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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셰어링의 원조 모빌리티

On September 16, 2014


스위스 취리히에 사는 싱글녀 사라(33세)는 이사를 앞두고 친구에게 카셰어링(Car Sharing) 서비스를 소개받았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집 근처에서 바로 차를 빌려 이용할 수 있고 비용은 이용한 시간과 거리만큼만 내면 된다는 거였다. 귀가 번쩍 뜨인 사라는 서비스에 가입한 뒤 두 시간 동안 차를 빌려 이삿짐을 옮겼다.

사라가 이용한 이 서비스의 이름은 ‘모빌리티(Mobility)’. 스위스의 대표적인 카셰어링 서비스인 모빌리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을 뿐 아니라 규모도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최근 들어 카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한 나라들의 벤치마킹 대상 1순위로 꼽힌다.

‘모빌리티’는 승합차, 밴, 전기차 등 8가지 종류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차량에 비치된 기기에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과 연계해 활용도도 높다.


모빌리티의 역사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해에 스위스에선 두 가지 카셰어링 조직이 동시에 생겨났다. 하나는 ATG(Auto Teilet Genossenschaft)라는 조직으로, 8명의 개인이 모여 차 한 대를 나눠 쓰기로 한 게 시작이었다. 다른 하나는 셰어컴(Sharecom)으로, 17명이 모여 차 한 대를 나눠 쓰는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각각 회원을 늘려가던 이 두 조직은 10년 뒤인 1997년 4월, 하나의 조직으로 합치게 되고 그 이름을 ‘모빌리티’라고 지었다. 동네 이웃들의 모임에서 시작된 작은 활동이 입소문을 타고 번져나가 대기업 못지않은 규모로 커진 것이다.


현재 모빌리티는 차량 대수 2천6백50대, 이용자 11만2천여 명의 스위스 최대 차량 공유 업체로 성장했다. 이렇게 성장한 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차량 종류가 승용차, 밴, 전기차 등 총 8가지에 이르기 때문에 이용자가 목적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이삿짐을 옮기는 것뿐 아니라 주말 가족여행을 가거나 회사 업무에 이용할 수도 있다. 단순화한 요금 체계도 강점이다. 이용 요금은 시간당 2.8스위스프랑(약 3천1백원)과 km당 0.52스위스프랑(약 6백원)을 더해 계산한다.

유류비, 보험료 등은 이 비용에 포함돼 있으므로 추가비용은 없다. 모빌리티의 또 다른 장점은 무인 거점, 즉 모빌리티 차량이 상시 주차돼 있는 장소가 총 1천4백 군데에 이를 만큼 넓게 퍼져 있다는 것이다.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바로 내 집 근처, 회사 근처에서 모빌리티를 내 차처럼 이용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바로 예약도 가능하다.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사람은 개인 차량을 소유한 사람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연간 298kg 덜 배출한다. 대기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셈.

지난해 모빌리티는 연수용 차량과 초보 운전자용 차량을 새로 내놨다. 단순한 차 나눠 쓰기가 아닌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꾸준히 개발하는 스위스 모빌리티, 한국에서 막 시작된 카셰어링 서비스가 주목할 부분이다.

글쓴이 김진경씨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뒤 <중앙일보> 기자로 일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스페인 출신 해커와 결혼해 현재 스위스 취리히에서 살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정희순
2014년 10월호

2014년 10월호

기획
정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