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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성매매 브로커 인터뷰

A양과의 부당 거래

그와의 만남은 한 달째 ‘보류’되었다. 어렵게 약속을 잡고 그를 만났다. 연예계와 기업 간에 이뤄지는 성매매의 실체를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고 있는 그에게 ‘은밀한 거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On July 31, 2014


서울의 한 번화가에서 그를 만났다. 이른바 그가 ‘관리’하고 있다는 구역이다. 다짜고짜 기자를 어딘가로 데려갔다. 자신의 아지트라고 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연예인 A와 접촉할 수 있느냐는 누군가의 전화가 왔고, 그의 휴대폰은 그런 전화로 쉴 새 없이 울렸다. 그는 짧게 통화를 마쳤다.

“이건 어마어마한 얘기예요. 놀라지나 마세요. 자,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드릴까요?”
그가 밝힌 그들만의 은밀한 거래는 실로 놀라웠다. 그들이 하는 일은 연예인과 기업가를 이어주는 일. 이른바 중개인이다.

“보통 우리 쪽에서 먼저 기업가에게 연락하는 일은 없어요. 먼저 알아서 전화가 옵니다. 나도 그들이 어떻게 우리 번호를 알았는지는 몰라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열에 아홉은 어디 기업 회장님 비서예요. 그럼 우린 처음엔 시치미를 떼면서 두세 번 전화를 끊습니다.

장난으로 한번 찔러본 건지 아니면 정말 우리와의 거래를 원하는지 확인하는 거지요. 그러면 결국 연예인 누구를 만나고 싶어 전화를 했다고 실토합니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제시하지요. 진짜 같다? 그럼 그때부터 의뢰인이 누군지 알아보기 시작하는 거죠.”

그러면서도 그는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라는 말은 자신들이 하는 일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자리를 마련해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얼마라도 받아야 포주라 할 수 있겠죠. 근데 금전적으로 받는 게 없어요. 다만 다른 식으로 도움을 받지요. 기업가들은 우리가 사업을 할 때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줘요. 그럼 여러 사람이 몰리고, 그렇게 계속 사람이 사람을 부르게 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연예 엔터테인먼트 같은 건데 솔직히 기획사 중에 깡패 안 낀 곳이 어디 있어요. 이 바닥이 그래요. 물론 아닌 곳도 있지만 엔터테인먼트 사장 중에 이 바닥에 있던 사람이 많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기업 쪽에서 만나고 싶은 연예인을 지목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순서다. 그는 연예인들 중엔 의외로 재정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고, 혼자서 잘해보려고 열심히 해도 그야말로 ‘빽’이 없으면 뜨지 못하니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그럴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며 이들을 이어주는 것이다.

힘든 현실을 토로하는 연예인들이 이들의 물밑 작업 대상이다. 그런데 연예인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는 대체 어떻게 그들에게 흘러들어가는 것일까? 세 가지 루트가 있다.

첫 번째 루트는 고급 룸살롱의 마담. 아무래도 다양한 손님을 대면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예인들과도 만난다고 했다. 술자리를 통해 연예인들이 어떤 점을 힘들어하는지, 빚이 얼마인지, 요즘 가정사가 어떤지, 인기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는지 등을 듣는 것이다. 룸살롱을 찾은 매니저나 연예계 관계자들도 마담에게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흘려주는 좋은 정보 제공처다.

두 번째 루트는 주변에서 연예인을 케어하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면 헤어숍 관계자나 스타일리스트, 매니저들이다. 연예인들의 가장 가까이에서 항상 함께하며 그들의 아픔이나 고민 등을 가장 잘 알아주는 사람이다.

세 번째 루트는 연예인에게 직접 듣는 것이다. 연예인들이 직접 찾아와 자신의 힘든 점을 토로하기도 하고, 이들과 잘 알고 지내는 다른 연예인들에게 슬쩍 자신의 얘기를 흘리기도 한다. 이렇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연예인이 누구인지 리스트업을 한다. 그리고 기업인이 그 연예인을 지목하면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는 것이다.

“‘누가 무엇을 하는데 힘들다더라’ ‘빚이 얼마가 있다더라’ 하는 연예인들을 중점적으로 공략합니다. 처음엔 사람을 시켜 기업가를 한번 만나보겠느냐고 제안합니다. 그럼 처음엔 욕까지 하면서 화를 내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근데 정말 힘든 일이 있어 낯빛이 어둡거나 한숨을 쉬면 다시 한 번 제안하는 겁니다. 밥이나 한 번 먹으라든가 맛있는 것 먹고 기분 전환이나 하라는 등 간접적으로 이야기하지요. 그러면 거의 다 넘어옵니다. 실패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게 맞을 겁니다. ”

연예인이 만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해오면 그때부터 기업가와 거래에 들어간다. A급 연예인의 경우 단 한 번의 만남에도 억 단위가 넘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여준 휴대폰에는 톱스타 D양의 사진과 거래 조건, 금액 등이 적힌 문자가 있었다.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에서 발군의 연기력과 함께 뛰어난 미모를 뽐낸 톱 여배우 D를 2박 3일간 사는 데 필요한 돈은 3억원이었다.

“2박 3일을 약속했지만 내내 잠자리만 하는 건 아니에요. 좀 비싼 데이트를 한다고 보는 게 맞죠. 한 달에 몇 십억씩 버는 사업가들한테 2억~3억원이 돈이겠습니까? ”

B급은 주연급이라도 인지도가 사실상 높지 않은 연예인들이고, C급은 조연이나 엑스트라, 케이블에서 잠깐 얼굴을 비쳤던 방송인들 정도라고 했다. 급의 기준은 방송 출연 횟수와 인지도, 파급력, 이미지 등으로 나눈다고 했다. 상당히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시스템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자 뒤쪽을 가리켰다. 그쪽엔 한 유흥업소와 모텔이 있었다.

“홍콩 여행 갔다가 입국했다, 해외 어디 여행 갔다가 입국했다, 이런 거 있으면 대부분 그런 거라고 보면 돼요. 저기 뒤에 가게 보여요? 그리고 그 옆에 모텔이 연결되어 있는 거 보이죠? 외국 안 나가면 거의 다 저기서 일을 치러요. 거의 B급 이하 애들이죠. 여기 연예인들이 들어가는 거 봐도 촬영 못 해요. 왜냐하면 가게 안에서 차 넘버 다 확인하고 있거든요. 초행길인 사람이 두세 번만 왔다 갔다 해도 다 체크해요. 장사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몇 년 전 섹시한 콘셉트로 데뷔했던 가수 M양. 한동안 대한민국의 가요 프로그램과 예능을 휩쓸던 그녀는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활동을 중단하고 방송가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녀 또한 이들에게 기업가를 소개받았다.
“M이 일 년에 10억을 벌면 기업가들은 얘한테 50억을 줘요. 그러면서 방송 활동 하지 말고 조신하게 있어라 하니까 말을 들은 거예요. 한번 떴는데 활동 잠잠한 연예인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여자 연예인들이 제공받는 건 돈만이 아니다. 이들은 여러 가지 작업을 통해 한 사람을 확 뜨게도, 방송가에서 매장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M이 뜨게 된 것도 그녀가 이 일에 응답을 잘해줬기 때문에 이들이 전문 해커들을 동원해 그녀의 이름을 포털사이트 검색어창에 8시간 이상 노출시켜 준 덕분이라는 것. 지금도 그녀는 은밀한 투잡을 진행하고 있다.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A급과 바로 만날 수 있도록 하진 않아요. 우리에게 의뢰한 사람들은 보통 하루 비싸게 노는 거라고 생각하지, 팬심이 있거나 그 연예인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만나려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뭘 못 하겠습니까? 그래서 필요한 게 B급과 C급입니다. 이들을 먼저 보내서 의뢰인의 술버릇과 잠자리 버릇, 폭력성 등을 미리 체크하게 해요. 다 확인하고 나서도 몇 번씩 약속 펑크 내서 화를 내면 성깔 좀 있구나 하고 아예 없던 일로 할 때도 있어요. 약 올리는 건 아닌데 어쩔 수 없습니다. 한번 코 꿰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요.”

실제로 이들의 관계는 멀리서 보면 공생관계로 서로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 만만한 관계가 아니라는 게 그의 입장이다. 남자 배우 J도 이들을 통해 거래를 했다가 중개인에 의해 섹스 동영상이 찍혔고, 동영상을 공개한다는 협박 때문에 큰 피해를 봤다. 동영상을 찍도록 시킨 사람은 엔터 업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파워가 있는 유명한 인물이다. 피해자는 연예인만이 아니다. 한 기업가는 사람을 고용해 중개인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적도 있다. 이 거래는 삼자 모두를 해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것이다.

“저도 배운 거 없고, 무서운 거 없이 깡패짓으로 먹고살고 있습니다. 근데 이 일을 하면서 저 자신도 불안할 때가 있어요. 대한민국에서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일이잖아요. 그들이 우리한테 쩔쩔 맬 군번이겠어요? 하룻밤 상대에게 10억씩 쓰는 사람들이 뭐가 두렵겠어요. 적당한 사람한테 1억 줄 테니까 저 꼴 보기 싫은 놈 처치하라고 하면 안 할 사람 없습니다. 그래서 기업가와 연예인, 우리, 세 그룹이 항상 팽팽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거예요.

저도 처음엔 우습게 생각했거든요. 협박하고 돈 뜯는 게 우리한테는 일도 아니니까요. 연예인이나 기업가들이 우리에게 꼼짝 못하는 것 같지만 실상 이쪽에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제 그만두고 싶어도 한쪽이 요구하면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는 씁쓸하게 웃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중국에서 온 손님들을 모시러 가야 한다면서. 그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됐고 휴대폰은 계속해서 울렸다.

CREDIT INFO

취재
전유리
2016년 02월호

2016년 02월호

취재
전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