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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대세남’ 이상윤 솔직 인터뷰

이제 더 이상 그를 서울대 출신 ‘엄친아’로 부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데뷔 7년차, 남자의 매력을 물씬 풍기는 배우로 성장한 그를 만났다. 그는 자신이 꿈꾸는 ‘진짜 배우’의 모습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On October 11, 2013

배우 이상윤(32세)에게는 늘 ‘서울대 엄친아’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연기에 입문한 지 이제 7년이 넘은, 제법 ‘묵은’ 연기자이지만 지금까지 그에게는 공부 잘하는 ‘훈남’ 이미지가 더 강하게 풍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그에게 KBS2 <내 딸 서영이>(소현경 극본, 유현기 연출)는 더욱 소중한 작품이다. 진짜 배우라는 수식어를 선물해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인기라는 게 뭔지 조금 알겠더라

그에게 <내 딸 서영이>는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시청률 50%를 육박하며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오른 <내 딸 서영이>에서 그는 배우로서 누구보다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우선 6개월의 긴 촬영을 마친 소감을 물었다. 그는 “여러 가지 의미로 공허한 느낌이다. 특히 주말에 심하게 느껴진다. 아직도 토요일과 일요일이 되면 저녁 8시에 TV에서 <내 딸 서영이>가 나올 것만 같다”며 웃는다. 드라마의 인기가 높았던 만큼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드라마와 드라마 속 캐릭터인 ‘강우재’의 인기는 그에게 많은 변화를 안겼다. 전에는 그런 적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그를 알아보고 적극적으로마음을 표현하는 여성 팬이 눈에 띄게 늘었단다.
<내 딸 서영이>는 방송 초반에는 같은 시간대에 방영했던 전작 <넝쿨째 굴러온 당신>과 비교되기도 했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보나 <넝쿨당>의 국민적 인기를 뛰어넘느냐, 못 넘느냐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서영이>는 <넝쿨당>의 시청률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모든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상윤은 <서영이>의 시청률이 <넝쿨당>의 시청률을 뛰어넘었을 때의 기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넝쿨당>과 비교하는 사람들에게서 해방된 느낌이었다. 무척 기분 좋고 행복했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내 딸 서영이>는 방송 초반부터 <넝쿨당>은 참 좋았는데, 너희는 할 수 있겠어?’ ‘<넝쿨당>이 정답인데, 너희가 정답을 따라갈 수 있겠어?’ 하는 비교를 많이 당했어요. 그렇다고 단순히 시청률이 높았다는 이유로 <내 딸 서영이>가 <넝쿨당>보다 우수한 작품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에요. 다만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작품이라는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좋다는 의미이죠.”

이상윤이 강우재 역에 캐스팅됐을 때, 어떤 사람들은 아마 그와 유현기 PD의 인연을 떠올렸을 것이다. 두 사람의 묘한 인연 때문이다. 유현기 PD는 KBS2 드라마 <브레인>의 연출자로도 알려져 있다. 유현기 PD가 <브레인>을 연출할 당시, 이상윤은 그 드라마에 캐스팅돼 대본 리딩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결국 주연배우는 신하균으로 최종 결정된 것이다. 그가 겪었을 마음고생은 굳이 듣지 않아도 짐작이 된다. 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었을까? 유현기 PD는 보란 듯이 차기작에서 이상윤을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혹시 이상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으려고 했던 것일까?
“그 일 때문인지는 몰라도 감독님이 확실히 제게 신경을 많이 써주신 건 사실인 것 같아요.(웃음) 마음고생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저도 괜찮아졌고요. 그런데도 감독님은 제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셨나 봐요. 뜻하지 않은 배려에 대해 정말 감사히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소현경 작가가 그에게 ‘특별 주문’을 한 것이 있다. 바로 남성적인 매력을 마음껏 발산해달라는 것.
그 때문에 이상윤이, 아니 우재가 여심을 울린 장면은 한두 장면이 아니다. 그 덕에 그는 ‘국민 남편’ ‘국민 사위’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는 “딸에게 잘해주는 사위라 그런 건가요?”라며 해맑게 묻는다. 그러면서도 “우재처럼 여자의 심리를 먼저 알아채는 것은 죽었다 깨어나도 나한테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눈팔지 않을 자신은 있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드라마틱’한 극중 캐릭터보다 실제로 더 매력적인 남자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재처럼 강하게 자신의 여자를 향해 돌진하는 스타일일까? 그에게 물었다.
“네. ‘맞다’고 확신하는 일에 관해서는 주장을 강하게 하는 편이에요. 연애도 마찬가지고요. 때로는 그 모습이 고집이 센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그저 주관이 강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남들이 왜 아니라고 할까 헤아려보고 납득이 가는 이유라면 이해하고 바로 흔쾌히 받아들이는 성격이에요.”

실제로 본 이보영은…

그에게 드라마에서 ‘역할과 가장 닮은 성격을 가진 배우’가 누군지 물었다.
“박정아는 실제로도 털털한 성격인데, 그게 극중 캐릭터인 강미경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오히려 주인공인 <서영이> 캐릭터는 조금 달랐어요. 이서영은 어딘지 모르게 그늘진 모습이지만, 실제 배우 이보영 선배는 굉장히 밝은 사람이거든요. 또 하고 싶은 얘기를 거르지 않고 말하는 타입이에요. 자신과 전혀 다른 인물을 마치 자신의 모습인 양 완벽하게 연기해내는 선배를 보면서 속으로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한 적이 많아요.”

드라마의 인기로 독특한 그의 이력도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그는 데뷔 당시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재학생이라는 이유로 ‘남자 김태희’라는 애칭을 얻었다. 잘생긴 외모와 185cm의 큰 키, 명석한 두뇌까지 모든 조건을 갖춘 그가 ‘엄친아’라는 사실은 단박에 그를 주목받는 신인으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연기 인생의 큰 굴레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그가 ‘엄친아’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다.
그는 흔히 말하는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공익근무를 하던 시절, 퇴근길에 낯선 두 남녀에게 갑자기 붙잡힌 것이다.

“처음에는 ‘도를 아십니까’인 줄 알고 그냥 지나치려는데 대뜸 모자를 벗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를 쭉 훑어보더니 ‘혹시 광고 쪽에 관심이 있느냐?’면서 명함을 줬어요. 그 일이 있기 전에는 단 한 번도 방송 쪽 일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평범한 사람처럼,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딴 나라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죠.”
인물이 출중해 가족이나 친척 중에 연예인이 있느냐는 질문도 종종 받는다. 그는 “전혀 없다”고 대답했다.
“한번은 사촌 형이 연예계 진출 제의를 받았다고 장난 삼아 자랑처럼 얘기한 적은 있지만 사촌 형이 연예인은 아니에요. 외모가 훌륭하긴 하죠.(웃음)”

"박정아는 실제로도 털털한 성격인데, 그게 극중 캐릭터인 강미경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오히려 주인공인 ‘서영이’ 캐릭터는 조금 달랐어요. 이서영은 어딘지 모르게 그늘진 모습이지만, 실제 배우 이보영 선배는 굉장히 밝은 사람이거든요. 또 하고 싶은 얘기를 거르지 않고 말하는‘돌직구’ 스타일이에요

7년 휴학 서울대, 이제는 졸업하고 싶다

외동아들에, 명문대까지 입학한 아들이 갑자기 연예인이 된다고 했을 때 부모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을 터. 하지만 그의 부모는 그의 선택과 결정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아마 제가 이렇게 오래, 본격적으로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부모님은 아들의 내성적인 성격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연기를 업으로 삼겠다고 했을 때는 걱정을 많이 하셨죠.”
결심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느냐고 물었다.

“언제인지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한순간의 느낌이 지금까지 오게 한 것 같아요. 그 순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짜릿함을 느꼈어요. 그 느낌을 찾고 좇다 보니 지금까지 계속하게 된 것 같아요. 연기학원에서 연기를 배울 때였는데, 수강생들 앞에서 연기를 하는 수업이었어요. 모두 앞에 있는 저를 쳐다보는데, 그 집중된 시선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게 참 좋더라고요. 물론, 배우로 사는 일이 힘든 적도 있죠. 그건 배우로서 대중 앞에 나설 기회조차 없었을 때였어요. 그때 빼고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포기하고 싶던 적이 없을 만큼 연기하는 것이 즐거워요.”
그는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좋아하는 연기’와는 당분간 거리를 둬야 할 듯싶다. 한때 연기를 하고 싶어 학교를 아예 접을까도 고민했지만, 중간에 그만두는 것은 그의 성격상 영 맞지 않는다.

“물리학 지식은 연기할 때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시작한 일을 잘 끝맺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을 거라면서 학교 졸업을 권하는 인생 선배가 많았죠. 또 하나는 대학원 진학을 위한 거예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연기에 대해 이론부터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순간이 올 수도 있잖아요. 그때를 위해서 학부 졸업은 필수죠. 학교를 쉰 지 벌써 7년이 넘었는데, 제대로 적응이나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어요. 열심히 해봐야죠.(웃음)”

얘기의 결론은 또 ‘연기’로 끝이 났다. 그의 연기 욕심은 죽어도 다 채워지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그 어느 때보다 눈을 반짝였다.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 능력이 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연기에 관련한 모든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가끔 제 인생의 끝을 생각해보거든요. 내가 죽었을 때, 많은 사람이 슬퍼해줄 수 있는, 연기는 물론이고 인간적으로도 참 좋았던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마치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처럼 그가 대답한다. 그가 앞으로 겪을 성장통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배우 이상윤의 모습이 더욱 궁금해진다.

CREDIT INFO

기획
김은향
취재
이우인
사진
‘TV리포트’ 제공
2013년 04월호

2013년 04월호

기획
김은향
취재
이우인
사진
‘TV리포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