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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인·조문주·김미경… <힐링캠프> 제작진이 털어놓은 카메라 밖 출연자들의 진짜 모습

‘힐링’이라는 단어 자체를 화두로 만든 프로그램이 있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다. 방송 초기 의외의 MC 조합과 색다른 콘셉트로 성공 여부에 의구심을 자아냈던 이 프로그램은 어느새 ‘예능의 갑’으로 자리 잡으며 매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방송의 영향력만큼 게스트도 막강해지는 추세다. <힐링캠프> 제작진을 만나 그들의 열정과 방송 뒷이야기를 들었다.

On October 11, 2013

1인 토크쇼는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가, 월요일 심야 예능은 MBC <놀러와>가 점령하고 있던 2011년 7월, 겁 없이 뛰어든 SBS <힐링캠프>의 출범은 실로 용감했다. 당시 ‘힐링’은 메인 MC 이경규마저 “휠링”이나 “필링”으로 부를 만큼 예능에선 낯선 개념이었고, 실제로 이 콘셉트를 정착시키는 것은 무리인 듯 보였다. 하지만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진심과 사람과 사람 간의 믿음,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하겠다는 따뜻한 눈빛에 시청자와 게스트의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선주자 3인을 시작으로 올림픽 스타, 토크쇼에서 쉽사리 보기 힘들었던 고소영, 김희선, 이효리, 최민식, 이병헌 등 최고의 톱스타들이 <힐링캠프>를 찾았다. 이러한 막강 섭외력으로 눈길을 끈 <힐링캠프>는 이제 ‘SBS 간판 프로그램’을 넘어 ‘예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힐링캠프>를 책임지는 최영인 CP, 조문주 PD, 김미경 작가를 만났다.

<힐링캠프>가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다 돼가요. 초반 우려를 딛고 어느새 SBS의 간판 예능으로 자리 잡았어요.
김미경 작가│기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돼요. 방송은 판도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거거든요. 게스트에 따라 시청률이 달라지고, 순간 삐끗하면 ‘한물갔다’는 얘기를 듣기도 하고요. 그래서 잘나갈 때 더욱 긴장해야 해요. 이슈가 많이 될수록 더 많은 의견과 더 많은 잣대를 들이댈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신중하고 조심해야 하죠.

예전부터 늘 ‘무릎팍도사’와 비교돼왔어요.
최영인 CP│‘무릎팍도사’와 <힐링캠프>는 성향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되는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강호동씨가 한쪽으로 확 몰고 가는 스타일이라면, 이경규씨는 딴짓하다가 툭 치면서 얘기하는 스타일이죠. ‘무릎팍도사’의 강점이 많지만 편집이나 자막이나 시선 처리는 우리가 좀 더 섬세한 것 같아요.
조문주 PD│‘무릎팍도사’와 동시간대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어찌 됐건 경쟁 프로그램이 있는 건 좋은 것 같아요. 같은 1인 토크쇼이기 때문에 우리가 섭외하지 못한 게스트가 나오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면서 보기도 하죠. 서로 자극도 되고 원동력도 되고, 좋은 것 같아요.

게스트에게 맞는 ‘맞춤형 공간’도 <힐링캠프>의 강점이죠.
김미경 작가│게스트와 사전 미팅에서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 각자에게 맞는 공간이 그려져요. 누구는 오붓한 공간에서, 누구는 트인 공간에서 마음을 열죠. 또 스튜디오에서 처음부터 발동이 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집에서 술 한잔 하다가 천천히 속 얘기를 털어놓는 사람도 있어요.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장소를 정해요.
최영인 CP│공간은 게스트의 힐링 포인트에 따라 달라지기도 해요. 대학 시절 MT를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오연수씨는 MT 분위기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살아온 박진영씨는 집에서 진행했죠. 이효리 씨는 어릴 때 가족과의 거주공간이자 아버지의 직장이기도 한 이발소에서 진행했는데 그때 이효리씨의 또 다른 모습을 알 수 있었죠.
조문주 PD│추억이 어린 공간은 많은 걸 이야기해요. 자신의 성장과정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하는 데 무한한 연관성이 있죠. 그런 점에서 게스트별 맞춤 공간은 힐링캠프에서 꼭 필요한 요소죠.

<힐링캠프>를 통해 뜬 사람도 있고 재발견된 사람도 있는데, 섭외 기준이 따로 있나요?
최영인 CP│핫한 사람은 당연히 좋고요. 숨어 있는 사람, 궁금한 사람을 한 발 앞서 섭외하려고 노력해요. 토크쇼 게스트는 타이밍이거든요. 궁금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언제 나오는 게 좋을지는 타이밍입니다.
김미경 작가│처음 <힐링캠프>를 기획했을 때 솔직히 콘셉트 이런 거 다 필요 없고, 정말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 게스트로 나오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예능 프로그램에 가장 나오기 힘든 게스트가 누굴까 생각했더니 ‘대선의 해’인 만큼 대선주자 3인방이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러브콜을 보냈죠.
조문주 PD│사실 연예인들이 살아온 스토리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주 크게 차이는 없어요. 그래서 배우, 가수, 모델, 작가, 스포츠선수, 기업인, 정치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게스트 레이더망에 놓고 타이밍에 맞춰 섭외를 하죠. 섭외할 땐 정말이지 사돈에 팔촌까지 동원하고, ‘사생팬’으로 둔갑하며 몇 개월간 쫓아다녀요. 출판기념회, 팬사인회, 드라마 촬영장, 영화 시사회, 광고 현장, 봉사 현장 등 전국 방방곡곡 어디든 안 가리고 가죠.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요?
조문주 PD│저는 톱스타보다 공감 코드가 더 많은 게스트들에게 더 끌리더라고요. 그중 백종원씨가 기억에 남아요. 장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분이 소유진씨와 결혼을 한 거예요. 먹는 얘기, 프랜차이즈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참 재밌었어요. 그 사람의 이미지가 달라졌어요.
최영인 CP│사실 저희는 모든 게스트가 다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어요. 한 주 동안 한 게스트에게 열렬히 빠져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 별명이 ‘금사빠’예요. ‘금’방 ‘사’랑에 ‘빠’진다고 해서.(웃음)
김미경 작가│근데 또 그게 오래는 안 가요. 이번 주에 이 게스트에게 빠져 있다 다음 주에 저 게스트에게 빠지니까요. ‘금’방 ‘사’랑에서 ‘빠’져나온다’는 의미로 ‘금사빠’이기도 해요.

3MC 조합이 재밌어요. 특히 ‘버럭’ 캐릭터 이경규씨와 ‘힐링’을 콘셉트로 한 토크쇼의 조합은 의외였어요.
최영인 CP│이경규씨가 한 번도 토크쇼를 진행한 적이 없는데 이제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만큼 할 때가 된 것 같았어요. 다행히 이경규씨도 콘셉트가 맘에 든다며 오케이 하셨고요. <힐링캠프> 뒤에 붙는 ‘기쁘지 아니한가’는 이경규씨가 강력 주장한 문구예요.(웃음)
김미경 작가│사실 이경규씨가 까칠해 보이지만, 실제론 되게 유연한 사고를 지닌 분이에요. 선입견이 있어도 자신이 잘못한 게 있으면 바로 사과하고 수긍하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대화가 잘 통하고 호흡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조문주 PD│오랫동안 ‘롱런’하는 분들은 다 이유가 있는 거예요.

‘한혜진 카드’는 참 신선했어요.
최영인 CP│솔직히 이경규씨와 김제동씨만 있으면 별로였을 거예요. 칙칙하잖아요.(웃음) 토크쇼를 오래 해보니까 여자 MC가 있는 것과 없는 게 정말 달라요. 남자와 여자가 토크를 받아들이는 감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여자 MC가 있으면 좀 더 온기가 느껴지죠. 우리나라에 여자 MC가 드물어서 많이 고민하다가 <야심만만> 때 출연했던 기억이 나서 섭외했는데, 야외에서 편안하게 한다는 얘기를 듣고 좋아하더라고요. 예쁘고 착한데 은근히 여장부 스타일이에요. 서슴없이 얘기하는 캐릭터라서 좋아요.

무릎팍도사와 동시간대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어찌 됐건 경쟁 프로그램이 있는 건 좋은 것 같아요. 같은 1인 토크쇼기 때문에 우리가 섭외하지 못한 게스트가 나오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면서 보기도 하죠. 서로 자극도 되고 원동력도 되고, 좋은 것 같아요

그만큼 김제동씨는 존재감이 약해 보이기도 해요.
김미경 작가│그래서 제동씨한테 더 고마워요. 연예인이라면, MC라면, 누구나 화면에 많이 나오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을 해야 해요. 그런데 혜진씨나 이경규씨가 게스트에게 물어봤을 때 더 빛난다는 걸 아니까 한 발 물러나서 참는 거예요. 방송에는 제동씨의 눈빛이나 리액션이 나오지 않지만, 실제로 제동씨 눈만 보고 얘기하는 게스트도 있어요.
최영인 CP│게스트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자는 공동의 목표가 있을 뿐이지, 이제 서로 분량이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시기는 지났어요.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3MC는 삼각형 같은 존재예요.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되고 겹치지 않는, 그런 삼각형요.

게스트와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김미경 작가│얼마 전 이병헌씨 사전 미팅 때 저를 비롯한 작가들이 병헌씨 집으로 초대받아서 저녁 먹고 술 한잔 하면서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이병헌씨가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어서 직접 커피도 내려줘서 정말 황송했죠. 근데 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에 빠지다 보니, 밤을 꼴딱 새운 거예요. 거의 12시간 동안 같이 있었던 셈이죠. 근데 제가 아이가 둘 있다 보니, 남편이 출근하면 제가 아이들 유치원 보내주고 와야 하거든요. 그래서 새벽 6시에도 지친 기색 없이 신나게 얘기하는 병헌씨에게 ‘이제 그만~’이라며 집에 간 적이 있어요.
조문주 PD│이병헌씨 입장에선 ‘나에게 이런 여잔 처음이야’였겠죠.(웃음)
김미경 작가│이번에 녹화한 설경구씨는 ‘폭탄주 제조의 히어로’에요. 설경구씨는 그가 단골인 세계 최고 번데기집에서 사전미팅을 했는데, 거기서 설경구씨가 폭탄주를 만들어줬거든요. 제가 이제껏 먹어본 폭탄주 중 최고였어요.
최영인 CP│에피소드 하면 이 사건을 빼놓을 수 없어요. 얼마 전 홍석천 씨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이경규씨가 반대한 적이 있어요. ‘동성애’를 끄집어야 하는 게 있어 마음이 내키지 않았던 거죠. MC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게스트로 모시면 그것 또한 실례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이경규씨가 하겠다고 해서 잘 진행이 됐어요. 그때 이경규씨에게 놀란 건, 저희가 드린 대본 외에 실제로 공부를 되게 많이 해온 거예요. ‘어떻게 저런 것까지 준비했을까’ 하고 다시 보게 됐어요.
조문주 PD│이경규씨의 진가가 제대로 확인된 회였어요. 이해의 폭이 확실히 다르시더군요. 그러다 보니 ‘그거 일종의 질환 아니에요?’ ‘하리수씨랑 뭐가 달라요?’ 식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거죠. 그 나이대의 시청자들이 진짜 궁금할 질문이니까요. 그처럼 각자의 눈높이에서 서로 다른 솔직한 질문과 답이 오가니까 더 이해가 쉬웠던 것 같아요.
최영인 PD│이 방송 이후 저희도 한 수 배웠어요. 동성애 코드를 이해할 수 있는 ‘젊은이 세대’와 동성애를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부모 세대’의 시선을 둘 다 담는 데 심혈을 기울이게 된 거죠. 어찌 됐건 결과적으로 제작진과 MC 사이에 소통했기 때문에 더 진솔한 방송이 나올 수 있었고, 이경규씨도 편견을 깨고 유연한 사고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우리 토크쇼는 제작진, MC, 게스트 모두가 힐링하는 방송이에요. 일방적이 아니라, 서로 대화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서로의 마음이 치유되고 성장하는 거죠.

편집할 때 수위 조절은 어떻게 하세요?
김미경 작가│우리를 믿고 다 털어놓고 가셨기 때문에 결과물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해요. 5~6시간을 녹화하고 그것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자료조사를 하고 인터뷰를 해요. 그걸 70분 안에 넣어야 할 때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가 우리의 고민이죠.
최영인 CP│인간은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다 보여줄 순 없지만, 일부를 보여주면서도 그 사람의 핵심을 드러내야 하는 게 우리의 의무예요. 방송을 보고 나면 에피소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느낌이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죠.
조문주 PD│어떤 이야기를 전달할 때 사실 여부도 중요하지만, 그걸 들은 시청자가 그 사람을 이해하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아, 그렇게 된 거구나’ ‘저 사람도 힘들었겠네’ ‘저 사람이 잘못하긴 했지만 앞으로 잘하면 되지’ 이런 식으로. 게스트가 시청자와 직접 소통할 수 없으니까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게스트와 소통했던 우리가 그의 마음과 상황을 왜곡하지 않고 전달해줘요. 그 마음과 마음이 통할 때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방송이 나오는 것 같아요.

방송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자유를 얻은 많은 게스트들이 <힐링캠프>에 고마워할 것 같아요.
김미경 작가│이민정씨가 그런 케이스예요. 사실 민정씨가 지난해 초 <힐링캠프>에 나왔을 땐 마음을 열지 않았어요. 그동안 자신을 보는 깍쟁이 같은 시선 때문에 언론에 트라우마가 있었는지, 마음을 다 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두 번을 만났는데도 끝까지 오픈하지 않아 이걸 어떻게 풀어볼까 고민한 결과, 가족을 택했어요. 가만히 보니 민정씨가 엄마와 애틋한 거 같았거든요. 그래서 어머니를 몰래 섭외해서 방송 녹화 중 어머니가 중간에 나왔어요. 그때 민정씨가 되게 많이 울었는데, 방송 끝나고 나서 무척 고마워하더라고요. 그동안 감추고 있던 무언가를 확 깨준 계기였던 것 같다며 홀가분해하더라고요. 사실 얼마 전에 나온 이병헌씨도 민정씨가 적극 추천해서 나오게 된 거예요.
조문주 PD│김강우씨 편에서도 한혜진씨가 펑펑 울었죠. 혜진씨 말로는 그동안 형부와 속 깊은 얘기를 한 적 없었는데 녹화를 하면서 형부의 진심을 느끼게 됐고 그 이후로 부쩍 가까워졌다고 하더군요. 홀로 남겨진 어머니와 세 자매 대신 모든 장례 절차를 진행하고 상주로서 자리를 지켜준 형부 김강우에 대한 고마움도 한몫했을 거고요. 사실 혜진씨가 그렇게 우는 걸 보고 제작진이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워낙 씩씩해서 절대 힘든 내색을 안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빈소에서야 사실 아버지가 많이 아팠었다고 얘기할 정도니까요. 어쨌든 방송을 통해 그렇게 서럽게 울고 나서 혜진씨는 가슴속 깊은 곳에 숨겨놓았던 응어리를 다 토해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진정한 힐링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요.
김미경 작가│사실 방송이라는 게 대본 있고 미리 무슨 말 할지 다 알고 나오는 건데도,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접할 때가 있어요. 그 모습이 방송에 여과 없이 담겨지고 진심이 오갈 때, 시청자의 마음을 울리고 감동을 주게 되는 것 같아요.

가장 보람 느낄 때와 가장 힘 빠질 때는 언제인가요?
최영인 CP│우리가 만든 방송에 대한 반응이 좋을 때가 아무래도 가장 보람이 있죠.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또 게스트의 재발견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 정말 많이 몰랐던 분인데 나름 진가를 발휘해서 보여줬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죠.
조문주 PD│힘 빠질 때는 우리는 정말 열심히 그 사람에게 애정을 갖고 사랑하면서 공을 들였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안 좋을 땐 힘이 빠지죠. 반성도 하게 되고요. 심지어 우린 괜찮은데, 해당 게스트가 미안해할 땐 더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매번 출연하는 게스트의 힐링을 책임지는데, 각자 힐링은 어떻게 하세요?
최영인 CP│저는 원래 긍정적인 성격이에요. 작은 데서 잘 기뻐하고 그 안에서 소중한 가치를 찾죠. 그럴 때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잘잘 거리면서 크게 스트레스 안 받는 것.
조문주 PD│저는 맛있는 음식 먹을 때요.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을 때 일단 먹고 생각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것 같아요.(웃음)
김미경 작가│저는 평온한 마음일 때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평온한 마음이려면 제 주변의 모든 것이 평온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죠. 한번은 남편이 다른 사람들만 힐링해줄 게 아니라 가족부터 챙기라고 하더군요. 뜨끔했어요. 제 몸이 바쁘고 힘든 건 괜찮은데,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평온하기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힐링의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마지막으로 각자 <힐링캠프>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최영인 CP│워낙 토크쇼를 좋아하기 때문에 <힐링캠프>를 오래하고 싶어요. 소설책 보는 것 같고 재밌어요. 심지어 오디오 북이잖아요.
조문주 PD│저는 방송을 통해 늘 힐링하고 있어요. 사실 일을 하다 보면 소모되는 느낌이 강한데 <힐링캠프>는 얻는 게 더 많아요. 저보다 오래 살고 많이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안에서 배우는 지혜가 많죠. 돈 주고도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을 매번 공짜로 얻어가고 있어요.
김미경 작가│저도 게스트들과 만나서 소통하다 보면 위인전을 읽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상대방 얘기를 듣기만 했을 뿐인데, 오히려 제 마음이 치유되고 따뜻해지는 거죠. <힐링캠프>를 하면서 인격적으로도 성숙하고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목표는 <힐링캠프> 하면서 이경규씨 환갑잔치 하는 거예요.(웃음) 그만큼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됐음 좋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또 프로그램을 통해 힐링을 한 덕분인지 표정도 목소리도 다들 편안해 보였다. 역시 잘되는 집은 다 이유가 있었다.

CREDIT INFO

취재
정은혜
사진
박원민
2013년 04월호

2013년 04월호

취재
정은혜
사진
박원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