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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1 아파트 관리비의 모든 것

‘난방 투사’ 김부선 덕에 아파트 관리비가 핫 이슈로 떠올랐다. 무심코 지나쳤던 관리비 내역서의 비밀. 아파트 관리비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On November 05, 2014


‘난방 투사’ 김부선의 활약으로 난방비 비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 한 달이 지났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65%가 거주하는 아파트. 다달이 나오는 관리비 내역서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이제는 한 번씩 눈여겨보게 됐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연간 아파트 관리비 총액만 해도 12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전국 아파트 관리비 비리 건수는 2011년 8백14건에서 2013년 1만1천3백23건으로 3년 새 14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관리비 문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PART 1. ‘난방 투사’ 김부선 고군분투기

아파트 관리비 문제를 수면으로 떠오르게 한 핵심 인물은 김부선이다. 수년간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난방비 비리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김부선의 고군분투기.

한때 김부선도 난방비를 안 냈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배우 김부선이 ‘난방 투사’로 등극했다. 지난 9월,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난방비 부과 체계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다 이웃 주민과 몸싸움을 벌였는데, 이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화제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부선은 난방비 비리를 제보하려는 순간 부녀회장 등이 난입해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슈는 점차 폭행 논란에서 난방비 비리 논란으로 번졌다.


난방비 비리 파헤치기
김부선과 아파트 주민 ‘폭행 공방’의 핵심은 아파트 난방비 문제다. 중앙난방 계량기의 허점을 이용해 세대별 난방비가 불공정하게 청구된 것이 사건의 단초가 됐다. 실제로 계량기 나사를 분리해 건전지만 제거하면 계량기 측정이 되지 않아도 난방이 제공된다. 너무나도 손쉽게 난방량 조작이 가능한 셈이다.

중앙난방식은 총 난방비를 가구 수에 따라 나눠 부담하는 체계이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사용량보다 더 많은 난방비를 부담해야 한다.

이 같은 문제가 계속 지적되자 2012년 당시 지식경제부는 건설업체가 난방계량기를 설치한 뒤 배터리 교환 부위를 봉인하거나 봉인지를 부착하고 입주자가 봉인지를 뜯어 조작한 사실이 적발되면 할증 난방비를 부과토록 관련법을 개정했다.

김부선도 이런 의구심 속에 수년간 일부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에는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판에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고하는 글을 게재한 적이 있는데, 뿌리 깊은 난방비 비리 문제를 척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박원순 시장님, 저는 서울에만 32년째 사는 건강한 서울시민입니다. 만 10년 전에 은행에서 큰돈을 빌려 난생처음 내 집 마련을 했는데요(아직 반도 못 갚았지만요), 이사 온 첫 달부터 관리비와 난방비에 놀라 기절한 적이 몇 번 있었어요. 제가 다시 기절했던 건 10년 전에 이곳 주민 1백 가구가 넘는 곳이 난방비를 내지 않는다는 흉흉한 소문을 들었을 때입니다. 우리 모녀는 내 집 마련의 기쁨도 채 누리지 못한 채 10년째 추위와 전쟁 중입니다. 이번 월요일 알게 된 구청 공문을 눈여겨봐주십시오. 5백36가구 중 6년간 난방비 한 푼도 안낸 곳이 무려 3백 건입니다. 2년 전에 관리소장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냈으나 전혀 좋아지거나 시정되질 않고 기본 난방비는 어제부터 인상까지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존경하는 박원순 시장님,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주십시오. 2년 전 구청 주택과에 수차례 방문도 했습니다만…. 그렇습니다. 저처럼 힘없고 돈 없는 사람은 피해만 보는 실정입니다. 시장님, 아파트 난방 비리 제발 해결 좀 해주십시오.”(2014년 1월 24일 김부선 페이스북)

그녀는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난방비 비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부선은 “10년 동안 살고 있는 아파트 5백 가구 중 2백 가구가 계량기를 조작해 난방비를 공짜로 썼다. 지금 두 달째 밝히고 있다. 홀로 싸우고 있는데 긴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난방비 비리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홀로 관리비 내역서를 꼼꼼히 따지며 독학으로 공부했다. 유야무야 넘어갈 수도 있을 문제를 이렇게 공론화할 수 있었던 저력도 바로 거기에 있다. 지난 9월 26일, 김부선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지금까지 자신이 수집한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어제 새벽 체육관을 나서다 내가 사는 아파트 관리소장이 사퇴한 사실을 알게 됐어요. 하지만 이 사안은 관리소장의 사퇴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나아가 정부 당국자들도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해주기 바랍니다. 이 사안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정말 많았어요. 피폐할 수도 있는 도시 생활에 함께 공동 거주하는 입장에서 마음을 열고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난방비 ‘0’원이 나온 69가구 중 53가구가 수사 대상에서 배제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0월 1일 “각 가구에서 계량기를 조작하는 것은 가능하나 국책기관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조작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수사에서 배제된 53가구는 해외 체류, 장기 출타 등 미거주 상태였던 곳이 24가구, 열량계 고장이나 배터리 방전이 14가구, 중앙난방 대신 전열기를 쓴 집이 4가구, 공소시효가 만료된 11가구다. 이들 가구의 열량계에 봉인지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없었거나 배터리 교체 후 새로 붙이지 않는 경우가 있는 만큼 조작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머지 16가구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겠다고 했다.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김부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정부패 척결하는 데 공소시효가 다 뭡니까? 아파트 관리소 입출금 은행 내역서만 뒤지면 다 나옵니다”라며 수사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부선도 난방비 안냈다? 사실 무근
한때 김부선도 난방비를 안 냈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부선이 난방비 비리에 함께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작년 11월에 계량기가 고장 나 바로 경비실에 갔어요. 그런데 소장이 ‘수리비 많이 들여 계량기를 고치지 마라’고 하더군요.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그때 그냥 쓰라고 해서 죄책감 없이 달콤한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김부선의 난방량 ‘0’은 지난해 11월부터 총 4개월. 하지만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량이 0으로 기록된 경우 전년도 사용량으로 난방비를 내도록 되어 있다. 김부선이 자신은 난방비를 내지 않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녀 역시 이런 억측 보도에 반발하며 아파트 앞에 “내역서 다 까자”는 문구의 현수막을 제작해 붙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부선 아파트의 관리소장은 왜 계량기를 고치지 말라고 했을까? 김부선이 거주하는 옥수동 H아파트 관리소 측은 개별난방을 추진하는 중이었다. 중앙난방식 계량기 부과에 문제가 있으니 평형별 부과로 바꾸자는 취지였다. 개별난방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아파트 주민 8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자의든 타의든 난방비가 적게 나왔던 세대의 반대로 추진되지 못했었다. 그렇게 난항을 거듭하다 결국 지난 8월 29일자로 성동구청에서 개별난방 전환 공사 시행에 대한 행위허가 승인이 났다고 밝혔다.

정의의 투사 안방극장 컴백
이번 사건으로 난방 투사로 떠오른 배우 김부선은 현재 SBS 드라마 <모던파머>에 출연 중이다. 그녀는 계속되는 언론의 관심에 “오랜만에 공중파 출연이라 기대가 된다. 연기 연습 중이라 바쁘다”며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인터뷰 요청을 극구 사양하던 그녀는 지난 14일 오후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모던파머>의 제작 발표회 현장에 깜짝 등장했다.

<모던파머>는 록 밴드 멤버 4명의 유기농처럼 맑고 청정한 꿈과 사랑, 우정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나가는 휴먼 코미디 드라마다. 제작 발표회의 사회자는 배우 김부선을 “이번 겨울을 누구보다 따뜻하게 보내실 분”이라고 소개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 요청에 일일이 응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거의 1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어요. 정말로 하고 싶었던 시트콤을 난생처음 맡았습니다. 감독님께 미스 캐스팅이란 소리 안 들으려고 열심히 촬영하고 있어요. 제가 지금 아파트 옥상에 텃밭을 가꾸고 있거든요. 그래서 연기가 따로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거침없는 돌직구 멘트로 늘 이슈를 몰고 다니는 김부선. 그녀의 당찬 한 걸음이 텃밭을, 그리고 대한민국을 더 아름답게 키워나가기를 기대해본다.

  • 김부선 사건을 바라보는 네티즌의 말말말

    이번 사건으로 배우 김부선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미 김부선의 페이스북 팔로어 수는 4만5천 명을 넘었고, 그녀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김부선씨 조금 엉뚱하고 개성이 강해도 바른말 하는 사람이지요. 이런 분들이 안 계시면 우리 사회의 정의는 사라지게 되는 것 같아요. 멋진 모습, 응원합니다!”

    ↳ 맞아요. 김부선씨의 용기 있는 행동이 사회를 바로 서게 하죠. 보좌관 두고 세비 받으면서 엄청난 국고를 축내는 국회의원보다 백배 천배 낫네요.

    ↳ ↳ 김부선 언니, 힘내세요. 똥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리는 법입니다. 언니, 달리세요!

    ↳ ↳ ↳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관리비 내역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겠어요.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머니에서 돈이 새고 있을지 모르잖아요.

PART 2. 관리비 낭비 용의자들

아파트는 작은 국가와 같다. 철저한 감시가 없으면 국민이 내는 세금이 허투루 쓰이듯,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내는 관리비를 줄줄 새게 만드는 용의자 X를 낱낱이 고발한다.


용의자 1·관리회사
시공사가 아파트를 짓는 사람이라면, 아파트를 관리해줄 사람도 필요하다. 아파트를 지으면 첫 번째 관리회사는 시공사가 선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이후로는 보통 2년에 한 번 새로 계약을 맺는다. 관리회사 사람 중에 아파트 관리의 총책임을 맡는 사람을 ‘관리소장’이라고 부른다. 요즘은 ‘관리소장’이라는 말 대신 ‘센터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아파트의 전반적인 관리를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관리비 문제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될 수 있다. 관리회사의 방만한 운영과 부족한 노하우로 관리비가 줄줄 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가령 아파트 관리에 전문성이 없는 인력을 배치한다거나, 관리업체 경쟁 입찰 과정에서 관리회사끼리 위탁관리수수료를 담합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관리회사 선정 방식도 문제다. 입주 초기에는 아파트 주민 대표가 있을 리 없으니 시공사가 임의로 관리회사를 선정하게 된다. 물론 그렇게 선정된 관리회사가 잘 운영하면 좋지만 현실은 다르다. 시공사가 자기들 마음대로 관리회사와 계약을 맺다 보니 거주자 의견이 반영될 틈이 없고, 당연히 피해는 입주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이후 관리회사를 선정하는 것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이때 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못하면 또다시 2년간 관리비가 새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용의자 2·입주자대표회의
아파트에는 ‘반상회’라는 주민회의가 있다. 여기서 주민회의를 대표할 수 있는 ‘동대표’를 뽑게 된다. 동대표는 아파트 한 개동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동대표는 주택법 및 관리규약에 따라 주민투표로 결정한다. 선거구당 후보가 2명이 넘을 때는 경선을 통해 다득표자가 동대표가 된다. 후보가 2명일 때는 주민에게 의견을 물어 50%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당선된다. 일종의 국회의원인 셈이다.

이렇게 뽑힌 동대표들끼리 모임을 여는데, 이게 ‘입주자대표회의’다. 회의를 진행하는 가장 높은 기구로, 일종의 국회라 할 수 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출범하면 회장을 뽑고,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집행부가 된다. 정치로 보면 여당에 해당하는데, 이들이 아파트 관련 일을 결정하는 주체가 된다. 그만큼 아파트 이해 관계자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입주자대표회의 집행부다.

관리회사 선정부터 조경회사, 엘리베이터 관리업체 등을 선정하는 일까지 관리비가 지출되는 거의 모든 항목을 결정한다. 그러다 본 관리회사 선정 과정에서 뒷돈을 받고 특정 회사를 밀어주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고, 허술한 일처리로 업체 선정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파트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결정하는 것도 입주자대표회 집행부의 몫인데, 말도 안 되는 비용을 허투루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들은 재선을 위해 아파트 부녀회, 노인회와 같은 자치단체에 선심성 지원 정책을 펴기도 한다.

용의자 3·자치단체 그리고 바로 당신
아파트에는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만드는 모임이 있다. 노인회, 부녀회를 비롯해 등산회 등 취미나 연령,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조직한 각종 친목회다. 이 모임을 ‘자치단체’라고 부른다. 그런데 자치단체 가운데 아파트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단체가 간혹 있다.

자치단체장은 별도의 선출이 필요하지 않은데 입주자대표회의는 선출직이기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자치단체장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대부분의 주민은 아파트 선거에 관심이 없는데 노인회, 부녀회와 같은 특정 자치단체 사람들은 아파트 관련 활동에 관심이 많다. 그만큼 입주자대표회의도 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주민 돈으로 이 자치단체에 선심을 쓰고 힘을 얻어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가령 어르신들 식사에 도움을 드리자며 노인회에 40만원씩 지원했다고 치자. 좋은 아이디어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2년이면 1천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그리고 이렇게 지급된 주민의 돈은 ‘부식비’로 사용됐다고 알려질 뿐 자세한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결국 이런 지원을 해주는 입주자대표회의는 자치단체의 마음을 얻어 다음 선거 때도 당선되며 악순환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자치단체에 대한 지원을 엄격히 금하는 법이 발효 중이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결국 관리비 문제는 아파트 대표자를 선출하는 과정에 당신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빚어진 일일지도 모른다.

  • 한 지붕 다른 생각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끼리도 관리비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한쪽은 관리비를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다른 한쪽은 관리비를 어느 정도 이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리비 줄여야 한다
    무리해서 집을 산 사람은 관리비 자체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높은 대출이자와 고액의 관리비가 버겁기 때문이다. 일단 관리비가 줄면 생활비를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다. 더구나 관리비가 비싸다는 소문이 돌면 집값이 수천만원 떨어지니, 그들은 관리비를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파트를 관리하는 젊은 보안 직원에게 지불되는 급여를 생각하다 나이든 어르신에게 맡기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아파트 내 편의 시설의 사용을 제한하면 공용전기료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은 시설 제한과 인력 교체 혹은 감원을 요구한다.

    관리비 일정 수준 이상은 돼야 한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좋은 환경에서 살기를 원한다. 일부 주민이 보안 수준을 낮춰 관리비를 절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관리비 얼마 아끼자고 이를 포기하면 오히려 집값이 떨어져 소탐대실이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편의시설 일부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도 썩 내키지 않는다.

    이 정도 아파트에 살려면 어느 정도 높은 관리비를 예상했어야 한다. 무작정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보다 나은 방안을 찾자고 주장한다.

PART 3. 주부 3인 관리비 썰전

난방비 조작 사건 이후 많은 주부가 관리비 고지서를 꼼꼼히 들여다봤을 것이다. 그래서 모였다. 아파트에 사는 열혈 주부 3인의 관리비 썰전.

(왼쪽부터)강진영(38세) 주부 7년 차, 아파트 생활 7년 차, 오혜진(34세) 주부 4년 차,
아파트 생활 5년 차, 김미경(38세) 주부 10년 차, 아파트 생활 10년 차


난방비, 조작이 가능했던 거야?

강진영(이하 강)│예전에 김부선씨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난방비 조작 사건 때문에 본인이 직접 집집마다 서명 받으러 다닌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나요. 그게 벌써 2년 전인데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니 기가 찹니다. 김부선씨의 의지에도 놀랐고요.

김미경(이하 김)│나라면 그렇게까지 못할 것 같은데, 용감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다른 집의 난방비를 알게 됐을까요? 난방비가 0원이었던 사람들은 말을 안 했을 거 아니에요. 우체통에 들어 있는 관리비 고지서를 일일이 꺼내본 건가요?

오혜진(이하 오)│현관문 앞에 계량기 돌아가는 거 보이잖아요. 그거 전기세와 온수, 난방 수치 아니에요? 전 앞집 계량기 잘 돌아가는지 얼마나 썼는지 가끔씩 봐요. 재미로. 혹시 우리 집 계량기 고장 난 건 아닌지 유심히 쳐다보기도 하고요. 그분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됐겠죠.

김│그런데 어떻게 난방비를 0원으로 만들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 관리비 항목을 보면 내가 얼마나 썼는지 고지서에 명확히 나와 있는데, 계량기를 조작할 수는 없을 거 아니에요? 옛날에 한 번 전기 계량기가 고장 나서 바꾼 일이 있어요. 관리실 직원이 하는 말이, 계량기가 고장 나 전기세가 0원으로 나왔다면, 다른 세대가 내가 쓴 만큼의 돈을 나눠 내야 한대요. 그러니까 난방비 0원이었던 사람들 때문에, 다른 입주자들이 돈을 더 많이 냈다는 거죠.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가요.

오│그분들은 계량기가 고장 나서 그렇다고 주장하던데요. 혹시 겨울에 난방 하나도 안 켜고 전기장판으로 해결하신 건가? 우리 동생은 주변에서 오해받을 정도로 관리비가 적게 나오거든요. 진짜 구두쇠 저리 가라할 정도로 아껴요. 겨울 난방비가 몇 만원 안팎으로 나오니, 이웃들이 신기하게 생각한다더라고요. 그분들도 그런 건지.

강│계량기가 고장 나면 오히려 반대의 문제가 생기지 않나요? 내가 쓴 것보다 더 많이 부과된다든지. 제가 첫째를 낳고 산후조리를 하는데 집이 너무 따뜻한 거예요. 겨울인데도 덥다 싶을 정도로요. 그런데 한 번도 난방기에 불이 들어오지 않기에 ‘산후조리 하라고 알아서 따뜻하게 해주는 건가?’ 하고 생각했죠. 두 달 뒤에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평소 8만원 나오던 난방비가 무려 30만원이 나온 거예요. 관리실 직원이 와서 살펴보더니 24시간 난방이 되고 있었대요. 난방기를 꺼도 계속 온열이 되고 있었던 거죠. 두 달을 허투루 돈이 나갔다는 것도 화가 나는데 계량기 고치는 비용까지 제가 내야 했어요.

김│그런 경우에 보상받는 방법은 없는 거예요? 본인 책임은 아니잖아요. 다른 항목에 부과된 금액과 더하면 그달 관리비가 거의 50만원 가까이 나온 거잖아요.

강│내가 사용한 난방비 수치가 딱 기록되어 있으니 빼도 박도 못 하고 내야 했죠. 그런데 제가 나중에 듣기로는 난방 계량기의 건전지를 빼면 0원이 나온대요. 그렇게 조작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같은 일반인은 건전지를 어떻게 빼는지 알 길이 없잖아요. 관리실 직원들이 도와줘야 조작이 가능한 거죠.

생소한 관리비 항목, 이런 돈도 냈어?

오│우리 아파트는 주차부담금으로 1만원이나 받더라고요. 보통 한 대까진 무료고 추가할 때 더 받는 거 아니었나요?

강│지금까지 네 군데 아파트에 살았는데 단 한 번도 주차부담금을 낸 적이 없어요.

김│주차부담금은 아파트마다 다르더라고요. 어떤 아파트에서는 한 대당 무조건 3만원을 받는 곳도 봤어요. 주차난 때문에 그런가 봐요.

오│알뜰한 우리 동생은 옆 아파트 단지에 주차하고 집까지 걸어가던데. 주차부담금 안 내려고 그랬나 봐요. 이제야 알았네요. 그런데 우리 아파트에는 조경관리비 1천원도 있어요. 이것도 처음 봐요.

강│아파트마다 확실히 부과하는 요금 항목이 다르네요. 우린 그런 거 없거든요. 그 아파트가 조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던데, 아마도 집값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관리하는 차원으로 그 돈을 받나 보네요. 우리 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라고 동대표 회의단 운영비 항목으로 1천3백20원을 받더라고요. 건설교통부에서 규정한 내역에 이 운영비를 받도록 정해져 있대요. 이 돈은 동대표 회의를 통해 받을 수도, 안 받을 수도 있다더라고요. 1천 세대 아파트에서 가구당 1천원씩 받으면 매달 1백만원이 쌓이는 거잖아요. 1년이면 1천2백만원인 셈이고요. 그냥 넘어갈 게 아닌 것 같아요.

김│전 우리 아파트에 동대표 회의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얼마 전엔 어떤 분이 동대표로 나가려고 한다며 투표해달라고 하기에 그냥 사인해주었죠. 그분들이 운영회 일을 하는가 보죠? 대부분 아파트 관리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관심이 적잖아요. 마음만 먹으면 비리를 저지르기 어렵지 않겠어요.

오│지난번에 살던 아파트에서는 청소비로 1천원을 받았어요. 그런데 누군가 청소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죠. 지금 사는 아파트는 청소하시는 분이 매일 계단과 엘리베이터, 현관 유리를 닦으시더라고요. 예전에 살던 그 아파트는 그 돈을 다 어디에 썼을까요?

강│한번은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저녁때쯤 나이 지긋한 어떤 여자분이 술에 취해 아파트 출입구에 앉아 울면서 소리를 치더라고요. 무슨 일이냐고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분이 동대표 회장이었는데 비리가 있어 쫓겨났대요. 입주 당시 시공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았던 게 들통이 났다는 거예요.

오│그런 일도 있군요. 하지만 비리를 발벗고 나서서 바로잡기는 쉽지 않아 보여요.

강│전 장기수선충당금(장기 수선 계획에 따라 아파트의 주요 시설의 교체 및 보수에 필요한 금액)이 항상 걸려요. 지금 사는 집은 매달 6천9백원이 나가거든요. 이 돈은 집주인이 내야 하는데, 왜 세입자인 제가 관리비로 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전세 계약이 만기 되어 나갈 때 집주인에게 이 돈을 따로 받아야 한다면서요?

김│간혹 고약한 집주인은 이 돈을 안 주려고 버틴대요. 초짜 세입자는 장기수선충당금이 뭔지도 몰라 집주인에게 떼이는 경우도 허다하고요. 이 항목은 관리비에서 따로 빼 집을 매매한 사람에게 매달 받아냈으면 좋겠어요.

도대체 관리비는 어디에 쓰이는 걸까?

오│그나저나 동대표 운영비는 어디에 쓰이는 거예요? 또, 알뜰장터 대여, 트럭 상인, 광고 게시판, 재활용품 매각 등 아파트 수익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런 돈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사실 저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거든요.

강│저희 아파트에선 동대표들도 5만원의 월급을 받아요. 거기다 매달 회의할 때 커피값과 회의 자료 만드는 데 필요한 종잇값도 들고, 가끔 회식도 한대요. 예전 아파트에서는 수익 사업으로 번 돈을 아파트 운영비로 입금해 조경 구성이나 보도블록 교체, 아파트 페인트 칠 등 보수 작업에 사용하더라고요. 생각처럼 그렇게 부정하게 돈이 운영되는 것 같진 않았어요.

김│제가 아는 분께 여쭤봤더니, 비리는 그렇게 눈에 보이는 돈으로 생기지 않는대요. 전기세 비리를 밝혀내려면 각 세대로부터 받은 한 달 치 전기세의 총합과 전기공사에 낸 총액을 비교해봐야 한대요. 단가를 조작해 계산하면 원래의 전기세보다 더 많이 고지할 수 있다더군요. 그 차액은 누군가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는 건데, 문제는 그걸 밝혀낼 사람이 누구냐는 거지요. 어휴, 전 못해요.

오│누구나 의심은 할 수 있어도 증명하긴 힘든 법이죠. 관리비의 세계가 생각보다 복잡하네요.

강│그냥 믿는 수밖엔 없을 것 같아요. 믿을 만한 사람을 뽑는 것도 중요하겠죠. 제가 아는 어떤 애기 엄마는 아파트에서 부녀회장을 맡고 있어요. 여름엔 아파트 놀이터에 수영장을 설치해 다 함께 놀고, 바비큐 파티와 바자회도 열고. 두 동짜리 아파트라 세대수가 적어 도란도란 시골 마을 풍경을 만들어내는 게 참 보기 좋더라고요.

김│애 키우기도 바쁘고 힘든데 대단하네요.

강│가끔 엘리베이터에 관리실에서 운영비 사용 내역을 붙여놓은 걸 본 적이 있었어요. 근데 봐도 잘 몰라 ‘잘 썼겠지’ 하고 넘어가죠. 하지만 부녀회는 봉사단체라고 들었어요. 바자회나 일일카페 이런 걸로 돈을 벌어 아파트 공원에 꽃도 심고, 나무도 가꾸고 그런 활동을 하는 단체래요. 아파트 수익은 아파트 운영비로사용해야죠.

오│저만 해도 부녀회가 있는지, 동대표 회장이 누군지 전혀 몰라요. 이런 무관심이 비리를 증산시키는 게 아닌가 싶어 반성하게 되네요.

강│동마다 한 명씩 대표를 뽑고, 그중에 한 명이 동대표 회장이 돼요. 대부분 입주민들이 관심이 없으니 회장이 10년 넘게 장기 집권하는 경우가 꽤 되더라고요. 그런 부분도 조정할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친척 언니가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동대표 회장이 시공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결국 지면서 1억이란 돈을 물어주게 됐대요. 당시에 동대표들은 소송은 하지 말자고 했는데 회장이 혼자 우겨서 소장을 냈다는 거예요. 그런데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에 회장은 이미 이사를 가서 결국 그 돈을 아파트 운영비에서 지출했대요. 별별 일이 많더라고요.

알뜰살뜰 관리비 관리하기

강│전 이상하게도 예전 집과 지금 집 전기세 차이가 꽤 돼요. 살림살이야 거기서 거기인데, 지금 집이 2만원 정도 더 나와요. 이번 달에는 6만원이 나왔어요. 오래된 집이라 어디 누전이 되는 건 아닌지.

오│전 2만7천원 나와요. TV를 많이 안 보고, 아이와 거의 나가서 놀다 보니 집에서 전기를 쓸 일이 없네요. 우리 동생은 나갈 때는 모든 콘센트 전원을 다 끈대요. 전 그렇게까지는 못 하겠어요. 참 불편하더라고요.

김│저도 6만~7만원 정도 나와요. TV가 한몫하는 것 같아요. 한번은 충전식 청소기를 샀는데 평소보다 전기세가 2만원이나 더 나오는 거예요. 결국 청소기를 버렸죠! 전기 제품도 정말 잘 사야 돈을 아낄 수 있어요.

강│전 이사 다닐 때 관리비 미리 체크하고 들어가거든요? 아이들 한창 자랄 때 뛰어놀게 하고 싶어 1층으로 이사 갔는데 겨울에 난방비 폭탄을 맞은 거예요. 저층인 데다 베란다를 확장한 집이라 겨울에 엄청 춥더라고요. 난방비만 40만원 정도 나왔어요.

김│오히려 새로 지은 아파트가 따뜻하고 관리비도 적게 나온다니까요. 요새 하도 전세가가 치솟아서 매매를 보러 다니는데, 새 아파트는 겨울에 관리비가 20만원 안쪽으로 나온다더라고요. 단열이 잘되고 수선할 곳이 없어 관리비 항목도 심플하고요. 아파트 보안요원도 젊은 청년들이라 안심이 돼요.

강│저희 아파트는 정문 초소에 아무도 없을 때가 더 많아요. 아파트 동 수보다 경비원 숫자가 더 적거든요. 인건비 줄이려다 보니 그런 건데 아무래도 불안해요.

PART 4. 관리비 어떻게 줄일까?

그렇다면 아파트 관리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출은 줄이고, 수입은 늘릴 수 있는 다섯 가지 포인트를 짚어봤다.


POINT 1. 인건비, 노는 인력 없애고 숙련도를 높여라
아파트 관리에서 관리 직원의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관리 직원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근무에 임하느냐에 따라 관리비와 아파트의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관리 직원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고장도 외부 업체에 맡겨 비용을 높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를 입주자대표회의가 가려내기도 매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 직원이 책임감을 가지고 아파트에 대해 애착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과 관리 직원이 갑을 관계가 아니라 서로 공생하는 관계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인력 경비가 아닌 무인 경비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아파트도 있다. 만약 인건비 절약을 위해 무인 경비로 전환하려면 현재 보안 인력이 수행하는 재활용품 정리, 택배물품 보관, 제설 작업, 주차 정리 등의 부수적인 작업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인력 구성은 초소 개수와 운영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보안을 위해서는 인력을 늘리는 게 좋지만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가급적 CCTV나 경보기 같은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장비 도입은 초기 투자비가 높고 유지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인력 경비로 운영하기로 했다면 관리 직원의 연령대와 성별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20~30대 인력을 고용하면 보안이 철저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대신 이직률이 높은 것이 단점이다. 최근에는 전문학과 출신의 무술 유단자 여성을 채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할 것.

POINT 2. 관리업체 계약, 꼼꼼히 따져라
관리업체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계약을 맺는지도 관리비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관리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때는 경쟁 입찰을 실시할 수 있는데, 이때 몇몇 업체가 담합하는 경우도 많다. 최저가 입찰제도의 맹점 때문이다. 2년마다 관리업체를 변경할 수 있다 하더라도 관리업체끼리의 담합 때문에 비용은 낮아지지 않고, 관리업체를 바꾸는 일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업체끼리의 담합에 속지 않으려면 꾸준히 정보를 모으며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관리회사에서 올라오는 서류가 많아 서명하는 기계로 전락할 수 있는데, 중요한 사항이라면 직접 알아보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 서류만 보고 있으면 제한된 정보 안에서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POINT 3. 공용전기료, 불필요한 전기 소모 줄이기
인건비와 함께 관리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공용전기료다. 2007년부터 공동전기 할증제가 시행됐는데, 공용 설비가 많은 아파트의 경우 전기료 폭탄을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용전기료를 줄이기 위해서는 아파트의 공용 공간에 설치된 전구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 특히 주차장 조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주차장은 너른 면적에 비해 이용 시간이 많지 않아 불필요하게 전기를 소모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차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출근시간 외에는 종일 한가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소등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대에 따라 밝기를 조절하는 자동조절 장치를 도입한다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POINT 4. 아파트의 수입을 허하라
아파트에서도 수입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른바 ‘잡수입’이다. 보통 아파트에서 잡수입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발생한다. 먼저 알뜰시장 개최권 수입이 있다. 보통 규모가 큰 단지는 일주일이나 보름에 한 번씩 아파트 안에서 상인들이 장사를 한다. 이 상인들은 전문 관리업체와 연결돼 있고, 전문 관리업체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유치권 계약을 맺어 상인들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유치권 계약 시 아파트에 지불하는 것이 바로 개최권 수입이다.

두 번째로는 재활용품 판매 수입이 있다. 아파트 주민들이 내놓는 각종 재활용품을 환경업체가 수거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은 후 이에 따른 대가를 받는 것을 말한다. 재활용품 판매 수입은 통상 1년 단위로 계약이 이루어지는데, 단지 규모에 따라 계약 금액이 약간씩 차이가 있다.

셋째, 이동통신사 기지국 장소 대여료 수입이다. 이동통신사는 통신 중계기를 설치할 때 높은 장소와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아파트를 선호한다. 따라서 장소 대여료를 아파트에 지급하고 중계기를 설치할 장소를 임대하는데 이 수입도 연간 수백만원에 이른다.

넷째, 게시판 광고 수입이다. 아파트 1층 출입구의 게시판이나 세대 유인물 또는 커뮤니티 보드에 광고를 실어주고 받는 것으로, 적은 금액이지만 잘 관리한다면 상당한 수입이 된다.

다섯째, 승강기 사용료다. 입주민이 이사할 때 승강기를 무리하게 이용하는 것은 승강기 노후화를 촉진하므로 하루 3만~8만원의 승강기 사용료를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마지막으로, 어린이집 운영에 따른 임대료 수입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 단지는 보육시설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는데 이를 전문 보육업체에 임대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수입이 꽤 쏠쏠하다. 혹은 공동육아 방식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 다시 단지로 환원할 수도 있다.

POINT 5. 대기전력 줄이고, 보일러는 끄지 마라
사실 각 아파트 입주 세대가 사용하는 전기료, 수도료, 가스비 등은 법령에서 말하는 관리비는 아니다. 하지만 관리업체가 입주자를 대신해서 납부하기 위해 관리비 고지서에 함께 부과되므로 이를 절감함으로써 관리비 절약이 가능하다.

TV나 컴퓨터 등 계속 켜둘 필요가 없는 가전제품의 대기전력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기전력 소비는 사용 시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전원 스위치가 별도로 장착된 멀티탭이나 일정 시간 작동이 없을 때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는 대기전력 자동 차단 콘센트를 활용하면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겨울철 난방비를 아끼려고 외출 시 보일러를 완전히 끄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보다는 보일러의 외출 버튼을 누르거나 실내 온도를 2~3℃ 정도 낮게 해놓으면 훨씬 경제적이다. 전기히터 등 보조 난방기를 사용할 때는 냉기가 들어오는 곳을 등지고 설치해야 한다.

  • 더 궁금한 관리비 이야기

    Q 잡수입의 징수, 사용 등을 부녀회에서 주관할 수 있나요?
    잡수입은 주택법시행령 제55조에 따라 관리 주체가 징수, 사용, 보관 및 예치 등에 관한 장부를 작성해 증빙 자료와 함께 회계연도 종료 후 5년간 보관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고 관리비와 같은 방법으로 회계처리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 수입은 공동주택 관리비 등을 지출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자생단체 등에 대한 지원비는 어떻게 지출해야 하나요?
    주택법시행령 제51조 제1항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의결하는 공동체 생활의 활성화에 소요되는 비용은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로 지출하는 것입니다.

    Q 관리비, 사용료, 장기수선충당금 및 안전진단 실시 비용을 체납한 경우 연체료를 부과할 수 있나요?
    관리 주체는 입주자와 사용자가 관리비, 사용료, 장기수선충당금 및 안전진단 실시 비용을 체납한 경우 관리규약으로 정한 가산금(연체료)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Q 동별 대표자 선출 시 결격 사유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동별 대표자를 선출할 때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금고 이상의 실형 선고자 등은 동별 대표자가 될 수 없으므로 동별 대표자 선거 전에 본인 소명 절차를 거쳐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동별 대표자 후보자로 입후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CREDIT INFO

취재
정희순,박지영
사진
박원민,최항석,오혜숙
참고서적
<아파트 관리비의 비밀>(지식공간), <아파트 관리비 내리기 길라잡이>(서울특별시)
2014년 11월호

2014년 11월호

취재
정희순,박지영
사진
박원민,최항석,오혜숙
참고서적
<아파트 관리비의 비밀>(지식공간), <아파트 관리비 내리기 길라잡이>(서울특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