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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상황별 대처법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 사건까지 벌어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여기에 정답이 있다.

On October 10, 2013

지난 설 연휴 기간 중 층간소음으로 인한 비극적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설 연휴 시작일인 2월 9일에 일어난 살인사건이 대표적이다. 층간소음으로 시비가 붙어 아래층 남자가 설날을 맞아 본가를 찾은 형제 둘을 흉기로 찌른 것. 설 당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층간소음을 참다못한 아래층 남자 박모(49세)씨는 위층 집에 불을 질렀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2002년부터 위층에서 나는 소음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사건 당일에는 환청까지 들려 범행했다고 진술해 더욱 충격을 줬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의 불화는 ‘이웃은 무촌(無寸)’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한다. 정부에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주택의 바닥층 두께 기준치를 강화하고 소음 허용 기준치를 낮추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동안은 공론화되지 않았던 ‘층간소음 논쟁’이 시작된 것이다.

층간소음, 무엇이 문제인가

1 층간소음은 명확한 기준이 없다
층간소음 문제가 많은 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이유는 이웃 간에 지켜야 할 예의의 범주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엔 괜찮겠지, 이 정도는 괜찮을 거야’라는 주관적인 생각에서부터 갈등은 시작된다. 게다가 소음 문제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기 어렵다. 일반 가정집에서 소음 측정기를 구비하기도 쉽지 않고, 소음으로 인한 개인의 심리적인 피해는 사람마다 달라 객관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타래처럼 엉킨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특성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이 항의한다 해도 “너무 예민한 사람”이라고 낙인찍히기 쉽다.

2 층간소음의 책임을 누구에게 묻나
층간소음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도 모호하다. 실제로 분명 소음은 있는데, 윗집에는 사람이 없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소음의 책임이 윗집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아랫집이나 대각선에 위치한 집에서 내는 소음이 건물 전체에 전해져 이웃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건물의 부실 공사로 인해 층간소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 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피아노 줄 튕기는 소리는 건물의 철골이 빠지는 소리이며, 다른 집 화장실에서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린다면 건물의 배관 상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3 층간소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층간소음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가장 빠른 길은 피해를 일으킨 이웃에게 직접, 혹은 관리사무소를 통해 항의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활 반경이 같아 자주 마주치는 이웃에게 싫은 소리를 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윗집에서 보복 심리로 더 발을 구르기라도 하면 소음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사 가고 싶어도 걱정이 앞선다.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더 배려심 없는 이웃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사하기 전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섣불리 이사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CASE 1
‘아래층 여자’ 공현화씨 격정 토로

“밤낮없이 뛰는 소리에 스트레스로 원형탈모가 생겼을 정도예요”
서울의 한 아파트 9층에 사는 공현화씨는 지난달 말 살던 집을 내놓고 이사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 살면서 단짝친구로 지냈던 윗집 여자 김 모씨와 서먹해졌기 때문이다. 층간소음으로 김씨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뒤 현화씨는 원형탈모까지 생겼다. 요즘은 집에만 들어가면 가슴이 답답해지기까지 한다. 원래 현화씨와 윗집 여자 김씨는 친자매처럼 친했다. 현화씨가 김씨보다 일곱 살 정도 많았지만, 큰아이와 둘째아이의 나이가 같은 데다 같은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어 더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가끔은 부부 동반으로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하고, 10층인 김씨 집에서 밤늦도록 놀기도 하면서 두 집 사이는 더 돈독해졌다.

갈등은 두 집의 아이들이 자라면서 시작됐다. 윗집에 사는 활발한 아들 녀석이 네 살이 되고부터 온 집 안을 뛰어다니기 시작한 것. 피해는 그대로 9층에 사는 현화씨 가족에게로 전해졌다. 10층에 사는 김씨 부부는 집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말리지 않았다. 아이들을 혼내기보다는 자유롭게 키우고 싶어서였다. 참다못한 현화씨는 어느 날 오후 김씨에게 조심스레 한 통의 카카오톡을 보냈다. “너희 집에 무슨 일 있니? 우리 집 천장이 무너질 것 같아.” 얼마 후 그녀는 김씨가 보낸 답장을 보고 너무 황당해 말을 잇지 못했다. “언니, 지금은 낮 시간이잖아요. 너무 예민하신 것 같네요”라는 답변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현화씨는 할 말을 잃고 더 이상 항의하지 않았다. 그녀는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에 관한 규제 자체가 모호한 것이 문제라고 결론 내렸다. “낮 시간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겐 휴식을 취하는 시간일 수 있잖아요. 밤에만 조용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게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현화씨는 김씨의 답변에 화도 났지만,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한 번 이런 일이 생기고 나니 윗집에서 들리는 소리에 더 신경이 곤두섰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예전보다 더 귀를 쫑긋 세우고 윗집에서 나는 소리에 집중하게 됐다.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는 소리, 가구 옮기는 소리까지는 그냥 생활 소음이니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화가 났던 것은 아이가 뛰는데도 제지하지 않는 김씨의 태도였다. “아이가 집에서 마구 뛰면 보통 엄마들은 그걸 못하게 막잖아요. 그런데 소음이 계속되는 걸 보면 엄마가 전혀 제지하지 않는다는 얘기죠.”

그렇다고 아래층에 사는 현화씨는 위층에 마음 놓고 항의할 수도 없었다. 친한 사이에 직접 항의하는 것이 껄끄러웠고 경비실을 거쳐 항의하는 것도 어색했기 때문이다. 현화씨는 소음이 심할 때마다 집에 무슨 일이 있냐며 에둘러 말했다. 나중에는 경비 아저씨에게 소음 피해에 대한 전체 알림 방송을 부탁하기도 했다. “저는 윗집에 층간소음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면서도 항상 눈치를 봤어요. 아래층 입장에선 윗집이 기분 나쁘다고 더 심하게 발을 구르면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 거잖아요.”
공현화씨는 이번에 층간소음 문제가 공론화되자 내심 기뻤다고 했다. “그들도 뉴스를 보면 저희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지 않겠어요?” 공씨는 현재 집을 내놓은 상태지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지금 윗집보다 더한 사람들을 만날까 봐서다. “이번에 이사 가면 위층 사람들과 적정 거리를 유지하려고요. 그래야 마음 놓고 주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죠.”

VOICE
층간소음이 괴로운 아래층 사람들의 ‘내가 직접 당해보니…’

▶애들이 뛰는 건 이해라도 하죠. 저희 윗집은 어른들이 쿵쿵거리면서 밤새도록 돌아다녀요. 층간소음 때문에 새벽에 깨는 건 보통이고요. 오늘은 아침부터 남편이 열 내면서 A4용지 한 장에 편지 써서 올라가던데 좀 나아지려나? 다음엔 꼭대기 층으로 이사 갈래요.
▶윗집에서 애들이 뛸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요. 몇 번이나 올라가고 인터폰을 했는데 그 정도도 이해 못하고 어떻게 아파트에 사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이더라구요. 순간 너무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히더라구요.
▶저는 7층에 사는데 8층 사람들 때문에 너무 괴로웠던 적이 있어요. 마침 그 윗집의 윗집 사람이랑 친해져서 하루는 그 집에 놀러가서 엄청 뛰었더니 8층 사람이 항의하러 올라오더군요. 제가 나갔더니 그 후로는 그런 소음이 안 들리더라고요.
▶진짜 층간소음 장난 아니에요. 여자애들이고 중고등생이어서 조용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윗집 아이들이 집에서 줄넘기를 하더라고요. 하지 말아달라고 올라갔더니 엄마라는 사람이 집에 있으면서도 가만히 보고만 있더라고요. 아직도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아요.

CASE 2
‘위층 여자’ 정민정씨 적극 항변

“너무 예민한 아래층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노이로제”
흔히 층간소음의 피해자는 무조건 아래층에 사는 사람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윗집에 살아도 층간소음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부천시 원종동에 사는 정민정씨가 그런 케이스다. 민정씨는 빌라의 아래층에 사는 노부부와 층간소음 문제로 크게 다투고 얼마 전 다른 집으로 이사했다. 민정씨가 살던 집은 4층짜리 빌라 건물 201호. 행복한 신혼생활을 꿈꾸며 신랑과 함께 전세로 마련한 신혼집이었다. 아래층 노부부와의 불화는 정씨 부부가 이사 오는 날부터 시작됐다. 이삿짐을 나르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며 노부부가 함께 쫓아 올라온 것. 정씨 부부는 양해를 구하며 사과했고, 노부부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아래층에서 민정씨네로 쫓아오는 횟수는 점점 더 늘어났다. 정씨도 처음에는 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냄비 뚜껑 닫는 소리에도 쫓아오는 아래층 노부부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후 민정씨는 그 집에서 첫아이를 임신해 출산했다. 하루는 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와 함께 거실에 누워 잠을 자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아이가 자꾸 뛰는지 너무 시끄러워 못살겠다며 할머니께서 올라오신 것. 걷지도 못하는 아이가 어떻게 뛸 수 있겠느냐며 우리는 그냥 가만히 누워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할머니는 막무가내였다. 민정씨는 기가 찼지만 웃어른이라는 생각에 더 주의하겠다며 그 상황을 넘겼다.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자 민정씨는 같은 빌라에 사는 다른 이웃들에게 층간소음으로 인한 트러블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런데 돌아온 이웃들의 답변에 깜짝 놀랐다. 그녀가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세입자들도 노부부의 예민한 성격을 못 견뎌 모두 오래 살지 못하고 이사했다는 것. 짧게는 6개월 만에 나가기도 하고, 길어야 2년이라는 얘기를 듣고 민정씨는 혼란스러웠다.

민정씨는 집주인에게 중재를 요청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참다못한 민정씨 가족은 이사 온 지 2년 만에 이사를 결심했다. 전세 계약 기간만 간신히 채운 셈이다. 집주인에게 집을 빼겠다고 선포하자 집주인의 태도가 달라졌다. 보일러도 고쳐주겠다, 도배도 새로 해주겠다, 2년만 다시 계약하자고 요청한 것이다. 민정씨도 그 신혼집이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결심을 되돌리진 않았다. 아이가 돌이 지나 걸어 다니게 되면 아래층과의 갈등이 더 심해질 것 같아서였다.
이사하기 전날까지도 아래층 노부부는 정씨네 집 현관에서 시끄러워 죽겠다며 악을 썼다. 정씨의 남편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그렇게 시끄러우면 이사를 가거나, 우리가 이사 갈 테니 이사 비용을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결과적으로 이사 비용은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그렇게 아래층 이웃과 2년을 싸운 끝에 민정씨 가족은 새 보금자리를 찾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VOICE
죄인처럼 사는 위층 사람들 ‘우리도 할 말 있다!’

▶아랫집 사람들이 공동주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여요. 물론 조용하면 좋죠. 하지만 어느 정도의 생활 소음도 이해 못한다면 살기 힘듭니다. 자기들 리모델링한다고 시끄러울 때는 입 싹 닫고 말입니다.
▶아랫집에서 계속 올라오고 인터폰 하면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다 보니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많고요. 항의하는 것도 정도껏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예전에 정말 예민한 아랫집을 만난 적이 있어요. 새벽 한 시에 자고 있는데 시끄럽다고 문을 두드리지 않나, 혼자 소파에 앉아 TV 보는데 시끄럽다고 관리실 통해 전화를 하지 않나. 하루는 하도 화가 나서 경찰 불러 소음 체크하러 내려갔어요. 그랬더니 그 뒤로는 한 번도 시끄럽다는 말을 안 해요.
▶아래층에서 시끄럽다고 올라오면 무조건 죄송하다 말하고 좀 더 신경 쓰면서 사는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나한테는 평범한 일상생활이지만 아래층 사람들에겐 무지 괴로운 소음으로 들릴 수도 있으니까요. 저 역시 가해자이기도 하고 피해자이기도 한 입장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아파트 팔고 단독주택으로 이사 가고 싶어요.

원영섭 건축 전문 변호사가 밝히는 층간소음에 관한 궁금증 Q&A

Q01 예의 없는 윗집 때문에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는데, 법률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나? 소음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소음 발생에 대한 정확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증거 수집이 안 된 상태에서 섣불리 법적 조치를 취하면 별다른 효과를 거둘 수 없습니다.

Q02 증거 수집은 어떻게 할 수 있나? 소음이 발생할 때 소음 측정기로 측정한 과정과 결과를 동영상으로 직접 촬영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준은 낮 시간대에 1분간 측정한 평균이 40dB을 초과해야 하고, 밤 시간대에 1분간 측정한 평균은 35dB을 초과해야 합니다. 만일 기준치를 넘었을 경우 소음 발생자에게 소음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고 보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피해의 직접적인 증거로는 주로 정신과 치료 사실에 대한 진단서 등이 많이 활용됩니다.

Q03 분쟁 해결에 대한 책임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도 물을 수 있나? 원칙적으로는 피해를 일으킨 소음의 발생 원인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만약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책임이 인정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책임을 물을 수는 있습니다.

Q04 아파트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층간소음 문제의 분쟁 해결을 요구할 수 있나? 집주인에게 피해보상 책임은 없나? 건물 하자 때문에 소음이 발생할 경우 집주인에게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단, 해당 건물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시공 상태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벽의 두께를 지나치게 얇게 시공했다는 자료가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Q05 소음을 발생시킨 사람에게 강제퇴거를 요구할 수도 있나? 금전적 보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이고, 강제퇴거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Q06 층간소음 문제로 이사를 간다면, 그 비용을 소음 발생자에게 청구할 수 있나? 이사 비용은 위자료 등 ‘직접피해’가 아닌 ‘확대손해’에 대한 문제입니다. 확대손해는 문제 자체로 발생한 피해라기보다는 그 결과로 빚어진 다른 피해를 의미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손해배상을 받을 정도의 층간소음을 넘어 이사 갈 정도의 층간소음이라는 점을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가능성이 크진 않습니다.

Q07 예민한 성격의 아래층 사람들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데,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우선 아니라고 부정하기보다는 상대에게 정확한 증거 자료를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싸우지 마시고, 그분께 동영상 촬영이나 소음 크기 측정 등과 같은 증거 수집 방법을 먼저 알려드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Q08 우리가 뛰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법적으로는 소음 피해자에게 입증 책임이 있습니다. 층간소음은 대부분 윗집과 아랫집 사이의 문제지만, 간혹 옆집끼리 또는 대각선 방향으로 윗집과 아랫집끼리의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층간소음은 구슬 구르는 소리, 쿵쿵 소리, 물 빠지는 소리, 피아노 선 끊어지는 소리 등이 있는데, 위층 거주자가 컨트롤할 수 있는 소음이 있고, 할 수 없는 소음이 있습니다. 즉, 위층 거주자가 조용히 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소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는 전문 기술자와 녹음한 소음을 기초로 대응책을 논의해야 합니다. 뛰지 않는데도 항의한다면 다른 원인을 찾는 게 급선무입니다.

Q09 건설사의 부실 공사 때문에 층간소음이 심하다면, 건설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나? 건설사의 부실 공사 때문이라면 건설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증 책임은 고소하는 사람에게 있기 때문에 건물에 하자가 있다는 사실을 먼저 증명해야 합니다.

Q10 층간소음과 관련해 보상금을 지급받은 판례가 있나? 층간소음과 관련된 판례가 있고 최근 들어 고소장을 접수하는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소액청구재판을 통해 최고 2천만원까지 청구할 수 있지만, 변호사 선임 비용이나 증거 자료 수집 비용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보상받는 금액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법적 조치를 취한 것 때문에 가해자가 경각심을 갖게 되므로 소음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층간소음과 관련된 법규, 어떤 게 있나
관리자와 입주민들의 합의하에 층간소음에 대한 규제 항목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_공동주택 관리규약(주택법 제44조, 시행령 제57조)
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다. 이 위원회는 환경분쟁을 신속·공정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해 환경을 보전하고 국민의 건강 및 재산상의 피해 구제를 목적으로 한다. _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설치(환경분쟁조정법 제4조)
큰 소리를 내서 이웃을 고통스럽게 한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태료에 처할 수 있다. _경범죄(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
고의·과실로 이웃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_민사소송(민법 제750조)

층간소음, 외국은 어떻게 대처하나

외국에도 층간소음이 있을까? 뉴욕, 도쿄, 시드니에 거주하는 <우먼센스> 해외 특파원들에게 외국의 층간소음 대처법에 대해 물었다.


층간소음은 이곳 뉴욕에서도 큰 골칫거리다. 뉴욕 아파트의 바닥은 대부분 나무로 되어 있고, 건물 또한 콘크리트가 아닌 벽돌로 지은 오래된 건물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위층의 소음이 아래층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뉴욕에서 층간소음의 또 다른 주범으로 꼽히는 것은 이들의 파티 문화다. 파티가 한번 열렸다 하면, 나무 바닥 위를 뛰어다니는 소음 외에도 여러 명이 모여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쿵쿵거리는 음악 소리까지 밤새도록 이어진다. 이럴 경우 뉴요커들은 어떻게 할까?
참을성 없는 뉴요커들이지만 의외로 곧장 위층으로 달려가는 경우는 드물다. 우선 건물 관리를 책임지는 슈퍼바이저나 건물주에게 레터를 보낸다. 레터는 최악의 사태에 증거가 될 수 있으니 일단 보내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면 슈퍼바이저나 건물주 측에서 항의가 들어온 집으로 찾아가 간접적으로 경고를 준다. 보통 한 번 주의를 받으면 조심하지만 계속 소음을 유발할 경우에는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이 출동해 신고한 쪽이나 건물주 측에서 항의 레터를 보낸 증거가 있으면 소음 유발 입주자는 바로 입건될 수 있고 보통 벌금형에 처한다.
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보통 사람들은 이사라는 방법을 택한다. 뉴요커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이사를 자주 다니기 때문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말처럼 소음을 견디다 못해 부동산 업자에게 항의한 후 다른 아파트를 소개받아 이사 가는 것이다. 보통 아파트 계약을 할 때 ‘평온 향유(quiet enjoyment)’라는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하는데, 이는 소음에 대해 적절한 항의를 할 수 있다는 암묵적 동의가 된다. 항의받은 위층 주민이 이웃의 눈총을 피해 이사 가는 경우도 많다.

2 이웃을 배려하는 생활이 습관화된 일본 사람들 도쿄 통신원│이지호
일본 전체 국민의 40% 정도는 아파트나 연립, 다세대 주택 등의 공동주택에 거주한다. 특히 도쿄 같은 대도시는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만큼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본인들의 국민성 자체가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서로 배려하면서 조용히 생활하는 게 습관화돼 있다. 일본에 와서 처음 맨션 생활을 시작한 한 한국인은 “일본 사람들은 화장실이 급해 뛸 때를 제외하고는 신기할 정도로 조용하게 산다”며 감탄할 정도였다. 어릴 때부터 옆집에 피해를 주지 말라는 부모의 교육이 몸에 밴 덕이다. TV를 볼 때도 이웃집으로 소리가 새어나갈까 봐 볼륨을 최대한 낮추고 시청한다. 맨션에서도 소음 관리는 철저하다. 애완동물을 키울 수 있는 맨션과 키우면 안 되는 맨션이 있는가 하면 소음을 줄이기 위해 복도에 카펫을 깔기도 한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도 가끔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 간에 시비가 벌어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린다. 경범죄법 제1조 14호에는 ‘공무원의 제지를 듣지 않고 목소리·악기·라디오 등의 소리를 크게 내어 이웃에 폐를 끼친 자’에 대해 구류 또는 과태료에 처한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권고 사항이며, 거주자들의 생활 태도에 제재를 가하는 방식으로 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죄악시하는 일본 사회의 특성상 층간소음 문제를 신고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래서 요즘 돈 좀 있는 일본 사람들은 소음을 피하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단독주택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이웃을 배려하고 에티켓을 지키며 살아간다.

3 이주민의 나라 호주, 엄격한 규율 안에서 철저한 소음 관리 시드니 시드니 통신원│신영식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호주에선 소음에 관한 규정이 무척 까다롭다. 아파트 입주 계약서에는 소음에 관한 규제 사항이 명시돼 있고, 주민들은 입주 전 반드시 이를 숙지하고 사인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겼을 때는 법적인 불이익도 감수해야만 한다. 이때 계약서에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떤 소음이 허용되는지 정확하게 명시한다. 보통 주중에는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상적 소음이 허용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만 가능하다. 다만 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있어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자정까지 소음이 허용된다.
간혹 이웃 간에 소음으로 갈등이 생겨도 직접 찾아가 언성을 높이지는 않는다. 보통은 자신의 상황과 불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를 먼저 보낸다. 이것이 효과가 없으면 지역 자문위원회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경고 공문을 보낸다. 그래도 시정되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거나 법적 조치를 취한다. 경찰이 오면 물리적 제지와 함께 현장에서 2백~4백 호주달러(한화 약 25만~50만원)가량 벌금을 부과한다. 심한 경우 법정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호주에는 경찰보다 더 무서운 ‘네이버 워치(Neighbor Watch)’가 있다. 네이버 워치는 이웃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 있다면 본인이 피해를 받지 않았다 해도 나서서 신고하는 호주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가령 밤늦도록 파티를 하거나 소음을 발생시킨다고 판단되면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더라도 마을 주민을 위해 신고한다. 이주민의 나라 호주가 굉장히 자유로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주어진 테두리 안에서 자신들이 정한 규율을 지키며 생활하는 셈이다.

CREDIT INFO

취재
정희순
사진
안호성,김영근
헤어&메이크업
살롱드 뮤사이
모델
문희조,김동화,김익환
도움말
원영섭(법률사무소 ‘집’ 변호사)
2013년 03월호

2013년 03월호

취재
정희순
사진
안호성,김영근
헤어&메이크업
살롱드 뮤사이
모델
문희조,김동화,김익환
도움말
원영섭(법률사무소 ‘집’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