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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검사 피해자 주부 김모씨 고백 그날 동부지검 검사실에서는…

현직 검사가 조사실에서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은 상상하기 어려운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당사자인 전 모 검사는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피의자 김씨는 고의적으로 검사를 유혹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On October 06, 2013

검사가 조사실에서 여성 피의자를 조사하다가 성관계를 맺은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서울동부지검 전형철(가명·30세) 검사는 지난 11월 10일 여성 피의자 김현숙(가명·43세)씨를 소환 조사하던 중 유사 성행위를 했으며, 이틀 후인 12일에는 김씨를 검찰청 밖으로 불러내 자신의 차에 태워 유사 성행위를 한 뒤 모텔로 데려가 두 번의 성관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여성 피의자 김씨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전 검사를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수사 과정에서 검사가 성관계 직후 김씨에게 ‘자기야’라고 했다는 녹취 자료 일부분이 공개되면서 김씨는 꽃뱀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40대 초반 가정주부 김씨, 1백여 만원어치의 물건을 훔친 혐의로 난생처음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게 된 그녀는 정말 꽃뱀일까?

우울증으로 16차례 절도 혐의로 입건
결혼 생활 17년. 일찍 결혼해 어느덧 40대가 됐지만 김씨는 남편과 여전히 사이가 좋았다. 부부 금실도 좋아 자녀도 연년생으로 셋이나 뒀다. 유치원,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돌보는 게 김씨의 유일한 낙이었다고 한다. 김씨의 남편은 평범한 사무직 회사원이고 김씨 역시 7~8년 전까지 비슷한 업종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다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또래 여성들처럼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단란한 김씨의 가정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게 된 건 2012년 7월. 김씨의 친정아버지가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상태가 위중해지자 그녀는 크게 좌절했다. 이어 유치원에 다니는 막내딸에게 남들에겐 말 못할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자 김씨는 큰 충격을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게 됐다고 한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그녀를 괴롭혔다. 이후 김씨는 집 근처의 한 대형 마트에서 7월 19일부터 8월 16일까지 약 한 달 동안 16차례에 걸쳐 김밥 한 줄, 양말, 슬리퍼 등 잡다한 생활용품을 훔치며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했다. 우울증으로 인한 스트레스성 도벽이 생긴 것이다. 그 전까지 그녀는 전과 기록이 전혀 없는 평범한 주부였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마트 측이 김씨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그녀의 절도는 한 달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런데 단순 절도 사건으로 처리될 줄 알았던 사건이 상습 절도로 죄질이 무거워졌다. 김씨는 “1백여 만원에 해당하는 물건을 훔쳤다”고 했지만 마트 측은 “4백50여 만원을 변상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경찰을 믿지 못하게 된 김씨는 지인의 조언에 따라 이때부터 조사를 받을 때마다 휴대폰으로 녹음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습관으로 나중에 전 검사와의 성관계를 입증할 만한 단서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검찰에 넘어간 김씨의 사건을 담당하게 된 인물이 바로 전 검사. 그는 H대 로스쿨 1기 출신으로 갓 서른 살이 된 신출내기 검사였다. 세간의 소문처럼 김씨가 13살 연하의 신입 검사를 성적으로 유혹해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을까?

김씨는 검찰 조사서에 자필로 “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이런 죄를 짓게 된 게 아이들에게 너무나 부끄럽다. 그래서 나는 내 잘못에 대한 처벌을 받겠다. 아이들에게 죄를 지으면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고 싶다. 하지만 내가 잘못하지도 않은 부분까지 뒤집어쓰고 싶지는 않다”는 내용의 글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녹취본에 따르면 그녀는 시종일관 전 검사에게 “검사님, 수사를 제대로 해주세요”라고 말하며 하소연한다. 전 검사가 김씨의 말을 끊고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기를 반복하는 시간이 장장 4시간에 달한다. 장시간 조사가 계속되자 김씨는 서러워 울먹이기 시작했고, 이에 전 검사가 “위로해줄게요”라고 말하며 김씨의 사타구니 근처를 만지면서 일이 시작됐다는 게 그녀의 주장이다.

당시 김씨는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전 검사가 스킨십을 해오자 조사실 내부에 있는 검사실로 도망쳤다고 한다. 그사이 전 검사가 조사실 불을 끄고 문을 잠근 뒤 김씨가 도망쳐온 검사실로 들어왔다. 당시 전 검사는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상태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자신의 변호인에게 “전 검사가 순식간에 옷을 벗고 들어오니까 너무 충격을 받아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조사를 받던 날 그녀의 남편도 동행해 검사실 밖에서 6시간가량 대기했다. 전 검사는 김씨가 남편과 함께 왔다는 사실을 성관계를 끝마친 후에 알았다고 한다. 일각의 추측처럼 김씨가 자신의 주장이 전 검사에게 통하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밖에 남편이 있는데도 전 검사를 유혹한 것은 아닐까?

당시 김씨는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전 검사가 스킨십을 해오자 조사실 내부에 있는 검사실로 도망쳤다고 한다. 그사이 전 검사가 조사실 불을 끄고 문을 잠근 뒤 김씨가 도망쳐온 검사실로 들어왔다. 당시 전 검사는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상태였다고 한다

얼굴 알려져 현재 세 자녀 데리고 잠적
키 155cm에 40kg대의 왜소한 체격인 김씨는 누가 봐도 ‘예쁘다’고 말하기 어려운 평범한 인상이라고 한다. 검찰 내부자가 유출한 그녀의 증명사진을 우연히 봤다는 한 법조인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아줌마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꽃뱀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전 검사와의 성행위는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고 한다. 성행위 도중 김씨는 소리 없이 울먹였고 전 검사가 간간이 ‘체위를 바꾸라’는 명령조의 말을 한 게 이들이 나눈 대화의 전부였다.

“(성폭행 당하는 와중에) 이를 악물며 소리 내지 않으려고 참았다. 남편이 이 모습을 보면 검사를 죽일지도 모르니….” 김씨는 최근 자신의 변호인에게 “우리 부부는 2명이고 검사는 1명인데, 남편이 검사를 폭행하면 나중에 누가 우리 말을 믿어주겠나, 검사가 남편까지 감옥에 넣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어 눈물을 흘리며 참았다. 죽고 싶었다”며 뒤늦게 당시 심경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현재 김씨의 남편은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내가 그런 일을 당하고 있을 때 구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김씨가 조사받던 곳은 나무 재질의 낡은 문이 외부와 통해 있는데, 문의 맨 윗부분에만 조그맣게 유리창이 있었다. 약 4시간 동안 나무 문 사이로 아내의 울먹이는 소리와 전 검사가 면박 주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왔고, 갑자기 문 위의 유리창 너머로 조사실 내부 전등이 꺼지는 게 보이면서정적이 흘렀다고 한다. 김씨의 남편은 나중에 변호인에게 “조사실 전등이 꺼질 이유가 없는데 너무 이상했다. 불안한 마음에 쓰레기통을 밟고 올라가 문 위 창문을 통해 내부를 훔쳐봤지만 이미 불이 꺼진 상태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설마 검사가 아내를 강간하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나”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자신의 체액을 닦은 휴지를 버리러 나갈 때에야 김씨의 남편과 맞닥뜨린 전 검사는 몸을 부들부들 떨 정도로 크게 놀란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전 검사의 유린은 계속됐다. 이틀이 지난 11월 12일 전 검사는 김씨를 구의역 1번 출구로 불러 자신의 차에 태운 뒤 왕십리에 자리한 한 모텔로 데려갔다. 차 안에서는 이미 한 차례의 유사 성행위가 있었고, 모텔에 들어서자마자 또 한 차례 성행위가 이어졌다. 전 검사는 성관계를 마치고 나서 샤워하다가 욕실로 김씨를 불러 또 한 차례 성행위를 시도했다. 수차례 성폭행을 당하자 더 이상 전 검사를 마주하기가 두려워진 김씨는 결국 변호사를 선임한다. 그때까지 김씨는 전 검사를 고소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그냥 자신의 절도 건에 대해 공정한 처벌을 받고 마무리 짓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는 것이다.

현재 김씨 부부는 세간의 눈총을 피해 세 자녀를 데리고 잠적한 상태다. 사건이 알려진 후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씨 측은 최근 자신의 변호인에게 “검사실에서 받은 상처보다 나를 꽃뱀으로 모는 여론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더 컸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아직 사건의 진실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평범했던 한 가정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CREDIT INFO

기획
장은성
취재
김포그니
사진
<일요신문>제공
2013년 01월호

2013년 01월호

기획
장은성
취재
김포그니
사진
<일요신문>제공