 직업이 배우일 뿐 특별한 거 없잖아요. 그냥 수원 사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거창한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너무 싱겁네요.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손해 보더라도 웃을 수 있는 사람? ‘웃고 살자’라는 게 제 인생의 모토예요.

그게 끝이에요? 내 집 마련 같은 단기적인 목표도 없나요? 아! 있어요. 일단 아파트 대출금 2억을 빨리 갚고 싶어요. 어떤 선배가 “마지막 대출금을 갚을 때 기분 최고다”라고 하셨는데 아직 그걸 못 해봐서 일단 그거 먼저.(웃음) 저도 사람이니까 일단 내 식구들을 먼저 챙겨야죠. 대출금 갚고 여유가 생기면 많이 베풀고 싶어요.

인터뷰 중 그는 아내 이야기를 하며 진한 눈물을 쏟았다. 고맙고 미안하다고. 하지만 호강시켜주겠다는 흔한 약속은 하지 않았다. 백 마디 말보다 변치 않는 마음으로 아내 곁을 든든히 지켜주겠다는 이 남자의 진한 진심이 느껴졌다.

CREDIT INFO

취재
이현경
사진
김승환
스타일리스트
김묘정
의상협찬
유니클로, 스톤아일랜드, 더파트먼트, 갤러리어클락, 헤지스골프, 탑기어, TNGT, 라코스테
2014년 11월호

2014년 11월호

취재
이현경
사진
김승환
스타일리스트
김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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