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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된 아파트의 변신 인테리어

디자이너 부부의 ‘프렌치 모던’ 하우스

미술학도였던 부부가 함께 ‘인테리어’라는 한 우물만 판 지 20여 년이 된 올해 초, 그들의 두 번째 집이 완성됐다. 가족의 서로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해 각자의 취향이 돋보이는, 프렌치 스타일과 모던함이 공존하는 아파트의 개조 일지를 공개한다.

On June 02, 2014


'가족’ 을 담아낸 두 번째 집
주거에 대한 답을 찾을 때, 우리는 어쩌면 무언가를 구입하고 채워 넣는 것으로 결론지을지도 모른다. 최첨단 가전, 트렌디한 가구, 독특한 인테리어 자재 등으로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심플하더라도 가족의 삶을 구석구석 잘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디자인폴’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창현·박미진 부부의 두 번째 집 레너베이션은 ‘가족’이라는 본질적인 화두에서 시작했다. 바이크에 빠진 고등학생 첫째 아들, 일렉 기타와 건담을 좋아하는 중학생 막내아들, 저마다 다른 취향과 생활 패턴이 공간 디자인에 충분히 반영된다면 가족 모두의 행복을 담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인테리어라는 미명하에 불필요한 작업을 하는 건 아닌지 여러 차례 되물으며 디자인을 잡아 나갔다.

“지은 지 10년이 넘은 아파트예요. 그렇다고 새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제거하는 파격적인 시도보다는 기본 뼈대를 그대로에 유지하려고 노력했지요. 다소 낡았더라도 단열, 결로 방지, 난방 등 주거의 기본이 되는 부분을 잃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욕심과 절제의 과정을 반복하며 되물었더니 실용과 멋이 잘 버무려진 집이 완성된 듯해요.”

강약을 살린 컬렉팅 공간

부부가 생각하는 주거의 기본 기능은 보온성. 흔히 공간을 넓히려고 베란다를 확장하는데 이로 인해 열 손실을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디자이너 부부는 베란다를 그저 넓히는 게 아니라 단열재를 더해 더욱 단단하게 세우는 것을 모든 공사의 원칙으로 삼는다.

부부의 두 번째 집도 그랬다. 기본을 튼튼히 하고 나서 보니 168.6m²(51평) 아파트에 하얀 밑바탕이 늘어난 것. 프렌치 인테리어 소품 수집가인 아내 박미진씨는 자신이 모은 살림들로 이 공간을 채우고 싶었다.

새하얀 벽면에 프렌치 가구와 소품만으로 배치한 공간은 따뜻하면서 담백한 느낌마저 드니 집의 휴식 기능을 충족시킨 셈이다. 이들의 주특기인 프렌치 인테리어를 연출하는 데 있어 공간 곳곳에 표정을 더하는 조명과 소품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입구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켜지는 센서 조명조차도 손수 만든 앤티크한 장식을 더했다. 그레이 철제 프레임으로 제작한 유리 중문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포인트. 그레이 컬러는 자연적이고 편안하며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오묘한 첫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이 집이 정감 가는 이유는 바닥에 있다. 진한 컬러의 나무 바닥은 거실, 주방 등 집 전체로 이어지며 따뜻하고 안정된 느낌을 선사한다.

서로 다른 나무 패턴을 헤링본 패턴(물고기의 뼈 모양같이 짜 맞춘 무늬)으로 시공한 덕분에 지루한 느낌도 없다. 바닥재는 논현동 건축 자재 거리의 여러 매장에서 발품 팔며 맞춤 주문한 ‘정성’의 포인트.

확장된 거실 공간을 채운 프렌치 가구와 소품들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은은한 네이비 컬러의 소파와 윙체어는 파넬, 화이트 스트라이프 윙체어는 센토키즈, 소파 테이블과 사이드 테이블은 모두 메종뒤샤, 앤티크 스탠드 조명은 올드 라이트, 민트 컬러 서랍장은 앤틱스토리, 쿠션은 디자인폴 제작.

입구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데코 포인트가 확실하다. 신발장 손잡이는 일로, 조명과 원형 거울, 유리 중문 디자인폴 제작.


모던하게, 부부 작업실

부부의 이름을 건 인테리어 회사 ‘디자인폴’에서 남편은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 현장 지휘를 하고, 아내는 시공 의뢰 상담과 디자인 등을 분담하고 있다. 부부가 함께 일을 하다 보니 집에서도 업무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두 번째 집으로 이사하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도면을 펼쳐놓고 일할 수 있는 큰 테이블을 맞추자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 의견이었다

큰 고재 상판에 블랙 철제 프레임을 받쳐 테이블을 만들고 그 뒤로 똑같은 철제 프레임으로 책장을 짜 맞췄다. 블랙이 주는 깔끔함과 모던한 포스, 나무가 주는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은 전체적인 프렌치 모던 콘셉트에도 잘 어울렸다.

천장에 블랙 레일 조명을 설치해 공간에 재미까지 더했다. 눈에 띄는 건 방문마다 철망유리를 삽입해 공간을 분리하지 않았다는 점.

밖에서는 방 안이 훤히 보이고, 방 안에서는 바깥이 잘 보이게 해 가족들 간의 소통을 차단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프라이버시 침해가 아니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가족 모두의 합의하에 얻은 디자인이라 만족스럽다.

철제와 원목, 유리 등 다양한 물성을 접목해 공간에 재미를 더했다. 고재 테이블과 책장, 레일 조명, 유리 삽입 문 모두 디자인폴 제작.


좋아하는 것들과의 동거

개조를 하다 보면 공간의 콘셉트에 맞춰 사용하던 가구를 새로 바꿀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김창현·박미진 부부는 새로운 공간과 가족의 오래된 살림의 조화를 기본으로, 대부분의 가구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결혼 후 20년 동안 부부가 고심해서 고른 살림이기도 하거니와 모든 가구와 소품에 이야기가 깃들어 있기에 함께하는 가족 못지않은 친근함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또 워낙 프렌치 스타일을 사랑하기도 하고 이번 리모델링의 콘셉트도 프렌치와 모더니즘으로 합의했기에 여러모로 잘 어울렸다.

그릇 모으기를 좋아하는 박미진씨가 특별히 신경 쓴 곳은 바로 주방. 원래는 주방 입구에 큰 냉장고 자리가 있었는데 이를 없애고 창문을 가린 싱크대 상부장을 떼는 식으로 시원하게 트는 작업만 했다. 그러곤 그 자리에 그릇장과 나무 선반을 짜 넣어 진짜 프렌치 분위기가 나는 주방을 완성했다.

평소 가정적인 남편과 엄마 일이라면 두 팔 걷고 나서는 두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공간이라 넓으면서 따스한, 그리고 활동적인 동선이 살아 있는 주방을 콘셉트로 했다. 레너베이션 후의 공간 변화를 가족이 편안하게 받아들이니 결과는 대만족이다.

답답한 냉장고 자리와 싱크대 상부장을 제거해 확 트인 주방 공간을 만들었다. 화이트 수납장은 백년전, 트롤리 테이블은 앤틱스토리.

손수 만든 그릇장에 작품처럼 모셔두고 본다는 빌라트 그릇 컬렉션. 프렌치 인테리어와도 잘 어울린다.

낡은 듯한 식탁과 의자는 오히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천장에 달린 앤티크 조명은 이 분위기의 일등공신 포인트. 식탁과 의자는 세덱, 드롭 조명은 이태원 로드숍에서 구입.


유럽풍 힐링 침실

부부의 침실은 또 다른 반전의 공간이다. 유럽의 어느 호텔에 온 것처럼 클래식하면서 심지어 로맨틱하기까지 하다. 집 안 전체가 헤링본 패턴 나무 바닥인데 침실 바닥에만 폴리싱 타일을 시공했다. 창가로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살을 반사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그 자체로 따스한 힐링이다.

침실의 중심을 잡는 촛대를 형상화한 조명과 나무 침대는 중후하면서 클래식한 매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침실에서 파우더룸으로 이어지는 통로의 윗면을 아치형으로 마무리한 덕에 더욱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통로를 지나 마주하는 파우더룸에는 다른 공간에는 시공하지 않은 앤티크한 패턴이 프린트된 포인트 벽지를 더해 색다른 무드를 연출했다. 조명과 거울, 수납 소품까지 프렌치한 분위기로 통일한 만큼 전체 인테리어 콘셉트와도 잘 이어진다.

침실 공간에서 시선을 뗄 수 없는 건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의 욕실 문. 문을 뚫어 스테인드글라스를 삽입했는데 장미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 로맨틱한 무드를 연출하기에 충분하다.

욕실의 세면대도 상판을 따로 주문해 손수 디자인해 제작할 만큼 신경을 썼다. 침실 공간은 아무래도 부부만의 사적인 공간인 만큼 다른 곳보다 로맨틱하고 세심하게 힘을 준 면도 있다.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침실은 보기만 해도 잠이 올 것만 같다. 침대와 침구는 디자인폴 제작, 앤티크 조명과 미니 소파는 솔즈베리.

침실에서 욕실로 이어지는 공간에 있는 파우더룸은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화장대는 디자인폴 제작, 조명은 백년전, 의자는 앤틱스토리, 거울은 브라운앤틱. 방석은 가가데코.

심플하면서 로맨틱한 부부의 욕실. 세면대는 디자인폴 제작, 화이트 벽돌 타일은 서울도기타일.

물감을 퍼뜨린 듯한 스테인드글라스의 색채가 참 예쁘다. 아리플리마켓 제작.


취향을 반영한 두 아들의 방

바이크 부품에 관심이 많은 첫째 아들, 일렉 기타와 건담을 사랑하는 막내. 김창현·박미진 부부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서로 다른 취미와 스타일이 생기는 모습을 보며 개성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우측에 나란히 위치한 형제의 방은 데칼코마니처럼 비슷한 듯 전혀 다른 콘셉트로 완성되었다. 먼저 첫째 승표의 방은 인더스트리얼과 내추럴 스타일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박미진씨는 승표가 열광하는 바이크가 부품을 일일이 조립하고 보는 멋도 있는 아이템인 만큼 가까이에 있으면 좋을 듯 싶었다. 그래서 자전거의 야외 느낌과 어울리는 노출 콘크리트 벽을 만들어 바이크를 걸어두었다.

너무 거친 느낌만으로 벽을 통일하면 싫증이 날 수 있어 나무 벽면도 나란히 만들었다. 부담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한 벽에 다른 소재가 시공된 만큼 재미도 느낄 수 있다

. 바로 옆방으로 이어지는 둘째 승겸이의 방에는 건담을 수납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어려서부터 건담을 조립하고 따로 도색까지 할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는 아이를 위해 이사하면서 꼭 건담 장식장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것. 아쉽게도 아직 그 수납장이 완성되지 않아 임시방편으로 5단 장식장을 두었는데, 그래도 아이가 좋아해주니 뿌듯하다.

최근에는 일렉 기타에 빠져 연주 관련 책을 사서 독학하고 스스로 용돈을 절약해 부품을 사 모으고 있다. 그래서 방 한쪽에는 다른 가구를 두지 않고 일렉 기타를 맘껏 즐기도록 했다. 따뜻하고 아늑한 인테리어 속에 아이들이 좋아하고 열광하는 것들로 채워주니 매일 꿈과 행복도 자라는 것만 같단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형제의 방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가구 배치와 구조도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마주보고 있어서 재밌다.

막내 승겸이의 방은 아이가 폭 빠져 있는 건담을 중심으로 꾸몄다. 침대는 무지, 침구는 가가데코, 장식장과 서랍장은 디자인폴 제작.

첫째 승표는 바이크에 관심이 많다. 매일 볼 수 있도록 콘크리트 벽에 자전거를 걸어두었다. 책상과 의자는 디자인폴 제작.

CREDIT INFO

기획
김은혜
사진
홍상돈
개조
디자인폴(http://blog.naver.com/tmdvy21, 032-325-5510)
2014년 04월호

2014년 04월호

기획
김은혜
사진
홍상돈
개조
디자인폴(http://blog.naver.com/tmdvy21, 032-325-5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