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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때요?

맑고 청아한 목소리, 오목조목한 작은 얼굴. MBC 간판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변신했지만 한결같은 그녀. 2년 차 새댁으로 사는 문지애의 요즘.

On September 12, 2014

화이트 주름 롱스커트 아르케, 왼손 굵은 링 액세서라이즈, 오른손 얇은 골드 링 A’ros.

오버사이즈 화이트 셔츠 라우드무트, 아이보리 와이드 팬츠·골드 버클 벨트 모두 베리나인, 옐로 사각 클러치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처음 한 달은 소속감이 없다는 게 허전하고 불안했어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갈 곳이 없다는 거….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적응되더라고요. 매일 직장에 매여 있다가, 일 없을 때 시간도 자유롭게 쓰고 스케줄이 빌 땐 여행도 가고. 대학 졸업 후 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처음으로 ‘아! 이런 세상도 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대체로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아요

블랙 터틀넥 시세 JIN, 화이트 팬츠 발렌시아, 버건디 스틸레토 힐 할리샵, 굵은 꼬임 골드 링 액세서라이즈.

블랙 시스루 롱 드레스 A’ros.


결혼 2년째가 되니 주변에서도 2세 계획을 물어봐요. 근데 아직은 계획이 없어요. 언니와 친구가 애들 낳고 키우는 걸 보니 내가 아기를 정말 원하고, 갖고 싶은 자세가 됐을 때 가져야 하겠더라고요. 마음의 준비가 돼야 출산하고 육아를 하는 과정을 견뎌내는 게 수월하다고도 하고요. 아직은 육아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남편과 신혼을 즐기고 둘 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고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아이를 가지고 싶어요

핑크 슈트 베리나인, 네이비 탱크톱 시세 JIN, 블랙 스틸레토 힐 나무하나.


남편요? 같은 공간에서 일했었고 서로 아는 사람이 비슷하다 보니 누구 흉을 보든, 칭찬을 하든 재미가 있어요. 서로 다 뻔히 아니까 아주 사소한 것들도 얘기하고요. 그래서 특별한 애교나 애틋한 표현 같은 게 없어도 관계가 잘 재미있게 유지되는 것 같아요

그레이 앙고라 니트 스타일리스트 소장


휴가 다녀오셨다면서요? 이틀 됐어요. 남편하고 둘이 미국 시애틀하고 캐나다에 다녀왔어요. 그쪽에 아주버님이 살고 계셔서 오랜만에 조카들도 보고 푹 쉬고 왔어요.

프리 선언한 지도 꽤 됐네요. 어때요? 1년 6개월 정도 됐어요. 근데 이제 익숙해서 크게 다른지 모르겠어요. 프리랜서로 그동안 하지 않던 프로그램을 한다거나, 파격적인 변화를 겪었으면 분위기나 환경의 차이를 느낄 텐데 그런 일이 없어서요.(웃음)

남편인 전종환 기자도 좋아하나요? 아무래도 매일 출근하다가 집에 있게 되니까 “네가 집에 있으니까 되게 좋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퇴사하고 나서 초반에는 나름대로 살림한다고 매일 장 봐서 아침상도 차려주고 그랬거든요. 그런 여러 가지 재미를 보여줬더니 그게 좋았나 봐요.(웃음) 그런데 지금은 또 각자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예전처럼 지내요.

시사·교양 이미지가 강한데 색다른 분야를 해볼 생각은 없나요? 제가 하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 같아요. 특히 누군가보다 더 웃겨야 한다거나 강도 높은 얘기를 해야 편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집단 토크쇼는 정말 자신 없어요. 예전에 <라디오스타> DJ 특집에 나간 적이 있는데 제가 생각해도 이건 방송에 나갈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재미없게 말했어요. 그때 주말 뉴스 앵커를 맡고 있어서 더욱 조심스러웠거든요. 근데 나중에 생각하니 제가 그 프로그램의 MC, PD, 작가에게 대단한 민폐를 끼치고 왔더라고요. 잘할 자신이 없으면 어떻게든 나가지 말았어야 했고, 나갔으면 창피를 당하건 희화화되건 뭐라도 하고 왔어야 했는데 전 이도저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때부터 제가 잘하지 못할 것 같은 건 애초에 시작을 안 해요. 대신 한다고 했으면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하고요.

오늘 화보 촬영처럼요? 어색하지만 노력하는 게 보였어요.(웃음) 맞아요. 따라주지도 않는 몸을 틀어가면서, 꺾어가면서.(웃음) 사실 회사에 소속되어 일할 때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걱정, 조심스러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안 해보던 거니까 한번 해볼까’라고 생각해요.

결혼생활도 궁금해요. 알려진 게 없어요. 결혼한 지 2년 조금 넘었어요. 결혼 날짜가 MBC 파업 기간 중에 잡혀서 소란스럽게 하는 것에 대해 죄송하고 조심스러웠어요. 그래서 웬만하면 기사도 안 내고 소리 없이 조용하게 치렀죠. 그리고 진짜 필요한 자리가 아니면 둘 다 결혼 얘기를 안 하는 편이라 알려진 게 별로 없어요.

어떤 아내, 어떤 남편인가요? 저는 다혈질 아내예요. 사람들이 차분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속으로 끙끙 앓죠. 반면 남편은 정말 잔잔한 호수 같아요. 멘탈이 정말 강해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죠. 연애할 때도 그런 점 때문에 좋아했는데 결혼하고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한 사람이에요. 제가 프리 선언을 했을 때도 남편은 “네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그 시간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냉정히 조언했어요. 마음가짐 자체를 돌격 태세로 만들지 않으면 쉽지 않을 거라고요. 워낙 객관적이라 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요.

애정 표현은 어때요? 남편이 표현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저도 애교가 전혀 없고요. 오죽하면 저한테 “넌 장군이야”라고 할까요.(웃음) 대신 저희는 수다를 많이 떨어요. 그래서 특별한 애교나 애틋한 표현 같은 게 없어도 관계가 잘 유지되는 것 같아요.

주부 문지애의 살림 실력은 어때요? 초반에는 요리학원도 다니고 장도 매일매일 아주 조금씩 사서 신선한 재료로 요리했는데 정말 잠깐이었어요. 지금은 요리해서 먹는 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그 외에는 근처에 사는 친정집이나 시부모님 댁에서 얻어다 먹어요.

그래도 필살기는 있을 거 같은데. 아! 저 빨래 삶는 거는 정말 잘해요. 결혼 전에는 스트레스를 잠이나 먹는 걸로 풀었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빨래 삶는 걸로 스트레스 풀어요. 뜨거운 물에 세제 넣고 빨래에서 검은 때가 나올 때까지 푹푹 삶다 보면 묘한 희열 같은 게 느껴지면서 스트레스가 풀려요.

남편이 집안일 잘 도와줘요? 딱 하나,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거. 그거 하나는 자기가 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인지 자기 할일이라고 생각하고 잘해줘요. 나머지는 잘 안 하는 편이에요.

휴일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요? 매일 밖에 나가요. 놀러 다니는 거 좋아해서 하루를 쉬더라도 집에 잘 안 있고 어디를 가는 편이에요. 특히 남편이 맛있는 거 먹는 걸 워낙 좋아해 맛집을 열심히 찾아다녀요. 남편이 컴퓨터 하고 있을 때 뭐 하나 가보면 기사 쓰거나 맛집 블로그 보거나 둘 중 하나예요.(웃음) 요새는 남편이 이태원 경리단길의 매력에 빠져 그쪽으로 자주 가요.

결혼 전 4년 동안 비밀 연애를 했어요. 눈치챈 사람이 없었나요? 짐작하신 분들은 있었을 거예요. 우리는 숨긴다고 숨겼지만. 4년을 연애하는 동안 친한 동기들에게도 말을 안 했거든요. 그래도 아직까지 “나는 알고 있었다”고 얘기한 분은 없어요.

어떻게 모를 수가 있죠? 소개팅 제의가 오면 “생각이 없다”고 둘러댔어요. 아나운서들은 직장인이기는 하지만 각자 프로그램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자주 마주치지 않아서 들통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데이트도 힘들었겠어요. 재미없는 연애를 했죠. 밥을 먹어도 늘 같은 식당이었고, 카페도 그 식당에 이어져 있는 곳에만 갔어요. 영화도 거의 못 봤고요. 서로의 친구들 모임에는 가본 적도 없었어요. 다른 사람들과 만난다고 해봤자 우리 언니와 형부랑 더블 데이트한 게 전부예요. 그 외에는 항상 단둘이 만났어요.

결혼을 확신한 계기가 있나요? 결혼을 한다면 이 사람이랑 하겠구나 생각했어요. 자연스러웠죠. 그리고 저는 심적으로 흔들리거나 중심이 안 잡히는 상황일 때 남편의 말 한 마디로 모든 게 정리가 되는 편인데 ‘이런 사람이 없이도 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생각하니 자신이 없더라고요. 스물네 살 입사 때부터 남편이 항상 조언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저한테는 기둥 같은 존재였어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8월 25일부터 라디오를 새로 시작해요. 개인적으로 라디오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가 커요. EBS FM
<책으로 행복한 12시, 문지애입니다>로 월~토 낮 12시부터 2시까지 찾아뵐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취재
이현경
사진
덕화
헤어&메이크업
차니,지희
스타일리스트
윤슬기,문소라
2014년 10월호

2014년 10월호

기획
하은정
취재
이현경
사진
덕화
헤어&메이크업
차니,지희
스타일리스트
윤슬기,문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