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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호, 참 좋은 시절

참 ‘스마트한’ 여자. 엄마, 아내로서 역할도 충분히 그렇지만 여자, 여배우로서도 그렇다. 20년 차 배우 김지호가 택한 역할은 그동안의 똑 부러진 이미지와 상반된 어눌한 말투의 일곱 살 지능을 가진 강동옥. 마흔이 넘어 이 역할을 택했다는 것 자체가 그녀의 스마트함을 다시금 확인시킨다.

On May 27, 2014

블랙 시스루 블라우스 조아맘, 볼드 골드 링 이카트리나.

레이스 포인트 화이트 블라우스·플라워 프린트 스커트 모두 조아맘, 블루 클러치 이카트리나, 진주&큐빅 링 S.O.A.

랩 스타일 화이트 블라우스·오렌지 플라워 프린트 풀 스커트 모두 조아맘, 뱀피 웨지 힐 슈즈원, 큐빅 링 이카트리나, 실버 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실버·핑크골드 네크리스 가네시


잊히지 않고 궁금해지는 배우
따뜻한 작품 속 가장 따뜻한 역할로 돌아왔다. KBS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 김지호가 맡은 역할은 일곱 살 지능을 가진 30대 중반의 강동옥. 게다가 경상도 사투리를 느릿하게 써야 하는 녹록지 않은 역할이지만 그런 부담감은 내려놓은 듯, 아이처럼 맑고 편안한 동옥을 그려내고 있다.

“대본을 보니 배역마다 날생선이 팔딱팔딱 뛰고 있는 거예요. 이 배역들 사이에서 동옥은 어찌 보면 가장 서정적인 캐릭터인데 내가 묻히지 않도록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두려웠죠. 몰입하다 보니 어느덧 동옥이 점점 사랑스러워졌어요. 그리고 아파왔죠.”

아이의 세상 속에 갇혀 사는 동옥과 그런 딸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어머니(윤여정 분)의 아픔이 그녀의 마음속으로 스미듯 찾아들었다. 실제 열한 살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동옥과 동옥의 어머니, 그리고 이 가족의 진한 사랑을 마주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그녀는 배우로, 완전한 강동옥으로 대중 앞에 돌아왔다. 영화 <부러진 화살> 이후 2년 만이고, 드라마는 4년 만이다.

블랙 등 파임 원피스 조아맘, 네이비 토트백 리즐리자, 레드 스틸레토 힐 세라.


작은 배역에 인생 내공의 깊이를 더하다
40대, 20년 차. 숫자에서 오는 묵직함이 생겼다. 30대까지만 해도 ‘내가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 혹은 ‘나와 잘 어울릴 것 같은 캐릭터’만 맡았었다. 변화보다는 안주를 택했고, 배우의 삶보다는 엄마의 삶에 몰입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마흔’이라는 나이가 찾아왔고 스스로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이제껏 살아온 그 모습 그대로 평생을 살게 될 것만 같았다.

“마흔이 기점이 되었죠. 제 생각이나 성격,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보기로 했어요. 좀 더 거리를 두고 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뭔가 더 적극적으로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호진 아내, 효우 엄마가 아닌 배우 김지호로서 다시 서기가 필요했어요.”

그래서였는지 서른여덟이었다면 선뜻 도전하지 못했을 이번 역할을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뭇매를 맞을지언정 피하지는 않겠다는 각오였다. 역할의 크기보다는 역할이 지닌 매력으로, 그 매력을 통해 배우로서의 폭과 깊이를 더해가고 싶었다. 어느덧 그녀는 마음먹은 대로 되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그저 막연히 떠올려야만 했던 숱한 감정을 이제 살면서 겪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더 진정성 있게 표현할 수 있었다. 그것이 마흔을 넘긴 여배우에게 주어진 선물이었고, 그런 면에서 앞으로의 ‘나이 듦’이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랩 스타일 화이트 블라우스 조아맘, 볼드 진주 네크리스 S.O.A.

블랙 시스루 블라우스·도트 머메이드 스커트 모두 조아맘, 볼드 골드 링 이카트리나.


엄마의 복귀를 지지한 ‘다 큰 딸’ 효우
딸 효우도 어느새 10대 소녀가 되었다. 이제 자아도 분명해지고 자기 의견도 고집스레 표현할 줄 아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되었지만, 한때 엄마 김지호는 딸 효우를 위해 육아와 연기 사이를 오가야했다. 딸이 태어나자 아예 연기를 접고 아이 곁을 지켰고, 아이가 네댓 살쯤엔 연극에 푹 빠져 1년 반 정도 무대 연기에 몰두했었다.

그러다 보니 효우가 뭔가 불안해하는 모습이 눈에 띄어 1년간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아이도 안정을 찾고 슬슬 복귀를 원하던 시점에 마침 드라마 <여자를 몰라>와 영화 <부러진 화살>을 잇달아 찍었고, 곧 효우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담임선생님 말씀이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하는 시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2학년쯤 되고 나면 엄마의 손길에서 벗어난다고요. 곁에 있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기에 선뜻 그러겠다고 했죠.” 물론 선택하지 못한 삶에 대해 후회나 초조함 같은 건 없었다. 아이를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그녀 자신에게도 충분한 휴식이 되었고 배우로서의 자양분을 쌓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이기도 했다.

지금의 복귀 역시 효우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었다. 3학년 중반이 되더니 효우는 “난 엄마가 다시 유명한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어.”라고 했다. 어느덧 엄마의 커리어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딸이 된 것. “마침 이번 작품이 들어와 효우와 긴한 대화를 나누었죠. ‘이제 효우 스스로 네 삶을 잘 만들어나가야겠다. 엄마도 열심히 연기할게. 사람들에게 칭찬받을 만큼 잘할게. 우리 둘 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보자’라고요. 이제 꽤나 친구 같아요.”

공부 소질보다는 예체능 쪽을 고루 잘하고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 효우. 하지만 무언가를 강압적으로 가르치지는 않고 있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소질을 보였어도 미술학원은 한 번도 보낸 적이 없고, 지금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지만 연습 강도를 높여 본격적인 레슨을 하면 흥미를 잃을까봐 중고생이 될 때까지는 지금처럼 내버려둘 참이다. 그래서 소리를 듣고 연주하는 건 수준급임에도 아직 악보를 읽지 못하는 식이다.

“뭐든 즐기는 게 좋잖아요. 또 즐길 수 있을 때가 좋은 거고. 나중에 하고 싶다고 말하면 그때 시키려고요. 그게 효우도 저도 효우 아빠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지금의 순간도 소중한 거니까요.”

부부의 취미 생활은 ‘따로 또 같이’
14년 차 이 부부의 행복 비결은 ‘따로 또 같이’다. 일단 둘 다 모든 종류의 스포츠를 즐기기 때문에 여름에는 수상스키, 겨울에는 스키나 스노보드, 평소에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한 달에 한두 번 효우와 함께 등산을 간다. 또 좋은 영화가 개봉됐다고 하면 아침에 세수만 하고 모자를 눌러쓴 채 집 앞 극장으로 뛰쳐나간다.

함께하는 취미 생활은 이런 정도. 굳이 각자의 취향까지 맞춰가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취향이 맞는 다른 사람들과 제각각 즐기면 그뿐. 이를테면 술자리를 즐기는 김호진에게 그 코드가 잘 맞는 이들과 함께하라고 하는 대신 그녀는 또 자신만의 즐김 거리를 찾는다. 확실히 다툴 일이 적다.

“남편은 뭘 하나 시작하면 엄청 열성적으로 달려들어요. 또 그걸 상당히 즐기죠. ‘이거 너무 즐겁지 않니?’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예요. 아무리 피곤해도 그런 기색 없이 늘 에너지가 넘치죠. 곁에서 지켜보면 존경심이 들 때가 있어요.” 예전에는 무언가 새로이 배우거나 시도할 때 중도 하차한 적이 많았던 그녀였지만 김호진의 이런 모습에서 상당한 자극을 받는다고.

특히 ‘배움’에 대한 절실함이 생겼다. 지금까지는 과거에 배운 것들로 나아가고 있다면 앞으로의 삶은 새로이 배우는 것들로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내로라하는 석학들의 인문학 강의도 들어보고 싶고, 귀로만 즐겼던 클래식 음악도 그 배경 지식을 공부해서 ‘알고 듣는 재미’까지 찾아가고픈 욕심이 생겼다.

‘파워 플레이트’로 탄력과 체력을 모두 챙기다
그녀가 성형외과의 힘을 빌리지 않는 이유는 그냥 그런 데에 별 관심이 없다는 단순한 이유다. 그 나이에 맞게, 그래도 조금은 예쁘게 늙어가야 한다는 의무감은 갖고 있다. 그래서 ‘안티에이징’보다는 ‘웰에이징’에 대해 고민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얼굴보다는 몸, 외면보다는 내면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 포인트다. 배우는 결국 몸이 재산이다. 보기에 좋은 탄력 있는 몸매도 필요하지만 기저에 체력이 있어야 배우로 살아갈 수 있다. 그녀 역시 서른일곱부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짐을 느꼈다고.

탄탄한 근력 충전을 위해 그녀가 택한 운동은 바로 ‘파워 플레이트’. 일주일에 세 번, 5년째 이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제 그녀는 단순히 마르기만 한 볼품없는 몸매가 아닌, 여느 20대 부럽지 않은 탄력 있고 건강한 몸을 갖게 되었다.

운동을 통해 얻은 큰 도움 중 하나는 쓸데없는 잡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 무언가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려 들면 햇빛 좋은 시간에 야외로 나가 서너 시간씩 땀을 흠뻑 흘리며 자전거를 탄다. 지인들은 얼굴에 기미 생긴다며 만류하지만 그녀는 ‘햇빛 효과’를 믿는다. 마음이 건강해지면 외적인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초조함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40대로서는 이제 시작이잖아요. 운동도 더 열심히 할 거고, 배움도 놓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이젠 쉬지 않고 해보고 싶은 역할들을 다 찾아서 연기해보고 싶어요.” 타고난 운동신경을 살려 액션 연기도 해보고 싶고, 지인들이 적극 추천하는 코믹 연기도 도전해보고 싶다. 그러고 보니 그 흔한 의사 역할 한 번을 안 해봤다. “해본 게 별로 없어서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참 설레는 일 아니에요?”

CREDIT INFO

기획
정미경
취재
손혜린(프리랜서)
사진
덕화
스타일리스트
신우식
메이크업
김청경(김청경 헤어페이스)
헤어
하나(김청경 헤어페이스)
의상협찬
조아맘(www.joamom.co.kr), 리즐리자(02-2106-3590), 지오앤사만사, 이카트리나, S.O.A, 가네시, 세라
2014년 06월호

2014년 06월호

기획
정미경
취재
손혜린(프리랜서)
사진
덕화
스타일리스트
신우식
메이크업
김청경(김청경 헤어페이스)
헤어
하나(김청경 헤어페이스)
의상협찬
조아맘(www.joamom.co.kr), 리즐리자(02-2106-3590), 지오앤사만사, 이카트리나, S.O.A, 가네시, 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